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아이돌마스터 스텔라 스테이지 : 팬을 우롱하다

| 타이틀 | 아이마스 스텔라 스테이지 | 발매일 | 2017년 12월 21일 |
| 제작사 |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 장르 | 아이돌 육성 라이브 |
| 기종 | PS4 | 등급 | 12세 이용가 |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aybe |
*본 리뷰에는 내용 누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육성 라이브 게임 '아이돌마스터' 시리즈를 접하기 어려웠던 시대는 확실히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제노그라시아를 포함해 암흑기였던 시기를 지나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드라마로 아이돌마스터의 세계는 넓어졌고, 콘솔 타이틀을 비롯한 모바일 플랫폼 게임 서비스 등 관련 콘텐츠는 다양해지고 풍부해졌으니까요.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졌는가를 논하자면 아직까지 미비하긴 하지만, 일부 타이틀이 한국어화로 출시되거나 아예 한국에서 콘텐츠가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하는 등 관련 소식이 이따금 들려오면서 시리즈 팬들을 기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PS4 전용으로 발매된 '아이돌마스터 스텔라 스테이지(이하 SS)'는 PS4로는 세 번째 아이돌마스터 타이틀이 됩니다. 소위 말해 본가라고 불리는 초창기 멤버 13명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돌마스터 타이틀로는 두 번째로, '아이돌마스터 플래티넘 스타즈(이하 PS)'가 발매되고 약 1년 3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출시되는 기간이 전작과 비교해 꽤 짧았기 때문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대로, PV를 통해 공개된 SS는 전작인 PS와 사실상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개인적으로는 좀 더 진득하게 개발해서 2011년 이후로는 기약이 없는 정식 넘버링 타이틀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아직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라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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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발매 이후 출시된 VR 전용 게임. 아니나 다를까 게임다운 면은 전혀 없다. |
작년 10월경에 종영한 드라마.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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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라이트 스테이지의 뒤를 이어서 출시된 게임들. 이로서, 콘솔만의 장점인 본가 아이돌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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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전작이었던 PS에 대한 리뷰(바로가기)를 먼저 읽어보신 후에 본 리뷰를 읽으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후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SS는 PS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기에 두 타이틀을 구분하기보다 PS의 확장팩인 개념으로 보는 편이 더 적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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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메뉴 구성 역시 PS와 동일하다. |
후에 알게 되겠지만 '지탱해주는 사람'은 절대로 프로듀서가 아니다. |
■ 1+1=1, 혹은 0.5.
SS의 시작은 이제껏 출시된 모든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와 동일합니다. 이전 작품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처음부터 시작하게 되는 것이죠. 다만, PS에서 사용했던 설정의 일부를 채용하면서 두 타이틀 사이의 연결점이 생겼습니다. 모든 아이돌은 PS에서 진행했던 합숙에 참여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합숙에서 복귀하게 됩니다. 즉, 프로듀서 합류 시기의 변화였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합숙할 당시인지, 합숙이 끝난 이후인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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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설정이 붙긴 했지만 리부트되는 건 변하지 않는다. |
활동 반경이 합숙소에서 사무실로 변했으며 사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
PS에서는 뫼비우스의 띠 마냥 1년이든 10년이든 변하지 않는 합숙소의 생활을 그려냈다면, SS에서는 그 장소가 사무실이 되었을 뿐 기본적인 사양은 PS와 완벽하게 동일합니다. 플레이어가 할 일은 언제나 그렇듯 아이돌을 프로듀스하여 최고의 아이돌을 만드는 것이고, 지난 2014년 PS3로 발매되었던 '아이돌마스터 원 포 올'이나 전작인 PS와 마찬가지로 무제한 프로듀스 방식을 채택했기에 모든 아이돌을 육성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로 인한 단점이라면 엔딩 이후 끝맺음이나 완결성이 부실해진다는 것과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 대신 얻는 장점으로는 느긋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과 꽤 높은 자유도가 생긴다는 것이죠. 이런 부분은 기간제냐 무제한이냐의 시스템적인 차이이자 취향으로 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간제 프로듀스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제한 프로듀스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볼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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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요소는 물론 플레이 방식과 규칙까지 모두 PS와 똑같다. 사실상 차이가 없어서 같은 게임으로 봐도 되는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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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지옥이었던 합숙소를 벗어나 좀 더 다채로운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목소리는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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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을 선택해서 라이브를 진행하면 팬과 머니, 경험치 등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영업이나 레슨은 돈과 팬, 스코어 등의 부분에서 일정 기간 동안 라이브를 진행하면 추가로 획득할 수 있는 버프 형식으로 변경되었죠. 최종적으로는 라이브를 통해서만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아이돌 육성 라이브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는 충족할지 모르나, 다양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나 생각됩니다.
