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국편(https://blog.naver.com/40075km/221649519762)을 올려서 아시아 키친을 전부 올렸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댓글로 "아시아는 없어서 아쉽네요"라고 달아주신 덕에 깨달음.
그래서 이번엔 CIA에서 배운 중국 요리입니다.
아시아 키친은 이렇게 본격적으로 대형 웍과 초고화력 스토브탑이 있는게 특징입니다.
우리나라 중식당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셋팅이지만 미국에선 이 정도로 본격적인 주방은 찾기 힘듭니다.
대형 웍 가득히 채운 닭발과 족발로 육수를 만듭니다.
서양애들은 이 정도로 대량의 닭발은 처음 보는지 "으으... 저게 뭐야, 무서워."라는 반응도 꽤나 나왔습니다.
아시아 (특히 한국과 중국) 학생들은 "아이고, 저 아까운걸... 볶아먹으면 맛있겠다"라는 반응이지만요.
다른 웍에서는 뜨겁고 신 맛 나는(Hot and sour) 수프를 준비중입니다.
닭 육수에 생강과 대파, 양배추, 두부, 달걀과 돼지고기를 넣고 간장과 식초로 맛을 낸 수프지요.
개인적으로는 고춧가루를 좀 풀어서 매콤새콤(Hot and sour) 수프를 만들면 더 좋겠다는 심정이었지만요.
메인 요리와 사이드 디쉬가 준비되면 이렇게 보온 테이블에 컨테이너를 담아 준비합니다.
중국음식 클래스는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담아서 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좀 쉬운 편입니다.
기본 플래터.
어떤 음식을 주문하건 반찬 개념으로 기본 제공되는 맛보기 음식들입니다. 이것과 수프 한 그릇, 메인 요리 한 접시를 합쳐서 일인분이 되지요.
속을 채운 피망, 딤섬, 구운 만두, 춘권, 돼지 갈비가 포함됩니다.
버섯을 곁들인 양고기 스튜.
중국식 양고기 스튜라고는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중국식 양고기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양꼬치가 떠오르는지라 별로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셰프, 이거 꼬치구이 만들어 먹으면 안됩니까?"하니까 "꼬치구이? 좀 기둘려봐라 ㅋㅋ"라는 반응이었는데, 그 의미를 알게 된 것은 좀 더 시간이 지나 베트남 요리를 할 때였지요.
마파두부. 영어로는 "할머니의 두부Grandma's been curd"입니다. 좌종당계를 "제너럴 쪼 치킨General Tso's chicken"이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중국 음식을 영어 이름으로 하면 재미있는게 많지요.
다만 마파두부는 한국의 중국집에서 먹던 것과는 맛이 많이 달라서 '이게 미국식으로 변형된 건가 아니면 원래 중국 본토 맛이 이런 건가' 애매하긴 합니다. 언제 중국 가면 오리지널 버전으로 한 번 먹어봐야 겠네요.
상해식 물고기찜. 워낙 짧은 기간동안 여러 음식을 만들다보니 옆 스테이션에서 만드는 것 구경만 하고 직접 만들지는 못하는 것도 생기는데, 이 요리가 그렇습니다 -_-;;
맛은 뭐, 그냥저냥.
중국식 채소 쌈 (Mooshu vegetables). 얇은 전병에 싸먹는 중국 요리를 무슈라고 하는데 돼지고기가 들어가면 무슈포크, 닭고기가 들어가면 무슈치킨 이런 식입니다.
이 요리는 채식주의자용으로 만든거라 채소와 당면만 잔뜩입니다.
미국은 채식주의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대다수 레스토랑에서 채식주의자용 메뉴도 구색 맞추는 차원에서 한두가지 정도는 꼭 넣지요.
탠저린 치킨. 미국 유학생활하면서 엄청나게 자주 먹은 오렌지 치킨과 거의 같은 요리입니다.
튀긴 닭을 달달한 오렌지 소스에 볶아서 만듭니다.
판다 익스프레스 같은 프랜차이즈에서 볶음면(Chow mein)과 함께 먹곤 했지요.
초보자가 만들어도 맛있습니다. ㅎㅎ
광동식 돼지고기 로스트.
원래대로라면 새끼돼지를 통채로 숯불 위에 올려서 소스 발라가며 구워야 하지만
여건상 그렇게 만들기는 힘들고, 그냥 오븐 로스트로 비스무레하게 만든 요리입니다.
하지만 고기는 언제나 옳지요. 맛있습니다.
