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여행] 후쿠이현 - 푸른 바다와 전통 문화를 지켜온 고장의 이야기 3일차

[Jeker]

다음날 아침, 료칸 주변을 가볍게 산책해봅니다.
산속이라 온통 숲인데 족제비같은 소동물이 지나가는 모습이 언뜻 보이더군요.

료칸의 뒷편에는 약사여래의 현판이 달린 작은 사당이 보입니다.
약사여래는 온천이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온천의 수호신이에요.

아침 식사입니다.
연한 간이 된 조림, 계란말이, 생선 조각, 브로콜리 등이 약간 식은 상태로 차려져 있네요.

무난한 밥과 함께 된장국은 약간 진한 맛이었습니다.

후식으로 무난한 요거트가 나왔네요.

매우 저렴한 긴급기간 한정 플랜으로 숙박했다지만 식사는 대체로 불만족이었습니다.
이런 산속 깊은 곳에서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무리지만요;

3일차의 일정을 시작해봅니다.
먼저 찾아갈 곳은 시치켄 시장(MAPCODE : 240 524 788*51)이에요.
특히 시장 안에 위치한 이토쥰와도 본점이라는 어떤 명물 간식으로 유명한 가게를 방문하는 것이 주목적이죠.

MAPCODE의 위치는 아침 시장이 열리는 거리인 시치켄 도오리의 바로 옆에 위치한 오노시 모토마치 주차장입니다.
이 주차장은 주차 공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만차일 경우에는 조금 떨어진 에치젠 오노 유이스테이션 주차장을 이용하세요.
(에치젠 오노 유이스테이션 주차장 MAPCODE : 240 523 712*83)

오노시 모토마치 주차장의 모습입니다.

주차장 옆에는 공중 화장실 건물이 붙어있는 오노시 관광협회가 자리잡고 있어요.
관광 안내소 겸 무료 쉼터의 역할을 하는 곳이죠.

시치켄 시장은 4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오노시의 명물 아침시장이라는데...썰렁합니다;
평일은 한가하다고 들었지만 토요일 8시반에 이렇게 노점상들이 적을 줄은 몰랐네요. (개장 시간은 7~11시)
코로나 기간으로 인한 방문객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는 기사가 사실인가 봅니다.

시장에는 딱 세 분이 노점상을 열고 계셨습니다.
야채, 과일, 꽃 등을 팔고 계시더군요.

아침 시장이 열리는 길거리 한켠에 창업 150년 역사의 이토쥰와도가 보입니다.
이모킨츠바라는 화과자가 유명한데 매년 8월말~4월의 기간한정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운이 좋게도 이모킨츠바의 판매를 시작하는 첫날에 방문하게 됐어요.
이모킨츠바는 으깬 고구마, 설탕, 계란 노른자 등으로 만든 반죽을 프라이팬으로 구운 화과자에요.

가게 내에는 이모킨츠바 이외에도 하부타에모찌, 고만고쿠, 미즈만쥬 등의 다양한 화과자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모킨츠바는 유통 기간이 3일 밖에 안되서 냉동 포장으로 구매해야 되기 때문에 2개 포장 제품만 사봤습니다.
약간 차가우면서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적당히 달달한 고구마의 단맛이 느껴져서 너무 맛있게 먹었네요.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류소가타키(MAPCODE : 240 306 274*76)라는 폭포입니다.

저는 폭포의 동쪽에서 접근하는 약도의 루트로 이동했는데 이쪽으로는 절대로 가지마세요.
현도 34호선의 이 루트는 차 한대만 간신히 지나가는 폭이 많고, 도로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위험한 구간입니다.
반면에 소요시간이 10분 더 걸리는 서쪽으로 빙 둘러가는 루트는 2차선의 널널한 도로이니 이쪽을 추천드려요.

