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그레이브 프로젝트.
하나의 세계관으로 게임과 애니메이션, 만화책 등으로 다양하게 컨텐츠를 내는 그런 프로젝트였다.
크게 성공을 못 해서 그렇지 제작자들이 나름 드림팀이었다고 기억한다.
내가 처음 경험한 건 플스2로 나온 건그레이브 게임.
따지고 보면 그렇게 잘난 게임은 아니었다.
당시 플스2로 게임한지 얼마 안 되서 마냥 신기하고 좋기는 했지만 요목조목 뜯어 보면 하자가 많았다.
뚜벅뚜벅 이동해서 두두두 갈기고, 뚜벅뚜벅 이동한 다음 두두두 갈기는 지나치게 단순한 게임성,
처음 해도 2시간이면 떡을 치는 지나치게 짧은 플레이 타임,
뭔가 설명이 부족한 스토리 등.
하지만 나는 그게 좋았다.
생략이 많은 스토리는 신비감이 들었고,
단순한 게임성은 단순하니까 좋았다.
개간지 나는 주인공과 건카타 모션, 재즈풍의 음악까지.
사실상 분위기로 즐기는 게임인데 그 분위기가 내 취향을 직격했다.
* 후속작인 건그레이브 OD.
전작에 비해 플레이 타임도 대폭 늘고 조작 캐릭터도 두 명이나 새로 생기고, 속도감도 빨라졌고, 게임성도 훨씬 테크니컬해졌다.
하지만 나는 썩 좋아하진 않는다.
스토리가 너무 유치해졌고 후반에 주인공이 초사이언 머리 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고,
캐릭터들 디자인이나 조합도 너무 뻔해서 마음에 안 들었다.
최종 보스가 지 ㅈ대로 하다가 막판에 개털려 놓고는
'쿡쿡... 나를 즐겁게 해줬구나... 선물이다.' 하면서 죽기 직전의 여주인공에게 치료제를 떡하니 주는 걸 보고
'뭐지? 미친 새낀가?' 하는 생각을 했었지.
게임성은 살아났는데 갬성이 죽은 셈.
* 당시에 게임은 안 쳐주는 분위기였는데 묘하게 애니는 평가가 좋았다.
본격 느와르... 어쩌구 하는데 난 안 봤다.
볼 기회가 몇 번 있었으나 액션이 아니라는 말에 흥미가 생기질 않더라.
특히 엔딩 노래 나올 때 주인공 둘이 막 들판을 달리면서 경쾌한 록 음악이 나오는 걸 보고
'이게... 건그레이브? 윽! 역겨워!'
하면서 진저리를 쳤었다.
내가 아는 건그레이브는 존나 막 사방에 총 갈기는 단순 무식한 액션 게임이었으니까.
좋아하는 메탈 밴드가 시류에 부합하기 위해 달콤한 팝송을 낸 걸 본 메탈 헤드의 기분 같은 거.
느와르가 달콤하다는 건 아닌데, 뭐 대충 그렇다는 거지.
* 뭐 암튼 그 후속작이 몇 십년만에 돌아왔단다.
이름하야 건그레이브 고어(이하 건그고어).
일본 IP인데 신기하게도 국내 개발사가 만들었다고 한다.
* 오랜만의 후속작인지라 과거 이야기를 훑어 볼 수 있는데.
이게 참... 요약을 못 했다.
특히 건그레이브 2편은 반쯤 독립된 이야기라 굳이 길게 풀어놓을 필요가 없는데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적어놨다.
이건 뭐 거의 최진사 댁 셋째 딸 수준.
* 초반 프롤로그도 개같이 대충 만들었다.
천족이 어쩌고 마족이 어쩌구 하는 모바일 RPG급의 스토리가 펼쳐진다.
일러스트로 괜히 여캐의 엉덩이를 강조하는데,
문제는 여기 등장하는 미카라는 캐릭터는 주인공의 수양딸에 가깝다는 거다.
솔직히 게임 완성도의 차이 때문에 라오어의 엘리 수준으로 교감을 쌓은 건 아니다만 일단 설정이 그렇다.
