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머드코어를 1편부터 되짚어 가보자는 미친 짓. 그 세 번째.
이번엔 1계의 최종장이라 할 수 있는 마스터 오브 아레나다.
두 개의 페르소나, 하나의 악몽(二つのペルソナ、一つの悪夢)
죽이고 싶은 남자가 있다.(殺したい男がいる)
이곳의 설정은 1편과 동시간대의 이야기로,
주인공은 나인볼이라는 AC로부터 가족을 잃은 경험으로 복수심을 불태운다는 이야기다.
먼저 정리하자면 미션 난이도 자체는 올라갔고, 스토리에 좀 더 신경을 쓴 모습이 보였다.
예전과 달리 자신들의 개발 기술이 더 발전했다는 걸 보여주려는 건지 컷신도 많아졌다.
그리고 1계에 등장한 모든 무기를 상점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카라사와도 살 수 있다. 와씨. 다 뒈졌다.
시작하자마자 맞이해주는 프롤로그는 이러하다.
「레이븐이 되고 싶은가?」
네트워크에서 만난 여성, 라나 닐센은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육친을 빼앗긴 그날부터 사라지지 않는 빨간 AC의 모습.
증오해야할 적.
그는 스스로 제시되어진 길을 걷기 시작했다.
로비 화면의 인터페이스에 변화를 시도한 게 보였다.
아레나는 지금 사용 못하고 스토리를 진행하며 해금되는 모양이다.
일단 가장 먼저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라나 닐센으로부터의 연락이었다.
라나 닐센
우선 축하한다.
염원하던 레이븐이 된 기분은 어때?
앞으로는 내가 매니저로서 대외적인 협상, 의뢰의 선별 등을 실시한다.
지시에는 반드시 따를 것. 알겠지?
메시지부터 느껴지는 이 고압적인 태도.
정체를 알고 있는 나로선 참으로 한결 같다고 느끼게 해준다.
그렇게 미션을 시작하면 라나 닐센으 오퍼레이터도 해주는데, 이 딱딱한 말투가 어딘가 셀렌 헤이즈를 떠올리게 만든다.
차이점이 있다면 셀렌 씨은 츤데레고, 라나 닐센은 진짜 사무적이라는 것?
아무튼 그렇게 도망친 해커를 찾아내 붙잡는 첫미션을 완료하려는 순간.
원수인 나인볼이 나타나서 다짜고짜 해커를 죽여버린다.
나인볼:
나를 쫓고 있는 것 같더군…
누구라고 해도 나를 뛰어넘는 건 불가능하다.
라면서 사라지는 나인볼.
라나 닐센:
녀석이 너의 적…
나중에 할 얘기가 있다. 일단 돌아와.
1인 2역 짜고치는 고스톱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하군.
그 후, 라나 닐센은 메시지를 보내왔다.
라나 닐센
『죽이고 싶은 상대가 있다. 그러니까 레이븐이 되고 싶다.』
네트워크에서 처음으로 나를 만났을 때, 너는 그렇게 말했었지.
기체명 나인볼. 파일럿은 허슬러 원. 아레나 랭킹 1위.
그것이 녀석에 대해 하는 전부다.
아레나에는 기업의 추천이 있으면 어떤 레이븐이라도 참가할 수 있다.
머지않아 찬스가 올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말해두지. 나인볼의 앞에 선 자는 확실하게 배제된다.
너에게 그만큼의 각오가 있다면 언젠가 녀석을 만날 수 있게 해주겠다.
이상.
현재로서는 나인볼을 만날 확실한 수단은 의뢰를 해결해나가며 기업의 눈에 들고, 그렇게 참가한 아레나에서 녀석을 해치우는 것 정도인 듯하다.
그렇게 미션을 해결해나가자 드디어 기업으로부터의 추천이 들어왔다.
라나 닐센
너를 아레나에 추천하고 싶다는 기업의 오퍼가 들어왔다.
아레나를 운영하는 기업 중 하나인 프로그테크 사다.
다만 실력 확인하겠다고 같은 레이븐을 죽이라는 미션을 주는 게 역시 이놈의 기업도 정상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그냥 넘어가자. 애초에 아머드코어에서 기업이 정상이었던 경우가 있기는 했나.
그렇게 아레나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지만, 문제는 그게 ‘서브 아레나’라는 거다.
메이저 리그가 아닌 마이너 리그.
나인볼이 있는 메인 아레나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이 서브 아레나에서 실력을 보여야 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카라사와를 쏴 대며 아레나에서 돈벌이를 하는 날들이 이어지는 와중, 포르그테크 사에서부터 연락이 왔다.
소속불명의 적들에게 회사의 중요 인물이 노려지고 있어 위기라는 것.
라나 닐센의 중계는 없었지만 주인공은 직접 나가기로 했다.
덤으로 먼저 투입되었지만 위기에 몰렸던 레이븐도 구출해주는데.
