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하시 선생님의 만화가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카드
다름아닌 오시리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삼환신 중 원작 취급은 가장 별로긴 하지만, 로그를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어요.
말하자면 오시리스는 '기믹 보스'가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된 사례인데, 같은 라인인 오벨리스크나 라에 비해 듀얼을 설계하는 데 있어 비직관적이고 까다로운 효과를 갖고 있죠.
1. 공격력이 패의 수에 따라 변동한다는 효과.
기믹 보스로서는 치트급 부스팅 카드나 패를 무제한으로 불리는 특수한 상황이 받쳐지면 전투에서는 무적이 되지만, 패 소모가 있을 수밖에 없는 주인공에게 있어서는 꽤나 디메리트입니다.
2. 공격력 2000을 날리는 소뢰탄.
마찬가지로 기믹 보스에겐 어울리지만 주인공이 쓰기엔 지나치게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쓰려면 초반에 뽑아야 하지만 원작 만화 환경상 중후반에나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기형적 구조죠.
허나 타카하시 쌤은 이 두 가지의 난점을 안고서도 상황을 절묘하게 연출해, 밸런스가 맞춰진 주인공의 무기로서 강력하게 사용케 했죠.
원작 만화에서 아템이 오시리스를 사용한 듀얼들을 보면
바쿠라 전: 바쿠라의 공격 매수 1장 제한과 원령의 반사 효과, 위자 보드 시간 제한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아서 아템의 패가 '바쿠라의 완벽한 콤보를 공략할 키 카드가 없어서' 노는 것처럼 연출, 마지막 턴에 오시리스를 드로우해 패에 놀던 잉여 카드들의 매수가 그대로 무기가 되는 짜릿한 상황 역전
카이바 전: 먼저 신의 카드를 뽑았으나 패 소모 때문에 결정력은 부족한 상황, 그럼에도 오벨리스크의 공격력을 한시적으로나마 소뢰탄으로 깎아내는 저력을 과시하고, 마침내 배틀 페이즈에는 왕님의 욕함과 사장의 한데스를 연계로 보여줘 변동하는 전투력의 장단점을 연이어 보여주며 숙명의 결전 1페이즈를 마무리하는 신의 공멸이라는 명장면이 탄생
마리크 전: 오시리스가 가장 불쌍한 역할... 라의 강력함을 과시하는 샌드백으로 탈탈 털리고 오벨리스크의 방패로 사용되며 주로 피폭자로 등장
결투의 의식: 드로우 횟수에 비례해 공격력이 올라가는 사일런트 매지션을 강화하기 위한 aibo의 쌍방 대량 드로우 후, 독자들이 오시리스의 존재를 잊었을 때쯤 하늘의 선물을 역이용하는 마지막 비장의 수로 절묘하게 등장. 황금궤에 의해 죽소가 무효화되지 않았으면 통했을 일격으로 연출
이렇듯 결과적으로는 킬수가 1승 1무 2패로 초라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정된 상황을 요구하는 기믹 보스를 너프 없이 주인공의 중형 무기로 활약하게 한 타 선생님의 발상은 새삼 감탄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