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함께한 서아프리카 거의 끝이 보이네요.
저 도시에 진입하기 한참전부터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슬슬 안으로 진입하게 되면 그 이유를 알게됩니다. 쓰레기가 가득 매워진 호수 그 위에 세워진 도시. 진동하는 냄새. 정말 희한한 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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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째 여행을 지속해오던 저는 그날따라 아름답고 웅장하게 펼쳐진 그날의 풍경을 잊을 수 없습니다. 말리와 세네갈의 국경 근처에 푸른 초목속 거대하게 펼쳐진 협곡에는 그 가장자리에 조그만 마을들이 있고, 바람은 어디선가 강하게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그 능선을 따라가다 우뚝 솟은, 정확하게 동그란 모양의 봉우리를 보고있자면 여러분들은 제가 얼마나 강한 인상을 받았는지 충분히 이해할 것입니다.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그 생김새는 압도적이라 계속 볼수밖에 없지만 그럴수록 마음 속 깊은곳에서 기묘한 느낌이 들었는데, 마치 니콜라스 로에리치의 그림처럼 단순한 자연 속에 무엇인가 말할 수 없지만 마치 저 너머에 이 세상것이 아닌 수상한것을 품고 있을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해줬습니다. 저는 이상하리만큼 힘겹게 시선을 거두고 사진을 몇장 찍는것으로 만족했지만 등 뒤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느낌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고, 오후가 되자 해는 이상하리만큼 일찍 떨어지는 와중에 저는 지도에도 없는 마을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여행자를 환영해주며 촌장에게 안내했고 그들의 환대속에 저는 쉬면서 그 봉우리를 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아주머니께서 가져오신 저녁을 보고 저는 기묘한 공포감에 휩싸일수밖에 없었습니다. 은쟁반에 다같이 모여 맨손으로 먹는 저녁식사는 지금까지 먹은것과 다를바가 없었지만 안에 내용물은 아까 본 봉우리와 흡사한 모양으로 가운데 초록늪은 마치 심연의 불의 뜨거움을 이겨내지 못하는듯 보글보글 거품을 일며 기분나쁜 연기와 함께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이는 마치 얼핏 읽은 기억이 있던 고대 신화속 암흑의 기이한 행성 제루스의 산란못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저는 재빨리 사진기를 가져와 사진을 찍으려 노력해봤지만 카메라에는 제대로 그 감정이 실리지 않았고 이 음식은 마치 저를 비웃고 초록빛 영겹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듯 하였습니다. 저는 근거 없는 미신을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광경은 제 안에 이상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미스캐토닉 교수들이 얘기했던 르뤼에의 음식. 오직 아랍의 광인 알하즈레드만이 이 음식의 맛을 진정으로 느낄것이고, 그 평가는 네크로노미콘에 언급되어 있을껍니다. 저는 깊은 고심 끝에 이 정체모를 기괴함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음식을 먹어 없애는 길. 그러나 저와 촌장님 가족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음식의 맛이 별로여서 모두들 몇손 뜨다가 포기 했거든요.
아침엔 사실 죽만한 음식이 없습니다. 그래도 여긴 죽마저 손으로 먹지 않아 다행이네요. 이름을 붙이자면 설탕쌀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름은 제레라고 합니다. 밑에 깔린건 곡물과 가루의 중간형태 입니다. 씹는맛이 이토록 안좋을수가 있나 싶습니다. 처음엔 왜 가루를 먹지? 요리하다 귀찮으신건가? 했는데 이쪽 동네는 다 이렇습니다. 그냥 먹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콩액을 부어먹는데, 아주 청국장 맛입니다. 먹고 남은건 염소와 마소에게 나눠줍니다. 팥죽버전도 있는데 그게 훨씬 낫습니다. 암만 배고파도 정말 먹기 힘듭니다.
저렴해서 일단 사봤습니다. 앞뒤가 꽉 차있고 부드럽네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한국과자보다 싸고 맛있습니다.
