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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 액션은 퍼즐을 풀기 위한 도구, 프로그파티 'VINE'(바인) 인터뷰

조회수 2512 | 루리웹 | 입력 2023.06.08 (14:23:42)
[기사 본문] 장르의 접목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디 게임 시장에서는 가끔 독특한 형태로 장르의 접목이 구현되기도 합니다. BIC 등에서 최초로 선을 보인 ‘VINE(바인)’은 로프 액션과 퍼즐이라는 측면에서 장르의 접목을 시도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플레이를 하는 것과 보는 것. 설명을 듣는 것의 차이가 극명한 타이틀이 되기도 합니다.


로프 액션이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퍼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타이틀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퍼즐을 로프 액션이라는 수단으로 해결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흥미로운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솔직히 쉽지만은 않습니다. 붙이고 당기고. 다시 놓는 메커닉을 인지하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는 순간, 바인의 게임 플레이는 새로운 지향점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관통한 생각으로 퍼즐을 풀어낼 때. 이 순간에 터져나오는 경험들이 그간의 고민을 가치있는 것으로 만듭니다.

독특한 플레이 경험. 그리고 로프 액션과 퍼즐을 접목한 플레이. 쉽지 않은 선택과 조정 사이에서 놀라운 경험을 이끌어낸 인디 타이틀 ‘바인’. 오는 6월 22일 스팀과 스토브를 통해 발매될 ‘바인’에 대해, 1인 개발사인 ‘프로그파티’의 노정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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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파티 노정현 대표




● 바인이 첫 번째 작품인 것으로 압니다. 그러면서도 1인 개발이시고요. 홀로 개발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스무살 때 처음으로 개발을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개발에 돌입한 것은 21년 4월 즈음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 전에는 유니티나 다른 개발툴 같은 것을 공부하느라 시간을 보냈고요. 총 개발 기간은 그 때부터 따지면 2년 정도가 되겠네요. 애초에 게임을 좋아했던 것도 있었고요.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해서, 할 수 있는 것만 해보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게 스케일이 커진 것이죠. 코딩이나 이런 쪽인 인터넷이 있으니까, 물어보거나 영상 같은 것으로 보고 하면 되는데, 기획 쪽이 아무래도 힘들었습니다. 전반적인 큰 틀을 잡고 한 것이 아니니까 스토리도 산으로 가기도 했고, 게임 디자인도 이랬다가 저랬다가 바뀌기도 했었죠.


● 홀로 개발을 하시는 분들이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 아무래도 피드백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인데요. 혼자서 고민하는 것과 여러 사람이 모여서 고민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차이가 있으니까요.

= 일단은 저 혼자서 개발을 하다 보니까, 게임의 난이도나 레벨 디자인 이런 쪽을 잘 몰랐습니다. 이게 행사에서 시연을 하다 보니, 전부 다 ‘조작이 어렵다’ 이런 내용이 많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난이도를 낮춰서 개발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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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인 부분들이 많아서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레벨 디자인은 사례와 경험의 영역이라 더욱 그러했을 것 같고요.

= 아무래도 레벨 디자인과 기획이 더 어려웠습니다. 코딩이랑 프로그래밍. 그림까지는 어떻게 하면 되기는 합니다. 코딩을 배워본 적 없이 갑자기 시작한 것이라 어려웠지만요. 하지만 기획이나 이런 것에 있어서는 체계적으로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그렇게 나온 ‘바인’의 플레이는 메커닉이 조금 독특합니다. 로프로 잡아야 한다는 것. 이게 특유의 플레이를 만들어내기도 했고요. 이렇게 디자인한 이유가 있을까요.

