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원래는 게시판이 음향기기가 맞겠지만, TV의 음질에 만족하지 못해서 구입한 기기이기 때문에 영상게시판에 올립니다.
(사진은 과거 소니 TV 명기인 X5000과 X9200B)
저는 TV를 구입할때 딱 한가지 철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운드 바"는 절대 구입해주지 않을것...!
요즘 TV들은 일부러 사운드를 빈약하게 해서 출시하는것이 대부분이고, 충분하지 않은 음향에 사운드바 구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차라리 구입할때 사운드까지 좋은 TV를 구입하지, 뭣하러 거추장스럽고 기업들 배 불리는 사운드 바를 구입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TV 구입도 LCD 라인에서는 최고봉인 제품을 구입하였고, 홍보책자에도 "사운드에 충분한 정성을 기울였어요 ㅎㅎ"라고 써있어서
안심하고 구입했지만...
소리는 개판에 이상한 틱!틱! 하는 소리가 나서 도저히 참을수가 없겠더군요.
한국도 일본도 출장수리방문후 고장이 아닌 경우에 출장수리료를 받아가는데,
도저히 고장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애매한 증상의 경우는 무상수리기간의 경우 무상으로 점검을 해주고 가죠.
지난번과는 다르게, 굉장히 나이드신 할아버지(?)기사님이 오더군요.
일본에서 일본어 못하거나, 혹은 외국인에게 은근슬쩍 반말까는 경우가 있는데,
전 이건 나이가 저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반말하면 걍 그러려니 하고, 젊은 사람이 반말까면 "근데요.. 내가 니 친구에요? 왜 반말까요?" 하고 꼽주곤 하는데..
워낙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기사님이 오셨고 반말을 섞어서 진행하는데, 뭔가 동네 전파상같은 분위기로 진단이 진행되었습니다.
기사:아이쿠 미안해요! 아이쿠 그냥 그대로 있어 내가 진단할께!
몇가지 테스트를 하면서 소리를 들어봄..
그리고 진단..
기사:정말 미안한데! 아니 정말 죄송한데...
이건 음... 고장이라고 진단하기 어려울것 같아요. 서비스 모드에 오류 메세지도 뜨지 않고,
음... 스피커는 솔직히 얼마든지 바꿔줄수 있지만 스피커를 바꿔서 해결될거 같지도 않고...
미안해요~ 음... 저도 도저히 뭐라 말씀드릴수가 없네요...
제가 미안 할 정도로 기사님이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하길래
나:뭐... 기사님 잘못인가요.. 기획하는 사람들이 문제지
기사:아니지 기사는 고객과 유일하게 직접 소통할수 있는 뭐랄까 회사의 대변인이고 우리가 듣는걸 회사에 말하는 거기 때문에 저희한테도 책임이 있죠
(순간 엄청 감동 받았던.. ㅠㅠ 진짜 과거 일본에 있을때는 이런 사람들 천지였는데,
일본에 돌아와보니 과거와는 다르게 책임감도 없어지고, "모른다" "대답해줄수 없다"란 답변만 들을수 있는거에 무지 지쳐있었거든요.. )
기사가 뭐라 결론 짓지도 못하고, 걍 고장이 아니라고 진단한거에 좀 어쩔줄 몰라하던데
나:옛날 TV들은 안 이랬는데, 사운드바 팔려고 이렇게 스피커를 만들게 되었나봐요
기사:우와 지금 그말에 참 귀가 아프네!
나:네??!?!?!? 아... 혹시 소리 체크하는데 제가 음향을 너무 키웠을까요..?
(귀가 아프다란 일본어를 잘 이해못함)
기사:아니 그게 아니라... (좀 뜸들임)
말하면 안되지만 사실 그게 맞아, 예전 TV는 뒷면에도 여유를 두고 좀 두껍게 만들었는데, 요즘 TV들은 벽걸이나 얇게 보여야지 잘 팔려서 무리하게 얇게 만들고 그러니 그런 경향이 좀 있지
나:그럼 이건 사운드바를 사지 않으면 좀 해결이 안되겠네요...
기사:혼또니 고멘네... (진짜 미안해)
그래도 진짜 예리하네! 그런거 까지 다 알고
나:제 방을 보면 기계오덕인걸 아실텐데.. ㅎㅎ
비디오도 아직까지 쓰고 있고, 하이에이또(hi8)도 쓰고 있는데요?
