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자그마한 노크 소리가 문 넘어 들려왔다.
"상담시간은 끝났습니다. 다음에 와주세요"
그러자 문넘어 자그마한 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접니다... 지은이 아비..입니다"
"아... 네 지은이 아버지 들어오세요"
그러자 문이 열리며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에, 깔끔하고 멋진 정장을 입은 50대 남성이 들어왔다.
"오늘은 어디 가시나요? 엄청 차려 입으셨네요"
"아하하..."
남성은 멋쩍스럽게 웃었다. 그리곤 나의 손을 붙잡고 말을 이었다.
"선생님... 혹시 저 저녁좀 대접해주실수 있습니까..?"
"지은이 아버지.. 죄송합니다.. 제가 제 담당환자랑 사적으로 식사하는건 직업적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나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남자로부터 손을 빼냈다
"죄송합니다. 오늘이 마지막 상담이 될것 같습니다. 그러니 축하의미나 여러 의미로 저한테 밥 한끼 주실 수 있습니까?"
그는 간절한 눈빛으로 요청했다.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제집으로 가셔서 저녁 간단하게 같이 드시고 이야기 조금 나누시죠."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나지막하게 감사인사를 연발하였다.
집에 누군가를 들인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 아 편하게 있으시죠. 저녁은 음.. 최근 구한 재료 남은것밖에 없어 별로 대접할것은 없겠네요"
나는 뻘쭘함에 웃으며 그에게 앉을것을 권했다.
"하하..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억지부리며 요청한거니 선생님이 이렇게 밥하나 주시는게 고마울 뿐이죠"
나는 냉장고에 남아있던 재료를 꺼내 요리 라고 겨우 불릴만한 퀄리티 되는 것을 그에게 내놓았다.
"죄송합니다. 늘 혼자 대충 먹다보니 별 실력은 없네요"
"아니요 아니요 아주 먹음직스럽게 보이는군요"
그는 자그마한 미소를 지었지만 음식에 손을 되진 않는다.
"그래서 뭐 때문에 저한테 이런 부탁을 하셨나요"
그는 낯빛이 어두워지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선생님.. 지은이 찾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남자의 말에 자그마한 충격을 받았다.
지은.. 이지은..
이지은은 17세 고등학생이다.
어머니는 어릴적 집을 나갔고, 아버지랑 단둘이 살아왔다.
지은이 아버지는 하나남은 딸을 어디 남부럽지 않게 살기위해 늦은 밤까지 일하며 지은이를 키웠지만, 지은이를 혼자 두게되는 환경은 심리적, 정신적으론 좋은 영향을 주진 못하였다.
또한 여러가지 일로 지은이는 정신적으로 불안해져갔고, 대인을 기피하기 시작할 쯤 진료를 받으러 왔고, 이러한 지은이의 심리치료는 3년 정도 진행됬다.
지은이의 상태가 상당히 호전 되어 갈쯤
어느날 지은이는 실종되버렸다.
아무런 흔적도, 목격자도 바람에 사라지듯 홀연히 사라졌다.
지은이 하나만 보고 사라온 지은이 아버지는 지은이 다음의 내 담당환자가 되었고
그는 매일매일 술로 지세우며 피폐해진 상태로 나에게 찾아와 울부짖듯 마음을 토해냈고, 상담 시간이 끝날때쯤이면 그는 항상 쓰러지듯 비틀거리며 집으로 가던것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오늘 그는 번듯한 모습으로 나에게 찾아와
행방불명된 지은이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나에게 건네고 있다.
" 아시잖아요.. 선생님.. 제가 지은이를 찾고 있었던거.."
"네 잘알지요. 지은이 아버지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왔는걸요"
"선생님은 믿으실진 모르겠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진짜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제가 기도를 했습니다."
"신에게 빌었습니까?"
"아니요... 악마에게 기도했습니다.."
"아.. 악마 말입니까..?"
나는 예상도 못한 대답에 실소가 지어질뻔 했다.
" 이렇게 저에게 고통을 줄려는것은 악마말곤 더있겠습니까..?
그러면 딸을 찾을려면 악마와 담판을 지어야 할것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군요.. 계속 이야기를 더 들려주시겠습니까?"
나는 아직 이 환자를 내보내선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제가 우리딸 돌려달라고 그렇게 기도를 하는데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더군요.그리고 뜨거운 불이 제몸을 태워버리듯 앞에 나타났고, 그 불 속에서 아주 붉은얼굴의 악마가 나왔습니다. 그 악마는 피로 만든 웅덩이와 같은 눈으로 저를 쳐다보며 뱀과 같은 목소리로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마음이 지쳐 헛것을 본것인가.. 아니면 지은이 아버지는 약물에 손된것인가? 싶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지만, 나는 그의 대화를 들어줘야하는 직업병이 도졌다.
이에 나는 그에게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대화를 유도 하기로 했다.
"악마가 뭐라고 하던가요?"
