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갤에도 올렸지만 원래 이전글은 이야기 게시판에 올렸었기 때문에 이쪽에도 써둡니다.
http://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075/read/30597056
집에 돌아와보니 게시판 베스트에도 올라가고 생각보다 댓글이 많이 달려있어서 좀 놀랐네요.
사실 피터 팬 모티브는 1화 키스 시점에서부터 긴가민가 하면서 추측하긴 했는데. 3화와 4화에 나와 확신한 장면이 있습니다.
이건 진짜 억측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이 시점부터 생각한거라 추가로 보충해봅니다.
바로 이 장면 입니다. 제로투는 제한 지역을 통과해서 넘어갈 수 있지만
히로는 넘어가지 못합니다. 갈 수 있는 지역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죠.
즉. '혼자'서는 문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S클래스 ID가 있어 어디든 갈 수 있는 제로투와 함깨 춤추듯이 이동한다면?
간단하게 통과할 수 있죠. 즉. '제로투'의 도움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로투'가 '히로'에게 '문을 통과해서 함께 가자'라는 목적의식을 전달했다는 점입니다. (제로투 →히로)
그리고 4화에서
히로가 떠나가는 제로투를 멈춰세우고
자신을 프랑크스에 함께 태워달라는 고백겸 요청을 했을 때. (제로투←히로)
제로투는 다시 한번 손을 붙잡고 혼자서는 통과할 수 없는 문을 춤추듯이 통과합니다.
한번도 아니고 두번, 또 문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반복해서 여러번이요.
히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행위인 동시에 제로투가 도와주어야 할 수 있는 것.
이전 글에서 적었던 대로 모티브를 바꿔서 생각한다면
피터 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행위인 동시에 웬디가 도와주어야 할 수 있는 것.
이런 장면이 피터팬 초반부에서도 나옵니다.
그림자 꿰매기(shadow stitching)
초반부에 피터팬이 웬디를 만나 여행을 떠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는 장면입니다.
뭔가를 꿰매는 행위는 한번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실을 꿴 바늘을 직물에 통과시켜 반대편으로(→) 통과시키고 그걸 자리를 옮겨 또 반대편으로(←) 이동시키는 일을 반복해야 완성되죠.
여기서 그림자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동반적 존재인 '목표의식', 혹은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로투와 함께하고 싶다는 걸 확실하게 자각하는 순간 그림자가 맞대어지고, 제한 홀로그램을 통과하면서 꿰매진 뒤 스트렐리치아에 함께 탐으로써 고정되는 거죠. 어쩌면 피스틸과 스테이맨을 '본체'와 '그림자'로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좀 더 노골적인 비유도 나오긴 합니다.
직접적인 형태로만 보자면 4화에서 문을 넘어갈 때 춤추듯이 팔을 앞으로 쭉 뻗은 팔(바늘)로 홀로그램(그림자)을 통과하는 장면이 나오고
3화에서 도시 전경을 볼 수 있는 장소에 갔을 때. 그 장소에는 지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길고 얇은 금속제 구조물(바늘)과 와이어(실)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로투(웬디)는 그 와이어 위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히로(피터 팬)는 할 수 없지만요.
뭐. 어찌보면 억측같긴 하지만, 이게 정말 확실하게 '피터 팬'을 연상했던 장면이기에 보충삼아 올려봅니다.
누군가를 만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디는 것, 이러한 연출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 정형화 된 것이죠. 저는 해당 장면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특히 1화에서 히로가 제로의 손을 잡고 콕핏에 들어가는 장면이 마치 동굴로 들어가듯 연출되는데 토끼를 따라 굴 속으로 들어가는 앨리스 같이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