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여섯 시까지, 사람들의 대장에
내시경만 밀어 넣는 의사의 감각은 어떨까. 일이 끝나면 그
도 꾸역꾸역 곱창에 소주를 마실까. 고속도로에서 사고 차
량을 두고 다투는 견인차 운전사의 감각은 어떨까. 큰 건
을 낚았을 때의 짜릿한 손맛을 또 기대할까. 사거리 신호등
앞, 노파에게서 받은 한 장의 전단지는? 정말 그건 무거웠
을까? 싸고 좋은 물건을 소개하는 영업사원의 감각은 어떨
까. 정말 그도 그걸 돈 주고 샀을까. 부도덕한 회사를 도덕
적 가치가 있는 회사로 포장하는 카피라이터의 감각은 어
떨까. 사람들이 믿어 줘서 아찔할까. 자신이 먹어 보지 못
한 음식을 나르는, 어린아이의 감각은 어떨까? 나이를 먹는
꿈을 꿀까. 동료의 텔레마케팅 전화를 받은 텔레마케터의
감각은 어떨까? 청각일까, 시각일까, 아침 아홉 시부터 저
녁 여섯 시까지, 부지런히
우리는
써칭 포 캔디맨
송기영, 민음의 시 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