"저를 저녁식사에 초대 했습니다"
"저녁식사를요?"
세상에 악마가 나타나서 단순히 저녁식사라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이야긴가.
"네..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건 압니다. 웃어도 좋습니다."
"아니요. 전 사실이든 거짓이든 들어주고 믿어줄 의무가 있습니다. 개의치 말고 계속해주세요"
"악마가 저녁식사에 초대 한다는 말을 듣고,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영영 못찾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좋다고 응했고, 빛이 번쩍 거리더니 저는 식탁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저녁으로 무엇을 주던가요"
"처음 먹어보는 고기를 주더군요.. 아무래도 지옥이니 저희와 먹는게 다르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악마에게 솔직하게 물었습니다. 지은이 아시냐고.. 아신다면 당신이 데려갔냐고.. 지은이를 돌려주고 나를 대신데려가면 안되냐고.."
"그러니 악마가 뭐라고 하였나요?"
"그냥... 웃더군요.."
그러면서 남자도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눈은 곧 울것만 같았다.
"악마가 그냥 웃었다구요?"
"네 그냥 박장대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울면서 악마에게 빌었습니다. 제발 돌려주세요.. 돌려주세요.. 지은이 없으면 못삽니다.."
웃던 그는 갑자기 표정을 일그뜨렸다. 눈엔 묘한 광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랬더니 악마가 웃음을 꾹꾹 눌러참으며 저에게 말을 하더군요. 지은이 거기있는데 어디서 찾냐고"
"그게 무슨말이죠? 지은이가 거기있다니?"
나의 질문에 그는 얼굴이 시뻘것게 달아올랐고 눈엔 핏대가 잔뜩올라와 충혈되기 시작했다.
"그.. 악마가... 그 새12끼가 제 지은이로 만든 음식을 저에게 내놓은것 입니다..!"
분노를 참는듯한 목소리가 그의 질끈 깨물어 피가 흐르는 입술위로 흘러 나왔다.
미쳤군.. 자기 딸로 만든 요리라니.. 정말로 미쳤군
나는 일단 지은이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가 매우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고, 우선 그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지은이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스트레스로 환각이나, 악몽을 현실로 착각하셨습니다. 일단 이 약드시고 진정하시는게..."
일단 급히 주머니속에서 진정제를 꺼내 남자에게 권했다.
그러자 그는 식탁을 엎으며 거칠게 일어났다.
"진정...? 진정..?!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아버지 진정하셔야 해요. 이런다고 달라지는건 없습니다!"
그는 분노 가득찬 얼굴로 새빨게 달아 올라 붉은 악마와 같은 모습이었다.
" 그 악마가 웃으며 나에게 거울을 보여줬어! 내모습이 내모습이 아니야! 그거울엔 그거울엔!!"
그는 소리 쳤다. 아니 울부짖었다가 옳은 표현일 것이다.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매우 흥분했습니다.!"
애원하듯 절규하듯 그에게 말했다.
" 악마가 보여준 거울속 모습엔 내가 없었어..!. 오직 울고 있는 여자애 하나만 보이더군!! 지은이가 울고 있는 모습이 내 모습이었다고!"
그는 매우 흥분하였고 충혈로 붉어진 눈으로 나를 죽일듯이 쏘아 보았고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억센 두손으로 나의 목을 움켜 잡아 조르기 시작했다.
켘.. 켘... 숨이 막혀왔고 죽음의 공포가 나를 감싸왔다.
" 지...지으..케켁..아버..켘..지 ..짅..정..켁켁.."
악마와 같은 모습을 한 그가 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고 그 지옥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아??!!"
"이..ㄹ..단...손..부터..놓..으..켘켘.."
"악마와 저녁을 함께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어!!! 이 모습과 똑같았다고!!"
"숨...켘..켘..끄윽..끅..."
"그리고 악마는... 니 얼굴과 똑 닮은 얼굴이었어! 지은이는 이 지옥같은곳에서 저녁을 먹고!! 악마같은 너새1223끼에게 당한거였어!!"
이젠 더이상 그에게 반항할 기력은 커녕 정신을 유지할 힘도 없었다. 흐려져 가는 의식속에 붉은얼굴의 붉은 눈의 악마가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악마와 저녁식사가 내 마지막 식사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다만 내가 지옥으로 가기전 가장 아쉬운 일이라면..
지은이의 가장 맛있는 부분을 저 남자에게 양보했다는 것이다..
직접 쓰신건가요? 잘 읽었습니다.
망상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주인공이었나;;;
감사합니다
잘쓰셨네
글 써본적이 없어서 망상인줄 알았는데 확신으로 넘어가는 부분을 좀더 잘 써보고 싶었는데 너무 길어질것 같더라구여
직접 쓰신건가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망상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주인공이었나;;;
글 써본적이 없어서 망상인줄 알았는데 확신으로 넘어가는 부분을 좀더 잘 써보고 싶었는데 너무 길어질것 같더라구여
잘쓰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