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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스포일러)길티기어 스트라이브 관람 후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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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잘 읽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스카의 처우나 결말이 마음에 그리 들지는 않더라구요. 시작은 오리지널맨 일지 모르지만, 아스카가 일으킨 일들은 결코 용서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마지막에 솔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씬에서는 "이게 이렇게 간단했다고?" 조금 어이 없었기도 했고.. 본인 입에서도 말한거지만, 100년 전에 결심했으면 .. 이라고 말하는거 보면 결국 아스카로 인해 200년간 피해 본 사람들이 많은거 또한 사실. 솔직히 친구 도와주겠다고 사고친 애가 그거 수습하겠다고 더 사고치고 다니면 저는 더는 좋게 볼수 없더라구요. 제작진도 아스카가 사실 착하고 좋은 녀석이지만, 요령이 없어서 이런저런 일들이 생긴거 뿐..이라고 말하고 싶은거 같더군요...후... 저런 스토리 빼곤 마지막에 이노 vs 솔 장면에서 아웃레이지 MK2 안에 봉염검 라이터에 점화되는 씬은 길티 팬으로서 전율이였네요. 그리고 엑슬이랑 이노의 마지막 대화에서 스트라이브에서 빌드업 하던 금빛 장발 이야기로 연결 될때 뭉클했던게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제겐 스트라이브는 "솔배드가이/프레데릭 불사라의 200년간의 사랑 이야기"의 완결을 이제서야 봤다는 느낌입니다. 길티기어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미지수지만, 우선 솔은 쉬어야겠지요. 행복하길 ㅎ

Ssaga00 | (IP보기클릭)183.109.***.*** | 21.06.14 15:56
Ssaga00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확실히 아스카가 솔배드가이란 존재를 소멸시켜 인간으로 되돌리는 장면은, 말씀하신 클라이맥스 (인간에서 벗어나버린 이노와 인간으로서의 프레드릭과의) 대결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큰 희생을 치룬 인상입니다. 지금까지의 길티기어를 끌고왔던, 프레드릭의 원동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그남자만은 죽이겠다는 복수심(결판)도 그 몇마디에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솔조차 가늠할 수 없었던 (그토록 긴세월동안 철저한 준비를 해왔던) 아스카란 캐릭터성이 터무니없이 모두 붕괴됩니다. 아스카의 마지막도 의문 투성이지요. 티르 너 노그를 타고 시작의 서를 없앤다고 자신이 직접 우주 콜로니에 스스로를 책과 같이 유폐시키고는 사상과 이익이 개입되지 않는 바르고 투명한 숫자를 라디오방송하겠다는데, 자신이 선지자처럼 행동하는 그것 자체가 선민사상처럼 보여지기까지 합니다. ...이것이 속죄로 받아들여진다면 그것만큼 기만이 따로 없겠지요. 이것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스카 R 크로이츠”로 정식화된 이 캐릭터의 레퍼런스가, 스트라이브의 마지막에 와서야 그 의도를 가늠하게 됩니다. 단순히 나가이 고의 데빌맨의 “아스카 료(R)” 뿐만 아니라, 장미십자회의 “크리스티안 (R)로젠크로이츠”를 끌고온 이유... 사상,이익,가치,체제,차별등등 인간과 인간의 싸움이 끊임없는지구 저편에서 정체를 알수 없는 누군가가 라디오를 통해서 전해오는 “사상과 이익이 개입되지 않는 바르고 투명한 숫자”라니, 신비주의 비밀결사이자, 데빌맨의 아스카와 같이 타락해버린 천사이자, 신과 같이 추앙받게 되지 않을지 현재로썬 추측뿐이지만 이야기를 조금 밀고나가봅니다. 이 지점은, 스트라이브에서 솔 배드가이와 그 남자의 결판이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결판났을 뿐, 프레드릭 불사라와 아스카 R 크로이츠의 이야기는, 전혀 끝나지 않은 모라토리움으로 남겨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낍니다. 스트라이브의 이노의 경우, 그간 목적없이 행동해왔던 이유를 설명함과 동시에, 동일한 죠커포지션의 엑슬을 이렇게 연결할지 누가 알았을까요?? 너무나 처연하고 애뜻하지만, 그러면서도 덕분에 한편으론 달달한 러브스토리를 보게 되었네요. (무뚝뚝한 프레드릭과 티격되는 잭오보다, 한결같이 메구미만 바라보고 외치는 엑슬의 풍부한 감정이 더욱 와닿을 수 밖에 없겠지요.) 엑슬은 어떻게 보면, 프레드릭과 아스카, 이노만큼, 혹은 그 이상, 억겹의 세월을 보내왔음에도 불구하고 어찌 메구미만을 바라볼 수 있는지, 진정 생불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웃음) 변천가르기등에서 보여지는 디자인 레퍼런스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점같네요. 어찌 되었던 스트라이브 본편 스토리모드는 행복하게 일단락되었으니 어나더 스토리가 어떤 형태로 등장할지 기대하면서 감상을 즐기는 것이 좋겠지요~!!

