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눈팅만 하다가 한번 내 얘기도 올려보자 싶어 야간 당직 시간에 한자 적어봅니다.
지금이 2019년이니까...한 2년 전이네요. 2017년 가을에서 겨울철에 주말이 되면 가끔씩 동해쪽으로 밤에 드라이브를 다니곤 했습니다.
그당시 서울에 살고 있었는데 당시 하던 일도 건설 관련 영업쟁이였던지라 늘상 운전하는게 일이었는데...지금 생각하면 운전하는게 뭐가 좋다고 그리 싸돌아댕겼는지..^^;;
여튼, 그날도 금요일 일 끝나고 집에서 한참 컴터 앞에서 멍때리고 있다가..갑자기 삘받아서는 "음~ 오늘은 왠지 동해 밤바다에서 먹는 캔맥이 땡긴다" 하곤 그대로 차 끌고 나서게 되었네요.
시간은..대략 밤 11시 정도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운전 경력도 많지 않았지만, 그보다는 낯선 곳 지리같은걸 전혀 모르니 네비에만 의존해서 다니고 있었는데 그나마 동해 쪽은 그 전에도 몇번 드라이브 삼아 새벽에 다녀왔던지라 큰 부담없이 운전해서 갔었습니다.
서울 양양 고속도로 안그래도 길 좋고 한데 밤이라 차까지 없으니 신나게 달렸었네요. 그때 몰던 차가 아버지가 전에 몰던 04년식 산타페 차량이었는데 용케도 잘 버텨줬다는 느낌입니다.ㅋㅋ
평소대로 고속도로 따라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 가본 길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뭐, 평소에도 급한거 아니면 네비가 알려준대로 말고 내키는대로 가보곤 했던지라, 네비 안내보다 더 빨리 고속도로 내려서 국도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꽤 오래되기도 했고 익숙치않은 지리에 약한지라, 정확한 지명이나 위치는 기억이 나지않습니다만은, 동해 정동진 네비 찍고 가다가 안내보다 좀 앞에서 내렸던걸로 기억합니다.
여튼, 가다보니 산을 타고 가게 되더라구요. 꼬불꼬불한 길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고 그러면서 갔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위치나 지명빼고 상황을 정확히 세세히 기억을 하고 있는데...
당시 타던 산타페가 워낙 구형이다보니 지금처럼 폰 연결해서 노래듣고 하는게 안됐습니다. 그래서 폰 네비 켜서 거치대에 끼워놓은채로 휴대폰 스피커로 노래 켜서 듣고 가고 있었지요.
어느정도 높은 산 하나 올라갔다가 꼬불꼬불한 S자 산길을 타고 내려가던 중이었습니다.
새벽시간이라 도로에 다른 차들도 없으니 암것도 신경 안 쓰고 코너링만 조금 신경쓰면서 한 30~50 사이 왔다리갔다리 하며 내려가던 중이었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뭔가 이상한 소리? 소음같은게 들리더라구요. 뭔가 싶어서 조금 집중해보니, 미친;; 차 문 잠겨있는데 밖에서 문 열려고 손잡이 당기면 나는 그 소리인 것입니다.
당연히 차문은 제가 잠그고 운전을 했으니 열릴 리는 없었고...레알 깜놀해서 운전석 창문 봤다가, 암것도 없어서 조수석 쪽을 바라보니...
왠 회색인지 허연색 옷을 입고 머리는 마구잡이로 길러서 얼굴도 제대로 보이진 않았는데, 딱 봐도 지저분한 인상의 사람같은 것이 차 옆을 쫓아오면서 계속 문 열려고 손잡이 당기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모르게 쌍욕을 내뱉고는 냉큼 도망을 쳐야겠다싶은데, 하필이믄 이놈의 산 내려가는 S자 도로가 계속되네요;;
차마 쎄게 밟진 못하고 적당히 코너돌때만 감속하면서 가능한 빨리 내려간다고 내려오는데, 이 ㅁㅊㄴ이 계속 쫓아옵니다;;
아무리 S자 내리막 도로라서 제가 속도를 못 낸다곤 하지만, 체감상 40~60은 밟는거 같았는데 그걸 계속 쫓아와요.
