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해당 게시물에 나온 방법은 야매입니다.
전문업체면 더 특수한 용액이나 더 좋은 방법으로 해결 할지도 모릅니다.
ㅇ해당 방법은 한국산 VHS 비디오 테이프, hi8 테이프등에서는 사용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한국산 테이프의 경우는 일제보다 필름질이 좋지 않아, 알콜을 잘못 사용하면 영상이 다 날라가거나 상황이 더 악화될수도 있습니다.
과거 가정용 비디오 시대를 평정한 베타맥스, VHS-C, VHS, 비디오8(hi8), 미니 DV 규격
전 직장에서 신세를 많이 졌던 분들에게 비디오 변환을 해준적이 있는데..
한 집안은 엄청 괴팍하게도, VHS-C와 비디오8(hi8), 그리고 minidv까지 다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아날로그시절에 hi8을 쓰다가 minidv로 넘어간 집안은 봤지만, 비디오 카메라의 3종류의 규격을 다 써본 집안은 처음이여서 왜 이렇게 되었나 여쭈어보니...
"처음에 VHS-C 비디오 카메라를 샀는데, 베터리가 금방 단종되더라고..
그래서 새거 살수 밖에 없었고, 새거를 비디오8 카메라를 샀는데, 이것도 10년정도 쓰다가 베터리 단종되어서
minidv로 넘어가고, 그리고 그 뒤에는 스마트폰 시대였으니까 비디오 카메라로는 안 찍게 되었지"
아 그렇구낭...
VHS-C는 일본에서는 한 93년까지만 생산하고 모든 일본 회사들이 94년쯤부터 minidv 규격으로 넘어간 덕분에, 버림받은 포맷이 되었는데..
90년대 중반기에 미니dv의 경우는 가격이 너무 비쌋던지라, 미니DV는 바로 보급되지 않고,
오히려 구모델이였던 hi8을 2000년대까지 주력으로 판매 되었죠.
2000년대에 hi8이 고장난 가정에서 마지막 비디오 카메라 규격인 minidv를 보급으로 끝이났고요.. ㅠㅠ
이번 테이프들은 사상 최악의 상태를 자랑했습니다...
일본의 목조건축한 가정집에서 거의 한 15년정도 창고에 짱박아뒀다는거 같은데,
세상에 곰팡이나 필름질이 어느정도 강한 minidv테이프들도 열화가 꽤 심하더군요 ;;
가장 오래되었던 VHS-C 테이프들이 곰팡이가 가장 심했는데, 웃기게도 필름의 밀도가 낮고,
한국산 테이프보다 질이 좋아서인지 그냥 되감기 빨리감기 하고 일절 소독을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나오더군요.
(한국산 곰팡이가 핀 비디오 테이프는 되감기, 빨리감기를 잘못하면 쉽게 끊어짐..)
이건 그냥 한번 빨리감기 되감기하고 빨리 변환해서 해결 ㅋ
가장 큰 문제는 비디오8, 즉 hi8 테이프였습니다.
VHS-C와 비교해서 테이프 크기가 작고, 화질도 좋았습니다.
또한 테이프의 밀도가 높아 VHS-C보다 더 긴 녹화시간을 보여주었죠.
다만 이 밀도가 높은게, 곰팡이가 피었을경우 치명적인 약점이 됩니다..
팡이팡이 곰팡이
VHS에서는 저정도의 곰팡이축에도 낄수도 없고, 딱히 소독할꺼 없이 되감기 빨리감기 하면 털어집니다.
다만 비디오8의 경우는 저 상태로 돌려버리면 테이프 필름이 곰팡이와 함께 수축되어 달라붙어 있어서
위 사진처럼 필름이 찢어지듯이 떨어지며 엉망이 됩니다...
사진필름 편집용 장갑을 끼고...
(이거 안 끼고 필름 맨손으로 만지면 당연히 엉망이 되죠...)
필름이 달라붙어 있을때마다 무수에탄올을 뿌리면 수축된 필름이 살짝 떨어지는데, 그때마다 송곳 드라이버 같은걸로 살살 하나하나씩 떨어트려줍니다.
원래는 필름에 상처나는걸 고려하면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손으로 하려면 살살 때어도 필름이 찢어져서 나올 확률이 있기 때문에 저 방법이 제일 안전합니다.
요령을 터득하면 점점 속도가 빨라집니다.
이렇게 끝까지 뜯어줍니다...
곰팡이 정도가 심하지 않은 테이프는 2~3시간, 곰팡이 정도가 심한 테이프는 무려 5~6시간이 소모됩니다...
릴에 다시 되감을때도 엄청 신경써서 해야하죠.. ㅠ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테이프여서, 무지 집중해야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비디오 테이프는 필름과 같이 그림을 바로 확인할수 없지만..
그래도 과거에 정말 끝물로 경험해본, 필름 촬영/편집때의 생각도 나면서 힘들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았네요.
때면서 필름이 꼬일때마다 탈탈 털어야 하는데 이것도 자주 안해주면 필름 엉켰던 기억도 나고 ㅋㅋㅋ
어쩔수 없이 필름이 찢어지거나 떨어진 부분은 비디오 테이프 접합 시키는 스플라싱 테이프로 교정합니다.