모든 아이돌의 팬을 합산한 수치로 프로듀서 랭크가 결정되고, 랭크에 따라 추가로 프로듀스할 수 있는 아이돌을 선택할 수 있으며 추가 악곡을 받을 수 있는 점은 PS와 완전히 동일합니다. 다만, 악곡에 한해서는 대부분 프로듀서 랭크를 통해 해금하는 방식이 아닌 코칭이나 특정 스테이지 클리어, 특정 랭크 달성 등으로 분산되었습니다. 덕분에 플레이어에게 작지만 '목적의식'을 심어준 것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고 이는 꽤 긍정적인 변경점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악곡의 수가 PS에 비해 2배 이상 증가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PS에서 제공되었던 악곡은 메들리까지 포함한 20곡이 전부 수록되어 있고, 추가로 25곡이 수록되면서 기본적인 볼륨이 보강되었습니다. 다만, 전작의 곡을 제외한 25곡 중에서 메들리 2곡과 이벤트 1곡 그리고 라이벌 전용 곡으로 4곡이 배정되어 전작과 동일한 18곡을 베이스로 합니다. 그나마 PS용 DLC로 발매된 곡을 동일하게 SS에서도 지원해준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각 곡의 가격이 상당히 비싸게 책정되어 있는 터라 새로 구매한다면 PS4 값은 훌쩍 넘어갈 테니까요.
라이브 플레이 방식에는 변화가 없지만, 난이도는 조금 변경되었습니다. PS에서는 난이도의 의미가 사실상 없는 수준이었다면 SS에서는 난이도에 따른 변화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습니다. 덕분에 좀 더 긴장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해지면서 리듬 게임의 요소도 어느 정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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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표는 S랭크 도달이지만 그렇다고 게임이 끝나는 건 아니다. |
팬의 총합이라는 방식 때문에 프로듀서의 랭크는 알아서 오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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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 개념이 없어 라이브에 실패해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
의상이 랜덤 박스가 아닌 상점 등으로 옮겨진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 |
그래픽 부분에서는 딱히 언급할 요소가 없습니다. PS와 완벽하게 동일한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PS3 시절과 비교해서 달라진 그래픽은 PS의 리뷰에서도 다뤘지만, 당시의 장점이 SS까지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간단하게 좋고 나쁨을 따진다면야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동일한 그래픽을 여러 차례 우려낸 전적이 있는 시리즈라는 점을 감안해야 됩니다. 시리즈가 이어져도 눈에 띄는 발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점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당연히 연출면에서도 다를 바가 없어서 PS를 통해 고난의 시간을 보낸 플레이어에게는 감흥이 덜 할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아쉬운 부분이죠.
시스템에서는 '코칭'이 추가되면서 이제야 육성다운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이브를 통해 CP라는 자원을 획득할 수 있고, 이를 소모해 타입별로 보너스 점수를 획득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각각 싱글/듀오/트리오/퀸텟 등으로 나뉘며, 각 부분의 상위 해금으로 7인/13인 메들리와 올스타 스테이지에서 적용되는 보너스를 개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중간마다 악곡이나 의상, 액세서리 등을 해금할 수 있어서 모든 타입에서의 육성을 노린 배치도 나쁘지 않습니다.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한 명의 아이돌에게 몰아주는 것도 가능하고 아이돌마다 특정 타입을 몰아주는 방식의 육성 또한 가능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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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부 로고를 빼고 보면 뭐가 뭔지 구분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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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5명이 전부 화면에 나오게 되었으니 발전했다고 봐야 할까. |
난이도 조정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다. |
■ SS는 사실 스텔라 스테이지가 아니라, 시이카 스테이지의 약자입니다.
