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Z폴드8 개봉기
5년 전, 저는 갤럭시Z폴드3를 사용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드디어 폴더블폰에서도 방수를 지원하게 되어 이 정도면 실사용에 무리가 없겠다고 생각하여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약 6개월 만에 폴드3를 처분하고 아이폰으로 기변을 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두 가지 이유가 애매한 화면비와 휴대성(무게 및 두께)이었습니다.
멀티태스킹을 하기엔 좋을지 모르나 한 가지 앱을 크게, 특히 게임이나 영상 보기에는 너무 사각한 비율이었고, 또 무게와 두께 역시 그 전작들에 비해서는 개선이 되었으나 여전히 스마트폰으로는 두껍고 무거웠습니다. 그 후에도 S23 울트라를 사용한 기간은 있었지만 폴더블폰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6년 7월 말, 드디어 다시 관심이 가는 제품이 발표되었습니다. 갤럭시Z폴드8. 무게가 단 201g으로 아이폰17프로보다도 가벼운 무게를 갖고 있으면서, 펼쳤을 때 화면비가 4:3으로 다시 갤럭시Z폴드1과 동일한 비율의 내부 디스플레이(하지만 접는 방향을 바꾼)를 탑재한 제품이었습니다. 비록 이전에 마음에 들었던 S펜이나 UDC가 빠져버리게 된 점, 그리고 망원 카메라가 없는 점은 아쉬운 요소였지만, 간만에 등장한 새로운 폼팩터에 지난 2년간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다시 안드로이드를 쓰고 싶은 욕망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기변하게 되었습니다.
크림 색상으로 예약을 했는데, 사전예약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기 때문에 물량이 밀려, 저도 첫 사전 개통일인 8월 4일에는 제품을 받지 못하고 이틀 전에야 제품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개봉과 첫인상 느낌으로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패키지입니다. 제품 비율이 강조된 얇은 박스입니다.
폰 외의 구성품은 USB 2.0 케이블과 유심핀이 전부입니다.
본체입니다. 폴드8은 접었을 때 기준으로 사이즈가 81.9 x 123.9 x 9.7mm로, 거의 여권과 비슷한 사이즈를 갖고 있습니다. 길이를 기준으로 하면 아이폰13미니보다도 짧아서 아이폰5/아이폰5S와 비슷한 정도의 길이, 너비를 기준으로 하면 갤럭시S26울트라나 아이폰17프로맥스에 케이스를 씌운 것과 비슷한 정도의 너비입니다.
전면 디스플레이는 5.5인치 10:16 비율로 한 ~10년 전까지는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이것과 비슷한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와 달리 베젤리스 디자인으로 상하좌우 베젤이 아주 좁아서 전체적으로 더 귀여워 보이는 인상을 줍니다.
전면 상단에는 전면 카메라가 펀치홀로 자리 잡았습니다.
왼쪽에는 힌지가, 오른쪽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이 달려있습니다.
전원 버튼은 지문인식 센서를 겸합니다. 일반 버튼처럼 상당히 슬림한데, 지문을 등록할 때도 기존의 지문인식 센서들과 달리 손가락을 비비면서(?) 지문을 등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번 등록을 하고 나면 그냥 갖다 대는 걸로 인식됩니다.
상단에는 스피커 및 USIM 슬랏, 보조 마이크들이,
그리고 하단에는 스피커와 USB-C 단자, 마이크가 달려 있습니다.
폴드8은 아주 멍청한 스피커 배치를 갖고 있는데, 접었을 때 기준으로는 스테레오로 스피커가 나오지만 폰을 펼쳤을 때는 왼쪽 위, 아래에서 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스피커를 전부 전면 디스플레이가 위치한 상판 쪽에 배치해버렸기 때문입니다.
기존 폴드 시리즈는 위아래로 더 길쭉한 비율이었기 때문에 영상을 보려면 화면을 펼친 후 제품을 돌려야 해서, 그렇게 스피커를 배치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폴드8은 펼친 그 상태로 영상을 보는 제품인데도 스피커를 기존 제품들과 동일한 위치에 배치해버린 건... 너무 게으르게 설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 스마트폰 내장 스피커로 영상을 시청하는 분들에게는 나쁜 설계입니다.
기존의 폴드7이나 상위 모델인 폴드8울트라보다는 살짝 두껍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께가 아주 인상적인 제품입니다. 접었을 때 9.7mm, 펼쳤을 때는 4.5mm입니다.
후면입니다.
이 제품의 또 다른 다운그레이드 포인트는 카메라입니다. 최초의 갤럭시폴드부터 줄곧 폴드 시리즈는 초광각, 메인, 망원 트리플 카메라 구성을 갖고 있었지만 폴드8은 망원 카메라가 빠지고 초광각, 메인 두 개의 카메라만 탑재되었습니다.
게다가 메인 카메라 센서 역시 최신 센서가 아니라 발표한지 5년이나 된 5000만화소 1/1.56인치 삼성 GN3 센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갤럭시S22부터 사용해온 오래 묵은 센서를 아직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초광각카메라도 5000만화소 1/2.51인치 소니 IMX855 센서로, 특출날 것 없는 평범한 사양입니다. S 시리즈 하위 모델들과 달리 초광각에도 AF를 지원하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요.
부족한 카메라 구성 대신에 얻은 것은 깔끔함입니다. 딱 2개의 카메라와 플래시로 심플한 후면 카메라 디자인을 갖고 있습니다.