얼치기닌자 | (IP보기클릭)223.62.***.*** | 21.06.14 19:02

스토리모드를 오늘 다 감상하고 늦게나마 댓글을 달아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많고, 몇몇 캐릭터 내지 세력에 관한 묘사는 글 쓴 분과 마찬가지의 심경이었습니다. 사실 어새신 조직의 스토리는 이미 익저드 시점부터 굉장히 마음에 안 들어서 이번작에서도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우려한 대로 세탁을 당당하게(...) 했더군요. 주캐로 밀리아를 잡고 있지만 익저드부터의 어새신 캐릭터들 스토리는 정말 마음에 안 듭니다. 새 스토리를 이끌어 가려고 억지로 캐릭터성과 설정을 바꾼 게 참 -_-(특히 자토)... 어새신도 그렇고 아스카도 그렇고 우리나라나 주변국에서 신경쓰일 수밖에 없는 쪽으로, 미화와 세탁으로 점철된 방향으로 캐릭터의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게 스토리를 보는 내내 많이 씁쓸했네요. 특히 아스카는... 이번 스트라이브에서 캐릭터의 두께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봅니다. 결국 그는 누명이란 누명은 대부분 뒤집어썼을 뿐이고 자신은 항상 주위에 휩쓸리며 발버둥쳤을 뿐인 지식인이라는 건지. 엄밀히 기어 연구를 시작하고 그걸 만든 것은 아스카이고, 어찌됐든 그 과정과 결과 모두 그에게는 죄로서 남았을 텐데;; '그 남자는 실제로는 둘이라고 봐야 하고 과거 전쟁과 테러 행위는 다 오리지널 맨의 소행이었다'라고 이번작에서 뜬금없이 퉁친 순간(이야 이거 전작의 자토 설정변경이 생각나는 뜬금포네) 기어 메이커의 캐릭터성은 굉장히 얕아지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스카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속죄를 하려 할지 많이 궁금해했는데, 속죄고 자시고 이건 애초에 자기 잘못이래봐야 기어 세포를 만들었다는 것밖에 없네요. 그래서 이번작 스토리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어물쩡 넘어가는' 흐름 하에서 모든 게 다 좋게만 흘러갔다는 것 같습니다. 메인 등장 인물들은 그래도 자신의 모습을 충실하게 지켰는데, 어찌 보면 그보다 더 중요한 존재인 아스카는 뜬금없이 전세계에 스트리밍을 하며 세계평화에 관해 설파하는 걸로 넘어가 버렸죠. 차라리 그 이전 시리즈부터 오리지널 맨의 '또 하나의 그 남자'이자 '악행의 근원'이라는 요소에 대해 떡밥을 좀 뿌려 뒀으면 몰랐겠는데, 정말로 뜬금없이 사실은 얘가 나쁜 거라는 식으로 흘러가니... 어나더 스토리는 본편에서 다루지 않은 다른 캐릭터들의 얘기나 케이오스 때문에 피해를 본 자들에 관해 나올 것 같은데, 본편 스토리에서 실망을 좀 많이 해서 그다지 기대가 되질 않네요. 특히 아스카가 주인공이 되는 스토리가 있다면 정말 우려부터 앞섭니다(한숨).