수도 다카르에 도착하니 사치를 부리고 싶어서 저에게 어울리지 않은 서양인이 많이 있는 고급스런 식당에 들어가 8000원씩이나 하는 생선요리를 주문했습니다. 역시 비싼값 답게 뼈가 다 발라 나오는건 참 맘에 듭니다. 생선 자체 맛도 좋은데, 저 카레소스처럼 보이는 그러나 카레소스가 결코 아닌 저 소스는. 왜 이렇게 맛이 끝내주는겁니까. 정말 고급스런 레스토랑은 그 밥값을 하는구나 싶어 저 소스를 요플레뚜껑마냥 남김없이 햝아 먹었습니다. 식당에 나오기 전 저 소스이름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고급진 분위기에 기가 눌린 저는 왠지 부끄러워져서 황급히 계산하고 도망치듯 레스토랑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산지가 이란입니다. 포장과는 다르게 싼 가격에 놀라 사봤습니다. 성분표에는 카카오버터가 풍부히 발라져있습니다. 역시 한국보다 낫겠군. 과자를 뜯어봤습니다. 저 비스킷들이 뭉쳐있는 모습 보이십니까? 이란에서 바다를 넘고 사막을 건너느라 녹고 굳어 저리 비스킷의 초콜릿이 뭉쳐져 있는듯 합니다. 저만큼 힘들었을 그 여정길이 눈에 선히 보이는듯해서 과자가 모조리 한덩이로 뭉쳐있지만 제 마음은 뭉클해 졌습니다. 저 과자포장에 보이는 문양을 결코 실물에서 볼 수 없었지만 풍부한 카카오버터맛은 느낄 수 있었던 여러모로 제국의 위엄이 느껴지는 과자입니다.
세네갈 전체에 저 가젤 브랜드의 음료수를 볼 수 있습니다. 음료수는 그저 평범한 열대과일맛 탄산이고, 맥주는 역시 평범한 맥주맛 입니다. 사실 호스텔사람이 사준거라 반 억지로 먹어서 뭔맛인지도 모르겠으니 그냥 평범한 맛으로 합시다.
호수색이 붉군요. 어찌 물이 저리 붉을까. 그 이유를 알려면 마셔봐야겠죠. 호수물을 손으로 공손히 떴는데 매우 뜨거워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맛은 짰습니다. 아마도 소금호수이지 않으려나요?
생선, 배추, 까사바, 당근, 그리고 양념된 밥. 저게 세네갈사람들의 보편적 식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맛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끔 바게트를 즐겨먹었지만, 말리부터는 바게트를 아주 맨날 먹으니 징글징글합니다. 저 춘장바른듯한 양파는 정말로 짜장면 안의 양파맛이 납니다. 그래서 바게트에 끼워먹으면 괜찮습니다.
딱히 고기가 없지만 양념된 밥 맛은 늘 좋은것 같습니다. 군데군데 누렇게 탄 누룽지 부분이 특히 좋네요. 자꾸 샤그리웰리라고 하시는데 이 음식을 말하는건지 마을을 말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하루는 차로 시작하여 차로 끝납니다.
와! 우유밥을 아침으로 이리 많이 먹을 줄이야! 너무 기뻐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소와양을 기르는 마을이었는데, 전날 저녁에 도착해서 혹시 물이 있는지 물어보니 이게 더 힘이 난다며 우유를 잔뜩 퍼주질 않나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그러나 보통 이런 가축을 기르는 마을에 진입하는것은 난이도가 좀 있습니다. 마을 앞에 가축똥지대가 있는데요, 거기에 서식하는 파리떼를 뚫어야합니다. 안그래도 아프리카 파리들이 악질 중 개악질이긴 한데, 얘네들은 지옥에서 온 파리처럼 느껴집니다. 이 가축똥지대에 들어서는 순간 이 지옥파리들은 얼굴에 10마리 팔다리에도 거의 10마리씩 달라붙는데 아주 그 순간 불쾌함과 간지러움이 사람을 미치게 만듭니다. 그런데 신기한건 이 똥지대를 지나 마을에 진입하면 몸에 달라붙었던 파리떼들은 싹 사라집니다. 마치 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자처럼 느껴집니다. 근데 이 수호자새끼들이 막상 마을을 떠날때면 몸에 한시간넘게 달라붙어서 사람을 미치게 만드네요. 때리려 하지 않는이상 안떨어지는것들이, 떨어져봤자 위성처럼 제 몸을 뺑뺑 돌다가 다시 어딘가에 착지해서 간지러움과 불쾌함을 가져다 줍니다. 진정 지옥에서 온 놈들입니다.