그런 애 빵디를 씰룩씰룩 흔들어대?
그러면 안 되지 않을까?
응?
만들면서 생각 안 하나요?
그래, 뭐, 이제 시작이니까 가볍게 넘어가보자.
* 일단 그래픽을 리얼톤으로 한 거부터가 좀 당황스럽다.
영화 슈퍼 소닉의 초기 디자인을 보는 듯한 기분이라고 해야 되나.
이게 좋은 선택인지 모르겠단 말이지.
* 조작감은 날렵했던 2편보다는 묵직한 1편에 가깝다.
묵직한데 무빙샷은 2편만큼, 혹은 그보다 훨씬 많이 쳐야 해서 괴리감이 든다.
원래 건그레이브는 시즈모드 마냥 자리 잡고 건카타 갈기는 맛인데 건그고어는 건카타, 일명 버스트 샷을 쓸 만한 상황이 잘 안 나온다.
이게 초반에만 좀 할 만하지 좀만 지나면 적들 조합이 개 그지 같아져서 시즈 모드를 할 수가 없어진다.
*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건 발사 버튼이 트리거로 바뀌었다는 거다.
구작들은 엑박패드 기준으로 설명하면 X 버튼이어서 엄지를 자주 써야 했지만 엄지와 검지의 피로도는 차원이 다르다.
이 게임이 FPS도 아니고, 말만 총이지 그냥 사거리 긴 연타 공격을 반복하는 게임인데 이걸 트리거로 계속 연타하면 손가락이 아프다.
검지가 뿌러질 것 같아 진짜.
그나마 시즈 모드는 누르고만 있어도 나가긴 하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게임 구성 때문에 시즈 모드를 박을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키 세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키마로 하면 좀 괜찮은 편.
비유를 하자면 FPS 게임을 하면서 돌격소총을 갈겨야 하는데 단발 고정인 셈이다.
아니, 진짜.
생각을 안 하나?
* 이 인터뷰를 보고 얼탱이가 터지는 줄 알았다.
총 갈기는 게임에서 근접 공격이 부족한 거 같아서 추가를 했단다.
스샷에는 안 나왔는데 업그레이드의 '스킬' 카테고리가 전부 근접 콤보다.
이게 어처구니가 없는게, 이미 2편에서 적절하게 근접 기술과 활용 거리를 넣어놨다는 거다.
딱 적당했는데 거기에다가 푸짐하게 더 얹어놨다.
"네. 저희가 갓 오브 워 후속작을 만드는데요. 너무 애들이 싸우기만 하는 거 같아서 요리랑 낚시 시스템을 넣어봤습니다."
"저희가 눈물을 마시는 새 게임을 내는데요. 핵심 시스템은 애기 낳기 입니다."
"이번 창세기전에 주식 시스템을 넣어봤습니다. 영웅문 너무 조아."
이거랑 뭐가 다른데?
애초에 적들 공격이 너무 매서워서 근접 콤보 할 틈이 없는데?
* 시스템의 디테일도 너무 후달린다.
방패병이 정말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데 이 방패병은 근접 공격이나 필살기, 혹은 차지샷으로 걷어내야 한다.
근접 공격은 근데 쓰는 동안 맞을 거 다 쳐맞고 필살기는 기가 있어야 하고, 다른 스킬은 구매를 해야 하고.
남은 건 차지샷인데 이 차징이 마음대로 안 된다.
다른 모션 중에는 차징이 안 되서 모션이 다 끝난 상태에서 허공에 반드시 한 발을 쏴야 한다.
그래야 차징이 된다.
구르기 중에? 차징 안 됨.
점프 중에? 차징 안 됨.
근접 공격 중에는? 이 때도 안 됨.
무조건 캐릭터가 중립인 상태에서 허공에 총을 쏴야 차징이 된다.
* 위에서 말했듯이 시즈 모드 - 버스트 샷은 시리즈의 정체성인데 건그고어는 버스트 샷을 너무 혐오한다.
적들 조합이 진짜 개지랄이 났다.
