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슬램덩크 관련 글에서 발단된 이야기입니다만, 댓글을 달던 중에 코비와 티맥을 비교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누군지 이름을 거론하진 않겠습니다). 댓글의 요지는 코비가 티맥보다 뛰어난 팀플레이어다... 였는데요. 전 이에 대해 코비가 공격과 수비로는 정평이 나있지만 팀플레이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으며 오히려 티맥이 더 팀플레이어측면에선 나을지도 모른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밑에 댓글로 더 달렸고, 지금 그쪽에 댓글을 달아봤자 토론이 더 진행되기 힘들다 생각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코비는 최고의 팀플레이어이고, 티맥은 1대1능력은 뛰어나지만 팀플레이어가 아니므로 코비에 비해 낮은 급의 선수다' 이게 그때 댓글 남기신 분의 의견이라는 가정하에 반박하겠습니다.
일단 댓글에 NBA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코비가 팀플레이어라는 걸 알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에 대해 저의 자격(?)을 말하자면 전 미국에서 8년동안 (2001-2009) 살면서 NBA와 농구 자체의 팬으로써 많은 경기를 티비에서 시청하였고, 관련 기사나 스포츠 사설, 그리고 미국 내 스포츠 커뮤니티에서 본 많은 사람들의 의견등을 수렴함으로써 제 스스로가 어느정도 NBA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에 한국에 거주할때도 NBA와 농구를 좋아했고요.
일단 저는 코비의 팬이 아님을 밝힙니다. 코비의 팬이 아닌 이유, 그리고 대부분의 코비를 좋아하지 않는 (적어도 미국내의) 사람들의 이유는 '코비가 너무 이기적으로 플레이한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코비가 최고의 팀플레이어라는 것이 좀 어이없었던것이기도 하고요. 국내 농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코비가 최고의 팀플레이어라고 인정받고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국내 농구 관련 커뮤니티에 들러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코비가 최고의 팀플레이어라고 인정받는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코비는 분명 패스와 수비에 재능은 넘쳐나지만, 기본적으로 코비 자신이 점수 넣는것을 먼저 생각합니다. 단적인 예로 더블팀상황에서 페이더웨이를 쏜다거나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죠. 물론 들어가면 멋진 플레이지만, 일반적으로 더블팀상황이면 패스를 하는게 더 맞겠죠.
이런 예시가 부족하다면 코비의 스탯을 놓고 이야기할수도 있습니다. 코비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어시 평균을 보면 6.0을 넘는적이 없습니다. 보통 5정도죠. 이정도면 일반적으로 팀의 스타팅 슈팅 가드들이 기록하고 있는 어시스트 수치와 다를게 없죠. 티맥의 평균과도 비슷하고요. 티맥은 오히려 휴스턴에 있을 때 평균 6.5를 기록한 시즌도 있네요. 물론 숫자만 가지고 비교할 순 없지만 이를 보면 분명 코비가 티맥에 비교해서 뛰어나게 어시스트를 많이 한건 아닙니다.
수비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슈팅가드들이 기록할 수 있는 수비관련기록으로는 역시 스틸이 있는데 이또한 코비가 2.0스틸 이상을 기록한 시즌은 한두시즌 밖에 안됩니다. 물론 저도 '한때' 코비가 뛰어난 1대1수비수였다는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건 2002~3년경 정도의 일이며, 그 이후 코비가 좋은 수비수라고 인정받고 NBA 올 디펜스 팀에 들어가는 건 제가 보기엔 한 ㅤㄸㅒㅤ의 명성때문이라고 밖에 안 느껴집니다. 더군다나 요새 코비를 보면 나이때문에 확실히 예전만큼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는데 아직도 코비가 최고의 수비수 반열에 든다는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티맥도 지금은 부상으로 인해 예전의 기량을 눈꼽만큼도 못 보여주지만 코비와 쌍벽을 이루던 2002~2003년 경에는 티맥도 코비만큼은 아니지만 뛰어난 수비실력을 보여줬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말하고 싶은건 코비는 최고의 팀플레이어가 아니고 최고의 팀플레이어였던 적조차 없다.. 입니다. 물론 최고의 팀플레이어를 정하는 기준이 어시스트 능력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또 있다면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적어도 제 눈에 코비는 어시 능력이 뛰어날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눈에 띄일 만큼 뛰어나진 않았고, 오히려 무리한 슛 시도를 할 때나, 또 샤킬 오닐과의 트러블등을 생각해보면 이기적인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코비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는 사실 터프한 슛을 쏠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되곤 합니다. 그의 시야가 문제가 아니라 주위의 선수들이 해결을 하지 못하면 항상 코비에게 공이 가있고 던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니깐요. 그리고 스탯으로 수비를 논하는 건 좀 그렇네요. 래리 휴즈가 한 시즌 스틸왕이 되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그 명성이 오래가진 않았죠. 마지막으로, 그가 최고의 팀플레이어가 될 필요가 없죠. 사람들이 그에게 바라는 건 최고의 해결사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