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프롤로그 첫 구절 말고 패러디 요소 없음
냄비를 불사르던 불의 강력함도 무뎌지고
가마솥의 뚜껑도 시간속에 녹슬어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미식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한 남자가 식품사막을 걷고 있었다.
참으로 기이한 일 아닌가? 앤서니 발레롱가는 그렇게 생각했다.
국가의 식량을 책임지고 공급하는 지역일수록 식품 사막이 심각하다니
1마일(약 1.6 킬로미터) 이내에 그 어떤 대형마트도 없으며 자동차가 없는 사람들이 사는 이곳은 식품 사막이다.
이곳에서는 신선 식품은 꿈도 꿀 수 없고 채소는 동물사료로 쓰이는 줄 안다.
가끔 동방 국가의 이민자들이 찾아와 텃밭을 일구며 근근히 채소를 길러먹고 있으며
나는 가끔 그것들을 얻어다가 간간히 채소 절임이나 샐러드 따위를 해먹곤 했다.
내 아내와 아이들은 그런 나를 놀리거나 징그러워 하는 것은 덤이었다.
내 가족들은 내가 만드는 수제 라비올리와 덤플링을 좋아하지 않았고
햄버그 샌드위치나 바베큐, 냉동 스테이크 따위를 사먹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내가 끓인 마멀레이드를 우려낸 과일 주스나 찻잎을 우려낸 것등을 마시기 보다는
단순히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 따위를 즐기면서 하루하루 그저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것이었다.
우리도 늘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아니 우리 나라가 언제나 이러했던 것은 아니었다.
나라에는 희망이 있고 건강을 미덕으로 삼고 나약한 육신을 경멸하며 지덕체가 겸비된 이들을 지도자로 삼았었다.
우리를 범죄자, 빈민, 2등신민 취급하는 본토인들에게서 독립을 선언하고
세계를 불구덩이로 처넣은 악의 제국에 맞서 세계에 평화를 가져왔었다, 그것도 두번이나
그런데 지금의 우리를 보라, 마치 위풍당당한 늑대를 의도적으로 열화시키고 조롱하기 위해 만든 기형견처럼 되어버린 우리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