비브라늄 방패병이 총알 튕겨내고,
뒤에서는 얍삽하게 개틀링건 갈기고,
피돼지들이 앞을 막고,
겐지들이 나와서 튕겨내기 쓰고,
샷건맨이 경직 걸고,
멀리서는 (다연장)로켓을 갈겨대고,
저 뒤에서는 한 방에 실드를 깨버리는 저격수들을 배치해놓고,
뒤에서는 자동 조준을 막고 도트딜을 거는 독가스를 뿌리고,
바닥에는 불 장판이 깔리고,
화염 방사병이 실드 회복을 방해하고,
도망치려고 했더니 지뢰가 터져서 나가 떨어지고,
하필 떨어진 곳이 낙사 지역이고.
진짜 온갖 방법으로 염병을 한다.
과장 좀 보태서 얘네가 한꺼번에 나온다.
더 디테일하게 파고 들자면 로켓병이 쏘는 로켓은 튕겨내서 역으로 잡아낼 수 있다.
근데 로켓이 너무 느려서 로켓병에게 도달하기 전에 무조건 한 발을 더 쏜다.
존나 죽음의 메아리를 쓰는 셈.
* 제작진이 건그레이브 구작의 게임성이 너무 단순하다 여긴 건지 점프 구간을 틈틈이 넣어놨더라.
문제는 게임의 조작감이 점프 액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고 구성도 개 지랄 같다는 거다.
이건 뭐 거의 레데리로 슈퍼 마리오 하는 급이다.
그래.
일부러 빡치는 구간을 넣을 순 있지.
느슨해진 게이머의 감각을 다시 팽팽하게 만들도록, 환기시키도록 고의적으로 말이야.
근데 그럴 거면 떨어졌을 때 피통만 좀 닳고 근처로 리스폰 시키는 방법도 있잖아?
애시당초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야 하는 구조인데 로켓병을 배치하는 건 뭔데?
다크 소울이야?
그럼 소울라이크를 만들던가, 왜 건그레이브에 이런 기믹을 넣냐고.
주인공 그레이브 특.
하늘을 나는 비행선에 침투해야겠어 -> 더 높은 지점에서 걍 뛰어내림.
초고층 빌딩의 옥상에 있는데 빌딩이 무너지고 있어! -> 뚝 떨어진 뒤에 툭 털고 일어남.
이런 캐릭터인데 고작 기차에서 떨어졌다고 죽는다?
그... 게임 안 해보셨나?
* 이렇듯 액션 디테일이 개판인지라 보스전도 너무 재미가 없다.
액션 게임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몇 번 붙다 보면 대략적인 패턴이 파악이 되어야 하는데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히트박스 기반의 액션 게임이 아니라 발동 되면 무조건 쳐맞는 타겟팅 RPG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보스전은 액션 게임의 꽃인데, 그래서 패턴을 파훼하고 그런 맛이 있어야 하는데,
덩치 크고 피통 크고 대충 빠르고 딜 세고 막 광역기 날리는 식이다.
열심히 파고 들면 패턴이나 대처법이 보이기는 하겠지.
하지만 그럴 가치가 안 느껴진다.
만약에 건그고어 관련으로 이거 이렇게 하면 돼요, 저 스킬 쓰면 돼요, 저러면 돼요 라는 댓글이 달리잖아?
개발자일 확률 90%다.
지들은 직접 만들었으니까 대충 구조를 알겠지.
근데 게임으로 접하는 사람은 액션의 구조를 파악하기가 너무 난해하다.
액션의 직관성이 후달리니까
* 국내 개발이라 일단은 우리말 더빙이 있긴 한데.
정말 듣기 싫다.
이런 거엔 관대한 편이라 감정선에 안 맞는 더빙이 나와도 까르륵 거리고 마는 편인데 이건 진짜 듣기 괴롭드라.
* 졸개들은 리얼 톤으로 쌍욕을 뱉는데 신캐인 오퍼레이터는 모바일 RPG에서 튜토리얼을 도와주는 요정톤이라서 이게 괴리감이 엄청나다.
강화를 권유 할 거 같아서 긴장감이 생길 정도.
그나마도 도움이 될 만한 오퍼레이팅을 전혀 안 한다.