순간 눈빛이 바뀌면서..
기사:어??? 하이에이또를 가지고 있어?!?!?!
기사한테 데크를 손짓해서 가르쳐주니..
기사:와 진짜네?!?!? 이거 진짜 반가운걸?!
이거 모델명이 뭔가요?
나:앞에 모델명이 뭐더라... 아 그 BS3000이에요
기사:이야 이걸 아직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반갑네!
내가 이제 할아버지니.. 왕년에는 진짜 납땜하면서 별 짓 다하면서 수리 했었지..
지금은 진짜 부품 바꿔 끼우면 장땡이인 수리니까.. 내가 도대체 수리를 하고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니깐..!!
나:아 혹시 이거 비디오8의 경우때는 괜찮은데, hi8 재생시키면 좀 화면에 노이즈가 나요 왜 그런걸까요?
기사:그건 거의 헤드문제지
나:어? 콘덴서 문제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기사:그런 가능성도 있는데, 대체로 그런 경우에는 헤드를 교체해주어야지 후에 아무 탈이 없더라고
아무튼 진짜 반갑네! 옛날에 진짜 이런거 엄청 많이 고쳤었는데 말이야
요즘은 진짜 골때려 아까 서비스 모드 봤었지?
서비스모드 사용시간과 소니, 금성(LG) OLED TV의 번인증상
기사:그 나이드신분들 집에 가면 말이야... 요즘 유키EL(OLED) 쓰는 가정이 많아졌는데,
OLED가 TV중에 가격이 제일 비싸잖아?
근데 나이 먹은 사람들은 "비싸면 오래쓰고 좋다"라는 인식이 아직도 있어서, 비싼 OLED TV 사고 하루종일 켜둔단 말이야 근데 OLED는 번인현상은 피할수가 없잖아?
그거 가지고 화내는 사람들도 많은데 얼마나 곤란한지 말이야
서비스 모드를 틀어보면 "이거 인간이 시청할수 있는 시간인가?"의 레벨의 시청시간이 나오는데,
노인분들은 TV를 계속 틀어두고 생활하니까 정말 장난없지
그 할아버지 기사랑 여러가지 이야기하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에 계속해서
나니모 데키나쿠테 고멘네~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해~)라고 하는데,
나:아니.. 뭐 기사님이 어쩔수 없죠.
정말 이상한 이야기지만, 옛날이야기나 여러가지 들어볼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하더니 씨익 웃고 떠나시는 기사님 ㅋㅋㅋㅋ
결국 사운드바를 하나 구입하게 되었는데..
중급형인 X8500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소리에 투자한거니, 소리의 품질이 별로거나 틱틱 거리는 소리는 사라졌으나..
이게 서브우퍼를 사운드바 하나에 때려박은 무식한 기기이고... 저음이 너무 쎄 사운드바가 울리는 소리가 나서..
팔아버리고 서브우퍼가 따로 있는 제품을 찾아 해매게 되는데..
위 두 제품이 후보로 결정되었습니다.
두 제품은 성능은 거의 비슷하지만, 차이점은 바로 "하이레스" 음원이 대응하냐 안하느냐 입니다.
두개중에 뭘로 할까 고민을 했는데..
HT-G700=5만엔
HT-Z9F=9만엔
가격차이가 있었고..
가뜩이나 사운드바 사는게 너무 싫은데, 도저히 9만엔이란 가격까지 주고 구입하는건 제 기준에선 납득이 안가더군요.
"하이레조가 뭔 대수라고.. 걍 HT-G700으로 가자" 싶었던 찰나..!!
... 그렇게 고민하고 일주일후
HT-Z9F가 9만엔이란 가격에서 갑자기 68000엔 정도의 가격으로 되더군요 ㅇ_ㅇ;;
아우 그냥 더 이상 상위 모델이 없는걸 사야지 탈이 없지! 걍 HT-Z9F를 사자..!!!!!
해서
이렇게 와주었습니다 ㅠㅠ
보통 일본에선 오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하는데.. 이걸 구입했을 당시에 배송당일이 올림픽 개막식이여서 (진짜했는지 일본에 사는 저도 어안벙벙)
도쿄 교통통제가 장난이 아니라는 뉴스를 보고 조마조마 했으나... 다행히 하루만에 다들 잘 와줬네요.
