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부터 눈팅만 하던게 엊그제인데 벌써 30대 중반 아재가 됐네요.
10월에 휴가차 제주도 가서 한라산을 다녀왔습니다.
아시아나 왕복 8만원에 싸게 다녀왔는데 오후 6시 비행기라 늦게 출발했습니다.
일몰 시간이라 하늘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첫날에 한라산을 등산하려 했는데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다음날로 기약합니다.
대신 숙소인 한화리조트 앞 '큰엉' 해안에서 바람을 쐬었습니다.
옆에 fimix8se 드론 날리시던 분이 계셨는데 잃어버리고 들어가셨습니다;;
저도 같은 기종이 있는데 오토리턴이 안된건지 조종실수로 박으신건지.... 안타까웠습니다.
둘째날 새벽에 한라산 등산을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유있게 왕복 9시간 소요된다고 해서 새벽 6시 30분에 성판악에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혼자 간터라 목표는 8시간정도 잡았습니다.
K3를 렌트해서 주차를 했는데요, 안내소에 차량 가져왔다고 말하고 주차비 1800원을 냅니다.
(뭔가 제대로 관리를 안해서 말 안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한라산은 성판악과 관음사 두 군데서 등산로가 시작되며 편의에 따라 동일코스 왕복 또는 혼합이 가능합니다.
저는 다녀와본 결과 성판악출발 -> 백록담 -> 관음사도착 이 코스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성판악코스는 코스가 긴 대신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관음사 코스는 좀 더 경사가 있고 코스가 약간 짧습니다.
오후 6시 이내 등산을 완료하도 있도록 하고 있어서 현재 가을기준
성판악 쪽 코스는 대피소가 두 군데 중 마지막을 12시까지 가야 정상 등반가능하고
14시에는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해야 한다고 곳곳에 안내문이 걸려있습니다.
전날 비가 오기도 했고 10월 중순 비수기라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성판악코스 첫 대피소까지는 별다른 경사 없고 편안합니다.
성판악 코스 두 번째 대피소인 진달래밭 대피소입니다.
10월 15일 현재 등산코스 대피소 4곳 모두 공사중이었습니다;;;
물이 귀하기 때문에 화장실은 있으나 세면시설은 없고,
물은 정화는 했지만 모든 처리가 끝난게 아니라 누런 물이 변기에 나옵니다.
전에 서해안 고속도로 행담도 휴계소였나 그런 곳도 정화처리한 중수도라 물색이 누렇던 기억이 나네요.
썰렁 합니다....
날씨가 흐린게 좀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제 두 번째 대피소도 지났고 정상이 목표인데 날이 흐리고 안개도 자욱합니다
사실 어제 일기예보에 오후에 비가온다고 했는데 밤 늦게 오고 맑아서 '어제 왔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올라가니 이제 슬슬 백록담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높이 올라오니 구름 위이기도 하고 날씨도 맑아지고 있습니다.
성판악 코스로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 이유가 바로 이렇게 정상이 보여서 힘이 나기 때문입니다. 경치도 좋구요
(관음사 코스는 이런식으로 정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뒷길로 올라가는 기분이랄까)
한라산이 해발 1947미터니까 거의 다왔습니다.
정상 도착 전입니다.
정말 구름 위에 있는 기분이 듭니다.
이 맛에 힘들어도 등산하는거죠.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9시 50분이네요.
대피소마다 5~10분 쉰거 말고는 멈추지 않아서
3시간 20분 걸렸습니다.
먼저 도착하신 분께 부탁드려 인증샷을 찍습니다.
하산해서 성판악이나 관음사 탐방안내소에 인증샷을 보여주고
천원을 내면 한라산 등반 인증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라산 백록담 모습입니다.
상상보다 정말 물이 없습니다. 나무들은 왼쪽에 치우쳐져 있습니다.
관음사로 내려가는 코스가 저 사진의 오른쪽 뒤로 내려가게 됩니다.
이러다 물이 말라버리는건 아닌지 걱정도 조금 되었습니다.
성판악코스 올라온 방향입니다.
구름층 위에 있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정상인데 독수리 이런게 아닌 까마귀 친구들이 있습니다....;;
가끔 까악~까악 울면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정상에서 25분가량 시간을 보내고 10시 15분에 하산을 시작합니다.
성판악에 주차를 했지만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관음사 코스로 하산합니다.
위 사진이 아까 백록담 오른쪽 부분 뒤입니다.
관음사 코스는 경사가 높았지만 산자락과 단풍들 보기에 좋았습니다.
비온 다음날이라 미끄러운 부분도 있고 경사가 좀 있어 조심해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도중에 작은 현수교도 만납니다.
경치가 정말 좋습니다.
하산 도중에 '원점비' 안내문을 보았습니다.
150m면 가봐야지.
내려가면서 왼쪽으로 원점비 안내문을 지나면
급한 경사를 내려갔다 올라가야 합니다.
힘이 드니까 '힘든데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여기 다녀오는 10분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으니까 가봅니다.
원점비에 태극기와 꽃이 있습니다.
저도 묵념을 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합니다.
계속 날씨가 좋았습니다.
하산해서 관음사 탐방안내소에서 인증샷 보여드리고 천원 지불해서 받은 인증서입니다.
관음사쪽은 일련번호에 'G'가 붙습니다.
(당시에 성판악이 4만번대로 알고있는데 관음사쪽은 1만번대로 하산객이 적은 것 같네요)
하산하니 13시 15분이네요. 내려올 때 3시간 가량 걸렸네요.
버스가 1시간에 한대 꼴로 있어서 주차장 앞에서 13시 34분 버스를 타고
성판악까지 가서 차를 찾았습니다.
한 번 갈아타야하는데 서울처럼 교통카드 환승 되니 카드 잘 찍어주세요.
등산하다 보면 등산로 옆으로 레일이 간간히 보이는데요
물자 수송을 이녀석으로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 귀차니즘에 막상 등산 할까말까 망설였는데
올라가니 너무 좋았습니다.
제주도 가실 때 기회가 되시면 날씨 잘 맞춰서
꼭 한라산 정상 경치를 경험하셨으면 합니다.
부럽다 전 여름에 올라갔는데 못봤어요ㅋ 올라가는데 진짜 힘들어서 다신 가고싶지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