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 석불
나는 당신을 기다려요
산나물과 나무 열매를 얻으러 산속으로 간 당신을 기다
려요
금방 돌아오마고 아랫마을로 간 당신을 기다려요
산들바람이 내게 불어오는 것을 보고도 나는 당신이 올
줄을 알아요
떠났던 자리로 당신이 다시 올 줄을 알아요
큰 산 아래 작은 언덕은 홀로 앉아 길을 내려다보고 있
어요
당신은 저녁보다 한 발 앞서 오세요
개밥바라기보다 먼저 능선을 넘어 오세요
밤의 검은 암벽을 지나 오세요
어제의 오해가 다 풀리지 않았더라도 새벽이 오는 것처럼
제 앞 아니더라도 어디에든 당신은 돌아오세요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문태준, 문학동네시인선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