이동하는 도중에 보이는 후쿠이현의 흔한 논밭 풍경이에요.
후쿠이현은 유명한 쌀 품종인 코시히카리의 발상지라서 그런지 도시를 벗어나면 논이 펼쳐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험한 산길을 따라 류소가타키의 무료 주차장(사진은 MAPCODE 위치인 제 2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서 150 m 정도 내려가면(사진에서는 우측 방향) 목적지인 폭포가 바로 보여요.

검은 암반의 요철을 따라 흘러내리는 낙차폭 60 m의 가느다란 물줄기.
일본의 폭포 100선으로 선정된 류소가타키(龍双ヶ滝)의 모습입니다.

공간이 좁아서 폭포의 전경을 담기 힘들어 휴대폰의 광각 렌즈로 찍어봤어요.
전설에 따르면 류소(龍双)라는 승려가 신불상을 조각하며 기원을 올리니 폭포 웅덩이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류소가타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물소리가 크니 볼륨에 주의하세요.

다음 방문지는 스와아즈키 신사(MAPCODE : 635 776 826*37)입니다.

MAPCODE의 위치에 사진과 같은 무료 주차장이 꾸며져 있습니다.
바로 옆의 신호등 없는 사거리 한켠에 보이는 붉은 도리이의 신사가 목적지에요.

스와아즈키 신사는 서기 500년경에 창건된 신사로 나가노현의 스와 타이샤의 분사로 시작된 곳입니다.
이후 지방의 토착신인 아즈키 여신를 비롯해 주변 48개 마을의 토착신을 함께 모시는 총사(総社)로서 발전했어요.

삼나무 참배로를 비롯해서 많은 삼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아름다운 신사에요.
그리고 호쿠리쿠 지방에서 가장 큰 삼나무가 신목으로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신사 부지에는 오토노이케라는 아름다운 연못도 보입니다.
옛날에는 신에게 바치는 공물을 깨끗하게 씻기위해 사용되었다는군요.

이제 호쿠리쿠에서 가장 크다는 삼나무를 보러 가봅니다.
본전 뒷쪽에 사진과 같은 등산로 입구가 보이는데 조금 가파른 산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삼나무가 나와요.

높이 40 m, 둘레 10 m에 수령이 천년 이상으로 추청되는 신목, 이나리노오스기(稲荷の大杉)의 모습입니다.
신사가 위치한 마을, 이케다초(池田町)를 지켜왔다는 수호신으로 숭상받는 거대한 고목이에요.

다음은 괜찮은 온천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봅니다.
카와다 온천 라포제 카와다(MAPCODE : 63 111 374*58)를 목적지로 정해요.

라포제 카와다는 후쿠이현 사바에시 카와다(河和田) 지구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1995년에 오픈한 공영 온천 숙박시설입니다.
미인의 탕이라는 탄산수소염천과 장수의 탕이라는 황산나트륨천의 2가지 원천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자랑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많아서 인터넷에서 찾은 욕실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욕실은 매일 남녀탕이 바뀌기 때문에 사진의 모습과 다른 탕을 들어갈 수도 있어요.

순환식으로 운영하는 내탕은 무색, 무미에 약한 염소 냄새가 느껴지는데 입욕해보면 약간 미끌거리는 촉감을 느낄 수 있어요.

카케나가시(원천을 계속 흘려보냄)로 운영되는 노천탕은 내탕과 달리 염소 냄새가 없고, 입욕감은 약간 거칠었습니다.
여과되지 않은 온천 성분때문인지 욕조 내의 바위가 갈색으로 변색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입욕 후에 땀이 많이 나서 온천욕을 제대로 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온천의 천질은 pH 6.8의 나트륨ㆍ탄산수소염천으로 가온, 순환, 여과, 살균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노천탕은 여과, 순환 없음)
주요 성분은 나트륨 453.8 mg, 황산 171.5 mg, 탄산수소 1,147 mg, 메타규산 51.2 mg, 유리이산화탄소 225.6 mg 이에요.

괜찮은 온천이긴 하지만 탄산 기포가 달라붙을 것 같은 원천 그대로의 저온탕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다음은 점심 식사를 위해 요코가와 분점(MAPCODE : 200 560 003*00)을 찾아갑니다.