LightningSphere | (IP보기클릭)14.58.***.*** | 21.06.19 17:41
LightningSphere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상글에서 연민을 통해 옹호를 시도해보았지만 피해자를 바꿔치기하면서, 진짜 피해자를 없었던 것으로 만들면서까지 그려낸 결과물이, 과연 도덕과 윤리를 저버리면서까지 그려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인가?? 한다면 지금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충분히 작품의 윤리를 지키면서 그려낼 수 있었을텐데, 길티기어 시리즈, 그 원죄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 인간이 아닌 상징적인 존재로서 책임전가해버리고 한술 더 떠서 “밀피코”라는 작품내 음료를 예를들며 자정작용이라고 선언하는 순간,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디렉터, 정말 이래도 괜찮은가?? 싶었습니다. 때문에 이노와 엑슬, 솔과 아리아에게 (당연하게도) 연민을 느낌과 동시에, 세계관 그 자체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결함으로 밖에 느낄 수 없는)지점으로 느껴집니다. 관점을 달리 해서 사유해봐도, 안타깝지만 그것들을 방어할 수 있는 지점을 아직 발견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남자의 결판, 그의 마지막이라고도 무방한 스트라이브에서 어새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물들, 원로원에게 억압받았던 인물들, 그남자에 의해 피해를 받은 인물들에게 용서를 받아야하는 그 인물들은 증발해버렸고, 이그저트에서부터 사실상 리부트된 캐릭터들로 인해 구작은 거대한 시놉시스를 제외하곤 없었던 것처럼 그려지며, 죄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회피하면서, 캐릭터의 프로필은 그대로, 그리고 몇가지 요소들은 필요에 따라 골라서 가져오는 편법까지 사용합니다. (바이켄의 경우 이전작 스토리모드에서 안지가 “그남자 또한 죄가 없을지 몰라”라는 지나가는 듯 회피처를 마련해두었습니다만,) 이런식의 캐릭터에 의존하게 만드는 화법을, 지금까지 길티기어를 따라온 팬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을만한 것인가 궁금합니다. ...가능하다면 이시와타리씨에게 직접 여쭙고 싶을 정도입니다. 결과가 동일하더라도 아스카가 순교자로써 속죄하는 모습, 그 시도라도 보여줬다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감상을 이야기할 수 있었겠지요. 지금도 애정을 가지고 있는(스토리와는 별개로 일편단심 치프로 즐겁게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길티기어 시리즈인 만큼, 스토리에서 마땅히 속죄를 이야기해야할때, 기만으로 회피한 모습은 정말 너무나 안타깝네요. 다시 한번 글을 읽어주시고 감상을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얼치기닌자 | (IP보기클릭)61.80.***.*** | 21.06.21 13:00
얼치기닌자

오리지널 맨이 과거의 전쟁과 테러의 장본인이라는 뜬금포 설정이 본편 스토리 영상에서 말 그대로 툭 던지듯이 언급하고 끝난 정도여서 더 황당하죠. 사실 오리지널 맨이 타락한 원인과 과정에 대한 묘사도(시간과 작업량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영 부족해서 결과적으로 오리지널 맨과 아스카 두 명 모두 캐릭터가 망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남자'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게 한가득이라는 복선은 젝스, 익젝 시절에도 충분히 있었고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그가 뒤에서 어떻게든 모든 걸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인물임을 보이긴 했는데, 이게 익저드부터 좀 삐걱거리더니 스트라이브는 단순히 피해자일 뿐인 인간 A 정도로 묘사가 급격히 퇴보했어요. 심지어 이게 자신의 원죄에 계속 짓눌리던 그 사람과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였죠. 좀 과하게 말해서 이번작의 아스카는 디렉터의 손에 의해 갑자기 철면피로 돌변해 입 싹 닫은 파렴치한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_-;; 이게 디렉터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사상일 가능성이 낮지 않으니 더 답답하네요. 어나더 스토리에서 오리지널 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풀어나간다 해도 아스카 R. 크로이츠까지 깊이 다루지 않으면 GGST의 스토리는 메데타시 메데타시를 위한 억지 덩어리로 끝나고 말겠죠... 대전 개막 시퀀스 및 오프닝곡의 가사로 쓰이는 그 문구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점점 더 공허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과연 그 '짐승'이라는 게 정말로 무엇이며, 사람들이 마침내 그 짐승에게서 발견한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본편 스토리에서 드러낸 방향성으로 해석하자니 이젠 더더욱 이해도 안 되고 납득은 당연히 안 될 뿐이니까요.

LightningSphere | (IP보기클릭)14.58.***.*** | 21.06.21 14:02
얼치기닌자

생각해 보면 기어 박멸을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던 시절의 솔과 비교해 봐도 기가 찰 노릇이긴 합니다. 솔은 자신이 기어 프로젝트의 주동자는 아니었어도 그에 가담했던 사람이었고, 복수뿐만 아니라 자신이 탄생에 가담한 기어라는 존재를 직접 청소하며 수습하고 속죄하려는 인물이었는데(결국 디지의 발견과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 발전으로 누그러지지만) 이런 인물이 자기 옛 친구의 진실을 깨달았다고 그렇게 빨리 용서하고 화해하는 무드로 전환한다는 건 정말 '속 편한' 전개일 뿐이죠. 사실 이런 맥락에서 레벨레이터 본편 엔딩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솔이 내심으로는 아스카를 용서할 단서를 찾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결말부에서 빠르게 화해해 버렸으니까요.

