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도 못 간 채 바쁜 나날을 보내다 요즘 FPS 게임만의 짜릿한 손맛이 그립더군요. 올해 최고 화제작인 레드 데드 리뎀션도 재밌게했지만 장르 자체도 FPS가 아닌데다 말타고 돌아다니기에 바빠 액션에 몰입하긴 많이 부족하더군요. (그렇다고 레드 데드 리뎀션이 절대 재미가 없거나 못 만든 게임은 아닙니다. 올해 최고의 비디오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FPS는 뭐니뭐니해도 콜오브 듀티 시리즈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요근래 나온 FPS 게임들이 드물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더군요. 딱히 고를게 없어 망설이다가 헤일로 리치는 개발완료라니 차라리 그걸 기다릴까 했는데 매장에서 싱귤래리티를 추천하더군요. 제작사가 레이븐인데 이 팀이 콜오브듀티 차기작을 맡을 수도 있다는 얘기에 솔깃하더군요.
전에 리뷰도 읽어본데다 게임에 대한 큰 반응도 없는 것 같아 별로 아니냐고 물었더니 게임 플레이 타임이 짧고 독창적인 부분이 적어서 그렇지 막상 플레이해보면 생각보다 재밌어서 몰입도가 높은 편이라고 하더군요. 반신반의했지만 최근에 나온 FPS도 없고 해서 속는셈 치고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제 산거라 아직 많이 해보진 못했지만 첫인상은 그럭저럭 무난했습니다. 와! 할 정도로 엄청나지도 에이~ 그럴 정도로 못하지도 않은 무난한 도입부에 전투도 초반에는 그럭저럭. 근데 자막이 없는건 정말 안습이었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막보면서 때려맞추는 편인데 자막마저 없으니 바로바로 이해하긴 어렵더군요. 그런데 같이 동봉된 공략집 내용이 충실해서 게임 이해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세세한 노트까지 다 번역해서 최근에 본 유통사가 만든 공략집 중에 가장 잘 만든 것 같습니다.
게임을 얼핏보면 바이오쇼크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른 FPS 들의 특징들이 짜깁기된 짬뽕 게임입니다. 이점이 리뷰에서도 마이너스가 된 요소일겁니다. 싱귤래리티만의 독창적인 요소를 보기 어렵지만 그래도 다른 FPS 들의 특징들을 잘 섞어놓은 편이라 FPS 기본 재미에 충실해 몰입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더 쉽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밌습니다!
좀 더 플레이해봐야 알겠지만 액션도 좋고 연출도 좋고 게임도 재밌는데도 약간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느낌이 들긴합니다. 레이븐이 예전에 만든 게임(퀘이크4, 울펜슈타인)에서도 그런 아쉬운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싱귤래리티에서 많이 나아지긴했지만 완전히 떨쳐내진 못한듯 합니다. 그래도 이번 싱귤래리티를 해보니 만약에 레이븐이 콜오브듀티 차기작을 맡게 되더라도 갑자기 졸작이 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대작 FPS 들에 비해 뭔가 2% 부족한듯한 아쉬움은 있지만 아직 대작 FPS들이 나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FPS 게임의 짜릿한 손맛이 그리운 분들이라면 추천해볼만한 수작 FPS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