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 5 판매 금지?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폭력적 게임 판매 금지 법안 발의
마커스 에반스 주니어(Marcus Evans Jr.) 의원이 발의한 해당 법안은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수정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발의된 법안에서는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전연령에 걸친 판매 금지와 더불어,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에 대한 정의 변경이 이루어지는 것을 골자로 삼는다. 마커스 의원은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정의를 ‘플레이어가 누군가를 죽이거나 심각한 육체 손상을 유발하는 등 인간 대상의 폭력을 수행하도록 장려되는 비디오 게임’으로 정의했다. 게임의 이러한 묘사들이 사람이나 동물에 대해서 심리적인 피해를 안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커스 하원 의원의 법안은 최근 미국 시카고 주에서 늘어난 차량 탈취(Car-Jacking) 범죄 때문이다. 즉, GTA5와 같은 폭력적 게임으로 인하여 차량 탈취 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해서 폭력적인 게임의 판매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국 내에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상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모탈 컴뱃으로 인한 논쟁도 이루어진 바 있었고 그동안 계속해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과 현실과의 연결을 두고 통제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잘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미 연방대법원의 캘리포니아주 주법 위헌 결정이다. GTA 산안드레아스의 핫커피 모드로 인해 촉발된 일련의 사건이기도 하다. 2005년 미국의 아동심리학자 릴랜드 이(Leland Yee)가 발의한 해당 법안은 M 등급의 비디오 게임을 소매점에서 18세 미만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을 포르노처럼 금지하고 처벌받는 영역에 두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는 포르노와 같은 음란물을 청소년들에게 배포하는 행위가 수정헌법 제 1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판결에 기인한다. 즉,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게임을 포르노와 같은 음란적 행위에 둠으로써 표현의 자유 영역을 벗어나 같은 규제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시간이 지나 오랜 논의 끝에 미국 연방대법원은 폭력적인 게임을 선정성의 영역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게임 내에 폭력적인 장면이나 요소가 포함되었더라도 이를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판결은 브라운 사건(Brown v. Entertainment Merchants Association)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의 폭력성을 언급 했을 때에 국제 게임 개발자 협회(IGDA)가 반박의 근거로 삼기도 한 판결이다.
참고로. 릴랜드 이는 2014년, 부패 혐의와 무기 밀매로 인해서 체포됐다.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게임의 대부분은 수위를 조정하여 M등급을 받고 있으며, 이외에도 ESRB의 별도 콘텐츠 표기(성적인 콘텐츠 여부, 인게임 구매 여부)를 통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는 상태다. 소매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AO 등급을 받은 게임은 전체에서 소수에 불과하며, GTA 5 또한 M 등급으로 판매가 이루어지는 상태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이번 법안 발의와 관련하여 "시카고에서 벌어지는 차량 탈취와 관련된 우려를 이해한다. 단, 쌍방향 엔터테인먼트(비디오 게임을 의미)와 실제 폭력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증거는 없다. 이와 같이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추측에만 근거하여 비난하기 보다, 실제 요인을 조사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며 입장을 밝혔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