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1 (런던, 코츠월드, 옥스포드)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585
2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2 (런던, 왓퍼드)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588
3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3 (런던)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261/read/30563589
4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4 (바르셀로나)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261/read/30563594
5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5 (바르셀로나, 시체스)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598
6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6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7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7 (마드리드)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607
8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8 (마드리드, 암스테르담, 베이징)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610
2020년 1월 1일
바르셀로나
새해 첫날
어제 시체스에 갔이 갔던 누나랑
누나가 묵는 민박집 파티에서 만난 사람들이랑
몬세라트 수도원에 같이 가기로 해서
아침부터 고딕지구에 있는 민박집 앞에서 모였슴다
남자셋 여자셋이었음
고개를 올려보니 나무에 걸려있던 신발
어쩌다 저기 있는 걸까
몬세라트 가는 길에 누나가 커피 사준다길래 스벅에 왓슴다
행복한 거지의 삶,,
아메리카노 못 마셔서 라떼로 시켰더니 물주 누나가 눈치 줌,,
몬세라트
지하철이랑 기차 한번 갈아타고 몬세라트에 도착했슴다
아랫쪽 몬세라트 미술관 건물에는 까라바죠랑 달리의 작품들이 있다고 써 있었는데
들어 가 보진 못했음다
음 기암절벽
여기서 보이는 전망이 꽤 멋있어서
커피값을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찍사가 되어,,
같이 간 사람들 사진 엄청 많이 찍어드림
몬세라트 수도원 전경과
망사대가리 조형물
동굴 같은 곳에 있던
소원 비는 양초들
몬세라트 수도원 성당 내부는 되게 화려하고 멋있었는데 지금 보니까 사진 한장 없구요
제 아이폰은 촬영음때문에 성당 내부에서 촬영하기 좀 그래서
다른 애 폰으로 대신 찍었었던 것 같은데
사진을 안 받은듯
음 몬세라트의 대자연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있던 조각상처럼 얼굴이 음각으로 파인 조각상
음 스페인 그랜드캐년 스멜
음 네이쳐 스멜
음 몬세라트 수도원 건물 스멜
음 스페인의 대자연
음 스페인 금강산 스멜
다 보고 바셀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맞은 편에 앉은 아저씨랑 아줌마가 루마니아에서 왔다길래
부쿠레슈티! 드라큘라! 차우셰스쿠! 이러면서 루마니아에 대해 아는 대로 말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독일 사람한테 히틀러! 한국 사람한테 전두환! 이런 느낌,,
바르셀로나
바셀로 돌아왔슴다
람블라스 거리에서 바다쪽으로 가면 있는 콜럼버스 동상
식당 가는 길에 멋있는 성당이 있길래
아싸처럼 혼자 무리에서 이탈해
안에 들어가서 사진 한방 찍음
굉장히 멋있고요
센세,,가 아니고 센시라는 타파스 집에 왔슴다
맥주 원샷 함
음 이것저것 되게 많이 시킨듯