아니 박스가 아마 따로 하기 싫어서 이렇게 한거 같은데 원가절감할께 따로있지 전 박스도 포장도 이따위로 할수 있다는걸 처음 봤네요 ;;
한쪽은 길쭉하고 한쪽은 뚱뚱하고 뭐야 이거...
서브 우퍼 뒷면
말레이시아산
소니가 원래는 거의 다 말레이시아산이고 가끔 중국제가 있는데..
딱히 차이가 없는거 같지만, 이상하게 말레이시아쪽 제조 제품이 품질이 더 좋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아마 중국공장보다 말레이시아 공장쪽이 더 역사가 길어서 제조공정이 중국보다 안정적이고, 부품수급하는 곳이 달라서가 아닌가 싶네요.
우퍼부분 분해해봤습니다.
참고로 우퍼는 아날로그식으로 선을 잇는게 아닌, 무선으로 우퍼 동작이 가능합니다.
(물론 전력은 따로)
선이 거추장해지지 않아서 좋고, 딱히 간섭으로 늦어지거나 하는건 못 느껴서 만족하네요.
이어서 사운드바입니다.
만듬새자체가 되게 고급집니다.
앞에 촘촘한 판은 자석식으로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근데 이걸 그냥 접착시키면 되지 왜 탈부착으로 했는지 궁금하네요.
디스플레이부
요즘 전자제품들은 제품본체에 표시부나 버튼까지 아예 없애고 리모콘으로만 조작할수 있게 만드는데..
디스플레이부가 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ㅠㅠ
위에 HT-X8500은 디스플레이부가 없어, 진짜 감각만으로 아 내가 지금 이 설정 했지 식으로 어림짐작 할수밖에 없거든요 ;;
사용한 결과는...
진짜 돈이 최고긴 하더군요.
역시 제 예상대로 소리가 안에 뭉치는 이유는 사운드바에 우퍼를 무식하게 박아서였습니다.
소리가 아주 잘 퍼지고 따로 있는 서브우퍼가 너무 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설정만 잘 맞춰주니 아주 좋은 울림까지 보여주네요.
장점
ㅇ소리의 명확함, 깔끔함
ㅇ하이레조 음원, LDAC 수신 지원
ㅇ디스플레이부가 지원하여 자신의 설정을 알기가 쉬움
단점
ㅇ비싸
여튼 소리에 90만원까지 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70만원도 제 기준에는 오버 예산이지만...
살때 비싼거 사야된다는 공식이 정말 틀린게 없네요.
위 X8500은 한달쓰다가 팔때 1만엔 가까이 손해를 봤는데... ㅠㅠ
다음부턴 이 공식을 잊지 않고 꼭 고급, 최상위 버전등 비싼거 사야겠습니다.
여튼 끝
사운드바 보러 왔다가 만담 같은 두분의 이야기에 더 집중했네요 ㅋㅋ
아니 추천수도 그렇고.. 이 글이 가장 호응 못 받을줄 알았는데.. 도대체 흥행 공식(?)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 예고하자면, 이 기사님의 이야기는 오늘이나 내일 한번 더 올라옵니다 ㅋㅋㅋㅋ
놀랍게도 한국에서도 우퍼포함인 사운드바 박스포장형태가 저렇습니다. 다른나라도 그런거보니 저 방식이 최선인가봐요
역시 기술의 한계인가보군요.. 요즘 일본에서는 아예 사운드바에 서브우퍼를 없앤 일체형만 발매하고 있는데.. 시기 좋게 구입한거 같습니다.
기사님과의 대화 재미있네요 ㅎㅎ
저 기사님과의 이야기는 한번 더 갑니다 ㅋㅋㅋㅋ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ㅎㅎ
감사합니다아아앗!
확실히 요즘 티비들이 얇아서 스피커가 후져지는건 맞는거 같습니다 일부러 티비 바꿀때 스피커 유닛이 확실히 따로 전/후방으로 쏴주는게 박힌걸로 사니까 낫긴 하더라구요 나도 사고싶다 사운드바!!!
가격이 무지 비싸도 좋으니 사운드가 제대로 된 TV가 사고싶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