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새롭게 살게된 방입니다.
투룸이지만 넓은 거실이 딸려있어서 거의 쓰리룸이나 다름없지요..
하지만 역시 함께사는 분이 계시니 냥이들의 활동구간은 이 방안이 유일합니다.
장마기간을 미처 생각못했기에 갑작스럽게 이사일이 5일이나 앞당겨지게되었고
하루만에 이사 결정이 나게되면서 밤새도록 이삿짐을 정리...
부랴부랴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대로된 준비가 안된 상태다보니 결국 아이들은 각각 이동장안에 넣어진체
용달차 앞좌석에 저와 함께 탑승...
장장 6시간 이상의 대장정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에어컨을 틀지않고 간다는 용달차 운전수분께 2만원을 얹어드리며
부디 에어컨을 틀고 가주십사 부탁드렸고 그나마 에어컨 바람을 이동장안으로 흐르게하며 갈수있었습니다.
라온이는 예상대로 이동장 안에서 겁먹고 얼어붙어서는 얌전하게 있었고
사랑이는 울고불고 열어달라고 난리..ㅠㅠ
바깥에는 큰 거부감이 없는녀석이지만 이동장안이라는 극적으로 억압된 환경과
차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리는 차안은 사랑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공간입니다.
전에 울산에서 대구에 올때도 2시간동안 쉬지않고 울어서 운전수분께 죄송하고..
사랑이에게도 미안했었는데 이번엔 거리가 3배 이상은 먼곳...
그래도 어느정도 울다가 지치면 쉬지않을까 싶었지만.......
무려 6시간내내 울어제낀 사랑이 ㅡㅡ;;
다행히 운전수분께서 동물을 좋아하고 이해해주시는 분이었고
큰 내색을 안해주신데다 되려 사랑이를 걱정해주셔서 너무 안심되고 감사했습니다.
사랑이도 너무 울었는지 거의 도착해서는 목이 쉬어서 우는 소리에 힘도 없었고...
역시 무리해서라도 애들을 KTX로 데려올껄..하는 후회와 미안함에
마음이 울컥했지만 애써 참으며 인천에 도착했습니다.
배치 후의 모습
이전에 살던 방에 비하면 다소 좁지만 개인적인 콜렉션이나 책, 옷들을 전부 포기하고 거실에 박스체로 봉인해둔덕에
그럭저럭 녀석들이 뛰어놀만큼의 공간은 확보했습니다.
아이들은 이삿짐을 나를동안 방안에 이동장 체로 두었는데
다 나르고 들어와보니 사랑이가 어떻게 했는지 이동장을 자력으로 열고 나와있는...
게다가 6시간동안 울던놈이 맞냐싶을정도로 태연하게 처음 온 집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올라가고 드러눕고 ㅡㅡ;
마치 자신이 원래 살던 집처럼 ㅋㅋㅋㅋ
어안이 벙벙하고 기가찬건 역시 저를 비롯한 함께 사는 선배 ㅋㅋ
라온이도 다소 긴장하긴 했지만 전혀 숨지않고 나오자마자 탐색부터 시작...
그렇게 큰 무리없이 자신의 집으로 받아들인 녀석들...
잠깐 안심했었습니다.
하지만...
녀석들이 활동할수있는 공간은 방안뿐이었고 고장이나서 완전히 닫히지가 않는 방문의 틈을 통해
거실로 나오려하면 위협하거나 나무라며 방안으로 들여보내야했습니다.
이런 환경은 처음이기에 아이들이 적응하기 힘들어하는것은 당연했습니다.
무슨수를 써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하고 한눈팔면 거실탐험을 하고있는 녀석들에게 아픈 가슴을 쥐어짜며
방안으로 쫒아보낼수밖에 없었습니다.
라온이는 땡깡을 부리며 방안에서 서럽게 울고...
그리고 인천까지 올라오면서 사랑이의 울음을 듣고도 겨우 참았던 눈물을
결국은 왈칵 쏟게 만든것은...
꽉 막힌 창문밖.....
더 넓은 하늘과 많은 볼거리가 있는 창문이 달린곳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했었는데..