맥주 더 주문했슴다
음 많이도 시켰네
음 맛있었던 것 같음
밥 다 먹고
어제 누나가 바이킹 태워준다고 했던
바르셀로네타 해변에 있는 놀이공원에 다 같이 와씀다
바이킹 끄트머리 쪽에
서서 탈 수 있는 철창이 있는 데
거기에 타면 약간 무중력 상태 느낄 수 있슴다
바이킹 처음 탄 것만 누나가 돈 내주고
재밌어서 내 돈 주고 두세번 더 탐,,
뺑글뺑글 돌아가는 놀이기구도 타씀다,,
무서워야 정상인데
저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슴다
어릴 땐 놀이기구가 되게 무서웠는데
크니까 뇌의 편도체가 고장 난 건지 이제 더 이상 저에겐 공포란 감정이 존재하지 않슴다
놀이기구 재밌게 타고 마무으리 해씀다
다른 사람들은 다 민박으로 돌아가고
전 원래 묵던 호스텔로 돌아가려는데
벙커에서 우연히 만나서 가우디투어 할 때도 만났던
쪼그만 여자애랑 어쩌다 연락 돼서 같이 타파스 먹기로 함,,
고딕지구에 있는 타파스 집 중에
밤늦게까지 열고 순위 높은 곳으로 왔던 것 같아요
클라라 맥주 두잔 시켰고요
감바스도 시킴,,
감바스를 시켰는데 빵이 같이 안나오더라고요
빵 종류가
토마토 바른 판 콘 토마테랑
토마토 안 바른 판 씬 토마테
두종류가 있었는데
감바스랑 먹어야 돼서 맨 빵으로 시켯슴다,,
밥 먹으면서 거지가 된 나의 고난과 역경에 대해 역설했더니
계산할 때 돈 더 내줌,, 매우 착함,,
밥 다 먹구 호스텔로 돌아갔슴다
2020년 1월 2일
원래 여행계획대로라면 오늘 그라나다로 비행기 타고 갔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비행기 표를 살 수가 없었고요,,
설상가상으로 숙소는 내일 체크아웃해야 되는데 숙소조차 구할 돈이 없어서
내일부터는 꼼짝없이 노숙해야 하는 처지가 됐슴다,,
살짝 울다가,,
어제 저녁 먹은 애랑 또 만나서 점심 먹으러 감,,
가우디 투어 할 때 가이드가 그렇게 맛있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바코아 버거에 왔슴다
여자애는 젤 비싼 거로 시키고 전 기본 버거로 시켰던 것 같아요
전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음료 주문 안하고 마트에서 사놓은 콜라를 가져와서 먹음
감자튀김은 하나만 시켜서 나눠 먹기로 함,,
근데 육즙이 퐝퐝 터지는 게 진짜 맛있었고요
마치 런던에서 먹었던 파이브 가이즈 같았음
내 햄버거는 진작에 다 먹고
여자애 거 다 먹고 남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이에나처럼 뺏어 먹었음다
거지가 되니까 생존본능이 탁월해짐
저녁에 어제 만난 민박집 사람들이랑 같이 벙커에 가기로 해서
벙커에서 외국인들 초상화 그려주고 돈 벌려고(진지함)
시험 삼아 아이패드로 여자애 그려 봤는데
이 실력으론 돈 벌기 그른 듯 함,,,
그냥 전당포에 아이패드 파는 게 나을듯,,
햄버거 값은 여자애가 자기 돈으로 계산해줬구요,,
대신 수수료 없는 환전상처럼 내 한국 돈 받아 줌,,
정말 좋은 애였음,,
같이 엘 꼬르떼 잉글레스 백화점 좀 구경하다가
걔 공항 가야돼서 숙소에 데려다주고
저는 벙커로 출발했음다
지나가다가 발견한 조각상인 양
문 앞에 앉아있는 고양이
매우 귀여움
두번째 오는 벙커
이젠 새롭지 않슴다
익숙함
이 벙커는 스페인 내전때 프랑코군에 맞서기 위해 공화군이 지은 거라고 함다
84살만 어렸으면 국제여단에 지원 했을 텐데
독일인 학생 세명이 옆에 있길래
호탕하게 악수하고 인사 했씀다,,
독일 하노버에서 왔다고 함
원래 아싸라서 다른 사람한테 말 잘 못 거는데
무리들이랑 같이 있으니까 나도 모르게 여포가 된 듯 함,,
벙커의 보랏빛 하늘
바르셀로나는 도시계획이 바둑판 처럼 정방형로 설계 돼 있다던데
벙커에서 보는 각도로는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슴다
그저 우뚝 솟은 사그라다 파밀리아만 보임,,
아이패드로 그림 그린다고 깝치는 제 모습임다
돈 벌려고 공개적으로 그림 장사하려 했지만
옆에서 창피하다고 뜯어 말려서 못 했구요,,
독일인들 공짜로 초상화 한번 그려주고 장사 마감 함,,
벙커에서 내려가려는 와중에 누나가 화장실이 급하다는데