나미비아 이후로 또다시 사막이라뇨.
모래사막 언덕위에 돗자리를 펴고 먹은 저녁입니다. 그 광경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푸른보름달이 크게 떴는데 그 빛이 지상에 반사되어 흙 으로 빚어올린 집들이며 사막의 모래하며 모든게 새파랗게 보였습니다. 마치 환상속에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녁밥은 모리타니아에서 흔히 먹는 저녁식사라 합니다. 익숙한 설탕쌀죽에 우유를 잔뜩 부어 섞어 먹습니다. 우유덕분에 배가 안꺼지고 더부룩한 속이 수면내내 이어져 자다깨다 계속 그랬습니다. 그래서 더 환상처럼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포도쥬스처럼 보이는 이것은....무슨맛일까요? 포도는 아니고.. 익숙하지만 기억나지 않는 맛... 제 입맛은 점점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생각이 듭니다.
멜론우유네요. 이 동네에선 구경조차 못한 멜론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멜론우유 너무 좋아해서 마셔봤는데 매우 맛있네요. 참고로 메이드인말레이시아 입니다. 말레이시아 가시면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아침먹고 먹는 디저트라고 합니다. 옥수수죽에 우유를 탔는데 든든하니 괜찮습니다. 이 나라는 음식마다 우유가 들어가네요. 이름은 루우우우 입니다. 아주머니께서 발음에 유의하라며 rr발음을 강조 하셨습니다.
이 나라 상점에는 저런 비스킷이 유난히도 많이 있는데, 실제로도 많이 사먹습니다. 사막나라의 특성상 그렇단 생각이 듭니다. 주머니에 넣어놨다 하나씩 꺼내먹으면 입안에 언제 들어갔는지 모를 모래와 같이 씹힙니다. 이 나라에선 뭐 먹을때 항상 입부터 먼저 행구시길 바랍니다.
물통입니다. 염소가죽일까요? 저 왼쪽에 모가지였던 부분을 기울이면 물이 나옵니다. 맛도 좋습니다. 아무래도 사막 한가운데서 마시는 물인데다가 무엇보다 시원하기까지 하는데 맛이 없을리 않지 않겠습니까? 집집마다(라는 표현보다 천막천막마다 라는 표현이 옳을듯 합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보통 우유가 저렇습니다. 저 우유보단 독일산 rose라는 우유가 훨씬 더 많이 보입니다. 보통 음료보다 우유나 염소유같은 젖이 사막의 열기를 이겨낼만한 힘을 줍니다. 염소유는 상점에서 팔지 않고 (혹여나 있다 하더라도 자기네 마실꺼라고 안팝니다) 천막 안에서 착한 동네주민분들에게 얻어 마실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상점의 모습입니다. 앞에는 바게트빵과 계란,초코크림,마요네즈가 있고 뒤엔 비스킷이나 비누, 기타 생활용품. 위에는 커피와 립톤이 걸려있는듯 합니다. 앞에 가서 바게트빵 사고 돈 몇푼 더 내면 초코크림이나 마요네즈 혹은 오믈렛까지 같이 끼워줍니다. 무슬림 기도시간엔 문을 열지 않습니다.
모로코령 서사하라 입니다. 해안선을 따라가니 오히려 바닷바람의 쌀쌀함이 더 느껴졌습니다.
유럽 바로 밑의 나라 모로코령이라 그런지 진짜 여기서부턴 그냥 남아공같은 아프리카속 선진국 느낌이 납니다. 파니니라고 빵 사이에 야채와 갈은고기 혹은 갈은생선을 넣고 와플기계에 눌러 빵을 굽습니다. 그 맛은.. 오? 실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한 식사다운 식사라 그냥 흡입할 뿐입니다.
