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만 몇 번 갈아엎은 생존 전략 RPG '비포 더 던', 개발사 인터뷰
단, 이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다. 그간 몇 번의 빌드를 공개했을 때. 게임의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었던 데다, 플레이어의 선택이 꽤나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적과 나의 턴이 번갈아가면서 주어지기는 하나, 충분한 고민과 전략적인 판단이 전투의 양상을 가르도록 설계되어 있다.
게다가 이전 빌드 기준으로는 동료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컨트롤할 수 없어, 플레이어의 더욱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개발진은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서 선택 하나의 가치. 그리고 아군의 행동까지 예측하는 플레이 등을 선보이며 중심 플레이를 구축하고 여기에 살을 붙이는 과정을 이어나갔다.
빌드를 네 번이나 갈아 엎을 정도로 개발에 열의를 보여주고 있는 개발사 블랙앵커 스튜디오. 이들이 현재 개발 중인 타이틀 '비포 더 던'의 소개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볼 수 있었다.
블랙앵커 스튜디오 정극민 대표
● 정말 간만에 오프라인 행사고. 직접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 느낌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 행사에서 오는 에너지가 참 좋아요. 저희도 그런 것은 있어요. 아무래도 유저와의 직접적인 접점이 있잫아요? 같이 호흡한다고 하는. 게임을 만들 때에는 즐겁기는 한데. 아무래도 골방에 갖혀있는 느낌을 받게 되더라고요. 일과 즐거움 사이에서 일의 비중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고요. 이렇다 보면, 패턴화가 되기도 하고. 콘텐츠에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게임을 선보이고 함께 호흡하는 것을 통해서. 실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 지. 이러한 반응을 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죠. 우리끼리만 추측을 하는 것보다, 반응을 보면서 하는 것이 동기부여가 괜찮기도 하고요. 여기에 다른 개발자들과 만나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경우도 있고요.
● BIC에서 출품을 하셨는데요. 이번까지 해서 일반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한 전시는 세 번째인 것 같아요.
= 네. 2020년 BIC는 온라인으로 진행을 했었는데요. 저희가 2020년에는 준비가 너무 안되어있었던 느낌입니다. 저희가 게임 빌드를 총 세 번 엎었는데요. 2020 년은 두 번째 버전이었어요. 당시에는 게임이 마음에 안들어서 빌드 제출 전날까지 내지 말까 이러다가. 약속을 한 것이니까 냈었습니다. 그 때는 약간 마음에 안드는데, 유저분들이 좋아해주셔서 햇갈렸었어요. 2020년은 뿌리부터 마음에 안들었고 2021년엔 뿌리를 유지하고 줄기를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그간 꽤 빌드를 갈아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전에 한 네 번째 빌드로 들었는데. 그 사이 빌드가 바뀐 것은 아니죠?
= 코어 플레이를 뿌리라고 한다면, 이번 뿌리는 네 번째 뿌리입니다. 작년 4월 결정이 된 것이고요. 지난해 7월 GIGDC 나갈 때가 네 번째 버전이었어요. 그 때 이후로 뿌리는 정착을 시킨 상태입니다.
● 난이도가 좀 높은 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 사이새 꽤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바꾸셨군요.
= 기본적으로 엑스컴이나 턴제 중심으로 난이도 있는 게임을 의도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막연하게 어려운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전략을 요구하지만 플레이어의 전략이 맞아 들어가고. 이를 착착 진행해서 게임을 잘 했어. 이렇게 만들었어야 했는데요. 생각을 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하세 느끼시는 구나 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 튜토리얼을 어디까지 해줘야 하는가. 이부분에서의 고민이기도 하겠네요.
= 많이 고쳐야겠다 느끼기도 했습니다. 지스타 때 저희가 생각했던 갭이 70 정도 있었다면, 그게 30까지 좁혀졌고. 의미가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 때보다 개발 진도를 많이 나갔거든요. 그래서 다시 벌어졌어요. 그 때보다 볼륨이나 완성도를 넓혔거든요. 지금은 그래서 뿌리는 그대로고 줄기까지 마음에 든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작년처럼, 다듬는 부분이 있겠다 느꼈습니다.
