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는 결혼 전부터 거미를 무서워했는데,시골 오니까 아침에 눈만 뜨면 마당에 거미줄이 생겨 있는 지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새나 개구리도 맨손으로 잡으면서 거미만 무서워 함.)
그래서 한해는 내가 각잡고 주변 거미줄을 보이는대로 싹싹 치웠더니 아주 좋아했음.
그리고 그 해에 미친 듯한 지옥의 벌레 웨이브를 맞게 됨.(이때 개구리 두꺼비 무지하게 봄.)
다음 해에 와이프가 뭔가를 깨달았는지, 작은 거미는 참고 큰 거미만 치우자고 함.
그래서 그러자고 했는데, 막상 큰 거미를 보기가 쉽지 않음. 적당히 살 오르고 커지면 새들이 기똥차게 찾아내서 잡아먹고 빈 거미줄이 됨.
와이프와 나는 이 자연의 순리에 엄청나게 감동해서 주인이 사라진 거미줄이나 치우고 어지간한 거미는 그냥 냅두고 살기로 함.
거미가 우리 삶에 의외로 중요한 존재이고 딱히 해를 끼치지도 않는데다, 거미줄을 건드리면 놀라서 달아나지 공격적으로 달려들지도 않는다는 걸 알게 되어 무서움이 많이 반감됨.
요즘 와이프는 막 알에서 튀어나온 새끼거미 군단 같은 건 빗자루로 휘휘 저어서 멀리 툭툭 털어놓을 정도가 됨.
그런데....
거미 맛집으로 소문난 건지, 이번엔 새ㅅㄲ들이 늘어남.
마당에 고양이가 상주 세 마리, 비 상주 서너마리 있는데 뱀은 잘 잡으면서 새 사냥은 1도 안 하고 옆에 있어도 본체 만체 함.
결국 새들이 늘어나서 겨울에 몇 알 되지도 않는 내 곶감 다 털어먹음. 하...
작년 곶감 맛도 못보고 새들에게 전부 뺏긴 내 신세가 유머.
의문의 조류 역습
의문의 조류 역습
집에 거미를 키우면 새가 곶감을 뺏어먹는다
딸기도 빼앗김... 크흑 ㅜㅜ 망 사이로 쪼아먹는 것도 실시간 목격...
포충기 하나 놓는 건 어떰
포충기에다 식충 식물, 끈끈이 주걱까지 다 놓아봤는데도 감당이 안 돼여 ㅎㄷㄷㄷ
해로운 새다
새를 다 잡아버린다면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려워짐. 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