= 바인의 포인트는 퍼즐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퍼즐 게임은 클리어 과정에서 만나는 기믹이 중요하고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상자와 버튼입니다. 상자를 가지고 가면 문이 열리는 이런 식이죠. 가장 단순하게는 상자를 미는 방법도 있지만, 바인에서는 혀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혀와 상자를 합쳐서 옮겨보자는 시스템이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혀를 쐈을 때, 바로 상자를 잡도록 만든다면 아무래도 퍼즐이 일차원적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제. 그리고 어느 위치에서 혀를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도록 만들어야 바인의 퍼즐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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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으로는 세계관이 게임 플레이의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세계관을 디자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이 또한 개발 초기에서 구상한 것입니다. 초기에는 개구리가 아니라 인디언같은 탐험가로 되어있었는데요. 캐릭터성이 없다 보니, 개구리로 주인공을 바꿨습니다. 여기에 개구리와 상자 버튼을 이용한 퍼즐 기믹을 추가했고요. 그러다 보니, 개구리가 뛰어 노는 야생보다는 인간이 남기고 간 물건을 활용하는 배경이 낫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일단 개구리가 먼저 있었고 세계관이 나중에 투입된 것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초기 기획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발전이 시작되었을 텐데요. 초기 기획은 어떤 형태였나요.

= 처음에 구상한 것은 탐험가가 동굴을 탐험하는 것. 그리고 처음 시작 부분에서 끝으로 가는 게임이었습니다. 지금 바인처럼 옆에서 보는 사이드 뷰였고요. 로프의 한계치가 존재하고 그 안에 길을 헤매이며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게임이 너무 단순하더라고요. 이후 바인에서는 로프라는 컨셉은 유지하고 한 번 쓸 것이냐. 계속 쓸 것이냐가 바뀐 셈입니다.


● 퍼즐인데 풀이는 로프 액션으로. 이 두 가지를 잡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꽤 어려운 일이고. 결과물이 좋았고. 그래서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을까요.

= 일단 처음 확립을 한 것은 퍼즐 부분입니다. 로프 액션이 아니라 퍼즐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퍼즐을 로프를 통해 풀도록 하면, 자연스레 로프 액션이 나오게 됩니다. 바인에는 직접 공격을 해오는 적이 등장하지 않는데요. 아무래도 혀를 이용해서 공격하도록 만들면 퍼즐이라는 시스템을 해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공격으로 제거하는 적은 없애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적이 나오기는 하지만, 퍼즐 형식으로 이용하도록 레벨 디자인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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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의 길이에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아주 길게 늘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디자인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이 길이의 제한이라는 것은 주인공이 어디에 쏘고 붙이는 순간 생기게 되는 것이라 봤습니다. 이게 퍼즐의 핵심이기도 한데요. 붙는 순간, 혀의 길이는 유지가 됩니다. 이걸 머리 속으로 생각해야만 퍼즐을 풀 수 있도록 디자인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게임 플레이 도중 플레이어가 반짝이는 장소에 혀를 쏘면, 이게 고정이 됩니다. 이후에는 고정된 혀를 가지고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거의 무한정 혀가 늘어나니까, 왔다갔다 하면서 혀를 활용할 수 있게 되고요. 이 과정에서 상자에 혀를 고정시키면, 뱉은 지점과 하나의 조인트가 됩니다.

그리고 버튼이 있는 반대 방향으로 상자를 밀면, 상자가 고정이 될겁니다. 뱉은 줄의 길이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상자를 민 다음에 스위치에서 다시 이를 풀면, 탄성이 줄어들어서 상자가 이동을 하는… 이런 시스템입니다.


● 바인은 확실히 체험하는 것과 보는 것 또는 글로 설명하는 것이 다른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묘하게 설명을 하기가 어렵긴 하네요. 실제로 플레이도 많은 고민을 하도록 했고요. 점진적으로 이를 인지하도록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처음에는 튜토리얼이 없었지만, 피드백을 통해서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퍼즐이 가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전에 나왔던 것을 학습해야만 다음 것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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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으로는 직접적인 공격 자체가 없다는 점이 플레이 양상을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만들기까지 고민도 하셨을 것 같은데요. 기획한 의도가 궁금합니다.

= 사실 고민 자체는 안 했습니다. 퍼즐 중심인 타이틀로 구상을 했었으니까요. 적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한데, 이 또한 퍼즐에 속하기도 합니다. 가시 쪽으로 밀어버린다거나 하는 식이죠. 이런 것은 아무래도 공격이 아니니까요.


● 제한이 있고 퍼즐 중심이라는 점. 그리고 직접 공격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을 고려하면, 플레이어의 대응을 제한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머리를 쓰다 보면 아무래도 피곤하기도 하고요.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들을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퍼즐 외적으로는 로프 액션을 활용하는 맵도 있습니다. 시원시원하고 스윙을 크게 하는 플레이가 특징입니다. 이외에는 보스전 맵도 있습니다. 이런 장소들에서 로프 액션이 자주 활용되는 편입니다.