지금까지 마셨던 대만산 갈은 찻잎이 아니라 진짜 이파리 입니다. 혼자 찻집에 가더라도 저렇게 컵이 두개가 나오는데요. 안에 이파리와 설탕을 모조리 넣고 저 컵에 이리저리 부어 섞고 다시 주전자에 넣고 또 다시 컵에 따라 이리저리 부어 섞고 거품을 내 마시라고 컵을 저리 두개 줍니다. 모로코 어디서 차를 주문하시던 주전자는 저거고 양은 딱 세잔반 나옵니다.
빈대떡 입니다. 치즈 혹은 꿀을 발라먹기도 합니다. 쫄깃하니 맛있습니다.
저 빵 위에 기름 같은걸 잔뜩 뿌려 주는데... 대체 뭐지 싶습니다. 그냥 아주 맹맹한 빵입니다. 아후 빵에서 어서 빨리 해방되고 싶습니다.
바질이 많이 들어간 파스타조각 스프입니다. 하루를 시작하기 좋은 맛입니다.
샐러드밥입니다. 샐러드에 아주 조금의 밥과 마요네즈가 뿌려 나옵니다. 그냥 다 맛있습니다. 어느새 마요네즈가 입에 아주 착 달라붙어 있습니다.
해물튀김입니다. 기냥 모든게 다 맛있습니다. 가격도 쌉니다. 위에 누런 생선은 민물고기의 평범한 맛, 우측의 흰 생선은 조기처럼 살이 아주 살살 녹는데 잔 가시도 없고 커서 아주 먹음직 합니다. 좌측의 노란 조각들은 모조리 생선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오징어튀김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주 먹는 내내 입안에 미소가 안떠났습니다.
양의 알수 없는 부위들이 잔뜩 들어간 콩스프 입니다. 내장향만 괜찮으시면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옆에 있는 물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데요. 서사하라부터 모로코까지 일반식당이나 가정집에서 식수로 쓰는 물들은 마시면 무척이나 짠맛이 나면서도 실제로 짜진 않은 뭔가 해괴한 맛이 납니다. 진짜 처음엔 웩 스러운데요 계속 마시다보면 적응이 되고 거부감도 안들긴 합니다.
저 빵들 다 해서 500원입니다. 아 맛도 좋은데.. 한국가면 빵 먹을수 있으려나 싶었습니다. 특히 위에 동그란 초코볼은 너무 너무끝내줘서 저곳에 머무르는동안 몇번이고 더 사먹었습니다.
사과는 오래가고 맛도 좋을뿐더러 적은 양으로도 배도 얼추 찹니다.
우측은 고기조각이 들어간 파스타 왼편은 모로코빵입니다. 모로코빵.. 아침 점심 저녁 후식 야식 전부다 저 모로코빵입니다. 모로코빵. 정말 모로코 가시면 질리도록 먹습니다.
뭐 저리 끔찍한게 있나 싶으시겠지만. 제 팔보다 더 큰 생선을 내장, 지느러미만 제거하고 토막내어 야채 졸인 오븐에 넣어 만든 요리입니다. 그래서 보기보다 훨씬 크고 맛있습니다. 저거 만들어주신분은 한조각 먹고 나머지 니가 다 먹어라 하셔서 다 먹었는데, 정말 살면서 생선을 이렇게 많이 한번에 먹을수 있나 싶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생선을 먹으면 뼈에서 살을 발라내어 살코기조각들을 집어먹지 않습니까? 근데 저건 하도 커서 저 한 덩어리를 손으로 들고 입으로 크게 베어도 생선살이 한입에 다 안들어갈 정도였습니다. 마치 스테이크를 손으로 집어 먹는 기분이랄까요. 그래도 맛은 좋아서 꾸역꾸역 다 먹긴 했습니다만.. 다 먹고 보니 저 생선 척추뼈가 제 새끼손가락보다 굵더군요. 이 좋은 생선을 저같은 사람에게 대접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다보니 해안감시초소에 하루 자면서 군인들과 같이 식사를 하였습니다. 저 끔찍한 모로코빵을 그나마 괜찮게 먹으려면 불에 데워서 먹으면 됩니다. 보통은 저 빵을 손으로 찢어 종지 그릇에 담긴 기름에 찍어 먹습니다. 아니 기름이 고소한것도 아니고, 그냥 그냥 아주 기냥 기름맛인데, 왜 찍어먹는지 이해가 도무지 안갔습니다. 