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밥 먹습니다
별로 갈 일 없는 서촌 쪽으로 외근을 갈 일이 생겨서, 가는 길에 점찍어두었던 라칸티나에 가봤습니다.
지금은 고인이신 이건희 회장의 단골식당, 한국에 처음으로 생긴 이탈리안레스토랑이라는 수식어가 있는 곳입니다.
건물 지하에 있는데 뭔가 되게 그냥 상가빌딩 지하 내려가는 느낌인데, 내려가자마자 바로 포스가 느껴져서 놀람.
내부도 그렇지만, 바깥에서부터 꽤나 고풍스러운 느낌이 느껴집니다.
12시30분 쯤 도착했는데, 손님은 많지만 웨이팅은 따로 없는 딱 그 정도.
사람이 많아서 내부 사진은 못찍었지만, 테이블셋팅 역시 오랜 양식당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M세대와 Z세대가 같이 갔는데, 둘다 한문해독이 불가능해서 위 영어를 읽는 아이러니가...
전 그래도 구라파 들어는 봐서 알고 있는데, 후배는 구라파가 뭐냐고 물어보더라구요.
판네 알 알리오(1,300원)
마늘빵이 이리 고급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맛은 부드러운 마늘빵.
주파 디 치폴레(6,300원)
치즈토스트를 띄운 양파수프라는데, 저는 치즈토스트래서 빵도 올린 줄 알았어요.
맛은 음...양파수프 위에 치즈 덮은 맛입니다.
링귀니 라 칸티나(20,000원)
파스타 종류가 다양하고 이름이 꽤나 생소하다보니, 설명 하나하나 읽기 귀찮아서...😨😨
"가격이 제일 비싸다 + 메뉴명에 상호명이 들어간다 = 시그니처메뉴" 라는 논리로 주문했습니다.
알덴테라고 하나요? 제 입맛에는 면식감이 너무 살아있어서 좀 불편했구요.
그리고 소스맛에 어우러진 조개를 기대했는데, 조개향이 엄청나서 저한테는 비릿한 파스타로 느껴질 정도 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지락 처럼 부드러운 식감의 조개가 좋은데, 얘는 종류때문인지 조리방식때문인지 살이 꽤 꼬들꼬들해서 별로였어요.
무지성으로 가서 제 입맛에 맞지 않는 메뉴를 주문한 것일 수도 있겠고, 기성식품의 맛이 찌든 것일 수도 있겠으나.
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집에 한번 가봤으니 되었다"가 총평입니다.
by iPhone Xs Max
라칸티나 레스토랑의 실내장치 및 설비는 이태리 고대 풍습과 격조를 따르는 데 노력하였습니다 조리예술에 있어서, 이태리요리는 그 전통을 세계에 자랑하고 있으며, 그 맛과 아름다움은 단연코 타요리의 추종을 허용치 않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많은 진기한 요리법을 세계에 내놓았습니다. 특히 토마토소스와 파스타요리의 독특한 맛은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 취지의 완전을 기하기 위하여 우리 레스토랑은 특별초청한 이태리인 요리사의 총지휘아래 이태리요리의 완전을 기하고 있으며, 특히 요리선택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라칸티나를 찾아주시는 데 보답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여러분이 즐기신 요리의 진기한 맛과 또 우아한 실내장식 및 설비가 여러분의 추억이 될 것을 자신하오며 모든 면에 있어서 본고장인 구라파 일류 레스토랑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병철 창업주 단골집이었던곳으로 압니다. 뭐 아빠 단골집이니 아들인 이건희도 단골이었겠죠.
뜬금없이 넘쳐나는 한자어에서 묘한 신뢰도를 주네요 "아 여기는 감칠맛이나 트렌드 그런거 상관없이 지이이이이인짜 옛날것만 나오는구나" 라는 신뢰도
메뉴판 첫 페이지 내용이자나.
뭐야 바이럴이냐
라칸티나 레스토랑의 실내장치 및 설비는 이태리 고대 풍습과 격조를 따르는 데 노력하였습니다 조리예술에 있어서, 이태리요리는 그 전통을 세계에 자랑하고 있으며, 그 맛과 아름다움은 단연코 타요리의 추종을 허용치 않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많은 진기한 요리법을 세계에 내놓았습니다. 특히 토마토소스와 파스타요리의 독특한 맛은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 취지의 완전을 기하기 위하여 우리 레스토랑은 특별초청한 이태리인 요리사의 총지휘아래 이태리요리의 완전을 기하고 있으며, 특히 요리선택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라칸티나를 찾아주시는 데 보답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여러분이 즐기신 요리의 진기한 맛과 또 우아한 실내장식 및 설비가 여러분의 추억이 될 것을 자신하오며 모든 면에 있어서 본고장인 구라파 일류 레스토랑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ㄷㄷㄷㄷ
돌아온leejh
뭐야 바이럴이냐
루리왭-죄수번호
메뉴판 첫 페이지 내용이자나.
순간 진짜 직원이 온 줄 알고 놀람;;
이병철 창업주 단골집이었던곳으로 압니다. 뭐 아빠 단골집이니 아들인 이건희도 단골이었겠죠.
저는 밖에서 파스타는 도저히 못사먹겠더라구요 -혼자라서;;
응? 혼자서 웨... 파스타를 못 사먹어요....? 어디가 포인트지.. 파스타? 밖? 혼자? 사먹는?
이름만 들어본 곳의 음식과 식당 뉘앙스, 잘 봤습니다.
뜬금없이 넘쳐나는 한자어에서 묘한 신뢰도를 주네요 "아 여기는 감칠맛이나 트렌드 그런거 상관없이 지이이이이인짜 옛날것만 나오는구나" 라는 신뢰도
혼밥도 가능한가요?
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평일 점심에 갔는데 대부분 주변 직장인들 같은 느낌이라 혼밥해도 별로 상관없겠던데요? 저녁에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아..저런 해물향과 국물이 가득한 링기니를 좋아하는데 함 맛보고 싶네요 ㅜ.ㅜ
진짜 오랜만에 한문섞여있는 글을 보내요 어릴때 신문이 다 저랬... 분위기에 압도 당할것 같은 식당이네요
90년대 초반만 해도 저랬죠
마늘빵 맛있겠네요.
여기 독특합니다 괜찬항요!
어린 시절 한문공부 오지게 한 덕분에 다 읽히긴 하는데 저런식으로 메뉴판을 해논건 첨보네요 특이하다...
백반기행에도 나왔던것 같던데 궁금하긴 하더라구요
저 양파 스프 먹어보고 싶은데 가보질 못하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