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에 속았다! SRPG 아닌 탄막 RPG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 체험
게임에도 관상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플랫폼, 그래픽, 시스템 UI 등 직접적으로 드러난 외형적 요소와 세계관 및 캐릭터의 분위기 등 배경적 요소를 통해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그 게임성을 추측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에 다양한 미소녀 캐릭터가 나오는 모바일 게임이라면, 대략 수집형 RPG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7월 6일 출시 예정인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는 기자가 믿는 '게임 관상'이라는 개념을 철저하게 부숴버린 게임이다. 외형적 요소나 배경적 요소가 고전 SRPG가 분명한 데, 실제 플레이 해보니 SRPG가 아닌 실시간으로 적의 탄막을 피하며 싸우는 탄막 RPG였던 것이다.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
SRPG 아닌 택티컬 탄막 RPG,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는 지난 2008년 닌텐도 DS로 출시된 바 있는 동명의 원작을 닌텐도 스위치에 이식한 HD 리마스터 작품으로, 신계와 명부가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어느 한 왕국에서 일어난 모략을 막기 위해 플레이어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출시된 지 꽤 오래된 게임이지만 이런 게임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당시 한국어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는 겉보기엔 '파랜드 택틱스', '랑그릿사'와 같은 고전 스타일 SRPG로 보인다. 육성한 캐릭터를 타일로 이뤄진 전장에 배치해 조종하며, 지형과 유닛 정보를 종합해 전략 전투를 펼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토록 딱봐도 SRPG로 보이는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의 실제 게임 플레이는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SRPG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의 핵심은 실시간으로 적의 탄막을 피하며 싸우는 탄막 슈팅 요소다.
생긴 것은 영락없이 SRPG인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
놀랍게도 탄막 게임이다
이동키 조작에 따라 마치 마우스 커서처럼 화면을 종횡무진 돌아다니는 하얀 빛은 사실 커서가 아닌 플레이어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위스프'라는 캐릭터다. 게임 설정상 플레이어가 사용 가능한 유닛은 모두 이미 죽은 자들인데, 이 위스프는 죽은 자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 일시적인 생명을 부여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든다.
유닛은 듀얼리스트, 워리어, 허밋, 아처, 프리에스티스, 위저드, 랜스 나이트 등 7개의 클래스로 분류된다. 속성에 따라 상성을 따지며, 사용 무기에 따라 공격 범위나 형태가 변하고, 서 있는 지형에 따라 영향을 받는 등 여러 가지 전략 요소가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위스프를 움직여 전장에 배치한 유닛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공격을 지시할 수 있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채 유닛을 만지면 일반 공격을, 우측의 인벤토리에서 무기를 선택, 드래그하여 유닛에게 전달하면 무기 스킬 공격이 가능하다. 유닛에게 공격을 지시하는 과정을 '실체화'라고 부른다.
일반 공격은 사거리가 짧고 공격 범위도 좁다. 대미지도 무척 약하다. 대신 일반 공격으로 적을 공격할 시 MP를 회복할 수 있는 젬을 획득할 수 있다. 무기 스킬은 공격 범위가 넓고 대미지 또한 강력하지만 사용 시 다량의 MP가 필요하다.
일반 공격은 적을 도저히 죽일 수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약하다. 대신 MP를 회복할 수 있다.
마우스 커서처럼 날아다니는 하얀 빛은 플레이어의 분신이자 하나의 캐릭터, 위스프다
적에게 주는 대미지는 '속성'과 '포착률'에 따라 달라진다. 포착률이란 요소가 꽤나 생소할텐데, 쉽게 말해 공격 범위와 적의 몸이 겹친 정도를 뜻한다. 예를 들어 공격 범위가 가로로 3칸인 무기 스킬을 사용하고자 하는데, 몬스터가 가로로 이동 중에 있다면 포착률이 높아져 더 강한 대미지가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몬스터의 이동 경로와 공격 범위를 최대한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적의 이동 경로에 따라 포착률이 달라진다. 빨간 유령의 포착률이 더 높은 이유는 속성이 맞기 때문이다
전투는 턴과 실시간이 합쳐진 꽤 독특한 실시간 턴 시스템을 통해 진행된다. 하나의 턴에는 60초의 시간이 할당되고, 60초를 모두 소모하거나 맵 상의 적을 전멸시키면 한 턴이 끝난다. 시간은 내가 유닛을 직접 조종할 때만 흐르며, 단순히 위스프를 움직이는 것으로는 줄어들지 않는다. 시간이 멈춰 있어도 적 유닛은 움직이며, 플레이어를 끊임 없이 공격해 온다. 적의 공격에 위스프가 닿으면 남아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닛 조종과 동시에 적의 탄막 공격을 피해야 한다. 탄을 아슬아슬하게 피할 경우 추가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으니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곡예 플레이를 해보는 것도 좋다.
