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은 https://blog.naver.com/whithmag/222148187394 로,
이 글에서는 스크롤을 줄이려고 업체 선정 과정 등 자잘한 이야기를 생략했습니다.
만약 제 방이 넓었다면 큼직한 유리 전시장 하나 사서 스케일 피규어만 쫙 전시하고 그랬을 테지만,
수집하는 게 점점 많아져 여유 공간이 없었던 탓에 아크릴 케이스는 이 400*270*270 하나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박스 프레임이 투명이라 박스에 넣은 상태로도 피규어를 볼 수 있는 건 박스째로 보관하고,
상자 전체가 종이로 다 막혀있어 상자 안에 있으면 내용물을 못 보는 피규어는 케이스에 넣기로 결정하였었죠.
그 때문에 저렇게 세이버 얼터 메이드가 먼저 들어갔었지만 이후에는 어째 저가형 피규어들이 많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한편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 넨도로이드 푸치처럼 작은 피규어들이었습니다.
박스가 종이로 전부 막혀있다는 조건을 충족하기도 하고 베이스 사이 빈틈에도 넣기 적합하길래 전시했었지만,
계속되는 증식에 어느 순간부터는 지저분하게 모인 것처럼 보이는 데다가,
나름 높이 27cm의 케이스인데 높이 10cm도 안 되는 애들을 넣자니 공간 낭비가 심해지는 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유게에서 넨도용 진열대를 꽤 물어봤었습니다.
처음엔 대부분 사람들이 익숙할 계단식 진열대를 추천받았었죠.
하지만 케이스 사진을 다시 보시면 알 수 있듯 저는 저 빨갛게 낭비되는―요구하는 공간 때문에 계단식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혹시 이런 건 없냐고 물어봤었는데,
있긴 있지만 길이가 또 안 맞길래 결국 세 번째 도안을 만들어 이곳저곳 떠돌아다녔었습니다.
400*270*270의 케이스 안에 집어넣을 진열대라서 270 미만만 수납이 가능하니 최대한 많은 공간 확보해본다는 게 저 3층 규격이었습니다.
그런데 견적 넣고 하면서 빈 시간이 좀 생겨서 푸치들 좀 다시 재보았더니 푸치인 주제 80mm를 초과하는 애들도 보이더군요.
결국 차라리 '3층'이라는 개념을 없애버리고 2층 위를 옥상처럼 쓰면,
80mm를 초과하는 애들도 진열대에 전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최종 도안을 이렇게 만들었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이 진열대입니다.
대부분의 주문제작 제품이 그렇듯 기성품과 비교하면 크기 대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게 흠이었습니다.
피난민처럼 불쌍하게 모여있던 아이들을 옮겨봅니다.
1층에는 지름 5cm의 베이스를 가진 피규어들을 두기로 했습니다.
2층에는 핵심 목적이었던 넨도로이드 푸치들을 두었습니다.
높이는 당연히 여유로웠지만 의외로 푸치들이 머리카락 퍼진 모양이며 팔 모양 때문에 저마다 가로 요구 공간이 다르다보니,
최대한 깔끔하면서도 많이 전시하려면 은근히 머리를 써야 하더군요 -_-;;
3층에는 높이가 80mm를 초과하는 피규어와 남은 푸치들을 올렸습니다.
케이스에서 진열대 높이를 빼면 대략 95mm 정도 활용이 가능했죠.
비록 작은 거 네 개는 분양 공간이 없어서 입주를 하지 못해 조금 안타까웠지만,
본문 첫 사진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공간 활용도와 각각의 가시성이 높아졌으니 기분은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