그러다 저날 깨달았는데요, 안그래도 맛없는빵 목넘김이라도 좋으라고 기름을 찍어먹는것입니다.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먹는게 기본적인 방법이고 아니면 저기 보이는 치즈조각을 찍어먹기도 합니다. 차는 이상하게 모로코부터 다 밋밋하게 느껴지는데요, 저 아랫나라 사람들은 찻주전자에서 찻잎도 안빼고 계속계속 우려대는데, 여기는 마시면 꼬박꼬박 설거지를 해줘서 그런듯 합니다. 문득 말리 세네갈서 마셨던 그 매우 깊었던 향을 다시 추억해 봅니다. 그분들 찻주전자 설거지란걸 할까요... 식사를 마치니 군인 한분이 바구니에 밀가루를 붓고, 소금, 물 그리고 여러가지를 부으며 열심히 반죽하십니다. 아 저는 이 빵을 다른데서 사오는 줄 알았는데... 역시 어느나라 군인이나 군인은 다들 자급자족입니다. 어쩐지 이 빵은 다른 빵과 다르게 손맛과 정성이 담겨있어 더 맛있게 느껴졌던듯 하기도 합니다. 거친바람이 불어오는 바닷가 위 절벽의 작은 초소. 땀을 뻘뻘 흘리며 반죽을 하시고, 담요로 곱게 덮어 밖에 둡니다. 이 3명밖에 없는 작은 초소에서 만들어지는 따뜻한 요리를 생각해 봅니다. 군인이 맨든 모로코빵... 그건 굉장히 귀하네요.
낙타고기입니다. 부위는 분명 그 유명한 낙타발굽입니다. 이게 살인가 뭔가 싶습니다. 뼈에 아주 조금 붙어있는 젤리덩어리 같은것밖에 없습니다.
치즈조각들이 정말 쌉니다... 한국은 왜케 비싸죠? 모로코빵을 홀로 먹는건 너무 힘이드니 저런거라도 찍어 먹어야 합니다.
이곳의 생선튀김은 늘 행복합니다. 싸거든요! 앞에 보이는 토마토+양파 샐러드는 매운양파향이 강하니 생선과 반드시 같이 먹어야 합니다.
모로코도 허위광고가 있는줄 몰랐습니다. 저 크림 안에 보이십니까? 그래도 싸고 맛있으니 용서합니다.
초코파이를 생각케하는 과자입니다. 초코크림이 빵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군대서 먹었던 초코파이도 생각납니다.
정말 아프리카에선 싼값에 별 희한한 부위를 다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 집은 고기손질을 잘해서 그런지 비린내가 별로 없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위에 보시다시피 올리브도 많이 올라가있습니다. 고기와 올리브의 조화 괜찮습니다.
몇일동안 비좁은 텐트안에서 치즈만 찍어먹다가 오랜만에 기름에 찍어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기름에 찍어먹는게 이리 맛있었나요?? 아 이제 기름의 참맛을 깨달았습니다!! 실은 맛이랄것도 없지만.. 여하튼 빵을 정말 먹기 좋게 만들어줍니다. 무슨 기름인고 물어보니 올리브유랍니다. 정말 올리브 사랑합니다.
타진 이라는 모로코대표 전통요리를 먹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야채를 오래 익혀 녹여야 하는데 이건 야채들이 다 생생히 살아있네요. 저 밑에는 닭고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도 가정집의 훈훈함 속에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릴적 순수했던 시절, 모든 배움과 얘기들을 거짓없이 모두 받아들이던 시절. 이토준지의 소용돌이는 저에게 잊을수없는 달팽이혐오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동안은 달팽이를 보는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혔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다시 재회할줄이야...
