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시나리오의 전개나 세계관이 매일같이 먹던 익숙한 맛들 뿐이라 지루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더라
그런데 익숙한 원재료 위에 끼얹어진 맛깔스런 연출과 등장인물간의 캐미가 비법소스처럼 더해져서 그런지 알던 맛도 새롭게 느껴지는 재미가 있네
원신이랑 똑같은 느낌으로 해석하자면, 한두 명의 코어 게이머에게 극찬을 받는 대신 더 넓은 범위의 사람들에게 게임을 즐길 이유를 만듦으로써 대중들에게 이런 장르의 게임도 있다고 어필하려는 게 아닌가 싶음
비록 장비나 과금이 원신과 큰 차이가 없고 거의 비슷한 느낌을 주는 이유도 그와 마찬가지로
기존 호요버스 게임을 즐겨본 경험이 있는 유저들로 하여금 ZZZ 또한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으로 기능한다고 생각돼
ZZZ의 장비구성이나 과금구조가 원신, 스타레일과 비슷하다고 '호요버스식 개고기 탕후루'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던데
리니지식 UI, 리니지식 BM, 리니지식 육성을 그대로 가져와 스킨만 바꿔 내놓는 리니지라이크 내지는 리니지M의 차기작들과 다르게
호요버스의 빅스케일 3종세트(원신, 스타레일, ZZZ)는 그래도 개고기 소리 들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외면받는 형태의 게임도 아니고, 리니지라이크와 비교될 정도로 성의없이 자가복제를 해온 공장양산식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함
오히려 기존엔 코어 게이머나 씹덕들만 하던 장르를 대중들에게 어필할 기회가 됐으면 됐지, 그 반대인 리니지와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픽도 원신에서 발전한 게 도드라져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철 지난 엔진인 유니티로 만든 희대의 폐급 찰흙그래픽 취급 하면서 명조랑 비교하는 사람도 많더라
게임 개발비에 비해 다소 부족해보이는 그래픽은 다중플랫폼 출시를 위한 타협 내지는 최적화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기게 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종종 전투의 완성도 부족으로 지적받는 원버튼으로 시작해 원버튼으로 끝나는 QTE 액션 부분이나, 소울라이크 즐기던 우리들에겐 저스트회피는 커녕 "저어어어어어스트회피" 처럼 느껴지는 하품 나오는 패턴과 뻔한 회피타이밍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조작이나 극한패링이나 회피를 이용하는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대충 비슷한 맛' 은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액션을 구현하려고 한 결과물이 아닐까 싶음
사실상 플레이어의 조작은 단순하기 짝이 없는데도, 화면의 연출이나 UI의 변화가 굉장히 다채롭다보니 플레이어로하여금 '나 지금 뭔가 대단한 연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거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게 해주잖아
원버튼 플레이는 물론 액션을 중점으로 놓고 본다면 매 전투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마이나스 요소지만... 모바일게임 숙제에 오토나 소탕기능이 추가되면 기존 유저들이 얼마나 환호하는지는 우리도 잘 알고 있고
자기네 고집으로 액션게임에는 오토나 소탕을 절대 넣지 않는 호요버스가 마지막으로 타협해준 '그나마 쉬운 전투방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딸깍의 대명사 느비예트가 '전투가 너무 쉬워진다'는 불호와 '전투가 편해서 좋다'는 호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도 게이머의 전투에 대한 니즈가 극명하게 갈리는 증거지만
결국 초보자에게는 느비예트가 최고의 픽업캐릭인 건 변함 없는 사실이잖아
극한회피에 익숙하지 않은 장르적 초보자인 대다수의 게이머들에겐 이 정도의 맛이 제일 적당한 걸수도 있을 거야
"결국 게임으로써의 완성도가 낮은 걸 대중성, 호환성, 조작성을 위해 타협했다고 변명하는 게 아니냐" 는 질문이 당연 나올 수 있겠는데
맛을 느끼려면 먹는 방법을 미리 공부해야 하고, 식당도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지도 보고 찾아가야 하는 명품 레스토랑이 코어 게이머가 선호하는 '완성도 높은, 장르 팬들이 즐기기에 특화된 게임' 이라면
호요버스의 게임전략은 먹기 쉽게 포장된 잘 팔리는 햄버거 프렌차이즈를 출점하고, 거기서 햄버거 패티만 바꿔 내놓는 느낌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치킨버거든 새우버거든 버거 형태를 하고 있으며 속재료를 둘러싼 빵을 손으로 쥐고 입으로 베어문다는 방법은 똑같으니까
기존의 햄버거에 만족했던 사람이라면 다른 패티의 맛도 궁금해하거나 쉽게 다른 메뉴에 손을 댈 기회가 생기는 법이잖아
아 그런데 테레비 퍼즐 쪽은 불만이 많은 게 이해가 감
나는 동공탐사라는 부분을 사이버펑크적 기술력과 비주얼의 괴리감을 잘 섞어낸 연출이라고 생각하지만
난잡하게 지지직거리는 화면을 한 땀 한 땀 움직이고 있노라면 답답할 때도 있고, 또 어느 부분은 고작 발판을 움직이는 주제에 정말로 주인공 일행이 필드를 움직이는 것마냥 생동감 넘치는 연출을 보여줘서 만족스러울 때도 있고
이 부분은 그야말로 액션 게임에 로그라이트적 느낌을 섞어내려는 바람에 대중들에게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부분이라고 생각함
하지만 내 감상은 원신 탐사기믹 vs 테레비 퍼즐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테레비 퍼즐이 훨씬 편하고 좋다고 생각해...
입체퍼즐 vs 평면퍼즐 하면 아무래도 평면퍼즐쪽이 둔해진 내 능지수준에는 딱인 거 같더라 ㅠㅠ
트릭스터 ip사와서 트릭스터 팬층을 리니지 유저 깔개로 쓴 nc랑 비교하는건 개 에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