그는 수수께끼의 무인 병기에게 순삭되어 버렸다.
레이븐의 원수는 딸칵질 몇 번으로 갚아주었다.
그렇게 프로테그 사의 개발 주임 ‘엘란 큐비스’를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사건을 해결하고 돌아오니까 화가 많이 난 듯한 라나 닐센의 메시지가 반겨주었다.
라나 닐센
너에 행동에 관해서는 매니저인 내가 지시를 내리겠다고 말했을 거다.
설령 스폰서의 요청이었다고 해도 멋대로 의뢰를 받는 것은 용서하지 않아.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하지 마. 이상.
게임 스토리만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시기엔 ‘아, 자기 말 안 들었다고 삐졌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부분이었지만, 실제로 해본 지금은 감상이 다르다.
최근 기세를 불리고 있는 프로그테크 사의 중요 인원을 제거하려고 했는데 주인공이 나와서 방해 했으니 얼마나 빡이 쳤을까?
그런다고 또 안 할 건 아니지만!
그렇게 의뢰와 아레나 생활을 한동안 병행하면서 이어갔다.
위성파괴포 파괴 미션?
어…
아무튼 그러다 보니 메인 아레나로 승격하게 되었고 미션 의뢰는 더 이상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아레나만 쭉 달리라는 소리군? 바라던 바다!
그렇게 돈벌이 하면서 올라가고 있을 때, 프로그테크 사로부터 긴급 의뢰가 들어왔다.
내용은 정체불명의 세력이 또 다시 프로그테크 사의 연구 시설을 습격했다는 것.
이번에도 라나 닐센의 중계는 없었지만 ㅈ까고 충동하기로 했다.
미션에서 잡몹을 썰어재껴 나가자 마지막에….
나인볼:
왜 여기에 있지?
나인볼이 나타났다.
안뇽? 이번에도 방해 받았구나. 빡치지?
더 빡치게 해줄게.
나인볼:
너무 커…
수정이 필요하다.
결국 카라사와의 우람함을 버티지 못하고 퇴각하는 나인볼.
이제 라나 닐센에게 혼나러 갈 시간이다.
라나 닐센
직접 의뢰는 절대로 받지 마라. 그렇게 경고했을 거다.
더 이상 나는 매니저가 아니다. 너에 대한 협조도 끊겠다.
죽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라.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내며 라나 닐센은 떠났다.
대신 프로그테크 사가 직접 의뢰를 해오고, 엘렌 큐비스는 주인공과 나인볼의 관계를 알게 되어 조사를 시작해주었다.
그리고 나인볼에 대해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엘렌 큐비스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지만, 나인볼에 대해 판명된 몇 가지 이상한 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하나는 레이븐즈 네스트에 등록되어 있는 파일럿 허슬러 원입니다만, 그를 실제로 만났다는 사람이 누구 하나도 없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 허슬러 원과 나인볼에 관한 많은 정보가 인터넷에서 교묘하게 지워져 있다는 것.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점입니다. 한 층 더 관심이 갑니다.
또 무언가 알게 되면 연락드립니다.
엘렌 큐비스
오랜만입니다. 접니다.
조사를 진행한 결과 나인볼이 관련된 기업에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그와 관련된 기업은 어느 것도 쇠퇴하든지, 반대로 높은 실적을 올린다는 겁니다.
그것도 매우 짧은 기간에.
그 동안의 습격 사건도 아마 급격한 성장을 이룬 프로그테크 사를 무너뜨리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우수한 레이븐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그리고 또 다시 찾아온 긴급 의뢰.
적들이 프로그테크 사 본사 건물로 습격해 왔고 나인볼이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
수많은 적들을 해치우고 나간 끝에 나인볼과 마주하게 되었다.
나인볼:
지나친 힘을 가진 자는 모든 것을 무너뜨리지.
너도 그중 하나다.
흐음….
그 말엔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내(주인공)가 이런 힘을 가지게 한 원인(복수 대상)이 그런 말을 하니 존나 웃기는구나. 죽어라.
격전 끝에 쓰러지는 나인볼.
그러나 아레나 기록에서 나인볼은 사라지지 않았다.
엘렌 큐비스
당신은 분명 그 나인볼을 쓰러트렸습니다. 그랬을 터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는 지금도 아레나에 존재하는 걸까요?
허슬러 원에 대한 유용한 정보는 아직도 거의 알 수 없지만 그에 대한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던 것이 누구였는지 알아냈습니다.
네스트입니다.
레이븐즈 네스트가 그에 관한 수많은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다는 게 거의 틀림없습니다.
허슬러 원과 네스트가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단순한 레이븐 지원조직, 레이븐을 위한 네트워크는 아닌 모양입니다.
어찌됐든 아직 살아있는 거라면 쓰러뜨리기 위해 아레나의 랭킹을 올린다.