벙커에 화장실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 가는 거 포기하려는데
웬 아무런 표시도 없는 수상해 보이는 문을 여니까 그곳이 화장실이었음
내 덕분에 누나는 잔디에 일 보는 야만인 신세를 면함
벙커에서 화장실이 급하다면 수상해 보이는 문짝을 열어보세요
벙커에서 내려가서 밥 먹으러 갑니다
근데 식당을 누가 고른 건지 한스델리 같은 스파게티 집을 가더라고요
얼마 없는 돈으로 스파게티를 사 먹고 싶진 않아서,,
찐따처럼 환타 한캔만 주문하고,, 다른 사람들 먹는 거 구경함,,
이런 내 모습에서
회식자리에 공기밥 따로 주문해서 500원만 내고 갔다는 윤■■의 일화가 생각나버림,,
스파게티 사진은
제가 안 먹어서 그런지 사진을 안 찍어서 없네요,,
밥 다 먹고 와인이랑 맥주 사서 바르셀로네타 해변가에 널부러져서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떨기 시작했음다,,
아싸인 저는 되게 열심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여행하는 스타일인데
널부러져서 하루종일 수다나 떠는 인싸들의 여행방식에 도저히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게다가,, 지금쯤이면 그라나다에 가서 알함브라 궁전을 열심히 걸어다니며 여행중이어야 했는데,,
돈은 하나도 없고,, 난 왜 해변가에 널부러져 있는가,,하는 현타가 와서
찐따처럼 다른 사람들 수다에 전혀 끼질 못하고
혼자 하늘만 쳐다보며 1월 바르셀로나 밤하늘의 별자리를 구경함,,
2020년 1월 3일
대망의 호스텔 체크아웃 날
꼼짝없이 숙소에서 쫓겨나서 노숙을 해야하는 처지가 됐슴다,,
람블라스 거리에서 노숙 5시간 쯤 하다가 울 것 같으면 부모님한테 연락해볼까,, 하다가
새해 민박파티 때 만난 민박집 사장님이 돈 없으면 와서 일 하라고 했던 게 생각 남,,
민박집 인스타 아이디를 찾아내서
최대한 싹싹한 인싸 청년 말투로 인스타 dm을 보냈더니
사장님이 알겠다며 오라고 하심
감동임,, 구원 받음,,
호스텔에서 민박집 까지 캐리어 질질 끌고 도착한
민박 직원숙소는 굉장히 쾌적했습니다,,
손님 숙소보다 좋은 것 같았음,,
민박집 스탭으로서 첫 임무로 직원숙소 부엌이랑 화장실 청소를 명 받음,,
인생 첫 취업을 유럽에서 하는 나 자신,, 약간 멋진 느낌,,☆
밀걸레 질은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 해보는 것 같음
남의 집 부엌을 열심히 걸레질 하다 보니까
약간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 들었슴다
민박집 손님은 빨래 하려면 돈내야 하지만
스탭은 공짜로 할 수 있음다
개꿀
청소 대충한 걸로 오늘의 업무를 마무리 하고
바르셀로나의 성자 사장님이 자유시간을 주셔서 놀러 나왔슴다
민박집 취업만 실패했어도 나랑 이웃이 될 뻔한 강아지,,
적선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못 했음,,
내가 청소하는 동안
누나랑 나머지 사람들이
또 바르셀로네타 비치에 모여 술먹고 있다길래
내 여행 물주인 누나를 찾으러 떠남
내가 가니까 술판이 끝나 있었음
루프탑 바에서 바르셀로나 대성당 뷰가 잘 보인다는
포토스팟인 호텔 콜론에 왔슴다
근데 다들 사진만 찍고
메뉴판 보더니 비싸다고 그냥 나와 버림,,
완연히 드러난 어글리 코리안의 모습,,
그렇게 도망치듯 호텔에서 벗어나서
스타벅스에 갔음다
전 외국 가면 스타벅스 절대 안 가는데
인싸들은 외국에서도 스타벅스만 가는 듯,,
스벅에서 커피 안 시키고
낮잠 좀 때리다가
새해 카운트다운 때 못 왔던
몬주익 분수에 다 같이 왔습니다
뭔가,, 쇼를 함,,
카탈루냐 국립 미술관에 걸터 앉아 분수쇼 대기 중
아니 근데 저 위에 앉아있으니까
하나도 안 보이더라고요
왜 이런 곳에 자리 잡았지,,
내 안의 아싸 본능이 또 깨어나서
무리를 탈출해서 혼자 잘 보이는 곳으로 찾아감
혼자 분수가 굉장히 잘 보이는 명당자리를 찾아 옴
음 멋있는 분수 쇼
음 화려한 걸
혼자 분수 감상 중인데
전화와서 받으니 자기들 돌아 간다고 나한테 오라고 함,,
아쉬움,,
누나랑 다른 사람들은 다 라멘 먹으러 간다고 하더라고요
스페인에서 스파게티에 이어 라멘을 먹는다니,,??