현지인친구와 밤길을 걷다가. "너 배고파? 저거나 먹어볼래?" 라는 말에 고개를 돌린 저는 잊고있던 소름끼치는 감정과 오랜만에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달팽이 그림이 크게 붙어 있는 현수막노점, 거대한 솥과 그 옆 바구니에는 달팽이껍데기들이 바글바글 쌓여져 있는 모습. 분명 극도로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모습이지만 평생을 제가 외면하고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언젠가는 다시 마주칠 운명이라면 분명 극복해야할 운명이란 사실을 깨닫고 그 도전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당당하게 한접시를 주문했습니다. 10마리의 달팽이. 막상 마주하긴 했지만 그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감을 차마 표현하기는 힘이듭니다. 알수없는 한약재와 비슷한 향이 모락모락 피워 올라오고 어버버대고 있는 저에게 현지인친구는 이쑤시개로 한마리를 쑤욱 뽑아 정말 친절히도 제 입 안에 넣어줬습니다. 윽. 구토를 각오하고 천천히 씹어봤습니다. 맛은 매우 정직하게도 끔찍한 맛이었습니다. 이 끔찍함을 예상하였기에 오히려 구역질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제가 도전해봤습니다. 이쑤시개에서 뽑아낸 그 회색빛의 생물체는 튀어나온 눈만 살짝 쪼그라들었다 뿐이지 확실한 형태가 보였습니다. 다시 먹어보고 검정국물까지 마셔봤습니다. 아마도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골뱅이, 소라, 고동의 쫄깃한 식감을 예상하실껍니다. 아닙니다. 그 미묘하게 문드러지고 끈적거리는 식감은 정말 달팽이 스럽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맛은 쓰지않은 한약재를 먹는듯한 오묘한 맛입니다. 이상입니다.
나머지 글 링크입니다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117?search_type=subject&search_key=%EC%95%84%ED%94%84%EB%A6%AC%EC%B9%B4+%EC%84%9C%EC%AA%BD
달팽이는 싫으셨나봐요 엄청 길게 쓰셨엌ㅋㅋ
세네갈에서 드신 붉은 색 생선요리는 쩹(Tchep)이라고 하는 요리입니다. 모리타니아의 포도주스같이 붉은 음료는 Bissap이라고 하는 음료인데 붉은 히비스커스를 민트잎 설탕 등과 같이 끓이는 음료지요. 시원하게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ㅠㅠ 생각나네요.
대단하세요. 지금 역주행 하는 중인데 너무 재미있어요.
달팽이는 싫으셨나봐요 엄청 길게 쓰셨엌ㅋㅋ
대단하세요. 지금 역주행 하는 중인데 너무 재미있어요.
딱 여기까지 끝에서 부터 읽어오다가 님의 글을 다 찾아서 처음부터 읽어 다시 여기까지 왔네요. 글을 자주 올려주시는 분은 아닌 것 같지만 한 번 올리실 때 마다 폭탄처럼 많은 양을 투척해주시니 읽는 사람으로 너무 즐겁습니다. 다음 여행도 기대가 되네요. 어디를 가시든 건강하고 안전하게 다니시길 바랍니다.
흐엉 진짜 기행기 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글이 길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데, 표현이 참 정감가고 맛깔난다고 해야할까요? 감사합니다.
어릴적에 소용돌이 읽으신분들은 아마 다 비슷하지 않으려나요 ㅠ.ㅜ.. 달팽이 트라우마를 가져다준 만화
멜론우유... 말레이시아에서 3년 정도 살고있는데 한번도 못본거같은데.. 주의깊게 안봐서 그런건가.. 근처 편의점에가서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세네갈에서 드신 붉은 색 생선요리는 쩹(Tchep)이라고 하는 요리입니다. 모리타니아의 포도주스같이 붉은 음료는 Bissap이라고 하는 음료인데 붉은 히비스커스를 민트잎 설탕 등과 같이 끓이는 음료지요. 시원하게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ㅠㅠ 생각나네요.
이번편은 좀 재밌네요 ㅋㅋ 그나마 위쪽으로 올라오니 사람 사는 요리형태가 보입니다.
잘 봤습니다 ^^ 이제 마지막편을 보러
여행을 많이 다니시는 것 같은데 빵을 올리브유에 찍어먹는 맛을 모르셨다니!? 달팽이는 요리로는 (식감이 약간 이상하지만) 맛있는데 저렇게 삶아서 먹으면 어떤 맛일지 잘 모르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공산품이 등장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