주차는 요코가와 분점 바로 옆에 있는 신사 부지 내의 주차장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그런데 주차장까지의 40 m 구간이 차 한대만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이고, 도리이 좌측의 좁은 공간을 통과해야 해서 불편해요.

신사는 739년 창건의 총사 다이진구(総社大神宮)라는 곳입니다.
여러 토착신들을 합사하는 신사인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장편 소설 '겐지 이야기'의 작가인 무라사키 시키부와 인연이 있다는군요.

신사의 바로 앞쪽에 식당이 3곳 보이는데 중간의 가게가 목적지인 요코가와 분점입니다.
요코가와 분점은 노포 양식점 요코가와에서 수업을 쌓은 요리사가 1969년에 개업한 가게로 현재는 2대째가 경영중이에요.

참고로 가게 바로 앞에도 주차공간이 있지만 도로 앞쪽은 차량 출입 금지라서 차를 주차하기도 빼기도 난감해요;

가게의 메뉴는 돈까스, 햄버그, 덮밥, 오므라이스, 카레라이스 등의 분식이 주류입니다.
주인장은 햄버그가 자랑이라지만 이 가게의 인기 메뉴인 지역 명물 요리, 볼가 라이스(ボルガライス)를 주문했어요.

볼가 라이스는 오므라이스 위에 돈까스를 올린 후, 데미글라스 소스를 끼얹은 요리에요.
도쿄 출신의 주방장 혹은 식당이 발상으로 추측되는 이 요리는 에치젠시의 명물로 자리잡아 현재는 약 18곳에서 제공중입니다.
이곳 요코가와 분점은 초창기의 맛을 유지해 온 식당중 하나로 볼가 라이스 제공점중 가장 유명한 가게에요.

오므라이스는 끈기가 적은 하나에치젠 품종의 밥과 닭고기, 양파, 완두콩으로 만들었고, 돈까스는 후쿠이산 돼지고기를 사용했어요.
데미글라스 소스는 독자적으로 만들었다는데 새콤하면서 짭짤해서 오므라이스와 돈까스의 묵직한 조합을 가볍게 해주는군요.

...라는 것이 인터뷰 기사를 참고하여 적은 것이고,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오므라이스와 돈까스를 함께 먹는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참고로 '볼가'라는 명칭의 기원은 여러가지 추측이 있는데 러시아의 계란 요리 '볼가'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어요.

기름진 요리를 먹었으니 식후는 산뜻하게 소프트크림을 먹기로 했어요.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요시다 식당(MAPCODE : 200 500 698*37)으로 향합니다.

식당에서 대각선 방향의 길 건너편 모퉁이에 전용 주차장이 있습니다.
가게 바로 옆에 있는 계약 주차장중 일부 자리도 식당의 주차장인데 몇 자리 안되기 때문에 추천드리지 않아요.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에는 사진의 골목길 조금 안쪽(일방통행 주의)에 있는 소안지라는 절의 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이렇게까지 주차장 설명을 하는 이유는 이 가게가 상당히 유명하기 때문이에요.
창업 60년 이상의 요시다 식당은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저렴한 가격의 노포 중화요리점입니다.
라멘, 야키소바, 오므라이스 등을 취급하는데 특이한(?) 소프트크림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가게에요.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식사를 하려면 대기를 해야하는데 저처럼 소프트크림만 먹을 경우에는 바로 들어가서 주문하시면 됩니다.
사진이 이 가게의 명물인 길이 20 cm의 롱 소프트크림인데 가격은 130엔으로 매우 저렴해요!

너무 길어서 위에 꼬깔같은 것도 씌워주는데 먹기가 너무 까다롭더군요;
중요한 맛은...싸구려 바닐라맛이었습니다.

다음 방문지는 고탄죠지(MAPCODE : 200 505 040*21)입니다.

고탄죠지는 1948년에 창건된 불교 조동종의 사원인데 종교시설로서의 특별한 점은 그다지 없는 곳입니다.
이 사찰이 유명한 것은 바로 '고양이' 때문이죠.

