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3일 오후 4시 30분 부천의 ㄱ동물병원
저희집 토리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고,
정확히 16년 4개월동안 동고동락하며 함께 살았고
힘들때도 있었지만 토리덕에 행복했고, 어머니 우울증 치료에도 많은 도움을 준 토리
2019년 7월 3일 오전 9시10분에 제 품안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토리보다 1년먼저 태어난 토리의 어미 앵두가 시름시름 앓아서 먼저 갈줄 알았지만,
2년전부터 폐렴을 앓고 나이가 너무 많아 병원에서도 수술은 불가능하고 너무 독한 약물 치료도 불가하다고 하였고,
조심스럽게 안락사를 권하기도 했지만 기침이 끊이지 않아 힘이 들법한데도, 매번 집에오면 꼬리흔들며 반겨주는 모습을 떠올랐고,
그걸 배제한다하더라도 안락사는 애초에 선택사항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약 꾸준히 먹이고, 기침에 좋다는 음식들 먹여가며 증상은 조금 좋아졌었지만,
무지개다리 건너기 일주일전부터 물 한모금 안마실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왔지만 막상 떠나고보니 그저 눈물만 흘렀습니다.
2년간 기침하며 힘들어했던 모습을 떠올리면, 안락사를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왜 조금더 잘해주지 못했고, 조금 더 사랑해주지 못했고, 조금 더 산책나가며 같이 놀지 못했을까하는 생각만 들더군요.
화장터에서 기다리는 40분동안 정말 온갖가지 후회스러운 기억만 떠올라 화장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지만
유골이 되서 유골함에 담기는 순간 뭔가 마음속에서 끝맺음이 맺어지더라구요.
지난주 주말 약소하게나마 저희집 묫자리 구석에 유골함 묻어주었고,
그 묻는 순간에도 끝맺음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눈물은 흘렀습니다.
올해 32인 제 나이에 인생의 반 이상을 토리와 함께 보냈고 그만큼 아직 빈자리가 크지만 좋은 곳에 갔을 거라고 생각하며 보내주려 합니다.
하지만, 토리의 어미인 앵두도 요즘 몸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
토리는 엄마쟁이라 엄마만 따라다니고, 엄마만 쫓아다녔지만 앵두는 훈련소 다녀온 4주와 가끔 있던 외박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같이 자던 아이라 앵두가 떠나게 되면 토리때 이상으로 멘탈이 흔들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치매 걸려서 아무데서나 앉은채로 대소변 보고, 눈이 멀어서 여기저기 부딪히고, 관절로 안 좋아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지만 잘때되면 힘든 걸음으로 품에 오던 앵두.
남은 시간동안 후회되지 않도록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싶네요.
부디 좋은 곳에 가길 바라며, 나중에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을 토리를 기리며
아고 안타깝네요. 저도 키우던 시츄 16살에 갔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