인싸들의 메뉴선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전 민박 가서 공짜 밥 먹겠다고 하고 혼자 민박에 돌아갔음다
직원숙소에 돌아가니 건물 1층에 비치 되어 있던 음식 기부함,,
불과 하루 전만해도 이것의 도움을 필요로 할 뻔 한 내 자신이 아찔 함
우리 민박집은 저녁식사는 따로 없고
파티에 참석하면 야식이 나오는데요,,
저는 이 야식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 생계형 강제 인싸가 되어
이 날 이후로 매일 파티에 참석하게 됩니다,,
오늘의 메뉴는 닭갈비 였슴다
외국에선 한식을 안 먹겠다는 나와의 약속 따윈 버린 지 오래,,
다른 사람들한텐 안주였지만
저한텐 식사였기 때문에
옆에 앉은 여자 선생님들이 먹으라고 준 햇반에다가 올려서 먹고 배를 채움
닭갈비에 이어 안주로 나온 하몽 & 메론
하몽이랑 메론이랑 같이 먹으면 맛있대요
전 음식만 나오면 햄스터 처럼 입에 욱여 넣었음다
근데 배는 일단 채웠는데,, 사장님도 있어서,, 새벽내내 이어지는 술게임에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었고,,
찐따라,, 술게임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고,, 계속 져서,, 계속 폭탄주를 먹었음다,,
사장님은 기절해서 실려 갔는데 다음날 전혀 기억을 못하심
이 날 저녁 파티에는
세비야 갔다가 돌아온 여자동행(벙커랑 시체스 같이 가고 민박집 새해 파티에 데려가 준 애)도 있었는데
내가 거지 돼서 이 민박에 취업했다는 소식 듣고
2만원어치 돈 환전해서 쓰라고 주고 자기는 비행기 타러 감,,
정말 천사임,,
나중에 한국 돌아가서 기프티콘으로 갚음,,
2020년 1월 4일
민박집 스탭(이라 쓰고 각설이라 읽음)으로 일하는 이틀째,,
전날 술을 그렇게 쳐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 차리는 걸 도와주고 저도 같이 아침밥 먹었슴다
공짜 밥이라 꿀맛임
밥 다 먹었더니 사장님이 1층에 내려가면 손님 있으니까 가서 에스코트 하라고 임무를 주심,,
밖에 나가니까 정말로 한국인 여자애가 캐리어 끌고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길래
'덕구네민박 찾으시져? 짐 저 주시고 체크인 시간까지 다른 데 갔다 오시면 돼여'라고 말하고 짐 받아 왔슴다,,
첫 임무를 무사히 끝내니 사장님이 커피 심부름 임무를 주심,,
아무 커피나 시킬 수 있는 스벅 쿠폰 두장 주시면서
자기 커피 하나 주문하고 내 커피도 하나 먹으라 길래
제 거는 메뉴에 있는 것 중 가장 비싼 걸루다가 주문했슴다,,
커피 사갖고 오는데 여자손님이 어디 안가고 민박집 건물 앞에 그대로 앉아 있길래
사장님한테 말했더니 가서 같이 놀아주라고 새 임무를 주심,,
그래서 손님한테 가서 같이 호프만 빵 먹으러 가자고 꼬셨음다
호프만에서 크로와상 사 들고
인근에 있는 카페에 와서
코르타도 커피를 주문했음다
이 손님은 친구랑 같이 유럽여행 하다가
여행 마지막 3일만 친구랑 따로 놀기로 해서
혼자 우리 민박으로 숙소 옮기는 거라고 함,,
매일 술파티를 하는 인싸들의 민박이므로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가 없음
조식을 먹고 온 터라 크로와상은 귀퉁이만 찢어 먹고 도로 봉투에 넣어놨음다
손님이랑 같이 걸어다니다가 체크인 시간이 되어서 민박집 데려가서 체크인 시켜드림,,
체크인 시켜드리고 나니
최근 3일간 같이 다닌 민박패거리 중에
여자애가 부르길래 나갔더니
자기 공항 간다고 짐 들어달라고 부른 거였음