LightningSphere | (IP보기클릭)14.58.***.*** | 21.06.21 14:09
얼치기닌자

덧붙여서 파우스트를 생각해 보면 이 쪽은 그저 슬플 따름이네요. 이쪽도 어떤 관점에서는 도피나 기만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최소한 이 인물은 자신의 죄를 항상 짊어지고 그것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갚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니까요. 이에 비해 이번작의 아스카는 '어찌저찌' 자신의 누명이 벗겨지니 '자 그럼 저는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이바지할게요'라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태도로 방송인 데뷔(...)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잘못을 뒤집어쓰긴 했지만 어쨌거나 기어 연구의 중심에 서 있던 자로서 모든 것을 바로잡으려 했던 그 사람은 어디로 갔나요. 반드시 극형과 피의 처벌을 받아야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사실 그럴 만한 죄인도 아니고) 대체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우주로 날아가서 전세계에 평화에 관해 설파를 한다는 건지... 도저히 깔끔한 결말이라고 볼 수도 없고, 속죄는 더더욱 아니죠.

LightningSphere | (IP보기클릭)14.58.***.*** | 21.06.21 14:14
LightningSphere

LightningSphere님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너무 감상적으로 빠져버리지 않도록 본글의 논제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담론을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스트라이브는 그만큼 공격하기 쉬운 약점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폄하하라고 하면, 우리들은 지금보다 더 상세하게 계속 할 수도 있잖아요??) 또한 파우스트와 나고리유키, 아스카, 몇몇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은 차후 어나더스토리등 어떤식으로 위치를 배정할지 예측하기 어려울만큼 경우의 수가 많으니, 그것들은 잠시 접어두면서, 말씀하신 smell of the game의 짐승을 "누구"로 지칭할지 쟁점을 좁혀보도록 하지요. LightningSphere님의 관점을 통한 해석이 궁금해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저는 도식을 염두해두면서 솔 배드가이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짐승을 아스카(와 해피케이오스=오리지널맨이란 그남자)에 대입시켜버리면, 뭐 말할 것도 없이 실패하고 알레고리는 눈쌀이 찡그러질 정도의 것이 되어버리니까요. 세상이란 감옥에 갇혀있는것, 프레드릭 불사라이지만, 솔 배드가이로 살아가는 모습을 스트라이브에서 갱신된 의상디자인(팔뚝 부분의 수갑모양의 악세사리 디자인에서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그리고 본편의 서사를 통해서, 그리고 퀸의 알레고리를 통해서, 거듭 강조하지만, 약점투성이이지만, 이 세상의 감옥에서 해방시킨 것으로 스트라이브의 목표는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겠지요. 팬들이 바라는 형태에 부합되는지는 별개입니다만, 세상을 부숴야 한다는 명제를 등장인물들이 계속해서 성장키워드로써 사용하는 것은 LightningSphere님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으셨는지요??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세상을 먼저 알아야하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것을 위해서는 여지없이 세상은 상관없다는 태도(그랜드피날레에서 세카이계의 명제를 끌고오는 이유), 그와 동시에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명제를 결합한 모양새... 제가 본글에서도 옹호하기 위해서 특정관점을 고수했던 이유는 개인의 자아성찰을 끝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세상을 부숴서 한단계 고차원의 관점으로 승화시켜야한다는 것이지요. 잭오가 아리아가 아닌 것, 아리아가 될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거나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그래서 자신의 존재를 무의미하다거나, 부정하는 관점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아리아 대신이 아닌 잭오 그 자체로 인식하고 대해주는 사람, 그런 관점을 소유한 인간인 그 프레드릭 불사라를 위해서 자신의 희생을 스스로 선택했을때의 자아성찰의 지점(예술영화등 예술작품에서 그토록 간단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겠으나, 우리들이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서브컬쳐에서 이시와타리 다이스케 제너럴디렉터가 지향하고자 했던, 도달하고자 했던 지점을 팬 입장에서 가늠하는 정도이니까요.) 그것을 어떻게 보셨는지요?? 우려스러운 지점은 잠시 접어두고, 많은 약점과 무리수를 두고도 이시와타리씨가 야심차게 그려냈던 부분과 Smell of the game의 연관성, 혹은 그외 발견하면 꽤 재밌어 보이는 지점을 이후 담론의 쟁점으로 지향해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면, 정말이지 약점을 파고들면 끝도 없이 파고들 수 있으니까요.

