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리얼 젤다로써 비교할게 "시간의 오라카리"나 밖에 없군요.
"시간의 오카리나"와 비교한 상대적인 소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점-
1. 발전된 그래픽 - 역시 "시간의 오카리나"와의 발매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뒤 나온 게임이라 그래픽적인 발전이 보입니다. 물론 장기간의 개발 기간과 NGC라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그 정도 퀄리티를 보여준다는건 대단하다고 봅니다. 물론 발매 시일이 너무 늦어져서 쉐이딩으로 떡칠된 요즘의 게임과 비교한다면 실망하시는 유저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황혼의 공주"가 개발될 시점에 3세대 게임기에 대한 목표가 없었으므로 이 정도 그래픽은 NGC의 성능을 거의 모두 끌어냈다고 생각됩니다. 아주 작은 부분 하나까지 디테일 있게 살린 부분도 참 마음에 들더군요. 배경이 저폴리곤으로 되어 있어 너무 각진게 아닌가 생각들지만 이것도 NGC의 성능을 생각해보면 어쩔수 없구나 하고 넘어가게 되더군요. 물이나 얼음의 반사 표현은 정말 수준급 입니다.
2. 친근한 맵과 테마곡 -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눈에 익은 장소들이 대거 등장 합니다. 바로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나왔던 맵들이 고스란히 "황혼의 공주"로 옮겨 진 것입니다. 올드유저들을 배려하여 그 때 그 장소들을 디테일하게 잘 옮겨 놓았습니다. 플레이하면서 옛 시절의 맵들이 새롭게 단장된걸 보는 재미도 참 쏠쏠합니다. 게다가 테마곡까지 그대로 전수되어서 옛 향수를 더욱 불러 일으킵니다. 옛날 테마곡이 코를 톡 쏘는 레몬향이라고 한다면, "황혼의 공주"의 테마곡은 은은히 퍼지는 자스민향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귀에 익은 노래들이라 듣기에도 좋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더군요.
3. 박진감 넘치는 전투 - 전작에 비교해서 검술도 늘어나고 링크의 움직임도 디테일해져서 전투시 박진감이 넘치더군요. 여러 검술들이 있어서 상황에 맞게 적절히 조합하여 사용하는 재미도 참 좋습니다. 게다가 전작에서는 할수 없었던 승마전은 긴장감을 고조로 달하게 합니다. 말을 탄채 적을 쫓아가서 칼로 떨어뜨리고, 멀리 있는 적은 활로 맞춰 떨어뜨리는 것이 마치 신라의 화랑이 된 기분입니다.
4. 늑대로의 변신 - 솔직히 말씀드려서 늑대로 변신하게 되는 시스템에 대해서 장점과 단점 모두 존재함을 말씀드립니다. 단점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의 오카리나" 이후로 개발자들은 "오카리나"의 기능을 대신할 시스템이 필요 했습니다. 즉 전체적인 게임을 이끌어가면서 유저들의 흥미를 잃지않게 하기 위한 시스템이죠. 그로 인해 나온것이 늑대죠. 늑대의 눈에는 귀신이 보인다, 늑대의 후각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 늑대는 땅을 잘 판다 등 늑대의 특징들을 시스템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휴먼인 링크가 보는 세계와 늑대가 된 링크가 보는 세계를 분리 시키므로써 보다 확장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휴먼일땐 보이지 않던 사람을 만나 이야기도 할수 있고, 귀신도 잡고, 냄새를 추적하기도 하고, 땅을 파서 아이템을 얻기도 하면서 유저들의 흥미를 더욱 끌어 올렸습니다. 즉, 이것은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유년시절과 성년시절을 둘로 나눈것과 같은 맥락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단점-
1. 주요 시스템의 축소 - 위에서 언급했듯이 게임상에서 게임의 진행을 이끄는 주요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시간의 오카리나"에서는 오카리나였고, "황혼의 공주"에서는 늑대 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일진 모르지만, 늑대의 시스템적 역할이 오카리나의 영역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드유저 분들이 "황혼의 공주"는 "시간의 오카리나"를 뛰어넘지 못했다고 하시는 이유도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카리나의 복합적이고 다양한 역할과 게임을 이끄는 힘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늑대라는 시스템 자체는 게임을 이끌지 못했습니다. 게임 진행상 몇몇 부분에 등장하지만, 전체적인 게임을 이끄는 원동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초반에 늑대로만 플레이 가능한 부분에서도 유저들의 불만이 많더군요. "황혼의 공주"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바로 주요 시스템의 축소라고 생각됩니다. 주요 시스템을 축소 시킬거라면 그런 종류의 시스템을 몇개 더 게임에 도입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2. 아이템 사용률의 저하 -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주요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잠깐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는 아이템이 많습니다. 그 아이템을 얻은 던전에서만 그 아이템이 유용하고 다른 던전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것이 참 아쉽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아이템이 골고루 유용하게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난이도 - 젤다를 쉽게 질리게하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닌텐도의 사상에 맞게 누구나 즐길수 있는 난이도 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고루 고루 즐길수 있는 게임이 좋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수의 매니아들을 무시한다는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몇번 클리어하다 보면 난이도가 너무 낮다는 생각이 듭니다. 닌텐도 측에서 최소 노멀과 하드 모드로 나누어 주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열쇠의 위치가 열고자하는 문의 바로 옆에 있어서 너무 단순한 동선을 만들어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4. 다양하지 못한 공략법 - 던전의 퍼즐을 풀거나 장치를 사용할때, 언제나 정해진 공략법만 존재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반드시 어떤 아이템을 써야만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하고 하는 등 공략법이 너무 한정적입니다. 최소한 보스를 상대할 때만이라도 공략법이 복수로 존재해야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가를 마치면서-
정말 개인적인 만족감이나 아쉬움을 나타낸 평가가 아닌지 좀 두렵습니다. 하지만 저도 올드유저로써 어느 정도 공감하시는 부분도 있으실테고 동의하지 못하시는 부분도 계실겁니다. 모든 유저가 만족할수 있는 게임은 존재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장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은 보완한다면 앞으로 정말 멋진 젤다가 개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쪼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쩝.....잔뜩 기대하고 샀는디......그래픽에 FF10만도 못해서 실망
FF10 100시간, 황공 40시간 플레이한 상황에서 ELISE님의 그래픽에 대한 평가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군요 -_-;;
와... 제가 느낀것과 너무나도 일치되는 소감이라 생각되네요. 제가 본 황공 소감글 중에서 제일 잘썼다고 생각되는 글이군요. ^^;;
그래픽이 파판10에 부족하다니.... 그 발언은 닌까만 할소리로 들리네요
완전히 유저를 만족시키기란 항상 힘들지만, 제 경우 젤다의 전설은 플레이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오카리나,이상한모자,네개의검,택트와 비교되는 점도 많고, 가논과의 일전을 앞둔 지금, 50시간을 육박하는 플레이 타임내내 지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습니다. 소감 쓰려고 들어왔다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5시간 플레이 중인데, 넘 재밌네요... 하면 할 수록 상쾌한 느낌이랄까!? 다만 full-lcd tv에 물려서 하니 화면이 퍼지고 이글거리는 점이 안습이네요... 기존 유저인터페이스와 환경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새로운 느낌이 최고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