● 질문이 좀 늦어지기는 했습니다만, 비포 더 던은 카오스 온라인 개발자들이 만든 턴제 전략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이전에도 개발을 하셨던 타이틀과는 플랫폼이나 장르나. 여러모로 다른 결정이기도 한데요.
= 어떻게 보면 다르긴 한데요. 저희 멤버가 카오스 온라인 할 때부터 뽑은 친구들이긴 합니다. 카오스 온라인하고 모바일 게임인 카오스 마스터즈를 만들었고요. 그 때나 지금이나 공통 키워드는 전략입니다. AOS가 복합적인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는데, 여기서 피지컬 부담을 줄여보면서 공략의 재미나 캐릭터의 재미에 집중을 해보자. 이래서 개발을 했습니다. 코어 게임 플레이, 메커닉이 이러했는데. 이러한 것들이 F2P와는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아무래도 장르 자체의 수익구조가 박리다매 구조이기도 하니까요.
= 처음에는 잘 몰랐어요. 전작도 회사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모델로 만들어달라는 부분이 있었고. 이게 전략성이 특징이지만, F2P 플레이에서는 제대로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더라고요.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모델인데. 제가 생각하는 갭보다 더 큰 갭이 있어야만 매출이 발생하겠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타협을 못하겠다. PD라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인데. 스스로가 그걸 못하겠더라고요. 이 딜레마에서 고통스러웠다는 것. 그게 가장 컸었죠. 더이상 게임 개발을 못하겠다 이런 생각도 했었고요.
그 즈음 다키스트 던전 /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같은 타이틀을 봤습니다. 6명 팀이 100만 장. 200만 장을 파는 것을 봤을 때, 실력이 있는 사람은 이정도를 하는구나. 다키스트 던전이나 슬레이 더 스파이어 만큼의 게임을 내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해볼 수 있는. 해볼만 한 역량을 만들어보자. 이 부분이 비포 더 던을 만드는 데 있어서 컸습니다. 그렇게 이전 동료들 중 스팀 게임을 해보자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시작을 하게 됐죠.
● 부스를 보면 외국인 분도 계시더라고요. 해외에서 영입을 해오신 것인지..?
= 처음에는 세 명으로 시작을 했고. 여기에 아트까지 구성을 해서 5명으로 최종 구성이 됐습니다. 그런데 플랫폼이 스팀이고 저희 게임 성향이 북미 유럽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분들 감성을 저희가 100% 이해하기는 어렵잖아요. 예측하는 것 뿐이니까. 그래서 연이 닿아 브라이언과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이 친구가 한국인 부인분과 결혼을 한 친구고요. 원래는 사운드 디자이너입니다. 대학 전공도 음악과 영문학을 했거든요. 그런데 사운드만 가지고는 풀로 개발할 일이 나오지 않다보니, 문학도 전공이니까. 스토리 라이팅이나 설정을 하는 사람이 없어, 이것도 같이 하면 할 수 있다. 이렇게 됐죠. 브라이언과도 일년 반 정도 이제 작업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세계관을 짜는 데 역할을 해주신거군요.
= 큰 분위기는 아트 디렉터가 잡은 것인긴 합니다. 좀비을 소재로 시작한 이유도,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겠다는 것에서 시작한 것이고요. 좀비 / 닌자 / 메카닉 이 중에서 찾아보다가. 좀비물이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현대 좀비물 타이틀은 너무 많았습니다. ‘좀비 사이드’라는 보드 게임이 있는데. 이게 시작은 현대 배경으로 처음에 나왔지만, 이후 판본이 중세, SF 등 여러개가 나왔거든요. 그래서 현대는 너무 흔하다. 중세로 감성을 잡아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죠.
● 중세 세계관이기는 하지만, 초자연적인 요소도 고려를 하셨을 것 같거든요. 애초에 좀비도 그렇지만. 마법이라거나 이런 부분들이 예가 되겠네요.