PS에서는 특정한 라이벌 개념이 없었습니다. 이전 작품에 등장했던 주피터나 레온도 모습은커녕 언급조차 없었죠. 때문에 아이돌의 정점에 선다는 말이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에서는 아예 새로운 캐릭터를 라이벌로 등장시킵니다. 바로 '시이카'라는 아이돌이죠. 이전 시리즈의 라이벌 아이돌의 공통점이었던 카리스마 계열이 아닌 플레이어가 육성하는 아이돌과 사실상 동일한 타입으로, 라이벌 포지션에서는 신선한 시도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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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는 보자마자 스카웃을 하려고 했고… |
라이브를 보고는 감격한 나머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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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프로덕션에 합류하게 된 프로젝트 페어리를 제외하면 이제까지의 라이벌과는 타입도 대우도 남다르다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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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는 점은 따로 있는데, 그 문제가 너무 커서 게임의 제목까지 바꿔도 될 정도가 되어버렸죠. 마침 스텔라 스테이지의 약자도 SS인데, 시이카 스테이지라 불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라이벌로 등장시킨 시이카의 존재가 너무 크게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SS의 큰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아이돌들은 첫 프로듀스를 할 당시 각자의 목표가 있고, 이것을 초반부에 대부분 이뤄냅니다. 때문에 망설이고 방황하면서 아이돌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는 와중 시이카의 등장으로 인해 갈등이 심화됩니다. 그리고 역시 시이카와의 만남과 대화 등을 통해 이 갈등을 해결합니다.
시이카는 정말로 매 순간마다 등장합니다. 프로듀서와 잘 이야기하다가도 결국에는 시이카 때문에, 시이카가 있으니까 등의 언급을 하니까요. 이렇게 시이카를 빼놓고는 제대로 이야기하지도 못하니 마치 종교인가 싶기도 합니다. 게다가 아이돌마다 부여된 개성과 성격까지 시이카에 의해 대부분 죽거나 빛을 잃게 됩니다. 특유의 미소와 자유분방함이 매력이었던 미키는 시이카를 한 번 봤을 뿐인데 미소를 잃고 의기소침하며, 아이돌을 그만두겠다며 프로듀서도 말릴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던 타카네는 시이카의 조언 한 마디에 아이돌을 계속하겠다고 합니다. 당연히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황당할 뿐이죠.
이처럼 진로에 고민하는 아이돌도, 가족과 갈등을 빚는 아이돌도 시이카를 만나고 나면 단박에 해결해버리니, 이걸 아무리 좋게 봐도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당연히, 프로듀서는 이번에도 그냥 프로듀서 조무사에 그치며 없어도 그만인 수준의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죠. 플레이어가 프로듀서를 하고 있는 것인지, 765 프로덕션 잡일 담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가는 수준의 분량과 영향력은 PS 시절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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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카를 보자마자 졌다면서 미소를 상실한 호시이 미키는 |
랭크 업 내내 시이카와 자신을 비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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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몇 마디 나누더니 패배를 인정하며 돌아선 미나세 이오리는 |
결국엔 시이카 덕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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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황, 모든 순간에서 모든 아이돌은 시이카에게 의존한다. 당연히 분량도 시이카가 제일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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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성공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는 시리즈 초창기부터 라이벌에게 주어지는 특징과도 같으니까요. 다만, 너무 과하다는 겁니다. 애당초 765 프로덕션에는 13명의 아이돌과 사장, 프로듀서, 도우미 역의 오토나시 코토리 등 다양한 인물이 존재하지만, 각각의 스토리에서는 아예 등장조차 하지 않습니다. 개별 시나리오는 말 그대로 진짜 개인 시나리오라 오로지 해당 아이돌과 시이카와의 단독 무대가 되었습니다. 시나리오에서는 그렇게 진행해놓고 플레이 도중 등장하는 일상 장면에서는 13명의 아이돌이 서로 장난치고 노는 장면이 나오니 이질감이 생깁니다.