얼치기닌자 | (IP보기클릭)61.80.***.*** | 21.06.21 20:35
얼치기닌자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ㅎㅎ;; 아직 그 문구에 대해서 나름대로 확실한 해석을 내리지는 못했어요(점점 갈피가 안 잡히고 있음). 다만 스트라이브의 주제와 스토리 후반부의 내용으로 가닥을 잡아보자면, '인류는 사회를 바꿀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대신 짐승들을 비난했다' 부분은 이노와 케이오스(오리지널 맨)가 바라본 인류와 세계, '하지만 그들은 짐승들의 마음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그것에 스스로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부분은 솔과 그 일행이 바라보는, 또는 갖고 있는 세계관이라고 해석해 보고 싶네요. 가사에서 Beasts라고 복수형으로 말하는 걸 보면 단순히 특정 인물 한 명만을 얘기하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리고 인류의 소원, 욕망의 집합체인 이노를 Mankind로 치환해서 짜맞추면 얼추 스토리 후반의 전개와 마무리까지 들어맞는 느낌도 드는군요(우우 갖다맞추기). 그래도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해석했다고 스스로 결론을 지을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세상을 부순다는 명제에 대해서도 아직은 선뜻 담론을 나눌 만큼 분석을 마치지는 못한 것 같고요. 일단은 한국어 패치가 된 뒤 스토리를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하며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_ _).

LightningSphere | (IP보기클릭)14.58.***.*** | 21.06.21 21:31
LightningSphere

아닙니다. 글을 쓴지 다소 기간이 지났음에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답글을 달아주셔서, LightningSphere님 흥미로운 관점과 해석들 덕분에 본글에서 작성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부분을 사유해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smell of the game의 저 개인적인 감상은, 오히려 스토리모드에 부합된다기보단,(무리해서 가사의 모든 것을 스트라이브 스토리모드의 내러티브에 투영하기보다는) 오히려 스트라이브라는 게임 그 자체에 훨씬 더 적합된다고 생각합니다. 곡이 최초 공개된 시기 또한 길티기어의 최신작 스트라이브라는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함과 동시에, 무엇보다 Mankind knew that they cannot change society, So instead of reflecting on themselves, they blamed the beasts 란 멘트는 우리들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본인과 상대의 캐릭터가 등장하기 바로 직전에 나레이션과 함께 등장하며, 캐릭터의 모습이 보여짐과 동시에 길티기어의 상징과도 같은 멘트 HEAVEN OR HELL, 그다음 캐릭터들의 상호대사를 주고받고 DUEL 1 LETS ROCK을 선언합니다. 이 연출의 순서를 통해서, 스트라이브의 명제처럼 느껴지는 이 멘트는, 길티기어 스트라이브를 즐기고 있는, 자신의 캐릭터와 상대의 캐릭터가 정면으로 대결하는 대전(라운드)를 통해서 자신을 매일같이 갈고닦고, 그 한계조차 뛰어넘으며 성장해가는 동물적인 감각을 몸에 익혀 주고받는 서로의 (괴수, 괴물과 같은)폭력 속에서 느끼게 되는 희열, E스포츠로도 격상하게 된 격투게임이라는 하나의 장르, 우리들(괴수들)의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 불타는 마음을 선언하고 외치는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우메하라 다이고라는 기네스에도 등재된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은 원로프로게이머의 닉네임이 the Beast라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실상 곡의 가사 및 등장인물들의 모든 스크립트와 동작들을 이시와타리씨가 전부 조율하고 연출해낼 만큼의 작품성을 길티기어가 획득했다고 말하기엔, 팬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모든 스크립트가 사유해야할 만큼 중의적이고, 다층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사유에 앞서 전제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느 지점을 얼마만큼 끌고 오고 자신의 관점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표현하는가...가 제가 생각하는 서브컬쳐를 사유하고 담론을 나누는 방법론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또한 한국어 음성더빙이 완료가 된다면 재차 스트라이브 스토리모드를 관람해보려고 합니다. 그전에 GG 용어집을 남김없이 사유해보고 재관람했을 때,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것이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차후 기회가 된다면 그때도 부족하게나마 담론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부디 더운 날씨에 행복하시고 좋은일들만 가득하시길...

얼치기닌자 | (IP보기클릭)223.38.***.*** | 21.06.2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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