그러다 바로 나인볼 아래의 2위까지 올라온 주인공의 앞으로 두 개의 메일이 날아온다.
하나는 이제까지 정보를 전해주었던 엘렌 큐비스의 메일.
앨런 큐비스
저는 지금, 제가 아는 한 가장 안전한 장소에 있습니다.
네스트의 데이터 뱅크를 찾아보니, 나인볼의 탑승자 데이터에는 『H-1』이라는 수수께끼의 단어가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특정한 인물의 이름이라기보단, 마치 뭔가의 부품 같다… 제가 받은 인상은 그러했습니다.
허슬러 원이라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같은 데이터 안에서 당신의 이전 매니저였던 "라나 닐센"이라는 이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와 나인볼은 뭔가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조심하십시오!
다른 하나는, 떠나간 매니저이자 엘렌 큐비스가 언급했던 라나 닐센이었다.
라나 닐센
오랜만이다. 랭킹 2위 축하한다.
네가 이렇게 성장할 거라고는 솔직히 생각도 못 했다.
너는 나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힘을 얻었다.
너무 지나칠 정도로.
기억하고 있나?
언젠가 나인볼과 만나게 해 주겠다.
나는 네게 그렇게 말했을 거다.
지금 그때가 왔다.
그리고 도착한 마지막 의뢰.
의뢰자는 라나 닐센이었다.
아이작 시티 근교에는 그 존재조차 아는 사람이 없는 공장이 하나 있다.
나는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습격 당하는 연구원.
노려지는 레이븐.
쓰러뜨려도 사라지지 않는 아레나의 톱.
너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확인하러 와라.
그렇게 도착한 공장.
라나 닐센의 목소리와 함께 나인볼이 습격해온다.
너희들은 왜 나타나는 거지?
왜 방해를 하지?
나인볼을 쓰러뜨렸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음을 안 주인공은 앞으로 나아간다.
나아가면서도 라나 닐센과 허슬러 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가 점차 하나로 섞이기 시작한다.
기업, AC, 레이븐즈 네스트.
전부 내가 만든 것.
황폐한 세계를, 인류를 재생한다.
그것이 나의 사명.
공장은 수많은 나인볼을 제작하는 장소였다.
그 너머로 나아가자 두 명의 나인볼이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많은 힘을 가진 자.
질서를 파괴하는 자.
프로그램에는 불필요하다.
나는 지키기 위해 태어났다.
나의 사명을 지키고, 이 세계를 지킨다.
여전히 끝나지 않는다.
뭔가 더 있다.
주인공은 나아갔다.
“수정 프로그램 최종 레벨.”
“전 시스템 체크 종료.”
“전투 모드 기동.”
"타겟 확인. 배제 개시"
그렇게 마주하게 된 최강의 존재, ‘나인볼 세라프’.
그 악명은 들어봤지만 진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넥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스피드로 시야에서 벗어나며, 엄청난 대미지를 가진 검풍과 폭발로 내 명줄을 깎아 먹는다.
이놈에게 카라사와도 통하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하는가?
더 큰 화력.
쓰러지는 나인볼 세라프.
그러나 그 집념은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도 목표를 겨냥한다.
하지만 결국 다다른 한계.
나인볼은 결국 표적을 쏘지 못하고 격침되었다.
엔딩은 짧은 문구로 마무리 되었다.
시티 근교에서 일어난 폭발과 함께 한 명의 레이븐이 아레나를 떠났고,
얼마 후 레이븐즈 네스트는 돌연 모든 기능을 정지했다.
마지막은 1편 주인공의 활약인 걸로 보인다.
아니면 레이븐즈 네스트를 동시에 습격해왔던가.
적을 많이 만든 놈이다. 언제 노려져도 이상하지 않지.
나인볼의 AI는 자신이 지키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많은 기업을 부흥시키고 몰락시키켜, 많은 사람들을 제거했다.
왜냐하면 그게 인류 재생에 방해되는 요소였으니까.
그게 인류를 생존시키는 방법이었으니까.
그렇기에 AI는 자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살아가는 게 아니다.
살아가기 위해 생존하는 것이다.
이 AI는 그 차이를 몰랐고
이 AI는 그 차이를 알고 있었다.
어리석은 AI는 결국 자신이 만들어내고만 복수귀에 손에 끝을 맞이하고 말았다.
살아남은 복수귀는 결국 질서가 사라진 세상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원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다음에 맞이할 이야기다.
아머드코어 시리즈에서 나인볼이 그렇게 유명하다던데, 여기에서 등장했군요 그런데 파일럿이 AI였을 줄이야...ㅋㅋ
좋은 아코글 추천박는다. 1계 조작감 1편 잠시 켜서 전에 해봤는데 이거 도대체 적응이 안된다...
후대의 어느 찐빠 ai랑은 차원이 다른 압박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