이런 문제는 신규 유저나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와닿는 부분은 아닙니다. 라이벌 의존적인 진행이 이어지더라도 최종적으로는 갈등을 극복하는 모습이 나오니 괜찮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13명의 아이돌이 지닌 성격이나 설정에 대해 잘 모르기에 발생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해 설정이 붕괴되었다고까지는 볼 수 없으나, 시이카라는 라이벌을 부각시키기 위해 13명의 아이돌을 너무 가볍게 희생한 것처럼 보입니다. 주인공보다 적이 더 빛나고, 더 주인공다운 면모를 보이는 적이 과연 정상적이고 옳은 선택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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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가 시이카와의 1:1이니 이런 모습이 어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특정 패턴의 반복일 뿐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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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보면 시이카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주인공인 아이돌은 얼마나 성장하든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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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마스터 시리즈의 역사가 10년이 넘어가는 만큼 다양한 장르와 분야, 매체 등을 거치며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쌓아온 설정과 성격은 쉽사리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무시하면 안 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의 팬들 대부분은 각각의 아이돌에게 주어진 설정과 성격을 좋아하기 때문에 팬이 된 것이니까요. 그러한 요소를 아무렇지도 않게 게임 내에서 대한다는 건 어떻게 생각해봐도 좋게 보기 힘듭니다.
플레이어는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이 전무해서 병풍 신세를 면하지 못했고, 아이돌의 매력과 각종 설정도 알기 힘들어졌지만 그 와중에 시이카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하게 알게 되었죠. 완전무결하면서 품행방정, 성격도 좋으니 아이돌의 현신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사실상 메리 수와 같은 포지션의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담당 프로듀서의 전적에 이와 동일한 사항이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매우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SS의 평가가 PS보다 좋은 것은 맞지만, 애당초 PS가 게임으로서 미달인 수준을 보여줬으니 그보다 못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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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라이브 이외의 콘텐츠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플레이어가 아이돌을 알아가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기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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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방치, 해결은 두루뭉술.
앞서 SS가 PS의 토대 아래에 만들어진, 사실상 확장팩이나 다름없는 타이틀이라 했는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스크린샷에 타이틀 로고가 없다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니까요. 내부적으로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우선, 계절 방식이 12월 체계로 바뀌었습니다. 매월 4주의 기간이 존재하며, 별도의 연도 표기는 없습니다. 매해 마지막에 반드시 진행하던 올스타 라이브는 삭제되고 조건에 따라 발생되는 올스타 라이브를 일반적인 라이브처럼 할 수 있습니다.
CP 포인트를 이용한 코칭 시스템이 생겨나 타입별로 육성할 수 있으며 의상마다 부여된 랭크도 삭제되었습니다. 의상 색놀이는 여전하지만 최소한 동일한 액세서리가 랭크별로 늘여놓은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지나치게 많이 요구했던 랭크별 팬의 수가 급락해 PS보다 빠르게 랭크 업을 진행할 수 있으며, 그만큼 육성에 필요한 시간도 줄었습니다. 랭크 업마다 볼 수 있는 시나리오 분량은 크게 증가했지만 라이벌 분량 조절의 실패로 인해 도루묵이 되었습니다.
육성 또한 확실히 개선되었습니다. 악곡과 마찬가지로 의상도 랜덤 박스가 아닌 라이브 클리어와 코칭, 상점 구매 등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다만, 애당초 해서는 안 될 일이었고, 그것을 없던 일로 만든 것이니 장점이라고 보기 어렵긴 합니다. 또한 아이돌별로 피로도가 추가되어서 최저치에 도달하면 강제로 그 다음주를 쉬어야 합니다. 때문에 피로도를 관리해줄 필요성이 생겼는데, 개발사에서는 나름대로의 전략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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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은 최소한의 '육성'이라는 부분을 충족시켜주는 최초의 콘텐츠인 셈이지만 딱 그 정도에 머무르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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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진 플레이 타임은 피로도로 조절한 느낌. |
특별 스테이지를 통해 CP만 대량 획득할 수 있는 이벤트도 있다. |
이렇게 변경된 부분은 어쨌거나 긍정적이긴 합니다. 잘못된 부분을 고친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것을 잘했냐 하면 꼭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PS의 레슨과 영업은 한 마디로 '하지 마'라고 말하는 듯한 구성이었습니다. 영업은 랜덤 주사위였고 레슨은 기억력 테스트에 같은 그림 찾기, 순발력 테스트였으니까요. 그런데 SS에도 이 사양이 동일하게 존재합니다. 단순히 결과물만 달라졌을 뿐이죠. 머니나 팬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버프의 형태로 말입니다.
