유벨리스트 40화 - 째깍째깍
밥 먹다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화는 귀신이라고 제목 붙였긴 한데,
귀신 안 나옵니다. 안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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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 째깍째깍
부제: 알파=오메가
하네카제 시의 수줍은 햇님은 손을 뻗어 쥬다이의 머리를 쓰다듬했다.
그르릉-, 그르릉-, 킁-
기분좋은 햇살의 방해에도 쥬다이는 옆으로 누워서 하네크리보를 껴안고 자고있었다. 크리-
째애앵, 째애앵-.
펄럭-.
퍽-!
개학 며칠 전에 산 댄디라이온 자명종은 운명을 맞이했다.
이제 그들의 잠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도 없었다...
띵똥-,띵똥-.
현관 벨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러나 쥬다이는 베개로 귀를 막아 다시 평온한 수면을 보내고 있다. 하네크리보는 쥬다이의 품에서 탈출하고 침대를 데구르르, 구르고 있다.
띵똥-, 띵똥-.
...
띵띵띵똥띠띵-!
투왓-.
"으앗-! 대체 누구야-?!"
얼굴을 가리던 베개를 집어던지며 쥬다이는 잠에서 깼다.
띵띠띵띤띵똥-!
"네-, 나가요-! 하암-."
하품을 하면서 목을 긁적이며 쥬다이는 아래로 내려갈 결심을 했다.
끼릭, 꺽, 컥, 드륵, 찌이익, 찍
무언가 살 안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잠시 들린 후, 쥬다이는,
끼이익-, 철컥!
퉁탕퉁탕-.
퉁탕퉁탕-.
투다닥-.
방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갔다.
스걱-.
턱-,턱-
현관앞에 도착한 쥬다이는 슬리퍼를 신고, 흐아암-, 문을 열었다.
벌컥-!
"늦어-!, 유우키-."
"에, 에-, 렌? 여긴 어쩐 일이야?"
단정한 검은색 가쿠란, 검은색 뿔테안경이, 빠칭☆, 포인트인 렌이 쥬다이를 아침부터 찾아왔다.
"하아-, 혹시나 했는데. 오늘 개학식인걸 잊었나-?"
렌은 머리를 짚으며 곤란하다는 듯이 말했다.
"으, 응? 그거 내일 아니었어-?"
"오늘이다. 8월 24일."
"으에엑-!"
쥬다이는 혼비백산하며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았다.
"어떻게-?! 렌-? 나 숙제 절반밖에 안했다고-?"
"자업자득이다, 유우키-."
흐에에-, 하는 쥬다이를 집안으로 다시 퍽-!, 걷어차 돌려보낸 렌은 같이 집안으로 들어온다.
"그러고보니 유우키, 너희집에 오는 건 오랜만이군-."
"그러게, 어렸을 때는 자주 같이 듀얼하러 놀려왔으니까-. 3년만인가?"
"그렇지-."
시시콜콜한 잡담을 하며, 쥬다이는 렌에게 합석을 요구한다.
"렌! 아침 먹었어?"
"간단하게 메론빵 먹고 왔다."
"뭐야~, 그걸로 배가 차겠어? 같이 먹자-. 반찬은 냉장고에서 더 꺼내면 돼."
"나는 괜,"
꼬르륵-
렌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쥬다이는 그 모습에 작게 웃으며, 터엉-, 턱-, 반찬 몇가지를 더 꺼내왔다.
스륵, 텅-!
"자-, 자-. 앉으라구, 렌-."
"...그럼 염치불구하고, 실례하겠다. 유우키-."
드륵-, 턱!
쥬다이는 자리에 합석한 렌을 보며 밥통에서 하얀 밥을 퍼올렸다.
띠링, 턱!
띠링, 턱!
저벅저벅-
탓!, 탓!
식탁위에 밥그릇을 올려놓은 쥬다이도 자리에 착석했다.
드르륵, 탁!
짝!, 짝!
""잘 먹겠습니다.""