공항버스 정류장까지 짐도 들어주고
걔한테 크로와상마저 강탈 당함
민박집으로 돌아가니 민박에서 티비다보 놀이공원에 갈 사람을 모집중이었슴다
단체로 티비다보 놀이공원에 가면
민박집 스탭이 수육을 삶아서 수육도시락까지 싸준다는 것이지 뭐 겠습니까??
저는 당연히 수육에 눈 멀어 간다고 했는데,,
근데 예상보다 사람이 안 모였다며
수육 안 해주고,, 스탭도 안 감,,
나도 스탭이지만,, 그냥 각설이라 손님이나 다를 바가 없었음,,
그렇게,,
나랑 손님 다섯 총 여섯명이서 티비다보에 가게 됐슴다
티비다보에 가는 버스는 갈 때 3유로, 올 때 3유로, 총 6유로가 듭니다
얼마 안되지만 그 땐 피 같은 돈이었음,,
미드 프렌즈 보면 조이가 여자 꼬시는 레파토리 대사에 바르셀로나 티비다보가 등장하는데요,,
이제 나도 그 레파토리를 쓸 수 있게 됨,,
티비다보에 있는 예수성심사원
매우 아름답슴다
약간 특이하게 1층도 있고 2층도 있어요
제단의 모습
내부에 엘리베이터도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되게 화려했슴다
놀이공원에서 보는 전망
벙커보다 좋았어요
매우 아름다움
놀이기구는 타고 싶었지만,,,
버스비만 해도 큰 지출이었음
약간 에버랜드 분위기
중간에 놀이공원 식당도 들렸는데
다른 손님들 커피 대신 주문해드리고
저는 돈 없어서 안 시키고 구경만 함
근데 산 위라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더라고요
추위를 안타는 편인 저조차 추웠음
음 매우 멋있는 걸
음 회전목마 스멜
민박집 스탭 중에 아르헨티나에서 온 여자애가 있어서
걔한테 스페인어 배웠었는데
티비다보는 티비→다↘보→ 이러케 발음 함,,
음 스페인 남산타워 스멜
점점 실시간으로 어둑어둑해짐
아싸라 한국에선 밖에 잘 안 나가서 그런지 몰라도
저녁 바셀은 하늘이 항상 보랏빛으로 예쁘게 물 듬다,,
갬성적인 포토스팟에서
갬성샷 한컷,,
민박으로 돌아가야 돼서 버스타러 줄 섰는데 저녁 때 쯤 모두 다 집 간다고 모여 들어서
버스 줄만 한시간 넘게 기다렸음다
그 와중에 시베리아 엄동설한 같은 바람이 불어서 체감온도 영하 13도쯤 됐고요
저는 추위에 강한 편인데도 얼어 죽는 줄 알았슴다,,
남자 손님 두 사람은 축구 보러 간다고 택시앱으로 택시 불러서 타고 갔는데
그 분들 택시 타고 가자마자 바로 버스 와서 탐,,
버스에서 내려서 여자 손님 셋 중에 두 분 민박 보내드리고
아까 체크인 해 준 여자애한테 타파스 먹자고 꼬셔서
같이 밥 먹으러 감,,
바르셀로나 한국인 관광객 최애 맛집인 비니투스에 왔슴다
사진은 줄 대기하다가 찍은 저랑 상관 없는 사람들 테이블임다
이 손님들 먹는 메뉴가 맛있어 보임
한국인 맛집이라더니 정말로 웨이터들이 모두 다 한국어를 마스터했습니다
한국어만 할 줄 알아도 메뉴 선정에 무리가 없고요
끌라라 맥주 두잔 주문했슴다
꿀대구 정말 맛있습니다
꼭 드세요
옆 테이블 외국인들 먹는 거 맛있어 보이길래
님들 뭐 먹으세요 하고 말 걸었더니
뽈로란 걸 먹는대서 똑같은 걸로 시켰음다
맛있어요 꼭 드세요
같이 밥 먹고 민박으로 돌아가면서
여자애한테 우리 민박 술파티 장난 아니라고 겁 줬는데
사장님이 어제 너무 달리셨는지 오늘 파티엔 불참하셔서
모두들 새벽까지 안 달리고
건강하게 이른 시간에 침대로 감
파티에서 꿀대구 먹었다고 자랑했더니
여자 선생님 손님 둘이 내일 꿀대구 또 사주겠다고
자기들이랑 같이 점심 먹자고 해서
약간 입에 침 고인 채로 잠에 듬,,
2020년 1월 5일
민박집 스탭(실은 각설이)로 일한지 3일째,,
오늘도 손님들 조식 차려드리고
아침밥 먹었습니다
(설거지 거리를 줄이기 위해 제육볶음은 밥그릇에 덤)
민박집 청소기로 청소하고
각 방에 들어가서 침대시트 갈고 이불 개고 정돈하고,,