그레이브! 적이야!(나도 보임)
그레이브! 적이 너무 많아!(어쩌라고...)
그레이브! 로켓을 조심해!(이미 맞았음)
그레이브! 저기 출구야!('저기'가 대체 어딘데 십련아)
그레이브! 체력을 보존해!(한 대도 안 맞았음)
여캐한테 극렬한 살해 욕구를 느낀 건 이코의 요르다 이후로 이 게임이 처음이다.
그나마 이코의 요르다는 후반에 명예회복이라도 하지 얘는 뭐 신캐라고 나와서 암 것도 안 한다.
* '고소 공포증 있어?'
저 대사는 주인공한테 쳐야 하는데 지가 지한테 하고 있다.
대사를 무슨 일괄 적용이라도 한 건가.
* 신캐 생긴 꼬라지 좀 보자.
혼자만 세계관이 다르다.
얘는 블소에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특히 2나 레볼루션에 나와야 할 것처럼 생겼다.
* 스토리도 진짜 이상하다.
원래도 1편에서 스토리가 떡밥 하나 남기지 않고 완결이 됐고 애니는 리메이크에 가까웠다.
때문에 2편의 스토리는 이미 사족에 가까웠고, 거기서 뭐 더 진행하려니 사족스러움이 두 배가 될 수밖에.
스토리를 잇는 게 난이도가 제법 있다는 건 인정한다만... 적당히 못 났어야 커버를 쳐주던가 하지.
사람을 뇌 없는 괴물로 만드는 약물, 시드를 유통하던 조직은 1편에서 궤멸했다.
2편에서 또 시드를 다루는 놈들이 나왔는데 암튼 조짐.
근데 또 또 시드 가지고 노는 놈들이 또 나왔네?
이러면 심드렁 할 수밖에 없지.
*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에게 부탁을 받았다.
자기 딸내미가 평범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그 딸내미가 미카고 주인공의 유전적 딸은 아니긴 한데...
이게 살짝 설거지 어쩌구가 떠오르긴 하지만 뭐 창작물에서는 낭만이니까 넘어가자.
중요한 건 그런 부탁을 받았음에도 그 딸내미가 자경단 꾸려서 범죄 조직과 전쟁을 일으키게 냅두고 본인은 거기서 꼬봉 짓거리나 하고 있다는 거다.
말려야 정상 아님?
사랑하는 사람의 딸이 전쟁터에서 빵댕이 씰룩씰룩 흔들면서 서든 어택2 찍고 자빠졌는데 옆에서 거들고 앉았네?
* 게임 하다 보면 개발진이 주인공 그레이브를 너무 목각 인형처럼 다룬다.
여기 주인공은 말이 좀(심하게) 없긴 하지만 그래도 감정이 아주 없지는 않다.
전작에서도 은근 몸짓이나 반응 같은 걸로 미세하게 감정을 드러내곤 했다.
무언의 살인 병기는 적들에게나 통용되는 거지, 우리편한테는 따스하다고...
쓸데없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컷씬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 꼭 감성적인 부분, 개연성 부분 때문에 이런 걸 지적하는 게 아니다.
게임을 해보면 미카의 와꾸가 개발살이 났는데 이런 걸 보여주느니 감추는 게 나아 보이니까.
일본 친구가 한국으로 원정 성형을 했는데 제대로 실패를 했다.
후카다 에이미처럼 늘 성공적인 사례만 있는 건 아닌 듯?
구작에서도 미카의 디자인은 너무 평범하고 데포르메가 심한 편이어서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난감하긴 했을 거다.
근데 그럼 안 넣으면 되잖아?
부득부득 등장시켜야 했나?
그것도 굳이 이런 식으로?
이런 와꾸로?
아까 라오어의 엘리와 비교한 건 설정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 게이머하고는 그다지 교감을 쌓지 않았기 때문에 안 넣었어도 뭐라 할 사람은 없었다.
지금은 좋은 동네에서 평범하게 잘 살고 있소요 하고 한 줄로 퉁 치면 되지.
