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을 다시 만나다.
'만화 영화'가 호환 마마보다 무서웠던 시절, 필자는 그 무엇보다 만화 영화에 열광했다.
학교 수업이 거의 끝날 무렵에는 마법의 주문을 외우며 손에 동그랗게 기를 모으는 상상을 했고 집에 돌아갈 때쯤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비디오 가게에 들러 '좋아하는 만화 영화'가 있는지를 학인했다. 좋아하는 만화 영화 비디오가 있다면 들뜬 마음과 함께 경쾌한 발걸음으로 귀가할 수 있었고 비디오가 없던 날엔 나만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달을 보면 거대 원숭이로 변하거나, 친구와의 우정을 중요하게 여기거나 무엇보다 악에 맞서 '악의 화신 대마왕'과 대결을 벌이는 주인공의 멋진 모습은 어린 시절 누구보다 따라 하고 싶은 필자의 롤모델이었고 만화책에 나와있는 '에네르기파를 쏘는 방법'을 여러 번 따라 하며 에네르기파를 쏠 수 없는 이유를 심각하게 고민해 보기도 하였으며, 마인이 지구를 위협할 때에는 정말 지구의 운명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줄 알았다. 이것은 모두 알고 있듯 '드래곤볼'의 이야기이다.
처음 '드래곤볼 카카로트'의 CM을 봤을 때 드래곤볼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물밀듯이 떠올랐다.
크리링과 피콜로, 손오공의 동료들이 오공을 응원할 때 필자 역시 그들과 함께 오공을 응원하거나 '드래곤볼 GT'의 마지막 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그 시절의 추억은 어느새 감동이 되어 온몸을 휘감았다.
왼손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던가. 필자가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드래곤볼 Z 카카로트' 게임을 구매하고 말았으며, 게임을 처음 실행하자 등장하는 드래곤볼의 오프닝은 어느새 필자를 손오공에 열광하던 어린 시절로 돌려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