사장님한테 1:1로 엘리트 스탭 교육을 받았음다
사장님이 제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한테 그냥 한국 가지말고
쉥겐 조약(유럽비자)이 허락하는 90일 동안 민박집에서 계속 일할 생각 없냐고 진지하게 제의하심,,
하지만 전 발도 다쳐서 병원도 가야 하는 데다(4편 참조),,
돈도 없어서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기에 거절 함,,
지금 생각해보니 코로나 때문에 오래 일도 못했을 것 같아요
민박집 청소하고 나니까
시간이 너무 늦어서
어제 꿀대구 사주겠다던 여자선생님들은 이미 자기들끼리 다 먹었다고 함 ㅡㅡ
츄러스라도 먹고 싶으면 지금 달려오라길래
씻고 후다닥 갔음다
선생님들이 사준 츄러스,,
행복한 거지의 삶,,
츄러스 먹고 돌아다니는데
나랑 동갑인 선생님은 지리학과 나왔다면서,,
구글 지도 못 보겠다며,, 나한테 지도 보라고 시킴,,
돌아다니다가 포토스팟인 호텔 콜론 루프탑 바에 또 왔습니다
이번엔 전에 왔을 때 처럼 어글리 코리안처럼 안 굴고 음료수도 착실히 시킴,,
루프탑 바에서 사진 다 찍고 내려가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는지 외국인들이 어쩔 줄 몰라하면서 엘리베이터에 계속 갇혀 있더라고요
공대생인 제가 당당한 위용을 드러내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해서 고쳐드림 (엘리베이터 버튼 힘 꽉 줘서 누름)
박수갈채를 받으며 다시 루프탑으로 올라가서 마저 선생님들 태우고 내려옴,,
그렇게 민박집에 돌아갔슴다,,
민박집에 갔더니
손님들 여럿 모아서 티비다보 놀이공원에 간다고
여자 스탭이 수육 삶고 있더라고요 ㅡㅡ
아니 난 수육 못 먹었다고 이런 억울한 처사가 어딨냐고 계속 징징대니까
날 위해 수육 고기 따로 빼서 썰어 줌,,
맛있었음,,
텅 빈 민박집 거실 소파를 지키고 누워있는데
선생님들이 방에서 나와서
같이 컵라면 먹자길래 같이 먹음,,
매우 착함,,
전 민박집 냉장고에 있는 달걀 꺼내서 부쳐줬음다,,
(사장님한테 달걀 먹어도 된다고 허락 받음)
선생님들이랑 저녁에 같이 나와서 까르푸 마트 쇼핑하다가
바셀에서 유명한 올리브오일 기념품 샵 갔는데
동갑인 선생님이 나한테 올리브오일 립밤 하나 사 줌,,
너무 고마워서
나중에 한국 돌아가서 기프티콘 보내 줬음다,,
선생님들이랑 같이 동방박사 퍼레이드도 구경했음다
퍼레이드가 지나가면서 사탕도 막 뿌리는데
일용 할 식량을 놓치는 내가 아니기 때문에 주머니에 가득 담아 옴,,
사실 전 퍼레이드 구경 그렇게 재밌지 않았는데
선생님들은 매우 흥미있는 듯 했음
민박집에 돌아와서 저녁파티에 참석했슴다
오늘 메뉴는 새우가 들어간 해물라면이었고요,,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위해 후루룩 짭짭 맛있게 들이킴
손님 중에 누가 생일이었는지
생일파티도 하더라고요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고
탐스러운 케이크에 눈이 돌아서
케이크 잘라서 허버허버 퍼 먹었는데
케이크를 저 혼자 밖에 안 먹는 거예요??
혼자 으음~ 존맛 하며 온갖 감탄사를 내면서 먹는 걸 빤히 구경만 하더라고요
요즘 인싸들은 생일 케이크 안 먹고 그냥 장식으로만 쓴다더니 진짠가 싶었음,,
2020년 1월 6일
민박집 각설이(스탭)로 일한지 4일째,,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 차리는 걸 도왔음다
오후 3시까지 자유시간을 허락 받은 저는,,
물주 누나가 자기 오늘 한국 간다고 놀자고 부르길래 만나러 갔음다,,