그나마 추가 사항으로 아이돌 업무에 선택지를 고르는 방식이 존재하는데 사전에 제공되는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서 사실상 찍어서 맞춰야 됩니다. 당연히 주사위 굴리기와 동일한 수준의 콘텐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던 플레이 방식과 입수 보상 중에 진짜 문제는 플레이 방식이었는데 입수 보상만 변경한 것은 토대를 고치지 않고 수정하려고 하는, 일종의 꼼수와도 같습니다. 당연히 그만큼의 자금과 시간을 절약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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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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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 시스템에 대한 부재도 여전합니다. 코칭을 통해 아이돌을 육성하는 시스템이 생기긴 했으나, PS를 거쳐서 이제야 그럴싸한 것이 하나 나왔을 뿐입니다. 그마저도 모든 부분에서 점수에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전히 제대로 아이돌을 육성한다는 체감은 적은 편입니다. 라이브 파트에서 스코어가 증가되었다는 것이 강해졌다 혹은 성장했다고 연결 짓는 것은 일반적인 RPG나 액션에서나 통용되는 방법이니 애당초 접근법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코칭을 제외하면 PS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프로듀서라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여전히 전무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난이도 차이가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라이브 파트에서 난이도가 의미를 주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스코어에서 큰 폭으로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며 라이브 실패에 그 어떤 페널티도 없다 보니 높은 난이도의 플레이는 자기만족이거나 지나치게 지루하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됩니다. 하다못해 클리어한 난이도는 별도 표기가 붙거나 스테이지별로 자신의 클리어 스코어가 얼마나 되는지, 도전과제를 부여해 머니나 CP, 아이템 등을 제공하는 등의 부차적인 요소라도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여전히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감각보다는 감상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 방식의 근본적인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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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던져주는 선택지와 찍어서 맞추는 정답이 재미있을 리 없다. |
돈 없는 프로듀서에겐 광고만 올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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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대단한 휴식 되시겠다. 배경에 아이돌 붙여놓고 대사 2~3줄로 끝. 돌고 돌아 라이브 빼고 없다는 건 현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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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이야기였습니다. 랭크 업 시나리오를 통해 제한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아닌, 아이돌 13명이 서로 어우러지며 성장해나가는 것을 어디에서도 체감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 시나리오라는 것도 특정 아이돌과 시이카만의 콜라보레이션으로만 진행되기에 플레이어는 아이돌에 몰입하기 어려워집니다. 최고의 아이돌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 이외의 이야기가 전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 부분에서 채워 넣기 어려웠다면 연출을 통해 바꾸려는 모습이라도 필요했습니다. F랭크에서의 라이브와 S랭크에서의 라이브에서 다른 연출을 보여준다거나 랭크에 따라 함성과 보이는 팬의 숫자가 달라진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최소한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 이를 놓쳤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저 클리어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앵콜 스테이지가 나올 뿐이니 성의가 없어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없다고 느껴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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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성장과는 관계없이 항상 무대는 만석에 엄청난 팬들로 가득하다. 성장을 체감하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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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을 의식한 듯 피로도 시스템으로 내놓은 것도 단순히 플레이어의 독백 한두 줄과 아주 가끔 발생되는 아주 짧은 이벤트 한두 줄 정도로 때워버리니 전략성을 느끼기보다는 불편함을 더 느끼게 됩니다. 아이돌의 피로도가 최하치에 도달하면 강제로 휴식하게 되는데 이때도 독백으로 끝입니다. 이쯤 되면 PS와 마찬가지로 플레이 타임을 억지로 늘리기 위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도 무방한 수준이죠. 반드시 모든 행동에 특정 이야기가 붙어야만 콘텐츠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즐기지 못할 것도 없죠. 그러나 SS의 게임 디자인이 라이브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는 구성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됩니다.
안 그래도 부족한 콘텐츠와 즐길거리가 안 좋은 방향으로 부각된 점은 명백한 단점이자 실책입니다. 의상의 지나친 세분화는 여전히 껄끄러운 부분입니다. 동일한 디자인으로 색만 달리해서 의상이 많은 것처럼 부풀리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또한 여전히 의상을 개별적으로 착용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최소한 여러 유닛으로 구성해야 하는 메들리나 3곡 연속으로 부르는 올스타 라이브에서만이라도 지원해줬으면 싶어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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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메일 한 통과 대사로 끝. 진짜 넣어둔 의도가 궁금해질 지경이다. 플레이 타임을 늘리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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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동일한 디자인, 전부 다른 색상. PS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
PS의 잔재는 SS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연히 재활용의 흔적이다. |
한국 한정으로는 로컬라이징 상태도 매우 안 좋습니다. 딱 잘라 말해서 엉망입니다. 오역이 난무하고 제대로 번역해놓은 말도 바로 다음 문장에서 동일한 말임에도 오역을 해버리곤 합니다. 검수를 아예 진행조차 하지 않은 것인지 대사창을 벗어나는 자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는 악곡을 선택하는 부분이나 메일에서도 글자와 이미지, 글자와 글자가 겹치는 현상을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검수가 미진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밖에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특정 루트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플레이해도 보이는 것들이니까요.
