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 없이 즐겨도 재미있을까? ‘마블 2 배너로드’ 체험기
게임에 있어서 '모드(Mod)'는 마법 같은 존재다. 게임 내 아이템, 캐릭터, 규칙 등 다양한 요소를 입맛대로 수정해 더욱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모드를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게임 중에는 본 게임보다 모드가 더 재미있다고 소문난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마인크래프트', '카운터 스트라이크',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마운트 앤 블레이드' 등이 있겠다.
특히 2008년 출시돼 오랜 세월 꾸준히 거론되며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아 온 '마운트 앤 블레이드'는 모드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자유도 높은 중세 전투 시뮬레이션'이라는 매력적인 게임성에 반해 마치 점토 같이 뭉개진 그래픽, 허술한 게임 밸런스, 빈약한 스토리, 끊임없이 거론되는 최적화 문제까지, 몰입을 헤치는 요소가 너무도 많았는데, 그런 단점을 모드를 통해 극복하게 되면서 게임의 진가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된 게임답게 저품질 그래픽이 눈에 띄는 '마운트 앤 블레이드'
이번에 체험해본 게임은 그 '마운트 앤 블레이드' 후속작 '마운트 앤 블레이드 2: 배너로드(이하 배너로드)'다. 지난 3월 30일 스팀 '앞서 해보기'로 출시됐으며, 전작과 달리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확장된 콘텐츠를 보여줘 스팀 평가 '매우 긍정적'을 받는 등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배너로드'는 개발사에서 전용 모드 툴을 별도로 제공할 정도로 모드를 개발하고 즐길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게임답게 아직까지는 제대로 즐길 만한 모드가 없는 상황이다. 또 한편으로는 선뜻 구매하기엔 전작처럼 모드가 필수일 정도로 미완성인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배너로드'는 모드가 없으면 재미있게 즐기기 어려운 게임일까? 직접 체험해 봤다.
출시 약 한달이 지난 시점, 여전히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게임 개발자가 적극 권유하는 모드 개발
마운트 앤 블레이드 2: 배너로드 앞서 해보기 트레일러
그래픽부터 시스템까지 환골탈태한 '배너로드'
'배너로드'는 전작 '마운트 앤 블레이드'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플레이어는 검과 활이 전장을 지배하는 가상의 중세 대륙 '칼란디아'에 혈연단신으로 몸을 던지게 되며, '블란디아', '스터지아', '엠파이어', '아세라이', '쿠자이트', '바타니아' 등 여섯 왕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떠돌이 용병이 될 것인지, 왕을 섬기는 신하가 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여 직접 대륙 통일에 나설 것인지, 플레이 성향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단연 그래픽이다. 저품질 그래픽과 텍스처 탓에 시각적으로 다소 심심했던 전작과 달리 '배너로드'는 고해상도 그래픽과 뚜렷한 캐릭터 디자인이 추가돼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게임 시작 전 캐릭터를 만들 때 선택지에 따라 캐릭터가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해 나가는 연출은 앞으로 펼쳐질 모험을 상상하도록 만들어 두근두근하게 만든다.
전작에 비해 세련된 UI와 일러스트가 눈에 띈다.
벌써부터 앞으로 펼쳐질 모험이 기대된다. 두근두근.
전반적으로 향상된 그래픽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진행은 전체적으로 마치 RPG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인벤토리를 열면 장착 중인 아이템의 등급, 성능, 가격 등이 표시되며, 현재 장착 중인 아이템과 바꿀 아이템 간 성능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도 보여준다. 캐릭터 능력치창에서는 스탯과 스킬 포인트를 분배할 수 있으며, 각종 아이콘을 통해 그 효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퀘스트도 메인 퀘스트는 노란색 느낌표, 서브 퀘스트는 파란색 느낌표로 표시하며, 어떤 선택지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진행이 달라지는 등 드라마틱한 전개도 보여준다.
전투는 전작에 비해 세세한 부분이 바뀌었다.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바로 오토가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전작에서는 방패로 막고만 있으면 바라보는 방향에서 날아오는 공격은 캐릭터가 상하좌우 알아서 방패를 기울여 막아냈다. 하지만 배너로드는 플레이어가 수동으로 방패를 기울여 막아내야 하기 때문에 전투 난이도가 상당히 올라갔다. 전작에서 방패만 있으면 1 대 10도 거뜬했다면, 배너로드에서는 도적, 농민을 상대로도 1 대 3 이상부터는 꽤나 버거워진다. 그만큼 교전 시 컨트롤이 중요해 졌기 때문에 손맛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흔히 부르는 '무쌍 플레이'가 힘들어 졌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RPG 캐릭터 육성하는 느낌이 강하다.
왕년에 1 대 20도 이겼는데 1 대 8 쯤이야
도적 주제에 이렇게 강하다니...
대신 장군급 간 1 대 1 전투는 더욱 짜릿해 졌다.
AI가 구사하는 전략전술 또한 상당히 다양해 졌다. 전작에서 AI가 하는 행동이라곤 서서히 전진하면서 원거리 교전을 하거나 무작정 돌격하거나 이중일택이었다. 하지만 배너로드의 전장에서는 정면에 궁병을 배치해 견제하고 기병은 우회돌격하거나, 수세가 불리할 경우 원형으로 방어진형을 굳히는 등 다양한 전략을 볼 수 있었다. 장군마다 성격이 달라서 시작하자마자 돌격하는 AI가 있는 반면, 플레이어가 다가올때까지 기다리는 니가와(?) 전술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완전히 새로 바뀐 시스템이 있다면 바로 '경제'다. 전작에서 경제 시스템이 가진 의미가 도시 주변에서 상단이나 주민이 활동하는 수준에 따라 영지 세금이 바뀌는 정도 밖에 없었다면, 배너로드에서는 경제 활동에 따라 해당 도시에서 판매되는 아이템 종류는 물론 시세, 생산량까지 결정된다. 이를 잘 이용하면 상인 행세를 하거나, 적 진영 보급로를 차단하는 특수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등 보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전술로 맞서는 AI가 돋보인다.
경제 시스템이 확장된 배너로드
배너로드, 모드 없이 해도 충분히 재밌다
결론을 말하자면, '배너로드'는 모드가 없이도 충분히 제값을 하는 게임이다. 향상된 그래픽 품질, 그리고 확장된 시스템과 콘텐츠까지, 전작을 아는 게이머는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모르는 게이머라도 게임이 보여주는 '칼란디아' 고유의 세계관 매력에 푹 빠질 것이다.
물론 게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궁병이 너무 강력해 다른 병종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거나, 기병이 보병에게 쫓겨 다니는거나, 한낱 명예 셔틀에 불과했어야 도적 무리가 무척이나 강해 애를 먹게 되는 등 밸런스 문제가 있으며, 전작과 같이 여전히 전개가 빈약해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메인 스토리가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 '배너로드'가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상황이고, 발빠르게 버그 픽스와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참을 수 있을 정도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거나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사랑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꼭 '배너로드'를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드 콘텐츠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기본 시나리오만으로도 새로워진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즐기기엔 충분할 것이다.
중세 시대 RPG와 전략 시뮬레이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향상된 그래픽과 전투 시스템으로 손맛이 좋아진 '배너로드'
전투뿐만 아니라 거래를 하거나 여행을 떠나도 좋다.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