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인조이·카잔’ K-게임 트로이카가 온다, 2025년 기대작 25選
이래저래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기 힘든 갑진년이 저문다. 시절이 하 수상한 와중에도 여러 명작이 뭇 게이머를 위무해준 나날이었다. 물론 ‘콘코드’ 같은 촌극도 있긴 하나 전체적으로 좋은 작품이 더 많았으니. 특히 동아시아 게임의 약진이 도드라졌는데, 수년간 이어온 K-콘솔 타이틀 바통을 ‘스텔라 블레이드’와 ‘퍼스트 디센던트’가 성공리 이어받았다. 이제 다음 타자인 ‘붉은사막’이 잘 나와주기 바랄 뿐. 해를 골라도 하필 ‘GTA VI’와 맞닥뜨린 건 참 뭐라 위로할 말이 없다.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은 어떤 멋진 게임들과 함께하게 될지 ‘2025년 기대작 25選’을 통해 확인하시라.
고스트 오브 요테이(Ghost of Yōtei)
- 연내 / PS5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PS4 황혼기를 장식한 명작으로 기억되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정식 속편이다. 다만 기존 주인공 사카이 진의 여정을 이어가는 대신 다른 시대와 지역, 인물에 대해 다룬다. 게임 배경은 쓰시마 섬 전투로부터 300여 년을 훌쩍 건너뛴 1603년 훗카이도. 시기상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 막부를 연 직후로 훗카이도가 일본의 직접 통치를 받기 전이다. 따라서 전작서 원나라 침공을 저지했듯 새로운 망령, 아츠 역시 훗카이도를 지키고자 막부와 싸울 가능성이 크다. 명산 요테이를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 풍광과 이도류, 사슬낫, 조총 등 신규 무기도 기대감을 높인다.
그랜드 테프트 오토 VI(Grand Theft Auto VI)
- 가을 / PS5, XSX|S
오래도 걸렸다. 5편이 2013년 출시됐으니 무려 12년 만에 넘버링 경신이다. ‘그랜드 테프트 오토 VI’는 초대 ‘GTA’ 도시 중 하나이자 ‘GTA: 바이스 시티’의 무대인 바이스 시티로 귀환한다. 다만 배경 시대는 서로 40년쯤 떨어져 있다. 바이스 시티 자체가 오늘날 북미 최대 휴양지로 성장한 마이애미의 변형인지라 공개된 영상 속 분위기도 호화롭고 현란하다. 주인공은 남녀 한 쌍이며 특히 루시아는 시리즈가 3D화된 이래 첫 여성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화제를 모았다. 아직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으나 오픈월드 샌드박스 게임의 최고봉 ‘GTA’니만큼 벌써부터 강력한 GOTY 후보로 점쳐지는 중이다.
드래곤 퀘스트 I & II HD-2D 리메이크(Dragon Quest I & II HD-2D Remake)
- 연내 / PC, PS5, XSX|S, NS
일본 국민 RPG, 그 중에서도 근본이라 할만한 ‘드래곤 퀘스트 I & II’가 팀 아사노의 HD-2D 기법으로 리메이크된다. 이미 ‘드래곤 퀘스트 3’가 한 해 앞서 HD-2D화된 만큼 리메이크 방향성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문제는 시리즈 초기작인 1, 2편은 ‘용사가 마왕을 타도하러 떠난다’ 수준의 단출한 서사에 만듦새 역시 영 투박하다는 것. 원작 게임성을 크게 헤치지 않는 HD-2D 리메이크의 취지가 되려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시리즈 최고 명작이라 추앙받는 ‘드래곤 퀘스트 3’조차 HD-2D 리메이크는 시대착오적이란 반응이 제법 나왔는데, 그보다 구작들을 어떻게 적절히 윤색할지가 큰 숙제다.
