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개미'로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집인 나무에 재밌는 작품이 하나 있는데
미래에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어떤 프랑스인이 따분하던차에 중세로 시간여행을 가본다는 내용임. (안들키게 중세식으로 차려입고)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낭만은 커녕 거리는 오물 천지에다가 비위생적인 생활습관으로 현시대 관점에서 보면 위생관념 개판 5분전에,
주인공이 경각심 없이 중세 슬럼가 쏘다니면서 몰래 사진 찍고다니다 강도질을 당했는데
시간여행 기계까지 잃어버려서 낙담해하다가 어떤 동정심 많은 수녀가 돌봐주는데
주인공이 자기 팔목 다쳤다고 아스피린 달라고 했다가 약 설명 좀 했더니
그 고지식한 수녀가 너 뭔데 이렇게 똑똑해 하면서 바로 마법사로 몰려서 이단재판 후 사형대로 오름.
여기서 딱 반전이 있는데 사형집행관이 사실 사형집행관으로 위장한 시간여행사 직원이라서
그런식으로 헛짓거리하다 감옥에 잡혀온 시간여행자들을 구제해주고 시간여행 관련 보험상품을 팔아먹는 악질이라
(안사면 그냥 모가지 뎅강하고 증거인멸인지라 거금주고 살수밖에 없음)
주인공이 마지막엔 현재로 돌아오면서 다신 시간여행 같은건 안하고 가까운 지중해 휴양지에 바캉스나 가겠다고 다짐하는걸로 끝남ㅋㅋ
베르나르가 지금은 그저그런 복붙 작가지만 단편은 은근 잘씀,
현시대 사람이 과거나 이세계에 가면 천재가 될거라고 우쭐하던 클리셰에 화살을 꽂는 참신한 내용이였지ㅋㅋ
그것도 있고 "우효오오옷 이녀석 무려 10이 넘는 숫자를 안다고wwwwww"도 신박했지
작가피셜로 아들이 자기반에선 10까지 셀 수 있는 애랑 없는 애들로 층이 갈린다는 말을 듣고 썼던가
높으신 양반이 유언으로 숫자 하나 가르쳐줬다고 기겁하는 주인공 반응이 웃겼지ㅋㅋ
거기 실린 단편들중 하나는 나중에 신으로 써먹더라
작가양반이 문명에 심취해서 삘받고 쓴 작품이라지. 단편의 그걸 위한 습작이였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