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유럽에는 50개 국가가 있지만,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라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대 강국과 폴란드,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스웨덴 정도가 물망에 오른다. 그런데 혹시 이탈리아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까?

유럽을 대표하는 공업 국가의 하나로 유명한 이탈리아이지만, 생각해보면 게임 쪽에서는 딱히 연상되는 메이커나 타이틀이 없다. 2022년 게임 시장 규모가 글로벌 8위권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의외가 아닐 수 없다.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 中

'에노트리아: 더 라스트 송'은 바로 그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쟘마 게임즈(Jyamma Games)에 의해 제작되고 있다. 2019년 9월에 설립된 이 게임 스튜디오는 이후 네 편의 모바일 게임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회사가 언리얼 엔진으로 첫 AA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것이 이 에노트리아: 더 라스트 송이며, 장르는 요즘 인기 있는 소울라이크에 편승한 액션 RPG이지만, 이탈리아라는 지역적 특색을 살린 설정들이 눈에 띈다.

우선 플레이어 캐릭터가 사람이 아니다. 주인공은 뒤틀린 연극 '카노바치오'에 의해 구속된 세계에서 유일하게 역할이 자유로운 존재인 '가면을 쓰지 않은 자'라고 하는데, 목각인형이기도 하지만 이목구비조차 없다.

'과연 피노키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개발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쓰러뜨린 적으로부터 입수한 가면을 착용하면 적의 능력을 흡수하여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발견할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 했다.

그리고 게임 플레이 도중 원하는 시점에 가면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3개의 커스텀 로드아웃을 만들었다. 이 로드아웃에는 역할을 규정하는 가면과 양상 외에도 무기, 아이템 슬롯 등이 포함된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튜토리얼 지역을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배경이 있다. 풍경이 일견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운드와 합쳐져 이탈리아 같은 인상을 풍기며, '아르도레'의 힘을 사용하면 변화되는 기믹도 존재한다.

성장 요소로는 전투에서 적을 쓰러뜨려 축적한 '메모리아'(경험치)로 스탯을 높이는 방법, 그리고 '혁신자의 길'이라는 이름의 일종의 스킬 트리에서 68종의 퍽을 해금하여 플레이 스타일 옵션을 확장하는 방법이 있다.

레벨업은 화롯불 역할의 쉼터에서 한다.

혁신자의 길

모루에서는 메모리아를 이용한 무기 업그레이드도 가능

조작은 게임 패드 기준 RB/TL 약공격/강공격, A 점프, B 회피, X 도구, Y 물약, LB 패링, LT(+조합) 스킬, ↑ 무기 전환, ↓ 로드아웃 전환, ←→ 도구 전환, LS 이동, RS 카메라(누르면 록온)으로 거의 전 버튼을 사용한다.

타이밍이 중요한 패링

스킬 중 하나인 '드렁큰 소드'

이렇게 보면 색다른 소울라이크 액션 RPG로 기대할 만한 작품이 나올 것 같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개발팀의 노하우가 부족한 것인지 데모라고는 해도 퀄리티에 비해 최적화가 매우 떨어지는 느낌이다.

플레이 도중 종종 보게 될 단어. '모르테'는 이탈리아어로 '죽음'을 뜻한다.

또한 구현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은 알겠는데, 하나하나 뜯어 보면 디테일이 부족하다. 그래도 전투 자체는 소울라이크의 기본 문법에 충실한 편이니 9월 19일 발매 전까지 완성도를 끌어 올려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전 사망 시 드랍한 메모리아는 부활 후 회수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