= 원래 컨셉은 역사상의 중세에서.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이 좀비로 일어나면 어땠을까?를 기준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초자연적인 요소를 빼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진행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게임적 허용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플레이에서 완전히 현실적으로 가면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요.
비포 더 던은 플레이어가 생존을 위해서 성지로 간다는 흐름으로 진행이 됩니다. 이런 흐름에서는 완전 서바이벌의 형태가 되다 보니, 아무래도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었고 이런 식으로 플레이가 진행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살아남는 과정에서 위험을 감수할 만한 리스크를 만들고 싶었고요. 생존해야 한다는 것 자체에 의문을 주고 싶었죠. 그래서 잡은 컨셉이 플레이어가 기사이고. 신성한 힘을 가진 성유물을 모아, 성지로 가져가야하는 큰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이게 플레이어의 동기로 작동하는데. 유물회수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의 위기를 보며, 기사로서 받은 임무와 플레이어의 선택이 대립하는 것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유물은 일종의 퀘스트 아이템이 되더라고요. 별 능력이 없으면 그저 시나리오 상의 목표 퀘스트 아이템 정도로 작동을 했습니다. 별로 중요한 느낌이 안들었죠. 그래서 이 성유물에 초자연적인 힘을 부여했습니다. 성유물을 착용하면 성인의 손이 나와서 적을 밀친다거나. 이런 식입니다.
● 그럼 성유물이 일종의 마법 역할을 하는 셈인데. 전체 분량에서 성유물이 몇 개나 제공이 되나요.
= 16개 스테이지 중에 한 네 개 정도가 될 것 같가요. 실제로는 유물의 수를 더 많이 구현해서, 이걸 무작위로 돌리고자 하고요. 아까 다회차 질문에서 잠깐 말씀 드린 것이기도 한데. 풀 로그라이크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부분 정도는 만들어보자.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만 맞으면 무한히 할 수 있는. 그런 방향은 아니고. 게임이 마음에 드시는 분들은 2~3회차 정도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정도까지는 해보고 싶다. 그런 목표입니다.
● 개인적인 기준이기는 합니다만, 턴제 전략에서는 플레이어의 전략적 고찰 그리고 선택이 중요하게 다뤄지는데요. 비포 더 던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담아내고자 했나요.
= 예를 들면,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여관 주인을 만나게 됩니다. 플레이어의 동료는 열병에 걸린 상태라서 위태위태한 상황이고요. 다행히도 여관 주인은 열병을 치료할 약의 위치를 알고 있는데, 아내가 열병에 걸려 이를 구해다 달라는 퀘스트를 줍니다. 위치를 아는데도 좀비가 너무 많아서 약을 구할 수 없는 그런 상태인거죠.
플레이어는 여기서 임무를 받아, 좀비를 뚫고 약을 구하는데 성공하지만. 선택을 하게 됩니다. 약을 우리 동료에게 줄 것인가. 아니면 약속을 지켜서 여관 주인에게 약을 줄 것인가. 이러한 과정에서 대사들로 선택을 마주하게 하고. 동시에 세계관과 설정 등을 전달하게 만들었습니다.
●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과 같은 부분이겠네요. 플레이어의 고민도 있게 될 테고요.
= 저희가 지향을 하는 것은 스킨만 바뀌는 것이면 의미가 없다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해야만 세계관이나 내러티브의 상황을 플레이에게 전달하고. 몰입감을 줄 것인가.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어려운 것도 이러한 이유고요. 테마에 맞는 설정을 하고자 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이 메인 테마니까. 쉬운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이었죠. 세련된 어려움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죽었을 때 어떻게 다시 하도록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게임 플레이가 취향에 맞기는 한데,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디자인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율 중에 있고요. 기획 부분에서 예상보다 빨리 고생하고 죽는 분들도 있는데, 다시금 도전 의식으로 이어졌는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도전할 수 있는가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어떻게 다시 도전하도록 만들 것인가. 이러한 기획은 여러 개발자들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할 텐데요. 반복 플레이를 위한 디자인은 애초에 로그. 로그라이크들이 고민했던 지점이기도 하고요. 호평을 받았더라도 후속 타이틀에서 변화를 준 게임도 여럿 있고요.