왜 굳이 모델링 만들고 성우 넣고 모션 넣고 컷씬 넣고 수정 박힌 모델링을 또 따로 만드는 수고를 들였을까?
팬보이의 억지라고 하지 마라.
나름 합리적인 계산 끝에 내린 결론이니까.
이건 마치 게임의 퀄리티를 깎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만 같다.
회사에 악감정이 있어도 이 정도로 열심히 망치진 못할 텐데.
* 스토리의 품질을 떨어트리는 데에는 컷씬 퀄리티도 한 몫 한다.
이게 정지 화상으로 보면 그냥저냥해 보이지만 움직이는 순간 엉터리가 된다.
보통 컷씬은 개별적인 팀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나중에 만들 텐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컷씬 퀄리티가 직빵으로 타격을 받는다.
대표적인 예로 유비소프트의 '고스트리콘 브레이크포인트'가 있다.
품질이 엉망인 것도 있고 멋대로 상황을 생략한다.
가령 주인공이 나쁜 놈 사대천왕을 만나서 뚜드러 맞아야 하는데 웃기게도 이 맞는 장면을 생략해버렸다.
말로만 들으면 믿기지 않겠지만 맞는 걸 생략하고 구출부터 당한다.
???
*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진짜 클래식하게 한 쪽에 일러와 자막을 넣어서 때우던가(건그레이브 2편).
아니면 웹툰 형식으로 처리를 하던가(던파).
그것도 아니면 정지 화상으로 해보던가(히트맨2)
안 되는 걸 대충 마구리로 해버리면 곤란하다.
* 이 새끼는 나쁜 놈 사대천왕 중 하나인 옌센 부스터 마스터 싸이고 어쩌구 ㅅ발 길기도 하네 인데 주인공을 죽이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는 설정이다.
이유는 모른다.
개발진도 모를 듯?
근데 막상 만나면 어째선지 주인공에게 별로 관심을 안 가진다.
더 중요한 일이 있네 어쩌네 하면서 자리를 비우는데 졸개를 잡으면 귀신 같이 돌아와서는 싸운다.
뭔데 진짜. 똥 마려워서 화장실 가려고 했는데 때마침 쏙 들어가기라도 했나.
이런 것만 봐도 얼마나 대충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ㅅ발 그러니까 이 새끼는 뭔데 주인공을 죽이고 싶어 하냐고...
사실 자네가 마음에 들었다고 고백하지만 이유는 알려주지 않던 스팅레이 같은 건가?
막판에 분지가 공격 당해서 담배가 찢어지자 '에잉.. 돗대였는데'
이래놓고는 몇 분 뒤에 새 담배 꺼내는 건 또 뭔데?
* 저 찬란한 문장들을 음미해 보자.
솔직히 게임이 잘 나올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국내산 신생 개발팀이 싱글 액션 게임을 만들었는데 존나 잘 만들었다?
그건 너무 낭만적인 이야기니까.
그런데 센스까지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
연출이고 대사고 디자인이고 다 촌시러워서 미칠 지경이다.
쌍팔년도식 콧물 개그, 방귀 개그 보는 기분.
센스는 명확하게 분석하거나 점수를 매길 수 없는 분야라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
이쯤 되면 원작을 존중은커녕 무시하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지경.
* 필살기 쓸때마다 자꾸 어디서 호호홓! 하는 웃음 소리가 나는데 진짜 이건 뭔 센스인지 모르겠다.
이게 구작에 있었나?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설령 있었다 해도 그런 건 안 따와도 된다고 좀.
* 그 와중에 시리즈의 인기캐인 분지도 등판시키고 플레이어블로 넣은 걸 보면 원작을 전혀 모르는 건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분지는 그레이브와 달리 속도감이 있어서 전작의 느낌을 '살짝'이나마 맛볼 수 있다.
와중에 차지샷이 없어서 방패병 처리가 곤란하다.
문제는 고작 한 스테이지에서만 다룰 수 있다는 거지.
그런 걸 보면 걍 광고로 넣는 게 주 목적이고 스토리상 비중이나 게임 플레이는 광고에 넣는 대가로 구색만 갖춘 걸로 보인다.