위스프가 탄막에 닿으면 남은 시간이 줄어든다
승리 조건은 '에너미 매트릭스'의 KILL 마크를 가로/세로/대각선 중 하나로 일치시키면 된다. 즉, 빙고 게임이다. 에너미 매트릭스의 최대 칸 수는 5x5이며, 난이도가 높아질 수록 승리에 필요한 KILL 마크 수 또한 많아 진다. 보스전의 경우 에너미 매트릭스가 아닌 보스 처치로 목표가 바뀐다.
아군 유닛의 공격 형태, 속성 등 전술 정보를 제대로 파악해 공략을 철저히했다면 시간 내 적을 쉽게 처치할 수 있을 것이고, MP 또한 크게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실수가 있었거나, 공략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면 MP가 부족해 정해진 턴 안에 적을 쓰러뜨리지 못할 수 있다.
MP가 없어도 일반 공격으로 적을 공격해 MP를 회복할 순 있지만 소량의 MP 회복를 회복할 수 있을 뿐, 적을 죽일 정도의 큰 대미지는 줄 수 없기에 자칫 잘못하면 아까운 시간만 버리는 수가 있다. 이 경우 즉시 턴을 종료하고 남은 시간을 MP나 경험치로 바꾸는 능력을 사용하면 좋다.
KILL마크로 선을 만들면 승리한다. 즉, 빙고 게임이다.
보스전은 빙고가 아닌 처치로 목표가 바뀐다
가끔 남은 시간은 많은데 MP가 크게 모자를 때가 있는데
턴을 즉시 끝내고 남은 시간을 MP 혹은 경험치로 변환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아군 유닛은 듀얼리스트, 랜스 나이트, 히로인 등 특수 클래스 외에는 기본적으로 처음 배치한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다. 대신 적이 이동하므로 적의 이동 경로를 예측해 공격의 범위와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유닛을 배치해서 특정 경로에 따라 이동하는 적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탄막 슈팅이면서도 동시에 타워 디펜스적 성격을 지닌다고도 볼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 유닛은 배치된 장소에서 움직일 수 없지만, 랜스 나이트 같은 특수 유닛은 자리 이동이 가능하다
배치한 유닛을 조작해 정해진 길로 움직이는 적을 무찌른다는 점에서 타워 디펜스적 성격 또한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전투 시스템이 꽤나 복잡한 편인데, 캐릭터 육성은 더욱 복잡하다. 캐릭터는 맵마다 설정돼 있는 '게스트 유닛'에게 '키 아이템'을 줄 경우 획득할 수 있다. 키 아이템은 전장에 놓여 있는 상자, 촛대 등 다양한 오브젝트를 파괴할 경우 획득할 수 있다.