둠: 더 다크 에이지스(Doom: The Dark Ages)
- 연내 / PC, PS5, XSX|S
2016년 ‘둠’ 리부트는 레트로 슈터 특유의 호쾌함을 살리는 동시에 적절히 현대화한 사례로 꼽힌다. 여기서 둠 가이는 평범한 화성 해병이 아니라 다른 차원서 넘어온 전사왕 칸이자 둠 슬레이어로서 악마들을 그야말로 찢어발긴다. 이 리부트 세계관은 속편 ‘둠 이터널’ 및 DLC를 통해 한층 깊어지고 확장되다 완결을 맞았다. 따라서 ‘둠: 더 다크 에이지스’는 부제처럼 악마들이 창궐하던 암흑기로 되돌아가 밤의 감시단 시절 둠 슬레이어를 비춘다. 악마에게 뜯어낸 골통으로 탄환을 대신하는 체인건부터 사슬 철퇴와 발차기까지 역대 가장 호전적인 게임 플레이의 ‘둠’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데스 스트랜딩 2: 온 더 비치(Death Stranding 2: On The Beach)
- 연내 / PS5
수년 전 ‘데스 스트랜딩’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 소란스러움이 기억난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독특한 업력을 고려하더라도 자못 새로운 시도였고, 소규모 리뷰로는 짚어내기 어려운 게임성이라 국내외 미디어서 평가가 크게 널뛰었다. 이제 우리 모두 ‘데스 스트랜딩’이 어떤 게임인지 알게 됐으니 2편 ‘온 더 비치’는 좀 더 수월히 안착할까. 전설의 택배기사 샘 포터 브리지스가 재차 주인공을 맡으며 UCA 대신 드로우브릿지란 신규 조직이 카이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고. 엘 패닝, 조지 밀러, 쿠츠나 시오리 등 전작 이상으로 호화로운 캐스트와 함께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된다.
마피아 올드 컨트리(Mafia: The Old Country)
- 여름 / PC, PS5, XSX|S
2K의 오픈월드 범죄 활극 ‘마피아’ 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마피아란 로망 넘치는 소재를 통해 여타 경쟁작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금주법이 한창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1편부터 연방 정부가 범죄 조직 소탕을 선포한 1960년의 3편까지 북미 마피아가 겪은 흥망성쇠는 모두 다뤘다. 이제 마피아가 처음 탄생한 원조이자 총본산 이탈리아로 돌아가야 할 때. 이에 신작 ‘마피아 올드 컨트리’는 세계대전이 터지기 전 1900년대 시칠리아 코사 노스트라를 새 주역으로 삼았다. 아직 정보가 많지 않으나 1편의 30년 전인지라 살리에리와 모렐로, 혹은 둘이 보스로 모신 펠리체 페포네가 등장할 수 있다.
메트로이드 프라임 4 비욘드(Metroid Prime 4: Beyond)
- 연내 / NS
2002년 첫 선을 보인 ‘메트로이드 프라임’ 시리즈는 원작의 고유한 재미를 적절히 3D화함과 동시에 독자적인 매력까지 더해 크게 사랑받았다. 문제는 3편 ‘커럽션’을 끝으로 거의 20년 가까이 넘버링 경신이 안되는 중이라는 것. E3 2017서 ‘메트로이드 프라임 4’ 로고가 깜짝 공개된 바 있으나 우여곡절 속에 여태껏 출시가 미뤄졌다. 정말 이러다 스위치 2 론칭 타이틀이라도 될 기세다. 그나마 지난해 ‘메트로이드 프라임 리마스터’가 가뭄의 단비처럼 내렸고 6월 닌텐도 다이렉트서 보여준 새로운 면면이 아주 훌륭하다는 게 위안거리다. 사일럭스 역시 멋지게 재등장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몬스터 헌터 와일즈(Monster Hunter Wilds)
- 2월 28일 / PC, PS5, XSX|S
