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먹었던 CIA 요리학교 급식 목록입니다.
왜 두 달씩이나 지나서 올리냐 하면, 2월 중순에 인턴쉽 과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오늘까지 까먹고 있었다지요 -_-;
인턴쉽 하면서 찍은 사진 옮기다가 이제야 발견했네요. 다른 때와는 다르게 한 달이 아니라 2주동안 먹은 메뉴라서 몇 장 안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늦게나마 올려 봅니다.
가장 먼저 먹은 메뉴는 우에보스 란체로스. 번역하자면 농장 일꾼들이 먹는 달걀요리입니다.
튀긴 또띠아 위에 멕시코식 콩요리, 살사 소스, 각종 치즈와 달걀을 얹어 먹습니다.
취향에 따라 레몬즙을 뿌리기도 하고 과콰몰리와 사워 크림을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
이 요리를 처음 봤던 건 황소날리기(Burrito Bison)라는 스마트폰 게임에서였는데 게임 속의 요리책에 우에보스 란체로스의 조리법이 등장하는 걸 보고 어떤 맛일지 궁금해 했지요.
바삭한 또띠아에 취향 맞춰서 토핑을 올리는 방식이라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과콰몰리+사워크림+라임 조합이 참 마음에 들더군요.
만드는 입장에서도 미리 다 만들어 놓고 주문 들어오면 달걀 프라이만 해서 다른 토핑과 함께 올리면 되니 참 착한 메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러멜 소스를 듬뿍 올린 프렛첼.
아직 제과제빵을 제대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간단한 과자나 빵 종류가 메뉴에 오를 때도 있습니다.
빵은 그렇다쳐도 캐러멜 소스가 굉장히 맛있습니다.
커다란 냄비 크기의 가마솥에 설탕, 크림, 바닐라 등등을 넣고 왕창 만들어 내는데 뭐랄까 맛의 깊이가 다르네요.
수업 시작 전의 점심시간에 먹은 양고기 스테이크와 맥주.
그릴에 구운 양고기를 접시에 받고 나니 향이 훅 올라오면서 갑자기 맥주가 너무나도 땡기길래 한 잔 반주삼아 마셨지요.
고기의 풍미가 강하기 때문에 맥주도 좀 진한 걸로 마셔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점심부터 쎈 걸 먹기엔 왠지 어울리지 않는 듯 해서 그냥 언제나 마시는 가벼운 라거를 마셨습니다.
그래도 고기와 맥주 조합은 언제나 정답이지요.
코리안 스타일 치즈 오믈렛. 즉 달걀말이입니다. 창고에 김이 있길래 스페셜 메뉴로 만들어 봤는데 의외로 잘 팔렸네요.
다만 김이 마끼용 뻣뻣한 김이라 완전 촘촘하게 말지는 못했네요.
아르굴라와 함께 곁들여서 서빙했습니다.
페이스트리 파이에 토마토와 스크램블드 에그, 사워 크림 소스를 얹어서 낸 요리.
셰프가 퍼프 페이스트리 파이를 만든 김에 빵을 활용할 겸 만든 메뉴인데 별로 인기는 없었다지요.
토마토와 달걀 조합은 나름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인 듯 합니다.
그래도 페이스트리 파이 만드는 법을 배웠으니 언젠가는 꼭 만들어 보려고 생각중인 '카이유 엉 사코파쥬'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네요.
김치 마카로니 앤 치즈. 한국 출신 키친 조교가 만든 스페셜 메뉴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이게 왠 괴상망측한 조합인가 싶고, 비주얼을 봐도 '이건 우리집 누렁이도 거르겠네요' 할 것 같은 모습인데 의외로 맛있습니다.
이미 맥앤치즈에 핫소스를 듬뿍 뿌려 먹는 조합이 있어서 그런지 다들 별 거부감 없이 먹는 듯 합니다.
게다가 실제로 먹어보면 매콤한 김치와 맥앤치즈가 꽤나 잘 어울리기도 하구요. 치즈 떡볶이와 비슷한 풍미랄까요.
그리고 좀 더 미국식으로 만든 김치 맥앤치즈 버거도 있습니다.