고양이 사찰이라는 별명처럼 주차하자마자 고양이 한마리가 다가왔습니다.
제 다리에 가볍게 스킨쉽(?)을 해준 다음에 멀리서 털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네요.

무더운 한여름이라서 그런지 고양이들이 건물 그늘에 축 늘어져 있군요;

고탄죠지에서는 버려진 고양이들을 보호, 사육해오고 있는데 창건 직후의 4마리부터 시작해 많을 때는 80마리까지 달했습니다.
보호 활동 및 분양 모집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서 좋은 인연을 만나 떠나보낸 고양이가 300~400마리에 이른다고 하네요.

2022년 11월 18일에는 NHK의 '다큐멘터리 72일간' 프로에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고탄죠지 자체는 매주 일요일에 개최되는 무료 좌선회, 요가, 수화 교육으로 인기가 있는 모양이에요.

사찰에는 특이하게도 고양이가 안겨있는 석불이 보입니다.
고양이들이 모두 없어진 이후에 '옛날에 버려진 고양이들과 맺어준 인연 덕분에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이야기하면 멋지지 않은가'
라고 답변하신 주지 스님의 인터뷰 기사 내용이 인상 깊네요.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만요노사토 아지마노엔(MAPCODE : 200 478 893*01)입니다.

일본의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엽집, 여기에 수록된 사랑 이야기의 무대중 하나가 이곳 에치젠시의 아지마노(味真野) 지구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의 무대를 기념하고자 1979년에 완성한 무료 개방의 시민 공원이 아지마노엔이에요.

4.7 ha의 넓은 부지에는 일본 정원을 비롯해서 자료 전시관, 옛 농가 저택, 사랑의 파워스팟 등이 꾸며져 있습니다.

정원은 만엽집에 등장하는 풍경과 식물들 위주로 꾸며져 있습니다.
무료 개방 정원이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제대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북쪽의 연못에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엉켜서 자라는 연리(連理)의 소나무가 보입니다.
연리지(連理枝)는 연인 혹은 부부간의 친밀한 모습에 비유되기도 하지요.

정원 곳곳에는 만엽집의 노래비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무더위만 아니었다면 느긋하게 산책하고 싶었을 정도로 잘 꾸며진 정원이에요.

정원의 한켠에는 (구)타니구치가라는 이축한 농가 가옥이 있습니다.
건축 연대는 1808년경으로 추정되는데 츠노야 즈쿠리(角屋造り)라는 양식으로 지어져서 국가 중요문화재로 등록되었어요.

가옥 내부도 무료로 견학 가능합니다.
잘 사는 농부의 집이라는 느낌이 드는 모습이네요.

주차장의 바로 옆에는 만엽관이라는 자료 전시관이 있습니다.
만엽집에 등장하는 로망과 사랑의 노래를 컨셉으로 전시한 자료관...이라고 해서 솔로인 저는 굳이 안갔어요;

건물 옆에는 하트 모양의 광장, 벤치, 연못도 꾸며져 있습니다.
커플이 방문하기에 참 좋은 명소인 것 같네요.

다음 방문지는 오타키 신사ㆍ오카모토 신사(MAPCODE : 635 855 322*11)입니다.

신사의 후문쪽에 무료 주차장이 좌우로 꾸며져 있습니다.

오타키 신사와 오카모토 신사는 산속의 오쿠노미야가 별도로 존재하지만 산기슭에 위치한 요배소는 하나의 건물을 함께 사용합니다.
원래는 신불 습합 사상을 가졌던 오타키 신사 내에 있던 관리 목적의 사찰인 오타키지의 경내에 오카모토 신사가 있었다고 하네요.
다만 역사는 오카모토 신사쪽이 오래되었는데 457~459년경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카모토 신사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종이의 신을 모시는 신사입니다.