비디오 테이프가 끊겼을때 응급처치를 스카치테이프로 하시는분들이 많이 있는데,
스카치 테이프의 접착이 약해서 접착제가 비디오 헤드에 닿아 헤드를 고장나게 하거나, 혹은 보관하며 필름들끼리 달라붙을 확률이 크므로 절대 비추입니다.
모든 테이프의 필름(소니, 후지필름, TDK)이 이걸로 거의 복원되었지만...
히타치 maxell 테이프만은 이걸로 해결할수 없었습니다.. ㅠㅠ
같은 장소에서 보관되었던 테이프임에도, 히타치 테이프만이 가장 곰팡이 발생이 심했는데...
덤으로 필름이 무자비하게 곰팡이와 함께 수축되어있더군요 ㅠㅠ
消すな! 지우지마! 라고 써있었던 테이프 가장 긴장하면서 뜯었던 테이프들이였고,
이 테이프는 무려 6시간만에 복원을 했지만...
초반에만 살짝 가족영상이 나오고, 비디오 카메라로 TV를 찍은 괴악한 영상들만 계속 나왔던 ㅋㅋㅋㅋ ㅠㅠ
hi8에는 두가지 로딩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VHS와 같은 M로딩형
이 제품의 경우는 제조단가가 저렴하고 만들기 쉽지만,
로딩시 테이프에 무리가 가거나, 테이프가 헤드에 어중간하게 감겨있기 때문에 픽쳐서치(영상을 보며 되감기/빨리감기)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후기형은 이 M로딩형이 채용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베타맥스와 같은 U로딩
이 방식으로 제조하게 되면 필요한 부품수가 많아져 제조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테이프를 최대한 빼내어서 로딩하기 때문에 테이프 필름이 안정적이게 헤드에 닿게 하는 장점과
헤드를 M로딩보다 더 칭칭 감싸고 있기 때문에, 픽처서치시 화면동작이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초기형은 이 U로딩형이 채용되어 있습니다.
당근 이번 변환은 U로딩형으로 했네요.
이렇게 복원되었던 테이프들중에는 소중한 가족영상은 물론, 그 시절 일본의 분위기를 알수있는 영상들도 잔뜩 들어있습니다.
과거 한국에서도 백화점 옥상서, 화제가 되는 만화영화의 인형극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작권에 시끄러운 일본에서도 과거에 이런 이벤트를 똑같이 하고 있었는지 몰랐네요 ㅋㅋㅋㅋ;;
할때 엄청난 심혈을 기울이며 해야 되서 술도 못 마시고 하는게 가장 고역이지만...
아무튼 끗 ㅋ
고되지만 참 아날로그는 매력적인 매체죠.
좀 충격받는 사건이 있었어서, 한동안 유령회원이였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아날로그라는 취미가 이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괴짜취미가 되었어도 뭔가 남겨야 할꺼 같아서 끄적끄적 적고 있네요 ㅎㅎ
이게 뭔가 해서 그대로 검색해보니 이런 게시글이 나오네요 ㅋㅋㅋ https://bbs.ruliweb.com/etcs/board/300780/read/50553979 댓글에 반응들이 다.. ㅠㅠ 일본집에 재생가능한 데크가 두대나 있는데 말이죠.
곰팡이... 비디오 테이프등. 시간이 지나버린 저장 매체들은 점점 보거나 듣기가 힘들어지죠. 일반적인 사용자들 입장에선 그냥 오래 보관도 가능하고 관리 걱정도 덜한 쪽이 훨씬 매력적일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특유의 분위기라는 게 있지만, 그 걸 모두 유지하긴... 롬팩 게임들도 이제 와선 쉽게 보긴 힘들어졌죠.
댓글들을 보고 물리매체에 부정적인 인식이시고, 디지털 데이터쪽을 더 선호하시는것 같은데.. 제 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물리매체쪽을 아직까지 선호하고 끝까지 사용하고 싶은 편입니다. 위 테이프는 목조집에서 보관장소를 잘못 설정해서 저정도로 심하게 된거지.. 그냥 일반 가정집에 어느정도 빛이 있는 방에서만 보관을 해도 저정도로 까지 변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사진은 82년도 소니가 처음으로 소프트사업에 진출하였을때 출시한 베타테이프입니다. 지금도 화질열화없이 엄청 재생이 잘 되죠. 자기매체의 굉장한 장점은 보관만 잘 하면 평생동안 볼수 있다는것이 이미 세월로 증명되었고, 많이 보지만 않으면 화질 열화도 없는데.. 매체가 문제가 아니라, 기기가 문제죠... ㅠㅠ 이걸 틀어볼수 있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기기가 많이 없어졌으니.. 파이오니아에서 꽤 최근에 100년이상 보존 가능한 공블루레이를 출시했는데, 댓글에 적혀있더군요. "이 디스크가 먼저 갈지, 아니면 재생할수 있는 기기가 그때까지 남아있을지 그것이 문제로다"라고요.. ㅠㅠ
전 물리매체 쪽도 디지탈 데이터 쪽도 다 좋아하는 쪽입니다. ^^; 특유의 분위기라는 건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지요. 그저 요새 들어선 물리매체의 단점들이 자꾸 느껴지는 걸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제가 오해했군요...! ㅜㅜ 사과 드립니다! 저 역시도 감당이 안되는 물리매체의 공간차지에 곤란해하고 있는데.. 아직도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하고 있네요 오래함께한 마누라같은 존재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