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시즌 동안 J리그에서 신트트라위덴으로 간 선수들 이적료 보면 집계도 안 되는 수준인데, K리그 구단들이 굳이 유럽 한 두명 더 보내자고 구단 인수까지 해가면서 그런 수고를 해야할 이유가?
축구팀이 선수를 이적시키는건 이적료 버는게 제 1의 목적인데, 그걸 뒤집고 유럽 보내는걸 제 1의 목표로 할 필요가 없지. 가뜩이나 개축은 그렇게 버는 돈을 포기하면 안 되는 리그고.
최근에서야 중소리그 컨텐더 팀들 직항 루트 뚫려서 합리적인 이적료 잘 받고 잘 나가고 있는 편이고, 세르비아 쪽은 이싸빅이나 데얀 등 기존 개축 선수 출신 에이전트들이 정착하면서 적극적으로 링크가 뚫렸음.
그냥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면 그렇게 두는 것도 방식임. 유럽 보내겠다고 저렇게까지 하는 일본이 비정상인거고.
뭐 단순히 '유럽 보내서 국대 풀 늘리겠다'가 목표면 저것도 틀린건 아닙니다만, 나는 축구가 국가단위로 그렇게까지 해야할 가치를 가지는 산업인가에 대해선 많이 회의적이다. 그렇다고 일본마냥 시장 크기가 큰 상황이라 저렇게 구단들 좀 희생시켜도 되는 상황도 아닌데.
그럼 지자체 구단 세금은 뭔데? 결국 월드컵 국대 성적 잘 내는 거 보려고 02년 해서 경기장 만들었던 거고, 유럽파 만들려고 지원하는 게 사실인데?
그건 구조가 잘못된거지 유럽파 만들겠다고 하는게 아니잖아. 내가 그래서 맨날 추경 내지 말고 선수를 팔든 스폰서를 잡든 돈 벌 궁리하라고 하는거고.
그리고 엄밀히 말해 시민구단은 유럽파 만들라고 굴리는게 아니라 걍 정치인들 치적 쌓고 몇 십억짜리 지역 행사 굴리는 개념으로 쓰는거임. 유럽파 키울거면 저런 번잡하고 비효율적인 방식을 왜 써.
세금으로 지금 유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잖어. 이 지원도 국대 성적 안 나오면 끊길 수 있는 거고. 현실이 국대 성적이 최우선인 거고, 이를 위한 유러파, 빅리그인 거고. 그리고 군대 발목은 생각 안함? 국내 k리그 뛰어야 상무 입대 하게 해주잖어. 애초에 상무제도를 운영하는 것부터가 특혜이고, 더해서 프로리그 뛸 수 있게 해주는 건 엄청난 특혜. 이렇게까지 해주는 이유가 뭔데? 선수 기량 유지, 발전해서 국대에 보탬이 되라는 거잖어. 구조가 국대 월드컵 성적에 맞춰있는데, 이를 위한 유럽 적응 위성구단 얘기 나오는 것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얘기지. 세금으로는 외국 구단 사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기업이 그걸 한다고 할시 적극적으로 밀어줄 필요는 있는 거고. 애초에 세금으로 여태 키워놓고 연봉까지 많이 줘가며 하는 건데, 이걸 부정하면 안 되지.
그래서 최근 대부분 시민구단이든 기업구단이든 가능하면 선수 이적 기조에서 유럽행에 부정적이지 않고 잘 도와주는 편인데 문제가? 나도 기본적으로 유럽행 OK지만 저 구조 자체는 비정상적이라고 말하는건데, 아예 리그나 산업 구조 자체를 대놓고 유럽 발사대로 써먹자는 건 좀 그렇다? 심지어 여기 K리그 게시판인데. 뭣보다 자꾸 세금세금하는데 그거 기업구단은 그럼 선수 안 팔아도 되냐?
까놓고 튀비즈나 슬라비아 프라하마냥 이미 국내 기업 지분이 높은 팀들도 신트트라위덴처럼 못 하는데는 이유가 있는 법임. 그리고 신트트라위덴 덕에 일본 내에서도 선수값 과하게 후려친다는 얘기 엄청 나오고 있구만.
그 기업구단이 다른 지자체 구단에서 세금 들여 선수 키워놓으면 쏙 빼와가지고 몸값 부풀려서 팔아먹잖어.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상무제도 해서 군대 발목 최소화 시켜주는 것도 그렇고, 결국 현실이 월드컵 성적을 바탕으로 k리그 흥행에 영향 미치는 게 사실인데, 유럽에 보내놓고 끝이 아니라 선수들이 유럽 적응에 도움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그것도 생각해야 하는 게 맞지. 국대하고 k리그하고 분리되어서 얘기를 하기에는 지금 k리그 관심 이상으로 해서 앞으로 최소 20년은 쭉 이어져야 되는 거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20년동안 관심 식지 않게 국대 성적 나오게 신경써야 하는 거고.
그러니까 지금 정도로만 가도 된다고. 리그 - 국대 균형은 지금 정도가 맞아. 신트트라위덴같은 구조는 막상 굴리고 있는 일본 내에서도 구조상 저게 맞냐고 비판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다가, 최근 K리그의 경우엔 유럽 중소 리그 컨텐더급 팀들 이적 루트 하나 둘 씩 잘 뚫려서 나가는 숫자나 선수 가치에 맞는 이적료도 잘 받는 상황임. 현 구조가 리그 유지에 더 적합하고, 상생이라는 측면에도 더 잘 맞아. 그리고 기업구단이 뭔 시민구단 선수 빼가다 파냐. 요즘 메타 자체가 걍 팀 안 가리고 유럽에서 직접 스카우팅 돌려서 다이렉트로 가는데. 오히려 기업 구단들이 영입에 있어서 더 불리함, 최근엔.
여하간 말하다 보니 좀 격해진 느낌인데, 지금 K리그는 맞게 잘 가고 있어. 굳이 유럽파 억지로 더 빨리 늘려야한다고 리그나 축구 산업 구조상 유지하기 어려운 방식까지 도입해야할 필요는 없어. 얼마전에 손웅정씨 한 얘기 있잖아, 일관되게 더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그러면 중요한 건 리그 - 국대간 균형잡힌 상생임. 어느 한쪽에 기생하거나 의존하게만 만드는 구조가 아니라. 마냥 많이 보낼 수 있게 하는 것도 결국 리그 선수풀 구조에 문제를 일으키고, 아예 안 보내는 것도 병목 현상을 통해 리그 수준 저하 및 선수풀 감소 문제에 기여하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