만둣국 (Wanton soup)
다들 모여서 만두를 만드는데, 라비올리를 만들어 본 학생은 있어도 만두를 만들어 본 학생은 별로 없다보니 아시아 유학생들이 날아다니는 작업입니다.
중국인 유학생 중 한 명이 만두를 엄~청나게 잘 만들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속도도 빠르고 그야말로 프로의 솜씨.
하지만 셰프가 "네가 다 만들어 버리면 다른 애들은 배우는 게 없잖냐"라며 다른 작업으로 빼버렸지요 ㅎㅎ.
그런데 이게 만두 모양은 엉망이라도 속에 든 재료나 육수는 제대로 만든거다보니 굉장히 맛있습니다.
원래는 조그만 수프 그릇에 떠주는 건데 제가 먹을 땐 큰 보울에 가득 담아 먹었지요.
마지막은 언제나 시험.
중국 요리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소스, 허브, 향신료 등을 조금씩 담아놓고 그 이름을 써내는 퀴즈입니다.
어지간한 건 눈으로 보고 냄새만 맡아도 맞출 수 있지만 영 헷갈리는 건 테이스팅 스푼으로 조금 맛보며 맞춰갑니다.
이렇게 해서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중국 요리 탐방도 끝이 납니다.
완전 전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 내의 중국집에서 일하기 위한 기본 정도는 다져준다는 느낌일까요.
진짜 목적은 다양한 요리를 경험하며 안목을 넓히고 나중에 메뉴를 개발할 때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을 알려준다는 측면이 더 강하지만요.
수상할 정도로 정보를 잘캘것같은 요리사
뉴욕 본교 기준 등록금만 학기당 2만불 정도네요. 여기에 기숙사비, 방학때 뉴욕에 머무른다면 생활비,한국 왔다갔다 한다면 비행기표값, 책값, 식비, 기타 잡비를 추가합니다. 대략 1억~1억5천 정도일까요. 장학금을 받으면 많이 절약할 수 있지요.
CIA는 미국 중앙정보국으로만 알고 있었어서 깜짝놀랐네요 ㅎㅎ 정보요원이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곳도 있군요. 새로운 걸 알아가네요 실습하면서 먹는 요리는 다 신기하고 맛있는 것같아요.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마파두부를 반 접시쯤 비웠을때부터 음식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건 중국 본토의 맛이 맞습니다...
시험 목록에 나온 거 맞춰보고 있습니다 ㅎ 석이버섯, 표고버섯, 죽순, 소금, 미원, 생강 산초, 팔각, 해선장, 참기름. 기름, 간장, 굴소스, 두반장 또우치 피쉬소스? 첨면장;? 이려나요
맨 오른쪽 위에서 2번째 살짝 맑은 액체는 피쉬소스가 아니라 흑초?
영어로 쓰셔야 합니다 ㅋㅋ 뭔지 아는데 영어 이름을 헷갈려서 틀리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죽순은 아니고 말린 백합 (Dried lily bud), 오른쪽 위에서 두번째 액체는 참기름(Dark sesame oil), 참기름이라고 생각하셨던 건 소흥주(Shao Xing), 기름이라고 하신 건 쌀식초(Rice vinegar)입니당. 눈으로만 보면 헷갈리는게 많고, 냄새만 맡아도 거의 다 알 수 있지욤. 맛을 봐야 하는건 굴소스와 해선장(Hoisin sauce) 구분할 때 정도?
오 말린백합을 중식 요리재료로 쓰는 건 첨 알았네요. 일본 요리에서 백합 구근을 쓰는 건 봤지만요.
CIA 다니려면 돈이 굉장히 많이 든다고 들었는데 대략 얼마정도 드나요?
뉴욕 본교 기준 등록금만 학기당 2만불 정도네요. 여기에 기숙사비, 방학때 뉴욕에 머무른다면 생활비,한국 왔다갔다 한다면 비행기표값, 책값, 식비, 기타 잡비를 추가합니다. 대략 1억~1억5천 정도일까요. 장학금을 받으면 많이 절약할 수 있지요.
마파두부를 반 접시쯤 비웠을때부터 음식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건 중국 본토의 맛이 맞습니다...
CIA는 미국 중앙정보국으로만 알고 있었어서 깜짝놀랐네요 ㅎㅎ 정보요원이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곳도 있군요. 새로운 걸 알아가네요 실습하면서 먹는 요리는 다 신기하고 맛있는 것같아요.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세계 3대 요리 학교중 하나인데...사실 저도 루리웹 보다가 알았습니다 일본의 츠지 조리사전문학교, 호주의 르 꼬르동 블루, 미국의 CIA가 세계 3대 요리 학교라고 알고 있습니다.