전장의 오브젝트를 파괴하고 얻을 수 있는 키 아이템을 유닛에게 장착하면 유닛을 획득할 수 있다
획득한 캐릭터는 대가 없이 영원히 사용할 수는 없다. 캐릭터마다 바이탈이라는 능력치가 존재하는데, 이 바이탈이 0이 되면 캐릭터가 소멸한다. 바이탈은 전투에 투입될 때, 후반부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특수 몬스터의 탄막 공격에 당했을 때 감소한다. 만약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단 한 명도 없다면 게임오버 처리돼 아예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바이탈은 유닛 강화나 트랜소울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먼저 유닛 강화는 전투에서 얻은 경험치를 바쳐 유닛의 레벨을 올리고 바이탈을 회복시키는 것인데, 한계가 있다. 레벨을 너무 올리면 과부화가 와서 오히려 바이탈이 낮아진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유닛 강화로 바이탈을 유지시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최후의 방법인 트랜소울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유닛마다 바이탈이 정해져 있고, 이 바이탈을 모두 소모하면 소멸한다
바이탈은 레벨 업으로 회복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
트랜소울은 다른 유닛의 혼을 제물로 바쳐 바이탈과 능력치를 강화하는 기능이다. 두 유닛의 인간관계에 따라 강화율이 다르며, 제물로 바쳐진 쪽은 소멸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참고로 트랜소울 과정에서 두 유닛이 나누는 대화가 굉장히 슬퍼서 뭔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닛을 제물로 바쳐 다른 유닛의 바이탈과 능력치를 강화하는 트랜소울
제물이 된 유닛은 소멸한다
대사가 플레이어의 가슴을 쿡쿡 찌른다
무기 아이템도 유닛의 바이탈 같은 개념으로 내구도가 존재한다. 차이가 있다면 무기는 캐릭터와 달리 파밍을 통해 같은 무기를 여러 개 구할 수 있고, 같은 무기를 통합하여 쉽게 바이탈을 회복할 수 있다. 무기를 강화할 경우 능력치 상승과 함께 스킬을 패시브 스킬을 획득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격 범위도 대미지도 다른 다양한 무기가 등장한다
무기는 유닛과 다르게 중복 파밍이 가능하다
무기 강화 시 능력치가 오른다
특정 등급 이상으로 강화된 무기는 패시브 스킬이 붙는다
겉모습에 속았지만... 재밌다!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재미있었다. 비록 SRPG라고 생각하고 속아서(?)한 게임이지만, 턴을 기반하여 유닛을 조종, 나름의 전략적 선택을 통해 전투를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SRPG와 아예 통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탄막 슈팅과 타워 디펜스 요소를 조합한 독특한 전투 시스템이 신선하게 다가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탄막 슈팅과 타워 디펜스 요소를 결합한 RPG, 나쁘지 않다
생각보다 손맛도 좋다
닌텐도 스위치로 이식하면서 바뀐 화면 터치 방식도 썩 괜찮다. 게임 조작은 조이콘 뿐만 아니라 화면 터치로도 가능한데, 화면을 터치하고 드래그하며 즐겨보니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는 듯한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보스전이 인상 깊었다. 보스의 공격 패턴을 분석해서 공략해 나가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 보스전이야말로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가 가진 택티컬 탄막 RPG로서 손맛과 재미를 가장 크게 전달하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화면 터치로도 즐길 수 있다. 공격하고, 탄막을 피하고, 아이템도 먹고, 손이 바쁘다
보스 콘셉트에 맞게 다양한 탄막 패턴이 나오는 보스전
한창 날뛰더니 약해진 보스, 딜 타임이다!
워낙 독특한 시스템이라 호불호가 갈릴 순 있다. 흔한 형태도 아니고 알아야 할 것도 많아서 처음 플레이하면 이게 뭐지 싶은데, 한 번 익숙해지니 크게 어렵지 않았다. 초보자를 위한 자동 세팅 기능을 지원해 내가 배치한 유닛에 걸맞은 사용 가능한 아이템을 자동으로 세팅해주기도 한다. 캐릭터 육성 면에서는 바이탈의 존재로 어려울 수 있는데, 이 경우 난이도를 이지모드로 설정하면 바이탈을 신경쓰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
이지 난이도를 선택하면 유닛과 무기의 내구치가 줄지 않으며, 조작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가장 큰 진입 장벽은 다름 아닌 난해한 스토리다. 초반부 스토리 묘사가 짤막하고 대략적이라 난해한 부분이 있다. 난해한 스토리 묘사는 엔딩으로 다가갈 수록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긴 한다.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는 히로인마다 엔딩이 달라지는 등 멀티 엔딩이 존재하고, 140명 이상의 기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사이드 스토리가 존재하는 등 나름 스토리에 힘을 준 게임이기도 하니 만약 취향이 맞는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나이츠 인 더 나이트메어는 오는 7월 6일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출시 예정이다.
초반부 스토리 묘사가 상당히 대략적이라 이해하기 어렵다
추천하는 이유
- 한국어화는 언제나 옳다
- 택틱스 RPG에 탄막 슈팅 요소를 더한 독특한 시스템
추천하지 않는 이유
- 독특한 만큼 복잡한 시스템
- 대략적인 묘사로 난해한 스토리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