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타임 20시간이군요. 도둑 레벨 52에 클리어했습니다.
전체적인 평가는... 글쎄요... 일단 하나하나 짚어 넘어가죠.
일단 그래픽!
그냥 그렇습니다. 라그 온라인에서 픽셀을 그대로 따온 그래픽...
바뀌면 그건 그것대로 이상할 테지만 성의는 없어보이는군요.
표정이라도 조금 집어넣어주면 어디가 덧나나 이모티콘으로 대체한 점도 그렇구요.
캐릭터들의 행동 묘사도 히로인의 팔을 위로 들어올리는 포즈 외에
따로 특별히 추가된게 없습니다. 한마디로 엄청 성의없습니다.
라그 온라인 소스를 RPG 만들기 툴 대용으로 사용한 듯한 느낌입니다.
두번째로 음악!
이것도 라그 온라인에서 그냥 그대로 따왔습니다.
마지막 보스전은 왠지 처음 들어보는 음악 같았는데...
대부분은 그냥 따온겁니다. 역시 성의 엄청 없습니다.
효과음조차 따왔습니다. 같은 게임이니 그럴수 있지 않겠느냐 할 수 있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용납이 안되는군요.
세번째로 게임성!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기본은 아주 충실히 되어있는 게임이라 게임성은 좋습니다.
자신만의 캐릭을 키워나간다는 느낌도 잘 살려주었구요.
온라인에서의 개노다성도 사라졌고요.
일판에서의 버그가 그대로 이어져온점과 캐릭터 밸런스 붕괴는 좀 이해가 안됩니다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라그 온라인 자체의 버그와 캐릭터 밸런스가 엉망인데
DS판이라고 머가 바뀔거라곤 생각도 않했고 익숙하다보니 그리 불만 사항은 아니군요.=_=
그런데 잘 플레이하다가 저의 분노는 마지막에 폭발했습니다.
여기서부터 네타입니다만
게임후반부에 히로인이 갑자기 빠집니다.
아니, 왜?!!!!!!!!!
여지껏 매번 전투에 참가시켜 잘 키워오던 히로인이 급빠지게 됩니다.
히로인과 주인공만 믿고 나머지 동료들 대충 키워온 저로서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빨리빨리 메인 스토리를 진행시켜 다시 히로인을 집어넣자 생각했죠.
그때 주인공 렙이 50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엔딩을 볼때까지 히로인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때 주인공 렙이 52였죠.....
어스토2도 그렇고 마그나카르타(PC판)도 그렇고...
대체 주요 캐릭터를 마지막에 쏙 빼버리자 따위의 생각은 누구 머리에서 나오는겁니까?
왜 뺍니까? 왜?! 그렇게 잘 키워놨는데! 그것도 마지막에 가서!
아, 네. 스토리상 빠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제말이 그겁니다.
빠지게끔 스토리를 짜면 안되죠! 아니 빠지더라도 다시 들어와야죠!
파판7의 에어리스의 죽음은 잘 짜여진 스토리 라인에서의 비극적인 사건이라
감동과 슬픔을 자아냈지만
밑에서 다루겠지만 이건 발로 만든 스토리 라인이라 히로인의 후반부 불참은
단순히 그냥 제작자의 농간이라 허무함과 분노밖에 안 남네요.
물론, 클리어 후엔 들어오죠. 그런데 클리어 후에 들어오면 뭐합니까?
가장 중요하고 가장 겸치가 잘 벌리며 가장 필요할 때에 정작 존재하지 않는데!!
네번째로 스토리!
유치합니다.
서브 캐릭터들의 스토리도 단순 유치하기 짝이 없으며
재미도 감동도 뭣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메인 스토리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거대한 힘을 가진 소녀가 악당들의 손에 악용되려하는데 소녀는 두사내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됩니다. 그걸 주인공이 발견하고 같이 행동하다가 길드를 만듭니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검은기사를 만나 패배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검은기사가 나타나고 이번엔 주인공이 이기죠. 그리고 예전에 자신을 구해주었던 사내로 둔갑한 마술사가 나타나 주인공과 소녀 사이를 갈라놓습니다. 당연한 듯 소녀는 악당에게 다시 붙잡힙니다. 주인공은 소녀를 구하러 갑니다. 마술사는 주인공을 위기에 몰아넣는데 난데없이 검은기사가 난입해 마술사를 해치웁니다. 그리고 검은 기사가 '아임 유얼 빠덜~'이러고 주인공이 '노~~~~~!!!!!!!' 이럽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아버지를 해치우죠.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소녀를 구해내면서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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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스토리라고 게임을 만듭겁니까?
물론 스토리가 더 단순한 명작 게임들이 있습니다.
네. 젤다와 마리오죠. 하지만 그 둘은 게임성이 신급입니다.
아니, 단순한 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1) 소녀의 기억상실이 스토리상 무관합니다. 기억상실이 풀리면서 생기는 갈등 따윈 전혀 없습니다.
2) 소녀가 붙잡힌 이유가 주인공이 단순히 소녀가 다른 남자랑 화기애애한걸 보고 삐져서일 뿐 거대한 이유는 없습니다.
3) 검은기사가 주인공의 아버지라는데 위에서는 스타워즈를 인용해 묘사해놨지만 스타워즈만큼의 반전도 충격도 없으며 주인공과 검은 기사의 관계는 그저 전에 딱 두번 만난것 뿐입니다. 퀘스트로 만나는 꼬마아이도 이보다 더 많은 관계를 주인공과 갖습니다.
4) 서브캐릭터들의 역할이 거의 후반부에 비세르크가 크레스트헤임의 위치를 알아내고 루시피가 유인작전을 한것 외엔 그렇다할 역할이 없습니다.
5) 주인공과 히로인의 관계를 스토리의 주로 삼고 싶었다면 둘의 사이가 조금씩 발전하다가 급진전되는 이벤트와 극적으로 그 사이가 갈라지는 이벤트가 존재해야되는데 둘의 사이가 미적미적 좋아지다가 엄청 사소한걸로 갈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정작 그둘의 사이를 갈라놓았던 장본인인 마술사와는 싸워보지도 못합니다.
6) 주인공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데 그 가책이 단 몇줄의 대사와 함께 사라집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거의 그대로 따왔습니다.
즉, 이 게임의 게임성이란 부분은 이 게임만의 게임성이 아니라
사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게임성에 더 가깝다는 거죠.
그렇다면 제작자가 손댄거라곤 인터페이스와 DS로의 시스템 개발,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토리 정도일텐데
그 스토리마저 개떡같다면 개발자들이 한건 거의 없는거나 다름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난이도!
황금 도둑벌레 카드를 착용했을시 애들장난급,
미착용했을시 매우 어려움(마지막 보스전만).
결국 이 게임의 좋은 점은 라그 온라인 특전 아이템을 준다는 점과
(지금은 망해가지만) 베이스가 좋은 온라인 게임에서 따왔다는 점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