로프 액션이 보통 로그라이크와 같이 전투에 활용하는 것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퍼즐을 위한 로프 액션이니 이러한 형태가 됐습니다. 보스전 같은 경우 뭔가가 뒤에서 압박을 해오는데, 플레이어가 공격할 수 있는 기능이 없으니까 도망을 가는 형태입니다. 이 때는 약간 플랫포머에 가까운 플레이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는 쉬어가는 타이밍을 넣기도 했습니다. 말씀주신 것처럼 퍼즐의 연속이면 피로해 지니까요. 쉬어가는 타이밍은 게임에서 스토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른 NPC를 만나거나. 특별한 연출이 있거나. 이런 식으로 주변을 감상하는 형태로 디자인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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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어렵지 않게. 그러면서도 플레이어들이 해법을 깨달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이게 중요한 지점이지 않을까 합니다. 체험판 플레이에서도 ‘아!’하는 번뜩임 같은 것에 도달했을 때 인상이 깊었고요. 이를 위해서 신경 쓰고자 했던 부분들이 있을까요.

= 가장 기초적인 것이 앞서 언급드렸던 상자와 버튼을 누르는 것입니다. 혀와 연관이 될 수 있는 것. 상자와 연관이 될 수 있는 것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후에는 가시가 나오는데, 가시는 주인공이 죽을 수도 있지만, 혀를 잘라버린다는 기믹이 붙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레이저가 있는데, 레이저는 주인공이 죽고 혀가 잘리고. 하지만 상자는 통과하지 못하는 형태이고요.

또 물이 있는 맵이 존재하는데, 상자는 내려가지만 나무 상자는 물에 뜨도록 했습니다. 두 상자의 차이점을 이용해서 퍼즐을 푸는 형태도 있습니다. 이걸 또 다 섞는다면 레벨 전반이 어려워지니까, 조화롭게 작동하도록 만들었습니다.


● 액션보다 퍼즐에 중점을 둔 타이틀입니다. 그래서 플레이 타임보다 퍼즐의 질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퍼즐의 기믹이나 종류는 어느 정도가 될까요.

= 혀도 기믹으로 치는 건가요? 그러면 열 세 가지 정도의 기믹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퍼즐의 수는 210개 정도고요. 플레이 타임은 전체 20시간 정도입니다. 다만, 이건 플레이를 잘 하시는 분 기준으로 생각한 기준입니다. 실제로는 시행착오도 있으실테니 시간 자체는 더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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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셨을 것 같습니다. DLC나 이런 것은 계획이 있으신가요. 스위치 버전의 발매도 포함해서요.

= 플레이어가 직접 맵을 만드는 것을 모듈로 추가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게 DLC로 나갈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랭킹 모드 같은 경우는 추가를 하고자 합니다. 출시할 때 클리어 시간으로. 나머지는 스피드런으로 몇 분만에 깼다. 이게 들어갈 예정입니다. 스위치 버전은 출시 상황을 보고 빠르게 포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 발매가 오는 6월 22일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즈음해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 그래픽 부분에서는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게임에 맞는 그림이 있는데, 캐릭터가 그냥 그림 같았거든요. 이 부분에서 그림 연습도 많이 한 것 같고요. 개발을 했을 때, 개발을 하기보다 많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버그 고치는 부분에 대해서도 코딩을 할 때, 잘 하는 사람이 있고 못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못하는 쪽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스파게티처럼 꼬였거든요. 코딩이 처음이라서 그런 것도 있고요. 그럼에도 열심히 만들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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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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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6월 22일(목) 정식 출시 합니다~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832130/VINE/

꾸엨 | (IP보기클릭)59.16.***.*** | 23.06.08 15:10

뭔가 글씨체가 오리와 눈먼숲 느낌이라 순간 오리눈먼숲 제작사 신작인줄

루리웹-3252948527 | (IP보기클릭)125.183.***.*** | 23.06.08 19:09

박스 튕기는 부분 포함된 짤 보니까 재미있을 것 같다

Robin_Ruli | (IP보기클릭)1.227.***.*** | 23.06.0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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