크게 달라진 것도 없이, 그냥 김치 맥앤치즈를 빵 사이에 끼우고 프렌치 프라이와 피클을 곁들였을 뿐인데 판매량 폭발.
커다란 솥 가득히 만든 김치 맥앤치즈를 처음 봤을 땐 '안팔리면 저걸 다 어떡하나'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막상 판매 시작하니 완전 매진 되었습니다.
미국 소스 회사들이 고추장 제품을 대거 만들어 내는 것도 그렇고, 한국 요리가 미국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먹었던 피쉬 앤 칩스. 프렌치 프라이와 웨지 감자에 생선 튀김을 곁들여서 서빙합니다.
게맛살 샐러드를 듬뿍 얹어서 레몬즙 뿌려 먹으면 맛있지요.
흔히들 피쉬 앤 칩스는 영국 요리이고, 그 악명에 걸맞게 별로 특별히 맛있는 구석도 없는 요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대로 만들면 꽤나 맛있습니다.
이 날 식기세척기가 고장나서 종이 접시에 서빙했던 게 기억나네요.
하루에도 수백명씩 들르는 카페테리아라서 설거지 전담반이 따로 있는데, 이 날은 기계가 고장나는 바람에 설거지거리를 최소화하느라 고생했습니다. 뭐 하나 사용하면 바로 씻어야 하는데, 요리 도중에 설거지를 하다 보니 흐름도 끊기고 다른 사람들과 동선도 겹치고...
뭐, 이제는 다 지난 이야기지만요.
카페테리아 대량 생산 수업을 마지막으로 외부 인턴쉽을 시작했으니까요.
설거지 할 일도 별로 없고, 똑같은 요리를 수 십 접시씩 만들 일도 없습니다.
그 대신 매일 달라지는 프로젝트에 맞춰 수많은 메뉴를 만드는 중이지만요.
개인적으로는 틀에 박힌 요리를 하루 종일 하는 것보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하면서 조금씩 레시피 바꿔서 최고의 맛을 찾는 게 더 적성에 맞네요.
꼼짝마! CIA다! 얼른 이 접시를 비워!
'오 미국 정보국 CIA의 구내식당인가' 하고 들어왔는데 미국 요리학교인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였군요 ^^;;;
매번 알면서도 그 CIA같은 이분글
진짜 미국 중앙정보부 식당에서 일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ㅎㅎ
이 분 글볼때마다 흠찟함. 죄진것도 없는데. 김치 마카로니 먹어보고 싶네.
이 분 글볼때마다 흠찟함. 죄진것도 없는데. 김치 마카로니 먹어보고 싶네.
꼼짝마! CIA다! 얼른 이 접시를 비워!
비 , 비우겠습니다 ! !
맛있는 포슷 잘보고 갑니다ㅎ
감사합니다!
두 번째 사진 순대 꼬아 놓고 소스 뿌린 줄...
제가 나중에 먹으려고 미리 빼놓는 바람에 좀 퍼져서 그런 듯요. 인기 많은 품목은 내가 먹을 거 미리 안 빼놓으면 품절돼서 나중에 못먹습니다 ㅋㅋ
만드신 코리안 스타일 치즈 오믈렛을 먹어보고 싶군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그냥 술집 안주로 나오는 치즈 계란말이랑 비슷합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먹어 본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호기심에 많이들 주문하더라구요. 외국인 유학생의 이점이랄까요. -_-v
'오 미국 정보국 CIA의 구내식당인가' 하고 들어왔는데 미국 요리학교인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였군요 ^^;;;
언제나 포스트 올릴 때마다 몇 명씩은 낚고 있습니다 ㅎㅎㅎ
그럼 CIOA가 되야 맞는거 아닌감유?
Hogshead
King Of Fighters : 헐...그럴수가
ㅋㅋㅋㅋ
매번 알면서도 그 CIA같은 이분글
진짜 미국 중앙정보부 식당에서 일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ㅎ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소나무야
오후반이욤.
김치 마카로니 맛있어보이는데요 보기에도ㅎㅎ 위엔 치즈 누릉지인가요?
