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위쳐’ 제작자, 베스미어로 마크 해밀 주시 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위쳐(Witcher)’가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가운데 벌써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특히 게롤트의 스승 베스미어役으로 대배우 마크 해밀이 거론되어 눈길을 끈다.
이야기는 2018년 초까지 거슬러 오른다. 당시 ‘위쳐’ 드라마 쇼러너(Showrunner, 제작 총책임)이자 각본가인 로렌 히스리치는 자신의 SNS을 통해 베스미어役에 대한 짧은 구상을 남겼다. 베스미어는 아버지 같으며 현명하고 정정하지만 오래된 존재라는 것. 또한 역사가이자 사라져가는 위쳐 전승의 수호자이나, 케어 모헨의 성곽 밖 세계가 변화하고 있으며 자신들 또한 그러해야 함을 직면하는 인물이라 설명했다.
로렌 히스리치의 글을 접한 여러 해외 누리꾼들은 그녀가 설명한 베스미어가 마치 ‘스타워즈 뉴 트릴로지’ 속 늙은 루크 스카이워커 같다고 반응했다. 이러한 여론은 CDPR 게임 ‘위쳐’ 공식 SNS가 베스미어와 마크 해밀을 합성한 이미지를 올리며 더욱 달아올랐고, 결국 ‘스타워즈’ 팬덤을 통해 마크 해밀 본인에게까지 전해졌다. 소식을 접한 마크 해밀은 “난 그게 누군지 혹은 뭔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연기해야 한다는 건 동의한다(엄지 척)”고 답했다.
그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나온 것은 거의 2년이 지나고서다. 지난해 말 드디어 ‘위쳐’가 공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자, 팬덤이 다시금 마크 해밀의 출연을 원한다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에 마크 해밀 역시 “난 아직도 그게 누군지 혹은 뭔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넷플릭스)이 여태껏 베스미어役에 대해서 나에게 요청한 바 없는 건 안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더하여 해시태그로 #CallMyAgent(내 기획사에 연락해)를 붙이기도 했다.
그저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는 캠페인이었지만, 이번에는 ‘위쳐’ 제작진이 반응했다. 쇼러너 로렌 히스리치는 마크 해밀의 트윗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이모지를 달았다. 뿐만 아니라 이어진 외신 인터뷰를 통해 마크 해밀 캐스팅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녀는 먼저 “’스타워즈’ 시리즈의 엄청난 팬”이라며 “나와 우리 프로젝트는 언제나 마크에게 관심이 많았다”고 그간의 상황을 알고 있음을 밝혔다.
다만 로렌 히스리치는 선뜻 마크 해밀 캐스팅을 확정하진 않았다. “마크의 기획사와 접촉하지 않은 건 아직 베스미어役에 대한 캐스팅을 진행하지 않아서다. 그렇지만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사랑스럽고 팬들의 반응도 너무 좋다. ‘위쳐’가 가진 팬덤이 얼마나 거대한지는 분명하며, 여기에 ‘스타워즈’ 팬덤이 더해진다면 내 마음은 폭발해버릴 것이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이미 ‘위쳐’ 게임 마니아로 잘 알려진 헨리 카빌을 게롤트役에 캐스팅하여 팬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시즌 1의 성공으로 예산 확대가 희망적인 만큼, 로렌 히스리치의 언급이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닌 마크 해밀 캐스팅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