‘몬스터 헌터 와일즈’은 오늘 소개할 신작들 가운데 가장 신비감이 덜한 경우다. 나쁜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니라 수차례 게임쇼 출품과 함께 오픈 네트워크 테스트까지 거쳤기 때문이다. 그만큼 캡콤의 자신감이 대단하다는 방증일 터. 실제로 매 시연마다 칭찬 세례가 쏟아지는 중이다. 표지를 장식한 쇄인룡 알슈베르도와 온갖 강력한 신규 몬스터는 물론, 집중 약점 공격과 힘 겨루기 및 상쇄 등 시스템 측면의 발전 역시 돋보인다. 뿐만 아니 자유도 높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폭넓은 멀티플레이 요소, 슬링어, 동반자 탈것처럼 ‘월드’와 ‘라이즈’를 거치며 쌓은 여러 개선점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붉은사막(Crimson Desert)
- 연말 / PC, PS5, XSX|S
서두에 적었듯 ‘붉은사막’은 ‘데이브 더 다이버’와 ‘P의 거짓’, ‘퍼스트 디센던트’와 ‘스텔라 블레이드’가 이어온 K-콘솔 게임 바통을 넘겨받을 다음 타자다. 펄어비스가 자랑하는 차세대 엔진, 블랙 스페이스에 기반하여 광활한 오픈월드를 미려한 그래픽으로 구현한 게 특징. 인간형부터 사나운 짐승, 압도적인 크기의 여왕 돌멘게까지 다종다양한 보스 몬스터를 상대로 검과 마법, 레슬링을 총동원한 액션 또한 흥미롭다. 문제는 겨우겨우 못박은 출시 시기가 연말이란 점인데… 일단 믿어보자. 미야모토 시게루가 그랬다. “연기된 게임은 결국 좋아지지만 무리하게 발매한 게임은 영원히 나쁘다”고.
보더랜드 4(Borderlands 4)
- 연내 / PC, PS5, XSX|S
루트 슈터 장르의 터줏대감 ‘보더랜드’가 6년 만에 넘버링을 하나 더 올린다. 파괴된 달을 통째로 날려보낸 전작 엔딩서 이어져 신비로운 행성 카이로스가 또다른 난장판이 된다. 이번에도 볼트 헌터 4인을 중심으로 사이보그 사이코들을 이끄는 퀸 칼리스, 마침내 전면에 나선 이리디언 군단 등 더 많은 강적과 푸짐한 보상이 기다린다. 완전한 심리스 오픈월드와 새로운 도구인 그래플훅도 매력적인 요소. 전작은 스토리에 큰 기대가 없었음에도 참아주기 힘들만치 전개가 엉망이었는데 그 또한 시정하겠다고. 과연 ‘보더랜드 4’가 포화 지경인 루트 슈터 장르의 왕좌를 탈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VII(Sid Meier's Civilization VII)
- 2월 11일 / PC, PS4, PS5, XONE, XSX|S, NS
“문명하셨습니다”란 유행어를 낳은 원조 악마의 게임이 돌아온다. 그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신규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우고. 금번 ‘문명 7’은 시리즈 최초로 게임 도중에 문명 교체가 가능하다고 알려지며 팬덤의 논쟁을 촉발시켰다. 가령 고대 이집트가 말 타일을 여럿 보유할 경우 대항해시대로 접어들며 몽골 제국이 되는 식. 이미 수년 전에 경쟁작 ‘휴먼카인드’서 선보인 시스템과 유사한데, 당시도 그랬듯 여러 지역 게이머가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는 중이다. 다만 그와 별개로 과학, 경제, 문화, 군사적 요소에 걸쳐 이 장르의 최고봉다운 개선점 또한 적잖으므로 벌써부터 기대를 접진 마시라.
스플릿 픽션(Split Fiction)
- 3월 6일 / PC, PS5, XSX|S
‘스플릿 픽션’은 ‘브라더스’, ‘웨이 아웃’, ‘잇 테이크 투’까지 훌륭한 2인 CO-OP 어드벤처를 만들기로 정평이 난 요제프 파레스의 신작이다. 물론 이번에도 함께 게임을 즐길 친구나 연인, 가족이 한 명 꼭 필요하다. 어떤 의미로 여기서 소개하는 신작 가운데 최소사양이 가장 높은 셈. 특정 컨셉에 국한됐던 전작들과 달리 ‘스플릿 픽션’은 제목이 암시하듯 수많은 세계를 오간다. 주인공 중 하나는 SF 소설가고 다른 이는 판타지 소설가인데 모종의 이유로 자신들이 쓴 이야기에 갇히고 말았다. 짧은 티저만 봐도 ‘트론’,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드래곤 길들이기’가 동시에 떠오르는 흥미로움의 연속이다.