현실은 바로 코앞이 건물로 꽉 막혀서 하늘은 어림도없이 안보이고 움직이는 볼거리도 거의 없으며
옆 건물에서 들려오는 사람과 동물, 물건들의 괴이한 소리들로 경계하게 만드는 답답한 환경.
창문 밖을 보고있는 사랑이를 보며 갑자기 참아왔던 눈물이 마구 쏟아졌습니다..
제가 하고자하는 일을 위해 여기에 온것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나아진게 없을뿐더러
더 안좋은 환경만 조성되어 버렸으니까요..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의 환경에 적응하며 어떻게든 살아가고자하는 녀석들...
환경이 바뀌고 사는 방식이 조금 바뀌어도 결국 가족이 함께 있다는 점은 틀림없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언제나 저만 바라보며 울고 부비는 녀석들....
어쩌면 이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있는건 녀석들이 아니라 저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거실 진입과 털날림 방지를 위해 문을 닫고있다보니 다소 더운 우리의 방.
사랑이는 떡실신
참 작고 마른 라온군..
스스로 식사량 조절을 잘 하며 몸매관리를 하는 타입이지만 저로써는
괜히 애가 어디 아픈건 아닌가, 너무 마른건 아닌가 걱정하게됩니다.
그런 걱정을 무색하게 만드는 라온이는 언제나 활기찹니다.
이사올때 녀석의 장난감을 어느 박스에 넣었는지 알수가없어서 놀거리가 전무한 라온이.
심심하다며 매일 아우성...
기다리렴, 곧 좋아하는 쥐돌이 관련 장난감들 잔뜩 사줄게..
사랑이는 여전히 떡실신중...
날씨 자체도 덥지만 방도 어지간히 덥고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으로 연명하다보니
아이들이 퍼져있는때가 많습니다.
털갈이는 아직 멀었는지 특히 사랑이는 털이 숨풍숨풍 빠지고있어요..
겉으로는 이곳에 잘 적응하고있는것 같지만 아직 속으로는 스트레스가 많을것이기에
빗질과 목욕은 삼가하고있습니다.
털이 심각하게 날려서 빨리 해줘야될텐데...(미용을 진지하게 고려했을 정도)
특히나 털이 붙은 옷을 선배옷과 함께 빨았다가 대참사가 나는 바람에 빨래에 붙은 털과 세탁기 필터에 붙은 털을
떼어내느라 반나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역시 함께 산다는것은 생각보다 쉬운게 아니지요...룸이 나눠져있어두요..
더구나 제가 동물을 키우는 입장이고 선배가 사는곳에 들어온 입장이니 더더욱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어떤 소릴듣건 대우를 받건 참을수있지만 아이들이 미움받는것만큼은 피하고싶기에
어떻게든 양보하고 관련된 일을 나서서 먼저 해치워놓고 있는 요즘입니다.
방안에 모기가 너무나도 많아서 온 몸이 모기물린 자국 투성이지만 아이들에게 안좋을까봐서
모기약을 못뿌리고있네요 ㅠㅠ
이곳에 와서 꾹꾹이를 해주지않고있지만 저 이외의 사람에게도 미친듯이 애교를 부리기 시작한 라온군.
녀석 나름대로의 적응 방식이겠죠?
꾹꾹이를 안해주는것은 아쉽지만...적응되고나면 다시 해주지않을까 기대하고있어요.
빨리 녀석을 위해 새 장난감을 사줘야겠습니다.
한층 더 시크해진 사랑냥.
폭풍 털빠짐때문에 헤어볼이 뭉친것인지....아니면 스트레스때문인지....
녀석은 최근 하루에 한번씩 구토를 하고있습니다.
구토의 내용물도 걸죽한 반죽이구요..
그외에는 건강한 모습이라 위의 두가지 사항이 문제가 아닐까 싶지만
여차하면 병원에 데려가기위해 이곳에서 가장 가깝고 고양이를 잘 봐주기로 유명한 병원을 수소문 해둔 상황.
녀석들도 말은 못하고 평상시에 티는 안내지만 속깊은 고충을 겪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는 환경의 변화라는건 영역동물인 고양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 요소 일테니까요..