역사에 따르면 어느 날 아름다운 여성이 찾아와 이 마을은 종이를 만들기 좋은 곳이라며 사람들에게 제지법을 가르쳤다고 해요.
자신을 '상류(川上)에 사는 자'라고 밝혔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은 카와카미 고젠(川上御前)이라 부르며 물의 신으로서 숭배했습니다.
이것이 종이의 신을 모시게 된 이유이고, 현재도 전국 종이 업계의 수호신으로서 신앙을 받아오고 있다고 하네요.

1843년에 재건된 신사의 건물은 배전과 본전이 결합되고, 일본에서도 하나뿐인 가장 복잡한 형태의 지붕 양식으로 지어졌습니다.
게다가 사자, 용, 봉황 등의 정밀한 조각까지 갖추어서 에도시대 후기의 기술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고 하네요.

다음은 레인보우 라인 산정공원(MAPCODE : 380 644 837*70)으로 향합니다.

레인보우 라인은 유료 관광도로였는데 2022년 10월에 무료로 개방되었어요.
문제는 업데이트가 안된 네비게이션의 경우에는 유료 도로라면서 길 안내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옛 요금소가 위치한 진입로(MAPCODE : 380 647 624*10)를 목적지로 지정해서 외길을 따라 정상까지 가세요.
(단, 양방향 도로이기 때문에 옛 요금소가 2곳인데 네비가 안내한 방향만 기록했습니다)

표고 395 m의 바이죠다케(梅丈岳) 정상에 위치한 레인보우 라인 산정공원은 유료 주차장으로 운영됩니다.
아마도 후쿠이현 남부의 최대 인기 관광명소가 아닐까싶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네요.

산정공원의 안내도에요.
주차장에서 리프트 혹은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꾸며진 테라스 에리어를 둘러보게 됩니다.

리프트와 케이블카는 동일한 입장권으로 타기 때문에 취향대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다만 내려갈 때는 리프트가 쪼금 무서워서 비추천이에요. (이동시간은 약 2분)

먼저 가장 동쪽에 위치한 미하마 테라스부터 들려봅니다.
이곳에는 멋진 경치를 보며 즐길 수 있는 족탕이 꾸며져 있어요.

테라스에서 보이는 다섯 개의 호수, 미카타 5호의 풍경이 펼쳐진 모습이에요.
호수들은 수심과 염분 농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농도의 푸른색으로 보여서 오색호로 불리기도 합니다.

두사람의 영원한 사랑을 의미하는 메비우스의 링이나 행복의 종 같은 연인이 좋아할만한 기념물이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서쪽 끝에 위치한 와카사 테라스에서 찍은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절경이네요!

산정공원에는 2곳의 카페도 꾸며져 있습니다.
레인보우 라인의 명물로 블루 소프트크림이란 것을 팔길래 사먹어봤어요.
맛은...설탕을 넣은 것 같은 흔한 색소맛이군요;

3일차의 모든 관광 일정을 마치고 예약한 숙소인 코가시마 온천 코가시마소(MAPCODE : 380 617 288*81)로 향합니다.

코가시마소는 과거에는 섬이었던 코가시마(虹岳島)의 호반에서 분출한 온천을 이용하여 1968년에 개업한 료칸이에요.
150여년된 고민가를 이축해서 아주 근사하게 꾸몄지만 경영부진으로 리조트 기업에 매각되어 2004년에 리뉴얼 오픈했습니다.

참고로 코가시마 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읽기 어려운 온천지명 1위로 선정된 온천지에요;

일본 비탕을 지키는 협회에 소속된 온천 료칸이에요.
마을과 멀지 않은 호숫가에 있어서 숨겨져 있다는 느낌은 없지만요.

료칸에 도착하면 명물인 매실의 설탕 절임과 함께 차를 대접받습니다.
매실은 강렬한 신맛과 함께 살찍 쓴맛이 느껴지더군요;
참고로 이 주변은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온 매실 재배로 유명한 지방인 모양이에요.

식사를 하게 될 레스토랑의 모습입니다.
위치는 참 좋아서 운이 좋다면 붉게 물든 호수 풍경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어요. (주인장이 자랑스럽게 사진첩을 보여주시더군요)

고민가다운 고풍스러운 복도의 모습입니다.

