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 쓰면서 사진들 다시보니 저도 그 때 기억이 많이나고 다시 가고싶단 생각이 많이 들어서 좋네요 ㅎㅎ
오늘은 키르기스스탄 - 카자흐스탄 타라즈(Taraz)까지의 여정입니다!
이식쿨호수에서 다시 비슈켁크로 가서 하룻밤자고 출발해봅니다.
쭈욱 달리다보니 저 멀리 눈 덮힌 산이 보입니다.
걱정이 되기 시합니다. 저기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토바이는 눈에 진짜 쥐약입니다)
좀 달리다보니, 뭔가 초입을 알리는 듯한 구조물들과 작은 휴게소가 있었는데 사진이 없네요.
점심도 먹을겸 몸도 녹일겸 들어가는 길에 자전거 한 대가 있더군요.
중국인이고 중국에서부터 이까지 자전거타고 왔다고 하더군요. 지금 6개월 째라고 했습니다
엔진 달린거 타고도 힘든데 자전거로 어휴.. 진짜 대단해..
자전거 여행자 중국인 친구와 저 둘 다 거지가 따로없습니다.. ㅋㅋ
든든하게 밥도 먹고 이제 본격적으로 산을 넘어가 봅니다.
조금 올라가자마자 눈이 엄청 옵니다.
심지어 올라가는 길이 꽤 깁니다.. 한계령 정도 생각했는데 한계령에 2배는 더 올라간거같아요.
산을 올라가기전에는 좀 쌀쌀한 정도였는데 갈수록 무쟈게 춥더군요
눈 때문에 길은 미끄럽고 춥고 ..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상에 오르고나서야 알았습니다.
해발고도 3326m.
진짜 도랐냐고~~~ 왠지 너무 추웠습니다..ㅠㅠ
지금 사진보면서 보니까 러시아 국기가 반대로 붙어있네요 ㅋㅋㅋㅋ
러시아에서 받은 국기 스티커인데 반대로 붙인 줄도 모르고 3개월을 다녔었네요...
눈길+내리막길 = 사고다발
무지하게 천천히 내려가는데 이렇게 가축을 데리고 내려가는 분들이 많더군요.
나중에 검색해보니 여름에는 고산지대에서 풀을 먹이고 날씨가 추워지면 마을로 내려왔다가 봄이 되면 다시 올라간다고 합니다.
정말 다행히 사고없이 무사히 내려왔고
너무 춥고 힘들어서 내려오고 난 후에는 사진 찍는 것도 잊고 그냥 달리기만 했네요.
어디 식당에서 스프라도 먹고 싶었는데 잘 안보이고 그냥 무작정 달립니다.
그러다 보이는 표지판
"탈라스"
탈라스? 고선지 장군이 패배한 그 곳 탈라스?
검색해보니 거기더군요.
정말 7세기 중반에 중국에서 이까지 그 많은 군사들이 어떻게 이까지 와서 싸웠는지 대단합니다.
볼건 아무것도 없었기에 탈라스는 그냥 패스했습니다.
쭈욱 달리다보니 이런 멋진 풍경의 오프로드가 있더군요.
비포장 안달린지 너무 오래돼서 비포장 길이 너무 반갑더군요.
경치 감상하면서 신나게 달리는데 2개월 동안 펑크 한 번 없었는데 여기서 앞 타이어에 펑크가 납니다..
바로 응급수술 실시.
한국에서 연습 많이 하고 왔었는데 막상 실전이 닥치니 튜브다 씹어먹고..
(튜브타입 타이어입니다)
여분 튜브들도 씹혀서 패치까지 붙이고 2시간 동안 온갖 쑈를 다했습니다.
어찌 저찌 펑크를 해결하고 나니 이미 해가 졌습니다.
가로등 하나 없는 곳의 밤은 정말 칠흑 그 자체잖아요
주변에 마을도 숙소도 안보이고 .. 오늘 캠핑 할 계획이 없어 음식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답은 마을이 나올 때 까지 달리기!
저녁 9시가 다 돼서야 작은 마을 하나를 발견하고 야밤에 남의 집 대문을 두드리니
다짜고짜 No No 라고 외치던 아저씨. 경계를 무척 하시더군요.
"가스쨔니챠x10" (숙소란 뜻)
그 때서야 건너편 집으로 안내를 해주셧습니다.
너무 피곤하고 저녁이고 사진찍을 겨를도 없었네요.
어떤 아주머니가 나오시더니 메뉴판을 가져다주고 결제를 받더군요.
겉은 그냥 평범한 집이었는데 민박인거 같더군요..
현지 물가에 비해 좀 비싸다고 생각됐지만 그런게 중요하겠습니까.