때문에 생각하지않으려고해도 자꾸만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듭니다..
이렇게 어렵지만 어떻게든 적응하려고 노력중인 저희 가족입니다.
이곳은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약 15년만에 제가 태어난곳에서 가장 가까운곳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부디 이곳에서 광명이 있기를....
그래도 다 같이 있다는게 정말 의미가 큰 거에요! 사랑이랑 라온이도 고양이 박사님 마음을 알 거에요- ^ㅇ^
그래도 다 같이 있다는게 정말 의미가 큰 거에요! 사랑이랑 라온이도 고양이 박사님 마음을 알 거에요- ^ㅇ^
감사합니다..사실 그런것같다는걸 절실히 느끼는게....제가 문밖에 나오면 서럽게 우는 라온이가 자기도 나오고싶어서 저러나 싶었는데 제가 방안에 들어가면 조용하다는 사실....
저희집 고양이도 스트레스 받았을 때 토하던데, 걱정 많으시겠네요, 아무쪼록 둘 다 빨리 적응했으면 좋겠네요. 울산쪽에 지내시다가 올라가시다니, 윗쪽은 엄청 덥다던데... 케넨님도 여름 잘보내세요^^
울산에 있다가 1년전에 대구로 올라왔고 이번에 인천으로 오게됬어요. 덥긴해도 대구 정도는 아니네요ㅜㅜ 여름 시원하게 보내셨으면 합니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스토리는 다 봐야겠기에 하고있죠 ㅎㅎ 그마저도 이사하랴 적응하랴 제대로 진행을 못했네요...
날이 점점 더워져서 더 신경쓰이고 속쌍하시겠네요.. ㅡㅜ 앗 근데 모기향 뿌리는거 말고.. 전기꽂는거 도 안좋은가요?????;; 전 제가 집에 없을때도 냥이가 모기 물릴까봐 높은곳에 있는 콘센트에 끼워서 창문 살짝 열고 피워놓고 다녔는데 ㅡㅡ;; 저희집 애가 체온이 높은편이라 더 잘 물릴꺼 같아서 -ㅁ- ; (아 물론 혹시나 불날까봐 몇시간 뒤에 스스로 꺼지는 제품을 이용중이긴 한데;) 여튼.. 애기들을 위해서라도.. 올해는 좀 덜 더웠으면 좋겠네용 ~ 이사 하느라 고생하셨음돠!!
감사합니다^^ 전기 꽂는걸 쓰고 있긴한데 영 효과가 미비하네요.... 웃긴건 전기향보다 라온이가 잡는 모기수가 더 많다는거;;;
참 냥이마다 성격도 제각각이네요 ㅎ
그렇죠 ㅎㅎ 그맛에 키우는거구요^^
애들 생각하는 마음 잘 압니다. 저는 우리 강아지 보내고 나니, 전에 못 해준 게 너무 한이 되네요. 같이 있을 때 신경쓰고 잘 해주세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애들 생각하는 마음 짠합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저도 학생때 키우다가 보낸 강아지가 있기에 있을때가 가장 소중하다는것을 절실히 알아요 ㅠㅠ
애고 고생 많으셨어요 사랑이 라온이가 아빠 맘 잘 알꺼에요 씩씩하고 착한 아이들이라 잘 할꺼에요^^
감사합니다^^ 녀석들보다 되려 제가 적응을 못하고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ㅠㅠ
사랑이 : 여..여긴..왜 밖이 이리 침침한건가냥...
ㅠㅠ
이사하시느라 수고많으셨네요. 모카는 방이 좁긴 하지만 그래도 17층 창밖을 내다보고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걸 이놈ㅇ ㅣ알리 없지;
그 생활에서 더 안좋아지는 경우만 아니라면야 충분히 만족하고 좋아해주고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더운 날 이사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랑이, 라온이도 더운 날 앵앵거리면서 아빠 따라오느라 고생많았군요 ㅎ 장소가 좋거나 나쁘거나 떠나서 함께 있을 수 점이 가장 행복한 게 아닌가 싶어요
요즘에 좀 절실히 느낀답니다^^ 아이들은 거실에 나오고싶어하기보단 저와 함께 있고싶어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