...문제는 사진에 보이는 만큼만 멀쩡할뿐 현관이 위치한 건물 중심에서 떨어진 끄트머리의 방들은 먼지투성이로 방치되어 있었어요.
유리창은 청소를 안해서 더럽고, 바퀴벌레도 한마리 기어다니는 것이 보여서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료칸이에요.
경영부진으로 문 닫은 전례때문인지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운영하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객실은 전체 25실인데 제가 묵은 방은 8평 규모로 호수가 보이는 코타츠방이 별도로 붙어있습니다.
이런 방이 1인 숙박으로 토요일에 1만엔대 중반의 가격으로 숙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부터 인기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아랫층에 위치한 남녀별로 꾸며진 욕실입니다.
원천을 조금씩 방류시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순환 & 여과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온천수는 아무런 느낌이 없기로 유명한 방사능천이에요.
무색, 무미, 무취라서 온천욕하는 기분은 느끼기 어렵습니다.

노천탕은 전방이 수풀에 가려져서 경치랄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경악스러운 것이 입욕하는 손님이 있는데도 주인장이 수풀쪽으로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뿌려서 분말을 날려보내시더군요;

온천의 천질은 pH 5.99의 단순 방사능 냉광천으로 가온, 순환 병용, 여과, 살균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주요성분은 라돈 58 X 10-10 Ci / kg뿐으로 정말 순수한 방사능천이라 아무런 입욕감이 없을만했네요.

저녁식사에 맞춰 식당으로 가는데 현관 밖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구슬프게 울고 있더군요.
문을 열어주니 바로 들어와서 익숙하게(?) 바닥에 발톱을 긁더니 식당으로 이동해서 식사중인 사람들의 다리를 문지르며 다닙니다;
간판 고양이라는 페짱인데 그다지 귀염성은 없는 녀석이었어요.

료칸의 평판이 나쁘다는 것은 미리 알고있었기 때문에 식사라도 제대로 먹어보고자 비싼 장어 포함 플랜으로 예약했습니다.
먼저 흰살 생선의 아라레 튀김, 큰실말, 소라, 빙어의 단맛 조림 등의 전채와 식전주로 매실주가 차려졌네요.

방어, 도미, 단새우, 오징어 등의 회입니다.
무난한 신선도와 맛이었어요.

카모 사카에(加茂栄)라는 지방 토종주를 주문해봤어요.
강한 단맛과 적당한 쓴맛이 느껴지는데 마시고 나서도 긴 여운이 남는 술이었네요.

큼직한 장어구이가 나왔습니다.
달달짭짤한 간이 강했는데 약간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살짝 느끼했고, 뼈를 제대로 발라내지 못해서 가끔 씹히더군요.

...역시 장어 요리는 장어 전문점을 찾아가서 먹어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참고로 미카타 5호에서는 천연 장어가 잡히기 때문에 인근에 장어 맛집들이 몇 곳 존재해요.

큼직한 도미 조림도 있네요.
간은 연했지만 살코기가 퍽퍽한 편이었습니다.

토종 소고기인 와카사규 구이입니다.
육질이 엄청 퍽퍽해서 별로였어요.

붉돔의 튀김을 말차 소금에 찍어 먹습니다.
퍽퍽하고 약간 딱딱해서 먹기 힘들더군요.

장어를 올려 지은 솥밥이에요.
이것까지 먹을려니 배가 터질 지경이네요;

밥알이 약간 단단한 상태였는데 장어도 약간 퍽퍽했습니다.
어묵이 들어간 심심한 간의 국과 함께 꾸역꾸역 먹어보아요.

디저트로는 떡 한 덩이와 함께 새콤한 매실 젤리가 나왔어요.
음식맛은 전반적으로 별로였지만 양에서만큼은 정말 많이 주는 식단이라는 느낌이네요.



3일차 이야기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Jeker]

온천 성분표의 함유량을 비교해보는 것만으로 온천욕 효능의 차이를 알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