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를 저지하려고 의장석을 지켰다며 적통성 부각에 애를 썼다. 그러면서 이를 고리로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싸잡아 견제했다.
정 전 총리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탄핵 당시 상황에 대해 “전 막기 위해 의장석을 지켰고, 우리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탄핵 저지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며 “그런데 당시 이 전 대표는 다른 정당에 있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때 (그 정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이 아마 추 전 장관일 것”이라며 “같이 그쪽에 계셨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 전 대통령 재임 중인 2004년 3월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는데,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대선 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새천년민주당도 다른 야당과 함께 강행 처리에 나섰다. 정 전 총리는 당시 새천민주당을 나와 열린우리당에 합류해 잔류파인 이 전 대표, 추 전 장관과는 대립각을 세웠었다.
최근 들어 민주당 경선을 둘러싸고 이재명 경지지사와 이 전 대표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탄핵 찬반 및 이른바 ‘도정 농단’ 공방전으로 번지고 있다.
정 전 총리는 또 “(탄핵 당시 새천년민주당 관련) 내용도 모르면서 제가 가타부타 이야기하는 건 점잖지 못한 일”이라고도 했다.
이어 “문제점이 있으면 그런 건 내부 경선에서 잘 걸러야 한다”며 “그냥 본선에 나가면 작은 흠도 핵폭탄급으로 발전할 수 있어 본선 경쟁력을 자꾸 따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아울러 “두 분이 조금 도를 넘어 네거티브로 흐르고 있지 않으냐는 걱정을 지지층에서부터 하기 시작했다”며 “검증은 철저히 하되 진흙탕 싸움은 절제해야 한다”고 양측을 비판했다.
앞으로 여야 대권 구도에 대해선 여야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 하락으로 국민의힘 소속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자신 간 대결로 압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정 전 총리는 먼저 “윤석열씨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하지 않았느냐”며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야당에선) 최재형씨를 좀 띄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재명, 윤석열 두 분의 적대적 공생 관계가 만들어졌는데, 균열이 시작되면서 정세균, 최재형의 구도가 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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