누나 만나러 카페에 갔더니
제가 체크인 해준 여자애도 같이 있더라고요
걔도 오늘 한국 간다고 함,,
물주 누나가 호프만 크로와상 먹었다길래
'내 거는??' 이랬더니 누나가 굉장히 질색해 함,,
나한테 커피 사주고,, 술 사주고,, 바이킹 태워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나를 아주 빈대 취급 함,, (맞긴 함)
그래도 고마운 누나니까 나중에 한국 가서 기프티콘 보내 줌
누나 먼저 공항에 보내주고
여자애랑 같이 바셀 걸어다니다가 바르셀로네타 해변에 왔슴다
같이 환타도 사 먹음
맛있다고 호평이 자자한 스페인 환타,, 굉장히 맛있었구요
음 아름다운 햇살,,,
음 따사로운 햇살,,
12일이나 있어서 이제 슬슬 지긋지긋해지는 바르셀로나,,
여자애가 화장실 가고 싶다길래
바코아 버거는 점원이 너한테 신경 안 쓰니까 거기 화장실 쓰면 된다고
꿀팁 전수해 줌
저는 오후 3시가 되어서 여자애 혼자 버려두고
민박에 돌아가서 빨래 널고 이불 개고 있었는데
여자애가 공항 갈 시간이 되어서 민박으로 돌아오니까
사장님이 쟤 데리고 정류장까지 에스코트 해주라길래 같이 나갔음다,,
여자애 짐 대신 들어주고 정류장까지 가서 작별인사 하고 옴,,
바르셀로나에서 공항버스 정류장 에스코트만 벌써 두번째임,,
저는 이 기회를 틈 타
일에서 벗어나서 자유시간을 만끽했음다
저도 오늘이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이라서
좀 더 바르셀로나를 느끼고 싶었슴다,,
뭐 좀 사먹을까 싶어서
하몽 전문점 같은 곳에 감,,
약간 잠봉뵈르 같은
하몽 샌드위치 하나 사먹었어요
하몽의 짭짤함이 잘 느껴짐,,
다시 민박으로 돌아가서 개던 빨래 마저 개고,,
설거지 하고,,
집 지키는 강아지처럼 민박집을 지켰음다,,
저녁때쯤 되어서 일에서 해방되어서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를 느끼기 위해 다시 나왔음다
누나가 좋다고 꼭 가라던 바르셀로나 시타델 공원에 왔습니다
내일 마드리드에 가야 하기 때문에 이제 낮에는 갈 수가 없어서
저녁에라도 옴,,
음 한산하고
어딘가에서 누군가 음악 연주도 함
한밤 중의 바르셀로나 공원
낮에 봐야 예쁜 걸까,,
음 고요하네,,
음 우리 동네 호수공원 같네,,
음 낮에 보면 예뻤을까,,
걸어다니다가 바르셀로나 개선문도 찰칵
번화가에 오니 엄청 큰 메시 사진이 있었음
이 날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를 느끼겠다고 엄청 걸었습니다,,
근데 이때 발이 뼈에 금가고 인대가 찢어진 상태라 그런지
좀 많이 걸었다고 발이 엄청 아팠음,,
마지막으로 보는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
그동안 너무 민박집 음식만 먹어서
스페인 다운 음식을 먹고 싶어서 약간 체인점 같은 타파스에 왔습니다
바 자리에 착석 함
끌라라 한잔 부터 주문함
뭔가 정어리 같은 게 얹어진 타파스 요리 하나 먹고 민박으로 돌아갔슴다
민박에 돌아오니
마지막 날이라 남자 스탭(나랑 동갑인데 부사장이라고 함)이 나한테 뭐 먹고 싶냐고 물어봄
내가 빠에야 먹고 싶다니까 딴 데 가서 먹으라 함
그래서 대충 파스타 먹고 싶다고 말 하니까
파티 야식으로 만들어 준 파스타,,
삼시세끼 차승원 보고 요리 배웠다고 함다,, 요리 매우 잘함,,
손님들 중에 파티에 빠에야 사온 애들이 있었는데
그 손님들은 스페인 빠에야 짜서 못 먹겠다길래
내가 거의 다 먹어 치움,,
거의 민박집의 진공청소기 였음
접시가 나한테만 갔다오면 반이 사라진다고 손님들의 원성이 자자했음다
여행 온 건데 더 이상 민박집에서 일만 할 수 없어서