둘은 합창을 하며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
"가방 챙겼고, 듀얼디스크도 챙겼고, 마지막으로 머플러도 잘 매었고, 좋았어-!"
"크리크리-!"
하네크리보는 머플러 속에서 동그란 앞발을 내놓은 채 울었다. 오늘도 하네크리보는 귀엽구나-.
"렌이 밑에서 기다릴테니 가볼까-, 하네크리보?"
"크리-!"
쥬다이와 하네크리보는 잠시 눈맞춤을 하고, 렌이 기다리는 1층으로 출발했다.
저벅저벅-.
끼이익-, 철컥!
*
단둘이서 걷던 보행자도로에 한 사람이 추가되었다. 회색 블록만 따라서 걸었던 쥬다이는 문뜩 의문이 생겨 렌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니, 렌. 우리집에는 왜 안 놀려오는 거야-? 3년전만 해도 매일 같이 놀려왔었잖아?"
"그건..."
와락-!
"욥-! 렌, 쥬다이. 안냥☆."
타이요가 쥬다이 등뒤에서 나타나 목에 조심스레 팔을 감으며 인사했다.
순간--
쥬다이의 어깨가 움찔-!
"으윽...!"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등 쪽, 살갗 너머에 자리잡은 '그것'이 민감하게 꿈틀거렸다.
"어, 어라? 쥬다이? 괜찮아?"
타이요는 팔을 푼 채 당황해서 쥬다이 얼굴을 들여다봤다. 쥬다이는 억지로 웃었다.
"으, 응. 괜찮아... 그냥 좀 깜짝 놀라서..."
"..."
렌은 그런 둘의 모습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갑자기 타이요는 옷을 뒤집어서 배를 보여주었다.
탓!
"뭐, 뭐야-, 타이요-?"
"짜란☆, 완벽☆부활☆퍼펙트☆타이요님이시다!"
상처 다 나았지롱-☆, 헹. 타이요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이다. 상처가 있던 자리에는 희미한 흉터만이 자리 잡아있었다.
다행이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안도와 고마움이 쥬다이의 마음을 덮쳤다. 쥬다이는 괜히 그렁거리는 두눈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
"다행이야... 타이요...흐윽-."
"으앗-! 갑자기 왜 울어, 쥬다이?!"
"그건 본인이 더 잘 알텐데, 바보 이노우에."
내가 뭘 어쨌는데-! 하는 외침만이 등굣길에 울려퍼졌다.
*
"마지막으로... 진짜 마지막으로..."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은 《필살기 마지막으로》 연명되고 있었다. 강당에 모인 학생들의 눈은 죽어있었다. 누가 저 교장선생님 안 잡아가나 하고 한 마음으로 빌 때,
-띠리링~
-나는야 교장쌤~!
-훈화하다 전화받는~ 프로교장~!
-교육은 길고~ 인생은 짧다~
-지금 출발 안 하면~ 잘린다~!!
교장선생님의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벨소리가 강당을 차지했다. 함-!,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웃음을 참기 위해 노력했다.
"에이씨-, 누구야-? 이렇게, 바쁜... 허억-!"
교장선생님은 성질을 내며 휴대폰을 꺼내들었고, 발신자명을 보자마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며 전화를 두손으로 공손히 받았다.
삑-.
"아, 네. 안녕하십니까-. 네, 네... 네에-? 아,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삑-.
"자-, 여러분! 개학식 훈화는 여기까지 하는 걸로 하고, 교감선생님-! 나머지 좀 진행해주게-!"
타다다닥-!
교장선생님은 저말과 함께 빛의 속도로 강당에서 사라지셨다. 교감선생님이 캅파같은 머리를 빛내며 남은 식을 생략해주셨고-, 학생들은 기쁨의 파도가 되어 강당을 빠져나갔다.
개학식의 끝이었다.
*
"개학식이라니. 여긴 끝이 아니라 시작인데.”
쥬다이의 눈이 일순 노란색으로 변했다가 갈색으로 돌아왔다.
타이요를 따라가는 쥬다이의 그림자는 이형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