= 비포 더 던도 로그라이크의 요소가 조금씩 있기는 한데. 장르 명과 같은 지향점으로는 쓰지 않으려 합니다. 무슨무슨 라이크다 라고 한다면, 엑스컴 라이크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이래저래 영구적인 죽음이 있기는 합니다만, 엑스컴을 로그라이크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근접전 위주의 설계 등을 가지고 있어서 플레이 방식은 또 다르기도 합니다. 엑스컴 만큼의 몰입감을 줄 수 있다면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기준으로는 10점 만점에 한 6.5점 정도기는 하지만..
● 조금 당황스러운데요. 이래저래 빌드를 해봤을 때, 6.5점은 스스로 너무 박한 평가가 아닌지..? 저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 개발팀이 원하는 것은 지금 보여주는 것보다는 조금 더 높은 부분을 노리고 있습니다. 게임을 했을 때의 태마. 그래픽. 게임 플레이가 완전히 일치되는 경험을 주는 것 이걸 지향하고.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하고자 하거든요.
● 소위 ‘뽕맛’이 되겠네요. 혹은 극적인 카타르시스라던가.
= 네 뽕맛. 현재 기준으로는 그걸 못 느꼈기 때문에, 우리 게임이 정말 재미가 있느냐를 판단하기에는 스스로 무리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자체 평가 4점을 주다가 완성도를 높여가면서 현재 6.5점 정도가 되겠습니다. 내부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해요. 4점에서 6점 가는 것은 쉽다. 하지만 6점에서 8점을 받기 위해서는 게임 자체의 매력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요. 계속해서 개발을 하면서 끌어 나가야죠.
● 아직까지는 한정된 장소. 한정된 시간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이제 뿌리가 바뀌지는 않는다고 하셨고.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공개하실 의향은 없나요.
= 올해 스스로 8점이 될 것 같은 빌드를 만든다면, 킥스타터도 한 번 나가보고자 합니다. 그간 킥스타터를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괜찮은 빌드 없이 영상만 딱 올려서, 나중에 갔을 때 속는 타이틀이 많으니. 그 부분을 우려한 것도 있고요.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빌드가 나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개발 프로세스의 성립도 있어야겠죠. 내년 초에 선보인다고 했다가, 시간이 더 걸리는. 이런 사례들도 매우 많으니까요. 이렇게 말씀드린 것들이 정리가 되고. 어느 정도 양산 단계에 들어가면, 언제까지는 완성할 수 있겠다. 이런 계산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이 두 가지를 정리해서 일정을 잡고자 하고요. 현재는 올해 말 정도에는 더 많은 분들에게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개인적으로 눈여겨 본 부분은 동료가 알아서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일장일단이 있을 것 같은데요. 턴제 전략에서 통제 불가능한 영역이 늘어나는 셈이기도 하고요. 이를 구현하면서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경험을 지향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 사이 변경도 좀 되었을 법 하고요.
= 사실 동료가 완전히 알아서 행동하는게 두 번째 버전이었어요. 현재는 수정이 일부 된 상태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았어요. 다음으로는 기술적인 것을 해결하다고 해도. 이게 턴제 전략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과 자율행동하는 AI를만드는 것은 방향 자체가 다르다고 할까요.
이 방향은 아니다 싶어서 수정을 거쳤습니다. 지금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통제를 벗어나는 형태가 됐습니다. 희망이라는 수치가 바닥이 나면, 동료들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형태입니다. 더불어 플레이어의 선택이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 이전보다는 통제의 여지가 늘었네요.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료 마음에 안들면 통제를 벗어날 여지가 늘어나는 그런 구조인가요.