* 근데 이 새끼는 대체 왜 출연한 건지 모르겠음.
전작에서 비중 없이 스쳐 지나는 단역 보스 중 하나였는데 여기서는 갑자기 동료가 되어서 후반까지 얼굴을 비춘다.
꼬박꼬박 등장하며 존댓말 박는 거 보면 개그가 따로 없다.
심지어 성우도 장포스임.
최후반부에는 1편의 간부 둘이 예토전생 하는데 걍 괴물로 나와서 우와앙 싸우고 끝나는지라
이게 지금 원작을 존중하겠다는 건지 어쩌겠다는 건지 판단이 잘 안 선다.
즉, 시리즈 감성은 다 죽여놓고 이상한 부분에서는 구작과 연결 고리가 있다.
* 보스 디자인도 진짜 ㅈ구림
사이버펑크야 뭐야.
이 무슨 이정현이 '와' 부르던 감성도 아니고.
구작은 몸 자체가 뒤틀려서 괴수, 괴물이 됐다는 느낌이라도 있지 여기는 무슨 옷만 갈아 입은 거 같음
* 사실 깊게 고민할 것도 없다.
원작을 존중했으면 일단 이 음악과 함께 오프닝이 나왔겠지.
보스 처형씬에서도 쓰였을 테고.
테마곡 저작권을 못 따왔나?
아닌데. 구작 음악 다른 것들은 몇 개 쓰였는데.
뭐야?
*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얄팍하다.
부제로 넣은 고어조차 그렇다.
왜 이 게임에 고어가 들어가야 할까?
그냥 가볍게 표현해서 등급을 낮추는 게 더 이득 아닌가?
건그레이브 세계관이 좀 어둡긴 한데 눈에 보이는 플레이에 굳이 이렇게 피칠갑을 하고 사지분해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욕설도 마찬가지다.
마피아들이 시종일관 이 새끼야 뭔 새끼야 욕을 하는데 왜 이런 표현을 집어넣었는지 의아하다.
ㅈ도 아닌 자극성으로 얄팍하게 눈에 띄어보려는 수작이었을까?
에이 설마. 그럴 리가.
* 지금 와서 고백하지만 엔딩을 보지 않았다.
아마 스테이지 20초중반 쯤에서 멈췄을 거다.
31스테이지가 마지막이라는데, 플레이 하는 1분 1초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할 수가 없더라.
나머지 구간은 걍 유튜브 에디션 때렸다.
노잼~ 이런 정도가 아니라 너무 못 만들어서 플레이가 괴롭고 고통스럽고 힘들다.
ㅅ발 지역도 다 몰개성해서 거기가 거기 같은데 스테이지 갯수는 오질라게 많아요.
* 꼴에 신캐로 플레이 하는 스테이지까지 있다(무려 한 스테이지)
이것도 웃긴 게 근접 공격 캐릭인데 사거리가 너무 짧아서 때리다가 거리가 벌어져서 공격 범위를 벗어나기도 한다.
점프 조작감 ㅈ구린데 또 낙사 구역이 등장해서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다.
미친 놈들인가 낙사 왜 이렇게 좋아해???
* 이 게임은 모독과 오독과 무성의와 무관심과 무의미로 가득 차 있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능력이다.
수능 시험을 0점 맞은 것과 같으니까.
정말 대단하다 대단해.
구작 건그레이브도 막 그렇게 엄청 대단한 게임까지는 아니었으니까.
그 정도만 해줬어도 됐을 텐데 그것보다 못 하면 어떡하니.
가끔 댓글로 그 시절 감성 그대로~ 2022년에 그 시절 게임성 그대로~ 이러면서 뇌에 구멍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짜 ㅈ도 모르면서 쌉치는 소리다.
액션 디테일이나 간지, 디자인, 센스 부분에서...
에효, 됐다.
이게 뭔 의미가 있냐.
* 건그고어의 도시에서는 사이버펑크 느낌이 물씬 난다.
뭐 일단 번쩍번쩍 하고 화려한 건 사실이지.