그래픽 수정 역시 이번에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은 순수한 원본 상태를 자랑합니다. 다른 부분이야 그렇다고 해도 아이돌 소개 문구를 자막으로 띄운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PS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내보내는 자신감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시리즈의 팬들이 보내주는 성원과 한국어화가 열악했던 시장에서의 너그러운 시선이 언제까지고 지속되리라 생각된다면 큰 착각이라 말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로컬라이징 문제는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에서만 불거지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 최고의 로컬라이징으로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을 꼽곤 하는데, 차라리 원어가 더 좋겠다고 생각되는 최초의 게임이었습니다.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이 아니더라도, 만족보다는 불만족스러운 타이틀이 더 많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매번 리뷰할 때마다 로컬라이징과 검수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을 적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크게 부각되지 않는데다 들어가는 시간과 자금에 비해 결과물이 대단치 않기 때문인지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접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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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현지화는 꿈도 꾸지 말라는 것 같다. 정말로 필요한 부분을 포함해 그 어떤 부분도 수정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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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고도 검수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특히 대사창을 벗어나는 건 상당히 자주 볼 수 있을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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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 복이 많아 여전히 한 번쯤은 꼭 버그를 겪는다. |
번역기를 돌리면 똑같이 나올 것 같은 직역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
■ 팬을 우롱하다.
본 리뷰를 시작하면서 이야기했던, 시리즈의 확장으로 인해 이제 게임에서도 더 이상 13명이 아이돌이 등장한다는 것이 큰 메리트나 독자적인 장점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워졌다고 생각됩니다. 각각 리듬 게임으로 출시되어 아이돌과 라이브라는 콘셉트를 잘 녹여내고 있죠. '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든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든 개별적인 시나리오도 존재합니다. 게다가 풀 보이스를 지원하는데다 그래픽도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죠. 사실 게임성만 놓고 본다면 PS든 SS든 스마트폰으로 서비스 중이면서 무료 플레이가 베이스인 두 게임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PS나 SS가 비교되는 대상이 스마트폰 게임인데도 무엇 하나 제대로 우월하다 여길 수 있는 점이 없으니 PS4라는 하드웨어가 무색한 수준입니다. 결국 SS는 PS에 비해 더 나은 수준일 뿐이며 이제야 최소한 게임다운 면모를 갖춘, 여전히 미완성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확장팩이라고 언급했던 것도 PS의 시스템과 구성 요소를 최대한 버리지 않고 담았기 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해 PS 이후에 SS를 구매한 유저들은 개선 패치와 25곡을 6만원이 넘는 돈으로 구매한 것과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신작이라고 나온 타이틀이 패치를 통해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수준 정도만 보여준 것이기도 합니다.
화면에 여러 아이돌이 나오게 바뀌어도 의미가 없습니다. 여전히 말 못하는 캐릭터가 한 명 이상은 있고 아이돌의 일상 대부분은 음소거되어 있습니다. 메시지를 구매하지 않으면 플레이 분량이 상당 부분 깎이는 것도 여전합니다. 팬들의 고통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판매량이 나오지 않으면 신작 제작도 불투명해지고 한국어화도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게임을 구입하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실망스러운 게임성에 추가 과금입니다. 팬을 우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장난질에 그나마 남아있는 팬마저 떠나가기 전에, 게임이 게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값어치를 지니도록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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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메시지 정도는 구매해야 콘텐츠 분량이 좀 늘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풀 프라이스를 지불하고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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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라이브를 비롯한 서브 목표가 있지만 결국 반복일 뿐이라 의미가 없다. |
시이카는 피로도의 개념도 없고 전용 코칭에 전용 곡에 전용 의상까지 있다. |
편집 :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