어바우드(Avowed)
- 2월 18일 / PC, XSX|S
소싯적 ‘폴아웃: 뉴 베가스’ 그리고 이제는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로 잘 알려진 RPG 명가 옵시디언은 올해 ‘아우터 월드 2’, ‘어바우드’ 두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튜디오의 오랜 팬인 필자로선 둘 다 기대되나 여기선 좀 더 화제성이 큰 ‘어바우드’를 선정했다. 새로운 무대는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시리즈서 짧게 언급된 리빙랜드. 옵시디언의 장기인 개성 강한 캐릭터와 풍부한 퀘스트가 존재하며 클래스 제한 없는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 멀티 엔딩으로 치닫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특징이다. 기본 시점은 1인칭이지만 원한다면 게임 전체를 3인칭으로 진행 가능하다니 멀미 걱정은 접어두자.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Assassin's Creed Shadows)
- 2월 14일 / PC, PS5, XSX|S
지난해 ‘미라지’로 신화 시대의 종지부를 찍은 ‘어쌔신 크리드’가 드디어 많은 이들이 원하던 동양권을 다룬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은 일본 전국 시대가 배경이다. 다만 그사이 오픈월드 사무라이 활극이란 소재가 몇몇 작품서 먼저 쓰였고 역으로 유비소프트의 개발력은 하향세라 걱정하는 시선도 적잖은 편. 전작처럼 성별에 따라 주인공이 나뉘는 게 아니라 거구의 사무라이 야스케와 기민한 쿠노이치 나오에를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식이다. 특히 야스케는 실제로 오다 노부나가를 섬겼다는 포르투갈 노예 출신 흑인이라, 과연 대체역사물 ‘어쌔신 크리드’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증을 더한다.
유미아의 아틀리에 ~추억의 연금술사와 창환의 땅~(Atelier Yumia)
- 3월 21일 / PC, PS4, PS5, XONE, XSX|S, NS
라이자의 튼실한 허벅지에 힘입어 시리즈 팬덤을 크게 늘린 ‘비밀의 연금술사’ 삼부작이 끝나고 이제 ‘유미아의 아틀리에 ~추억의 연금술사와 창환의 땅~’이 찾아온다. 연금술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과거 작품들이나 실전됐다 겨우 되찾은 ‘비밀의 연금술사’와 달리 이번에는 아예 금기라는 설정. 그래서인지 주인공 유미아는 장총을 들고 특수한 부츠를 신는 등 연금술사치고 무장이 충실하다. 전투 시스템 역시 실시간에 가깝도록 바뀌어 여러모로 액션성이 부각된다. 개인적으로 거스트가 만든 액션 RPG를 몇 편 리뷰한 입장에서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지만… 그간 많이 성장했기를 바랄 따름이다.
인조이(inZOI)
- 3월 28일 스팀 얼리 액세스 / PC, PS5, XSX|S
또다른 국산 기대작 ‘인조이’는 라이프 시뮬레이션 장르를 사실상 독점 중인 ‘심즈’의 대체재로 각광받는 중이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생동감 넘치는 도시와 예쁜 캐릭터들, 다양한 활동 및 욕구에 의해 동작하는 가상 세계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저 캐릭터 생성 데모만으로 스팀 동시 접속자가 만 명을 넘겼을 정도. 다만 장르 특성상 캐릭터 생성이나 짧은 게임쇼 빌드로 완성도를 가늠하기 어렵고 당장은 보기 좋은 그래픽이 훗날 최적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크래프톤 역시 라이프 시뮬레이션에 최대한 많은 플레이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인지 오는 3월부터 스팀 얼리 액세스를 개시한다.