폴더블폰은 한쪽 면의 두께가 얇다 보니, 일반 바형 스마트폰과 같은 카메라를 탑재하더라도 카메라가 더 튀어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폴드8 역시도 펼쳤을 때 기준 제품 두께만큼이나 카메라가 튀어나와 있는데, 작은 알약형 카메라 섬이 한 번 튀어나오고 그 위로 다시 각각의 렌즈가 한번 더 튀어나오는 이중 카툭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카메라 렌즈는 금속 재질의 링으로 보호됩니다.
그럼 제품을 펼쳐봐야겠죠?
그전에, 여기서도 다운그레이드 된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기존 폴드 시리즈는 프리스탑 힌지라고 해서 화면을 중간까지만 열고 세워둘 수 있는 하드웨어 기능과 이를 활용한 플렉스 모드(화면이 접힌 것을 인식하고 버튼이나 영상 영역을 자동으로 나눠주는 기능)라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지원했는데, 폴드8은 그게 빠졌습니다. 90도 이내에서는 어느 정도 고정력이 있지만, 90도를 조금 넘기면 장력으로 팟 하고 펼쳐집니다. 대신에 그 펼쳐질 때의 손맛이 전작들보다 좋아지긴 했지만요.
메인 디스플레이는 4:3 비율의 7.6인치 AMOLED입니다. 해상도가 2448 x 1828이라 폴드7보다 픽셀 밀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이번 폴드 8세대 제품들은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티타늄 레이어를 깔아 내구성을 강화하는 한편 접히는 가운데에 생기는 주름 역시도 전작들보다 크게 줄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품을 펼쳐보니 과거에 사용했던 폴드3보다 확실히 시각적으로도 접힌 자국이 덜 보이고, 손으로 만져봤을 때에도 울퉁불퉁함이 덜 느껴졌습니다.
또 바형 폰에서 먼저 도입해서 호평받았던 AR(안티 리플렉션) 처리를 메인 스크린에 적용했습니다.
내부 전면 카메라는 펀치홀이고, 오른쪽 절반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삼성은 UDC라고 해서 전면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화면 픽셀로 덮어버리는 기술을 적용했다가, 특허분쟁이 발생해서 폴드7에서 이를 빼버렸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폴드8에서도 UDC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치는데, 그러면 카메라를 한쪽 모서리에 밀어 넣었다면 덜 거슬리고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펼친 뒤에 후면을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그동안 사용하던 아이폰16프로의 데이터를 옮기는 중입니다.
무선으로 데이터 전송은 속도가 느린 편이라 저는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 화면구성 정도만 빠르게 옮겼습니다. 갤럭시는 아이폰과 달리 초기 세팅 이후에도 스마트 스위치 앱을 켜서 다시 또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급한 필수 항목만 먼저 옮겨서 스마트폰을 세팅하고 나서 USB 케이블을 연결해 다시 약 200GB 분량의 사진과 동영상들을 가져왔습니다. 앨범 구성 같은 것도 고스란히 그대로 옮겨져서 편리합니다.
접은 상태로 들고 다니면 확실히 유니크한 느낌입니다.
분명히 과거에는 아주 흔했던 화면비인데, 당시엔 전부 위, 아래로 넓은 베젤이 있기도 했고 워낙 울트라와이드한 비율의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지 오래되어서 정직한(?) 16:10 비율이 낯설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특히 (엄지손가락이 반대편으로 닿기가 힘들어서) 한 손으로 사용하기에는 약간 어려움이 있어도 크기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이 감각이 즐겁습니다.
기존에 사용 중이던 아이폰16프로와의 비교. 폴드 쪽은 접을 수 있는 폰인데도 두 제품의 무게가 거의 같다는 것이 정말 굉장히 신기합니다...
그리고 이제 제품을 펼치면 마치 태블릿- 특히 아이패드 미니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현세대 아이패드 미니는 비율이 3:2로 더 와이드하고 크기도 8.3인치로 큰 편이지만, 그 이전 5세대까지는 4:3 비율의 7.85인치로 지금 폴드8과 거의 같은 느낌의 화면이었습니다. 다만 그 때 아이패드는 베젤이 아주 넓었고요.
화면비와 접는 방향, 사이즈의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책을 보기에 아주 좋은 사이즈가 되었습니다. 다만 만화책은 크기로 따지면 문고판보다 약간 작은 크기라서 텍스트가 많은 작품은 한 페이지씩 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고요.
동영상의 경우는 비율에 따라 감상이 좀 달라질 수 있는데, 16:9 정도 비율의 동영상이라면 일반적인 바 형 스마트폰보다 확실히 더 크게 보입니다. 하지만 2:1 비율을 넘어가는 와이드 한 영상이나, 특히 영화나 최신 넷플릭스/디즈니 드라마처럼 2.39:1 같은 시네마스코프 비율의 영상들은 요즘 스마트폰 대비 이득이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길이 자체는 갤럭시 울트라나 아이폰 프로맥스 같은 제품들이 더 길기 때문에 그쪽이 더 크게 보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폴드8이 진짜 만족스러운 부분은 바로 사진을 볼 때였습니다. 진짜 카메라로 찍은 사진(3:2 비율)을 볼 때에도 펀치홀 카메라 바로 아래쪽에 걸쳐져서 화면 거의 전체를 사용해서 사진을 볼 수 있을뿐더러, 마이크로포서즈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4:3비율)은 완전히 꽉 차게 나와서 보통 스마트폰으로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해 줍니다.
지금까지 삼성 갤럭시Z폴드8을 간단하게 살펴봤습니다.
오랜만에 안드로이드로 돌아오니 만질 수 있는 세팅도 많고, 새로운 폼팩터도 흥미롭고 해서 굉장히 재미있는 첫 주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날이 좀 선선해지는 걸 보니 슬슬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닐 시기가 된 것 같은데, 카메라가 얼마나 덜 실망스러울지 약간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열심히 한번 써봐야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