저녁밥도 챙겨주시고 잘 곳도 잘 마련해주셔서 정말 푹 잤습니다.
그 날 먹었던 저녁.
마련해주신 잠자리. 약간 페르시아풍도 나는 것이 .. 엄청 편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집을 둘러보았습니다.
음.. 우리나라 60-70년대 느낌이 이랬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환경이었습니다.
차는 굴러가긴 하는건지 .. 휠은 어디가고 저렇게 방치돼어있고
창고들은 흙벽돌로 지어져있고 건물도 오래된거 같더군요.
이 집 아들내미들, 너무 귀여웠고 이런 오토바이가 신기한지 기웃기웃 거려서 시동켜주고 사진 찍어주고
선물로 겨울용 오토바이 장갑을 줬더니 아주머니가 가면서 먹으라고 과일을 한봉지 가득 담아주셨습니다.
참 그 때 그 때 사진을 많이 찍어야했는데 그 순간 마다 카메라 들어서 찍기도 좀 머슥하기도 해서 그런 사진들이 다 없네요ㅠㅠ..
엄청 후회가 됩니다.
마지막 결제하고 집을 나서는 순간 창문에서 인사해주던 아이들.
개인적으로 제가 찍은 사진 중에 제일 좋아하는 사진입니다..ㅎㅎ
카자흐스탄 국경으로 가는 길에 있던 댐.
정교하게 조각 된 레닌 아저씨가 인상적입니다.
1975년에 완공된 Kirov reservoir dam이란 곳입니다.
블라디보스톡부터 이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보니 정말 이 넓은 곳을
소련이라는 연방체제로 묶었다는 것도 대단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무사히 국경을 넘어 카자흐스탄 타라즈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길에 급하게 찍은 차량사진.
배그 다시아랑 똑같이 생겼죠?ㅋㅋ
타라즈에서 예약한 숙소를 찾지 못 해 한참을 헤메고 있는데
젊은 청년 두 명이 다가와서 도와준다더니
가진거 다 안내놓으면 해코지 한다고해서 강도를 당했었었네요.
진짜 웃긴게 순찰차를 보고 제가 손을 흔들었는데도 그냥 지나가버리더군요.
그러고는 그냥 저항할 생각도 포기하고 지갑에 있던 현금을 다 주니 곱게 가더군요.
제 여행 중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개쉐끼들... 10년이 다 지나가는데 아직도 하류층 인생이나 살고있었음 좋겠따!
그렇게 타라즈에서 정신없는 오후를 보내고 예약한 숙소는 결국 못찾고
봉변을 당해서 그런지 좀 안전한 곳에서 자고싶어서 좋아보이는 곳에서 잤습니다..ㅎㅎ
경찰한테 삥뜯겨, 지나가는 양아치한테 강도당해,
카자흐스탄이 정말 맘에 안들어서 빨리 떠나고 싶었지만
타라즈에서부터 카자흐스탄-러시아 국경까진 2600km..
이제 절반 정도왔는데 가장 지쳤었던 3일이었습니다.
안 좋은 기억들 때문인지 글을 쓰는데도 별로 재미가 없네요 ㅋㅋㅋㅋㅋ
이만 마치겠습니다~~~~
잘보고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우와 멋집니다!화이팅요!
감사합니다~~
저 동네 여행하다보면 유럽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유럽으로 자전거 타고 여행하는 애들, 어르신들 종종 보죠 ㅎㅎㅎㅎㅎㅎ 차 타고도 꼬박 24시간 넘게 달려야 마을 하나 볼까 말까 하는 길에서 자전거는 어찌들 타고 다니는지.
그러니까요 저도 자전거로는 엄두가 안나요~
오른쪽에 가끔 자전거로 미국 횡단하는 여자분 글도 올라오던데, 그 글도 재미있더군요.
사진보니 재윤이 같기도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으잌 ㅋㅋ 세상은 역시 쫍습니다. 재윤이 맞습니다. 누구셔요 ㅋㅋ
사진보니 핏덩이때 사진이구만~~ ㅇ ㅣ ㅌ ㅏ ㅅ ㅔ ㅊ ㅏ ㅇ ㅣ ㄹ ㅏ ㄴ ㅇ ㅕ ㅍ ㅇ ㅔ ㅅ ㅏ 는 ㅅ ㅏ 람~
1200GS도 아니고 650GS로...ㄷㄷㄷ 대단하심...
600cc대면 넉넉합니다..ㅎㅎ~
1200으로 갔으면 더 힘들었을거같네요 ㅋㅋ
으... 결국 강도를 만나셨군요. 글 + 사진 모두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