심지어 중간중간 조금 뒤쳐졌다가, 열나게 쫓아와서는(....) 다시 차문 손잡이 붙들고 열려고 하네요.
그 순간부터는 노랫소리고 네비고...여튼 최대한 이놈의 산 빨리 내려가야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사이드 미러나 조수석 창문으로 그 놈이 따라오는지 확인하면서요...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는 모르겠는데, 다행히 산에서 거의 다 내려와서 이제 직진도로 보인다 싶자마자 그대로 속도 개같이 내서 달려버렸습니다.
어느정도 갔다 싶어서 확인해보니 다행히 쫓아오던 그 인영은 더 이상 안 보이고요...
새벽 3시쯤 지나서 결국 정동진 도착 했는데, 너무 황당하기도 하고..무섭기도 하고...근데 그 와중에 기어이 밤바다에서 맥주는 홀짝 거리면서 마셨네요. 날씨도 쌀쌀했는데..ㅋㅋ;;
근처 모텔방에서 한숨 자고, 다음날 눈뜨자마자 대구의 어머니께 전화드려서 어제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식겁했었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가 처음엔 사람이었겠지ㅋㅋ...하시다가 뭔가 느낌이 쌔~하셨는지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만 연달아 몇번 외우시더니 얼른 날 밝은 동안 집으로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뭐, 다행이라면 다행이도 그 이후에는 뭘 더 보거나 이상한 일은 없었지만....
이후 부모님과 이 일에 대해 얘길해봤는데,
아버지께선 그거 귀신이라고...아버지도 예전에 트럭 몰고 밤길 운전하다 귀신본 적 있다 하시고,
어머니는 귀신같긴 한데 정말로 귀신일...까? 정도.
저는 만약에 그게 사람이면 그렇게나 차를 안 놓치고 쫓아왔던 그 새끼는 그럼 올림픽 마라톤 나가야할 놈이라고 그러고 말았었네요.
이 글 보신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여튼 지금도 웃으면서 가끔 그때 일 얘기할때가 있지만, 여전히 얘기를 할때마다 소름돋고 오싹해지는 건 지금도 어쩔수 없습니다..
그 상황을 글로만 봐도 소름이 돋는데 마지막에 마라톤 얘길 하시니 빵 터졌어요. ㅋㅋ
ㅎㅎ 지금도 생각하믄 소름돋는데, 당시에는 충격과 공포가 어마어마했었지요...ㅋㅋ;;
거의 반쯤 제정신 아녔던거 같아요...;; 어떻게든 내려가야지 생각만 들고...ㅋㅋ;;
제 친구도 차량에서 귀신 봤다는 얘기 해준적 있었는데 전신주의 전선 위를 짐승처럼 네발로 미친듯이 뛰는 귀신을 봤다고 하네요
진짜 공포스러웠겠습니다 ㄷㄷㄷㄷ
그 상황을 글로만 봐도 소름이 돋는데 마지막에 마라톤 얘길 하시니 빵 터졌어요. ㅋㅋ
ㅋㅋㅋ 부모님과 그 얘길했을때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무서운게 좀 희석된 상태라서 저런 드립이 나왔던거 같습니다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소름이 돋더라고요. ㅎㅎ
ㅎㅎ 지금도 생각하믄 소름돋는데, 당시에는 충격과 공포가 어마어마했었지요...ㅋㅋ;;
진짜 공포스러웠겠습니다 ㄷㄷㄷㄷ
거의 반쯤 제정신 아녔던거 같아요...;; 어떻게든 내려가야지 생각만 들고...ㅋㅋ;;
제 친구도 차량에서 귀신 봤다는 얘기 해준적 있었는데 전신주의 전선 위를 짐승처럼 네발로 미친듯이 뛰는 귀신을 봤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