엄마한테 받은 돈으로 겨우 숨통이 트여서
이제 내일은 마드리드로 갑니다,,
바르셀로나는 발도 부서지고,, 돈도 다 떨어지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정말 재밌었슴다
민박집에서 거의 한달은 일한 것처럼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겨우 4일 일했네요
사실 여행 시작 하기 전에 배낭여행 같은 고생을 해보는게 약간 로망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고생했고,, 소원을 이룸,,
아마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될 거 같슴다
바르셀로나 때문에 런던에서 여행한 건 하나도 기억이 안 나게 됨,,
to be continued...
1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1 (런던, 코츠월드, 옥스포드)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585
2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2 (런던, 왓퍼드)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588
3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3 (런던)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261/read/30563589
4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4 (바르셀로나)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261/read/30563594
5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5 (바르셀로나, 시체스)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598
6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6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7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7 (마드리드)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607
8편
영국-스페인 여행기 - 8 (마드리드, 암스테르담, 베이징)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261/read/30563610
정말로 성부와 성자 민박사장님과 성령 물주누나가 돕는군요 이게 인싸의 삶?
꾸르잼
정말로 성부와 성자 민박사장님과 성령 물주누나가 돕는군요 이게 인싸의 삶?
와 진짜 재밌게 봤습니다. 보면서 제가 갔던 일본여행이 막 생각이 났네요... 아쉽게도 사진을 다 날려버려서................
몬세라트는 안쪽에 있는 미술관이 아담하고 참 좋습니다. 전시품도 많고요. 라몬 카사스의 그림이 있는데 사조는 분명 다르겠지만 디테일을 뭉게지 않고 살려서 그린 르누아르의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몬세라트 벙커 여행 갔을때 생각이 나네요 ㅎㅎ 진짜 좋았는데 사진을 보니까 그때의 느낌에 아련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