= 캐릭터마다 지향하는 가치관, 성향이 있고요. 플레이어가 캐릭터 성향에 반대되는 것을 따르면, 이탈을 하는. 특정한 상태가 극단적으로 치달았을 때 통제를 벗어나는 그런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과 같은 방향이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맞는 것 같아요.
● 좀비가 메인 소재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인간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할 텐데요. 좀비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부분도 어떻게 구현하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 지금은 일종의 주적이 등장하는 상태입니다.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 광신도 집단인 ‘침묵하는 목소리’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좀비 뿐만 아니라 생존자도 죽이려고 하는 집단이고요. 스토리를 파고 들면 이유는 나중에 나옵니다. 그런 친구들이 주적에 가깝습니다. 앞서 언급한 여관 주인도 선택에 따라 바로 적대적으로 돌변해서 싸우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사람들과의 전투도 비중이 높게 설계가 됐습니다.
● 현재 계획 중인 전체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 정식 출시 시점에서는 16개가 될 것 같고요. 정식 출시 이전에 얼리 액세스를 할텐데. 이 때 얼마나 담아낼 것인가는 고민하고 결정하고자 합니다. 단, 전체 분량의 50% 이상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고요.
● 아무래도 턴제 전략 전투. SRPG다 보니, 형태가 딱 잡혀있고. 장르의 형태를 벗어나면 다른 게임이 될 여지도 있고. 그렇다고 전투 목적을 비슷하게만 가져간다면 금방 익숙해지고 반복적인 플레이가 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고자 하나요.
= 16개 스테이지를 말씀 드렸는데, 본편에서도 같은 경험에서 스토리만 바뀌면 지겨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생각이었고요. 그래서 틀은 유지하되, 여기서 경험이 조금씩 변하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을 작업하면서 현실의 장벽으로 인해 못 넣는 것들이 있을 것이고요.
그걸 모아서 컨셉상 안 맞아서 버린 것은 다른 작품에서 할 수 있고. 시간과 양의 문제 때문에 못한 것들은 확장팩이나 DLC로 해보고 싶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DLC는 본편보다는 안팔리기에. 본편 볼륨이 안되면 개발팀 입장에서 작업하기가 오히려 어려울 수도 있죠. 모든 것은 본편이 잘 되어야 하고. 그래서 본편에 총력을 집중하려 합니다.
저희가 잘 만들면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잘 즐기시고. 이게 판매량과 수익하고도 연결되는 부분이니까. 잘 만든다는 부분에서는 목표가 일치합니다. 플레이어 분들이 많이 플레이하면 우리도 보상이 오니까요. F2P의 경우 많은 분들이 한다는 것과 회사의 목표가 일치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고요.
결국에는 저희가 확실하게 재미있어 질 것 같다고 하면, 게임의 리플레이 가치나 이런 것을 늘려나가고자 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다회차 가치를 늘리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오히려 다회차 중심으로 디자인을 잡다가 본편의 가치라 늘어질 수 있고요. 본편에 집중하되, 이후 다회차가 안되서 아쉽다는 니즈가 있으면. 이후에 개발을 할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현재 기준으로는 다회차를 염두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 일부 무작위 요소가 있기는 합니다만, 계속해서 반복할 수 있는 그런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맵에서 죽고 다시 시작을 했을 때, 적의 위치가 고정된 배치가 아니고. 약간의 무작위성을 갖도록 했습니다. 맵 전체와 오브젝트의 배치. 이러한 것들까지 무작위로 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고요. 그렇게 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 PC 버전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 될테지만. 콘솔 버전도 생각은 하셨을 것 같은데요.
= 정식 버전 이후에는 스위치로 선보이는 것 까지는 되지 않을까 합니다. PS나 Xbox도 있기는 한데, 저도 PS5를 산다면, 3D게임을 하고 싶긴 하거든요. 할 수는 있겠지만 장시간 잡고 플레이하는 메인 타이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스위치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스팀덱도 있으니, 이 기준으로 맞추는 것을 우선 순위로 보고 있습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