사이버펑크가 보기에는 화려하고 매력적이지만 암울한 세계관인 이유는 로망이 없기 때문이다.
꿈도 희망도, 사랑도, 낭만도 없으니까.
그런 게 통하지 않는 세계니까.
이 게임이 암울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명색이 액션 게임인데 낭만이 없다.
멋이 없다.
우리 나라 게임판에는 진짜 낭만이 없는가 보다.
아니면 낭만이 통하지 않는 찐 리얼 사이버펑크 세계라거나.
달이 없는 세계를 살아가는 개발자들은 무슨 기분일까.
문득 궁금하다.
* '그레이브가 올 거라고는 예상 못 했을 거야. '지옥'을 보여줘!'
그래.
건그레이브 시리즈가 돌아올 줄도 몰랐고 이 정도로 지옥일지도 몰랐지.
<게임의 특징 : 뇌 빼고 즐기는 게임인 줄 알았는데 극한의 인디안밥 체험 게임.>
* 장점.
<죽은 프렌차이즈였는데 어쨌든 후속작이 나오기라도 했음.>
* 단점
<메인 화면 들어가기 전에 사운드 옵션 적용이 안 됨(게임패스 문제일 수도)>
<그지 같은 조작감.>
<등신 같은 더빙.>
<자주 어긋나는 자막 싱크.>
<디테일이 다 죽어 있는 액션 시스템.>
<납득이 안 되는 난이도.>
<만족스럽지 않은 그래픽.>
<혼자만 툭 튀는 신캐 디자인.>
<촌스러운 대사와 문구들.>
<만들다 만 컷씬.>
<코웃음도 안 나는 스토리.>
<기존 캐릭터성의 붕괴.>
<시리즈 특유의 재즈풍 음악이 거의 안 쓰임.>
<잊을만 하면 나오는 그지 같은 낙사 구간.>
<옌센 부스터 사이코 어쩌구 하는 애가 왜 주인공을 죽이고 싶어하는지 끝까지 안 알려줌.>
정성글은 추천 왠 오합지졸들이 건드려서는..
정성글은 추천 왠 오합지졸들이 건드려서는..
공감합니다 오래 기다려온 작품인데 실망스럽네요 오프닝 ost 정말 공감합니다 건그레이브의 트레이드마크 인데 보스전에 막타 치면서 나오는 그 음악! 예약까지해서 구매했는데 아쉽습니다
포켓몬 gba판 하다가 요즘 포켓몬 보는 심정이 이럴까... 포켓몬은 팬뭉치라도 있지...이건 팬도 얼마 없는데
상당부분 많이 공감합니다! 후속작 부활했다, 진동이 살아 있다 이2가지만보고 플래를 향해 가고있는데요. 나머진.... 차라리를 기획을 카툰랜더링을 채택하고 애니까지 시나리오에 넣어서 처음엔 브랜든히트로 플레이하다가 그레이브로 해서 엔딩까지 보게하는 리부트 개념으로 만들었음, 지금 받는 비난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롭고, 팬들유입도 훨씬 많았을텐데... 진짜 팬심으로 재밌게는 하고 있지만 할때마다 아쉬운 건 어쩔수가 없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9QC3QKFgrMM
발표부터 출시까지 제작기간이 짧은것도 아니었는데 이따구로 내놓은거 보면... '이기몹' 여기는 그냥 앞으로 모바일 게임이나 만들어야함 능력 없는것들이 과분한 ip를 가져다가 그냥 폐기물을 내버렸음
‘이기’ ‘몹’
프랜차이즈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정성글이네요.... 끝나는 게 아쉬울정도로 술술 읽히는 리뷰였습니다
이분은 찐팬이구나..
방법이 없는 건가요? 패치로 뭐 해결 불가능함?? ㄷㄷㄷ
한 두 개 고친다고 될 문제가 아니긴 합니다... 싹 다 고쳐도 평작이 안 되는 수준이지만 참회하는 심정으로 이 악물고 다 고쳐보거나, 아니면 주인공 스펙이라도 올려서 난이도를 낮추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 보여요
와 해보려고 했는데 시간 아꼈습니다. 지금 지우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