용과 같이 8 외전 파이리츠 인 하와이(Like a Dragon: Pirate Yakuza in Hawaii)
- 2월 21일 / PC, PS4, PS5, XONE, XSX|S
정말 용과 같은 개발력을 보여주는 세가 용과 같이 스튜디오가 1년만에 또 신작을 낸다. ‘용과 같이 8’ 후일담에 해당하는 외전 ‘파이리츠 인 하와이’는 시리즈 최초로 마지마 고로가 단독 주연을 맡았다. 그것도 야쿠자가 아니라 해적 선장으로. 턴제 RPG가 된 본편과 달리 전통의 실시간 액션을 택했으며, 앞서 ‘용 7 외전’서 키류가 응룡과 에이전트 스타일을 오갔듯 마지마 역시 광견과 파이리츠 스타일이 있다. 거기다 외전이라고 마냥 본편 시스템 및 콘텐츠의 재활용이 아니라 해적물답게 항해와 선상 전투가 존재한다. 대체 어쩌다 시마노의 광견이 해적으로 전직했는지 일명 ‘용피스’서 확인하자.
엘든 링: 밤의 통치자(Elden Ring Nightreign)
- 연내 / PC, PS4, PS5, XONE, XSX|S
프롬 소프트웨어도 세계적인 조류인 라이브 서비스에 도전하는가. 지난 TGA 2024서 깜짝 공개된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황금 나무의 그림자’ 같은 DLC가 아니라 IP만 공유하는 스핀오프 타이틀이다. 여기서 게이머는 밤을 건너는 자라 불리는 전사로서 여덟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두 명의 동료와 함께 멀티 플레이에 나선다. 사흘 후 보스 출현이 예정된 가운데 주변 지역을 탐험하며 최대한 좋은 장비와 능력을 습득해야 한다. 게임 내 하루가 현실의 15분이라 로딩 등을 포함하더라도 40분이면 한 판 치르는 속전속결이 라이브 서비스와 잘 어울리겠다. 참고로 PvP 요소는 없다는 모양.
진·삼국무쌍 오리진(Dynasty Warriors: Origins)
- 1월 17일 / PC, PS5, XSX|S
야심차게 오픈월드에 도전했다 대차게 말아먹은 ‘진·삼국무쌍 8’이 벌써 7년 전 작품이다. 코에이와 오메가 포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아예 넘버링조차 때고 체질 개선에 전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금번 ‘진·삼국무쌍 오리진’은 오리지널 캐릭터-라 일단 알려진- 무명이 단독 주연으로, 그 외에 위·촉·오 인물들은 수행 무장이란 일종의 동료로 나온다. 그나마도 머릿수가 크게 줄어 현재 공개된 건 딱 아홉 명. 여태껏 시리즈 스스로 정립한 흥행 공식을 역행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다행히 앞서 배포된 체험판은 반응이 좋다. 일신된 액션 시스템의 만듦새가 준수해 다가올 정식 발매를 기대케 하는 중.
킹덤 컴: 딜리버런스 2(Kingdom Come: Deliverance 2)
- 2월 5일 / PC, PS5, XSX|S
흔히 말하는 중세 판타지…가 아닌 진짜 현실적인 중세 RPG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킹덤 컴: 딜리버런스’가 2편으로 이어진다. 주인공은 여전히 스칼리츠의 헨리이며 배경 역시 보헤미아 왕국 관할인 쿠텐베르크 일대다. 킥스타터 펀딩까지 받았던 전작과 달리 충분한 지원 하에 개발된 만큼 척 보기에도 때깔이 좋아졌다. 특히 크라이 엔진의 장기인 자연 풍광이 훌륭한데, 그 와중에 -중세 병장기술 고증이라지만-심히 뻣뻣한 액션은 그대로다. 악명 높은 세이브 방식은 물론 범죄 및 평판 시스템도 계승하여 여러 의미로 워호스 스튜디오의 고집이 느껴지는 ‘킹덤 컴: 딜리버런스’다운 속편이다.