CIA빼고는 이름은 들어본 적있는 곳들이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루리웹-1597635514
아 그러게요 호주는 본교가 아니죠
이 분 글 올리면 반드시 달리는 댓글 미정보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파두부는 본토식도 씨벌갱이입니다. 한국이랑 맛은 좀 다르지만 일단 색은 똑같이 빨개요 ㅋㅋ
보기 힘든 사진과 정보 감사합니다.
별생각없이 달았었는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짜장면이랑 탕슈육 하나 얻어 먹고 싶어지네. 제대로 만들거 같아
수상할 정도로 정보를 잘캘것같은 요리사
루리웹-1302875834
어?
뭐.. 특기는 비틀어 짜기요
아마도 CIA에서 배우신 중국요리는 광동쪽 요리 중에 홍콩식이 요리일듯 합니다. 북미쪽에서 만들어진 음식들이 Canton식이라고 해서 홍콩계열 이민자들의 요리가 많이 대중화 되었을 겁니다. 예를 들자면 Wok으로 불리는 Fastfood가 그럴겁니다. 다만 음식 자체는 북미 입맛에 많이 맞춰져 있어서 말이죠. 심지어 중국식 죽이라는 Congee도 북미취향에 양념이 되있는 걸로 많이 진출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쵸. 특히 미주는 캔톤 스타일의 중화요리가 대부분. 하지만 아무래도 로컬화가 많이 되다보니 한국에서 먹는 중화요리의 느낌이죠. 일단 홍콩식하고도 비쥬얼부터 거리가 있네요.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
크.. 그립읍니다. 저 때는 Chef Cheng 이셨는데, 아직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호떡 참 좋아하셔서 여러 호떡 만들어 드렸는데 다 드시더라구요
꼬치구의 의미가 뭔가요? 저도 양꼬치하면 중국생각이 나는데 베트남요리에서 알게됬는지 궁금해요!!
미드나 영화보면 저런 웍있는 가게들 좀 보이던데 실제로는 아닌가봐요?
첫사진에 오른쪽밑 닭발...중앙에 검은딱지 있는게...무좀걸린 닭발인데요....
두번째 사진 이군요.
으윽…?! 무좀이요???!!
미국에선 마파두부를 저렇게 부르는군요. 캐나다 중식당에서는 mapo tofu나 ma pao tofu라 부릅니다. 마파두부 보니 급 땡기네요.
싼라탕을 핫 앤 사우어라고 부르는군요... 근데 생각해보니 맞는 번역이네 ㅋㅋ
마파두부는 예전에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에서 백종원 아저씨가 중국 마파두부의 본고장이라는 곳에서 먹는걸 봤는데 한국에서 먹을때처럼 시뻘건 색깔이었던거 같은 기억이 있네요
한국식은 좀 매콤 달달한 맛, 중국 본토는 마,라의 맛 위주. 그외에는 거의 비스무래 합니다.
뜨끈새콤스프면 산라탕인가요?
CIA 요?
중국 요리사로 위장해서 침투하는 임무를 받겠군요.
진짜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CIA라고 하니까 미중앙정보국 지칭하는 건줄만 알았네요;
CIA와 중국 요리 단어태그 때문에 자꾸 스티븐 시걸 형님이 생각 난다...
만두국 아침에 해장겸 먹으면 딱일듯요
본토 마파두부는 정통 사천요리맛 나더라구요
이제 FBI 중국요리도 보여주세요ㅎ
대단하세요
오호 그러면 정통 중식이랑 미국식 중국음식이랑 같이 배우나요? 전 둘다 좋아해서 매우 부럽습니다 ㅎ
나 다닐때랑 메뉴가 바뀌었네요.
와, 아침 안 먹고 출근했더니 식욕 자극되네요ㅋㅋ
전 꼬르동 다녀왔었는데 CIA 나온 친구들 보면 항상 좋았다...라고들 평가하더군용 현재 제 지인은 CIA 나와서 크루즈 타고 있는데 인생 만족도 물어보면 거의 행복사 수준이랍디다
국정원 요리로 한국의 자잰심을 살려야겠군요.
그동안 올린 cia 글들도 좋지만 이렇게 나라별 모아놓으니 모르던 음식도 알게 되고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