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스토리와 OST만 좋다는 거지만...전투나 게임성은 이 좋은 스토리랑 OST에서 올려놓은 점수를 다 깎아먹고도 마이너스 잡을만큼 지루하고 단조롭고 밸런스가 엉망이네요...어떤 의미론 전투 자체는 너무 쉬워서 클리어를 위한 노가다를 따로 할 필요없이 후딱후딱 스토리 밀어버리긴 좋지만...그래도 판당 몇십분씩 걸리는 던전 길이는 어떻게 감당하기 힘들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제일 애매하고 아쉬웠던게...캐릭터들의 매력이 뭔가 확 와닿는 느낌이 안느껴졌네요. 캐릭터들이 개성이 없는건 아닌데 뭔가 처음 봤을때 느꼈던 매력들이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더 매혹되가는 느낌이 안들었습니다. 처음에 코코로 등장했을땐 사투리라던가 주책맞은 아지매 느낌에 츳코미 담당까지 호감가는 캐릭터성이었는데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스쳐지나가는 콩트 정도의 느낌으로만 캐릭터성을 어필하고 너무 메인 스토리 위주의 전개에만 치중된거 같은 느낌이라...메인 스토리에서 조명받지 못하면 그대로 공기가 되버리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걸 실감한게 1회차의 나나나와 2회차 이후의 나나나의 캐릭터 몰입도 차이가 너무 극명하게 갈리더군요. 1회차 엔딩의 주역이었던 나나나가 진엔딩 거의 직전까지 공기화되버린걸 보고 좀 아깝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캐릭터 중에서도 제일 아쉽다고 느꼈던 캐릭터가 쿠온인데 사실상 메인 스토리에서 초중반부터 후반까지 암약적으로 활약하는 캐릭터인데 게임 발매전부터 왜 선공개를 했는지 조금 의문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스토리 초중반에 진행되면서 쿠온이라는 캐릭터의 떡밥도 던져주고 스토리 내내 보이지않는 곳에서 마지막 반전을 위해 조용히 활약하는 캐릭터인데 미리 일러스트까지 선공개를 해버리니 이 캐릭터는 누구일까하는 흥미를 끌어들일 기회를 놓친 느낌입니다. 물론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이 캐릭터는 뭐하는 캐릭터일까하는 흥미는 끌어낼 수 있어도 뭔가 기대할 수 있는 흥미가 반감되는 느낌이 드는건 어쩔수 없네요. 사실상 이 게임의 스토리의 시작부터 끝까지 제일 노력하고 고생하는 캐릭터인데 말이죠.
반면에 시작부터 끝까지 메인 스토리에서 조명받고 비중을 차지하던 미라이는 게임하는 내내 제일 호감가는 캐릭터로 기억에 남고요. 반전도 반전이고 확고한 캐릭터성을 계속 어필해온 것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크라이스타를 진엔딩까지 진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미라이라는 캐릭터 때문이었네요. 오히려 진정한 흑막 세력은 게임 시작부터 거의 눈치채고 시작해서 다른 캐릭터들의 반전들은 확 감흥이 와닿지 않았는데 이 동생년이 이다음엔 뭔 짓을 저지를까 기대하며 스토리 진행하다보니 엔딩까지 딱히 지루한 느낌없이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었네요.
또 하나 아쉬웠다고 느꼈던 게 유귀회고록에서 생전에 서로 연관있는 사람들간의 관계라던가 게임 내 세계관이나 설정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을 좀 더 활용했으면 좋지 않았나 합니다. 주역들의 서브 스토리도 거의 없는 마당에 여기에 신경써줬을까 싶긴하지만 차라리 유귀회고록을 서브 스토리 컨텐츠 개념으로 잡고 좀 더 볼거리를 만들어줬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 클리어하고 나서 보면 한 편의 게임을 했다기보단 한 편의 노블을 봤다는 느낌이 더 강했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성보단 스토리에 더 비중을 두는 사람들이라면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추천...드리고 싶긴한데 워낙 전투의 지루함이 강렬해서 남에게 쉽사리 추천할 만한 게임은 아니네요. 뭔가 남에게 쉽게 권할 만한 장점이 OST밖에 안남는 게임이네요.
여러모로 공감합니다. 코코로와 나나나 그리고 쿠온을 좀더 활약하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모처럼 잘 만들어 놓은 캐릭터들인데 아깝기도 하고요. 스토리를 더 늘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전투 시스템 개발에 한계가 있어서 이렇게 완성된건가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