투하트(ToHeart)
- 봄 / PC, NS
한때 뭇 게이머가 미연시로 사랑 마음을 깨치던 시절이 있었다. 단순히 야한 장면을 보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한 줄 한 줄 아름답고도 슬픈 서사로 보는 이를 -여러 의미로-질질 짜게 만드는 명작이 참 많았다. 그 가운데 ‘투하트’는 이 장르의 성전이라 할만한 작품으로 엄청난 인기와 영향력을 떨친 바 있다. 요즘이야 아카리니 멀티니 누군지도 모르는 게이머가 태반이겠지만. 금번 리메이크는 그래픽을 3D로 일신하고 PC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로 두루 출시되니 옛 명작에 관심이 동한다면 구매를 고려하시라. 유일한 문제는 아쿠아플러스가 본작을 한국어화해줄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것인데…
퍼스트 버서커: 카잔(The First Berserker: Khazan)
- 3월 28일 / PC, PS5, XSX|S
앞서 ‘붉은사막’과 ‘인조이’가 뚜껑을 열기 전까지 뭐라 평하기 힘든 경우라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비교적 명확한 목표와 그에 걸맞은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다. ‘던전앤파이터’라는 흥행 IP를 가지고 소위 소울라이크 장르 문법을 충실히 따랐으며, 비공개로나마 몇 차례 시연까지 거쳤기 때문이다. 제목이 말해주듯 최초의 버서커 카잔이 주인공으로 본편보다 무려 800년 전 이야기다. 누명에 의해 모든 것을 잃고 미쳐버린 인물답게 양 손에 무기를 꼬나쥐고 조금의 후퇴 없이 치받는 처절한 액션이 특징. 다만 공개된 정보가 너무 보스전 위주라 전체적인 레벨 디자인은 의문 부호로 남은 상태다.
포켓몬 레전드 Z-A(Pokémon Legends Z-A)
- 연내 / NS
2022년 출시된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기존 시리즈와 확연히 다른 게임성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비록 등장 포켓몬이 크게 줄고 그래픽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으나 그 이상으로 오픈월드 콘텐츠가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게임프리크는 ‘포켓몬 레전드’를 정규 편성하여 신작 ‘Z-A’를 선보인다. 6세대서 소문만 무성했던 ‘Z’가 장장 12년 만에 실현된 셈. 배경 역시 ‘X·Y’와 같은 칼로스 지방 미르 시티로 이번에야말로 지가르데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소드·실드’와 ‘스칼렛·바이올렛’서 연이어 빠졌던 메가진화가 돌아온다는 소식 역시 ‘포켓몬스터’ 팬덤이 본작에 환호하는 이유다.
페이블(Fable)
- 연내 / PC, XSX|S
요즘이야 자유도 높은 RPG가 꽤 흔하지만 ‘페이블’이 한창 홍보되던 2000년대 초는 달랐다. 당대 유명 개발자 피터 몰리뉴가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모든 결과가 바뀌고…” 같은 이야기를 살살 푸는데 누군들 흥분하지 않았으랴. 실제 결과물은 치솟은 기대에 다소 못 미쳤으나 어쨌든 준수한 평가와 함께 3편까지 시리즈가 이어졌다. 그러고도 15년이 더 흘렀으니 사실상 휴면 IP인데 이걸 현재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서 리부트 중이다. 과연 레이싱 게임 명가가 만드는 RPG는 어떤 모습일까. 아직 짧은 영상 외에 별다른 정보랄 게 없지만 차량보다 사람 모델링을 훨씬 못하는 건 확실해 보인다.
하늘의 궤적 더 퍼스트(Trails in the Sky the 1st)
- 연내 / PC, PS5, NS
‘하늘의 궤적’이 저 ‘가가브 트릴로지’로부터 ‘영웅전설’의 이름을 이은지 어언 20년이 흘렀다. 그간 신작이 열 편도 넘게 나오고 콘솔 세대가 두 번 바뀌어 더는 입문조차 쉽지 않은 상황. 이에 니혼팔콤 콘도 대표가 따로 적절한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그 결과가 바로 ‘하늘의 궤적 FC’ 전면 리메이크다. 최신작 ‘계의 궤적’과 동등하거나 더 뛰어난 그래픽은 물론 필드&커맨드 배틀처럼 원작서 없던 시스템도 적극 도입해 20년 세월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본편이 슬슬 최종장에 돌입한 만큼 지금이야말로 ‘하늘의 궤적 더 퍼스트’와 함께 ‘궤적’ 시리즈 정주행을 시작할 때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