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쌍류를 참 좋아해서 매번 무쌍 시리즈가 나올 때 마다 일단 한 번 쯤은 사서 해보는 편인데, 올해 무쌍 게임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게임을 뽑자면 아마 이 게임이 아닐까 싶다. 무쌍 시리즈의 단점이라고 하면 한결 같이 허수아비인 적들과 지겹도록 똑같은 맵 구성, 그리고 목표 의식이 전무한 게임성을 들 수가 있는데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2]는 이런 고질병과도 같은 문제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거대 보스몹을 던져주며 이 게임은 다른 무쌍 게임과 다르다고 어필하는 이번 게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정말 게임이 RPG다워졌다는 것이다. 직사각형 맵에 적이 어느 시점에 어디서 얼마나 튀어나오는지로 난이도를 구분했던 기존 무쌍 게임과는 다르게 보스 패턴과 매 배틀의 구성 자체를 다르게 하는 것으로 게임에 개성을 주었다. 특히 거대 보스들은 까다로운 패턴으로 무장해서 이 게임을 정말 RPG같이 만들어주었다. 거기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몬스터 코인 시스템은 몬스터를 활용하여 전투를 더욱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었고 파밍 요소 및 탄탄하게 짜여진 멀티 플레이 요소는 유저들이 엔딩 이후에도 게임을 붙잡을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기분 좋게 칭찬만 할수는 없다. 장점이 확실한 만큼 단점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제야 많고 많지만 우선 하나를 들어보자면 각본이 있겠다. 이 게임의 각본은 정말 쓰레기 같다. 시발 그냥 쓰레기라고 말하면 재활용 쓰레기가 자신은 써먹을 수 있다고 항의할 만큼 쓰레기 같다. 돈 받고 각본 쓰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만들었다곤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쓰레기 같다. 내가 아직 [수어사이드 스쿼드]며 [배트맨vs 슈퍼맨]을 안봤지만 그 두 영화 각본이 이거 보다 나을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거보다 각본을 ㅂㅅ같이 짜려면 악마한테 영혼을 팔아야 되기 때문이다. 전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위적이라서 예측이 안된다. 초반에 보면 자이와르란 나라의 체자르란 왕자가 오렌카 국의 국왕이 자기 왕을 암살했다며 군대를 끌고 쳐들어 오는 데 나중에 밝혀진 바론 오렌카 왕은 그 날 국가 행사 때문에 나라밖에 나갈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저 체자르란 놈은 그냥 지 심증만으로 평화를 깨먹고 쳐들어왔다 이건데, 심지어 그 근거도 자기 왕 방에서 오렌카 국왕의 왕관 장식 깃털을 발견했다는 것 하나다. 어떤 놈이 대체 왕관을 쓰고 암살 시도를 하는 지 모르겠지만 그걸 믿는 체자르가 지적 수준이 조금 괜찮은 인간으로 나오는 통에 작품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작품 내내 전개가 이딴 식으로 진행된다. 되도않는 근거를 들이밀고 등장인물들이 진지하게 그걸로 토론을 한다. 존나 유치하게.
이 게임 호감도를 깎아먹는 가장 큰 원인은 각본이지만 다른 하나를 더 골라보자면 남자 주인공을 들 수 있다. 이 남자주인공은 누구 머리에서 나왔나 싶을 만큼 이상한 새1끼다. 밀고 있는 유행어가 "좋아! 불타오른다고오오옷!" 이건데 이 대사를 진짜 시도때도 없이 남발하면서 내 손발을 망가트린다. 어떻게 열혈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한거 같은데 생전 소년만화 한 번 본적없는 아재가 만든 어색함이 캐릭터 전체에 녹아있어서 위화감이 장난 아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난 열혈 캐릭터야! 이러면서 데드풀 흉내라도 냈으면 어색하지라도 않을텐데 할줄 아는 거라곤 쓸데없는 장면에서 오오옷! 불타오른다고!를 외치는 것 밖에 없는 이 캐릭터는 그냥 ↗같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캐릭터들이 좋은 것도 아니다. 앞서 말한 체자르는. 후훗 난 냉정하지. 이러고 노는 놈이요. 여자 주인공은 학급 반장이 아이덴티티라며 어거지로 설교하는 모습을 열심히 어필한다. 특히 이 세 명이 한자리에 모여있으면 똑같은 패턴의 설교 꽁트를 찍는데 정말 눈뜨고 봐줄수가 없다. 캐릭터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한 것을 좋으나 이걸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통에 오히려 캐릭터가 죽어버린다. 틈만 나면 남자 주인공이 난! 열혈이야! 이러고 놀고있고 그 옆에서 체자르가 후훗, 그래서 넌 안돼 나처럼 냉정해야지. 이러고 아이돌 오디션마냥 지 캐릭터를 과하게 어필하니 부담스럽다 못해 질릴 지경이다. 상인이라는 직업만 캐릭터 성격으로 가진 토루네코나, 아예 이런 어필 포인트가 없는 마냐 같은 캐릭터가 오히려 더 개성적있고 자연스럽게 자기 매력을 발산한다. 어휴 시발.
거기다 게임 플레이 자체도 매우 아쉬운 점이 많다. 난이도를 어렵게 해서 다른 무쌍과 차별화한 것은 좋지만 난이도 조절 기능이 아예 없어서 이런 장르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정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거기다 몹들 피통이 더럽게 많아서 중반에 들어서면 한두시간해도 정신적으로 피곤해진다. 중후반부 부터는 아예 네임드 급 몬스터들을 무더기로 불러와서 싸우게 하는 데 얘들 피통 하나하나가 보스급이라 보스몹만 있는 무쌍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물론 이를 보강하기 위해 다크소울 마냥 멀티로 스토리를 돕고 도움받는 시스템이 있지만, 플스 게임은 멀티 하려면 PSN을 질러야 된다. 내가 14개월 PSN을 질러놨지만 개별적인 난이도 조절이 필요해보이는 게임임에도 멀티 플레이로만 그걸 때우려 드는 모습이 좋아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주변에 네임드 몹이 있으면 달릴 수가 없는데 정말 불편하다. 진짜로. 너무 불편하다. 대쉬랑 달리기 키를 붙여놔서 이 사단이 났다.
장점
무쌍 시리즈 중 탑에 꼽을만한 게임성
매력적인 보스전
좋은 파밍요소
단점
각본
캐릭터
플스 발열 및 과한 소음.
점수를 주자면 67점
난이도 필요 하나요? 안되면 렙업을 더 하세요 누군 엔딩 보스몹잡는데 40렙에 클리어 하는데 난 안되네 55렙찍고 편하게 혼자 클리어함 고로 안되면 업을 하이소
네임드가 있을경우 달리수가 없는 이유는.. 원작에서 원래 자신보다 강한 몬스터에겐 도망가기 힘든걸 재현해 놓은거 같네요.
헉 드퀘2 해야될 시간이다~~~
스토리 난이도는 정말 쉽던데요 랩이 조금 모자르다 싶으면 퀘스트하다보면 랩업도 되구요 노가다 하나도 안하고 그냥 스토리만 쭉 따라가면 저절로 깨지는 RPG가 무슨의미가 있나싶네요 막말로 주인공 무투가나 배틀마스터로 장갑끼고 분신+폭렬권만 써도 그냥 모든 몹들은 썰려나가요;;;
플포 터질라고 해서 이런 파밍노가다 게임은 비타가 더 좋은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