넹. 셰프가 "뭔가 토핑이 필요한데 아이디어 좀 내봐라" 하길래 제가 "별거 있남요. 치즈 튀일 합시당"했더니 "오, 좋다! 그거다! 네가 아이디어 냈으니 함 만들어봐라!" 해서 제 원래 할당량 + 호텔팬 두 판 분량 치즈 튀일을 만들었더랬죠...ㅠ_ㅠ
프..프렛첼 생김새가 너무 강려크하네요....
제과제빵 전공하는 학생들이 만들면 더 멋집니다. 요리학과 전공하는 학생들은 쿠키나 빵은 곁다리로 배우는 거라... ㅎㅎ
CIA에서 공부하면 매일 3끼를 이정도 퀄리티로 먹을 수 있어요?
세 끼는 아니고 두 끼요. 하루에 20포인트씩 주는데 한 끼 먹으면 대충 10포인트쯤 나갑니다. 진짜 제대로 먹는 건 학교 부설 레스토랑에서 학생 특가로 점심이나 저녁 나올 때지요 ㅎㅎ
오늘도 루리웹 오른쪽 마스터의 글을 영접합니다...
요즘엔 요리로 오른쪽 가는 분들 퀄리티가 넘나 높아져서리 ㅎㅎ 요리에 관심 많은 분들이 많아서 한국 가서 할 일 없어서 곤란하지는 않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프레첼 ㄷㄷㄷㄷㄷ
급식인데 판매인가요? 우와.
랭리에 계시나요?
사실 실적보고 진짜로 몇 분이 랭글리 직원식당으로...?!
중앙정보부......요?
2번째에 똥짤강등
진짜 빵사진보고 흠칫...
깜짝이야
뭐여.. 랭리가 아니여??
엄청 신기하네여 점심시간에 반주로 한잔 걸칠 수있는 학교라니!
CIA다 문열...! 엥? 그 CIA가 아니라구요? 거기에다 원래는 FBI라구요?
송훈 쉐프가 나온 데가 여기죠?
다 맛있어 보이는데... 프레첼은 뭔가를 상기시키는 ㅋㅋㅋㅋㅋㅋ
CIA도 들어가는 조건도 6개월동 이상 식당일 해야하고 거기다가 졸업하기도 힘들지 않나요? 대단한것같아요.
Linsoo
나도 이생각하고 들어옴 ㅋㅋㅋ
김치와 치즈... 섞일 수 없을 것 같은데 의외네요.
김치 볶음밥에 피자치즈 넣어 먹음 얼마나 맛있는데요 ㅎㅎ
발효계 식품들은 자칫 사람에 따라선 구토물로 변환(...) 되는 조합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치즈와 빵이 어울리니까 떡이랑 치즈 조합이라던가 떡과 잼도 괜찮은 것 같군요.
와 김치 맥앤치즈 진짜 맛있겠네요! 저도 한번 먹어보고 싶을 정도예요. 사진으로 보면 김치는 소스쪽에만 들어간걸로 보일 정도로 김치를 잘게 다지셨나봐요
설거지 글자만 봐도 엄청 고통스럽네요
ㅆㅂ 제목 낚시 지리구요
이 분 한번 낚아본 재미로 계속 제목 저렇게 올리십니다 ㅋㅋㅋㅋㅋ
사실 여기서 배운 요리실력으로 졸업생 중 일부는 외계인 고문에 쓰일 요리를 제작하는데 참여한다고...
학비가 ㅎㄷㄷ 하다고 ...
2번째 사진 깜놀..
마카로니 버거에다 사이드로 후라이라니... 탄수화물을 탄수화물에 끼우고 탄수화물을 곁들인 요리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CIA 밥맛 보셨으니 이제 국정원 밥맛 코렁탕 맛도 보셔야죠?
불행히도 FBI였다네요
버지니아주 랭글리 얘기라도 나올 줄 알고 들어왔는데 아니었군요...
맥앤치즈를 먹어본적이 없어서 무슨맛인지 예측하기 힘드네요 ㅠㅠㅋㅋ
두번째 사진이 음식이라구요???
이분은 진짜 CIA 떡밥 맛 들이셨네...ㅎㅎ
음식하나하나 정말 맛나보여요. 특히 전 페이스트리 파이에 토마토와 스크램블드 에그, 사워 크림 소스를 얹어서 낸 요리가 인상깊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