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으른양인 본인.
날씨가 어느 정도 풀리고 덥지도 않아서
밖에 나가기 딱 좋은 날씨인데요,
마침 도시락 대회 이벤트 소식을 듣고 참여해 봤습니다.
이번에 제가 해본 요리는 '유부 주머니 우동'입니다.
부산 깡통시장에 팔고 있다는, 우동 면이 들어간
유부 주머니 관련 영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는데요(인터넷 구매도 가능).
도시락을 싸서 밖으로 나갔을 때 국물만 부어주면 즉석으로
우동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는 컨셉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아래는 재료 목록입니다.
-유부 주머니 우동-
주머니 재료
유부 주머니
우동 면
닭고기
미림(맛술로 대체 가능)
간장
파
마늘
소금, 후추, 식용유
부추(쪽파 등으로 대체 가능)
국물 재료
가쓰오부시 장국(국수장국 등으로 대체 가능)
코인육수
유부 주머니 같은 경우엔 일반적으로 시중에 팔고 있는
초밥용 유부 주머니는 크기가 너무 작더군요.
실제로 깡통시장에서 팔고 있는 우동 면이 든 유부 주머니는
다른 유부 주머니에 비해 크기가 배 이상이긴 했습니다.
인터넷을 조금 뒤져본 결과 우동 면 넣는 용으로
유부 주머니가 나온 게 있어 그 제품을 구매해 사용했습니다.
16cmX8cm 크기인데 2개 쓰면 우동 면 1개+고명이
얼추 들어가긴 합니다.
일단 우동 고명용으로 닭고기를 한 입 크기로 썰어준 다음,
한 100g 기준으로(많이 해도 주머니에 다 넣을 수 없으니
의미 없습니다. 실제로도 좀 남았고요)
미림 한 숟갈, 간장 반 숟갈, 소금, 후추를 적당량 뿌려주고
30분 정도 재웠습니다.
이러면 간이 안쪽까지 배서 좀 더 부드럽고
맛있게 먹을 수 있겠죠.
물론 귀찮다면 그냥 소금 후추만 쳐서 간을 해준 다음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상관없습니다.
닭고기 재우는 게 끝났으면,
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와 마늘을 먼저 볶아서
향을 내준 다음 닭고기를 넣고 마저 익혀줍니다.
닭고기가 다 익으면 끝.
조리가 끝나면 옆에다 덜어놓고 식을 때까지
내버려두면 됩니다.
다음은 면을 삶아야죠.
시중에서 팔고 있는 우동 면 하나를 끓여줍니다.
뭉쳐 있던 면발이 풀어지고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채로 건져 내 물기를 빼준 다음,
우동 면이 식었으면 기름(식용유 종류면 뭐든 OK)을
적당량 뿌려 준 다음 면발 구석구석에 기름이 묻을 수 있게
충분히 버무려줍니다.
이렇게 하면 삶은 우동 면을 국물 없이 어느 정도 방치해도
우동 면이 서로 달라붙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이렇게 우동 면도 준비가 끝났습니다.
자, 이제 제일 중요하면서 제일 귀찮은 파트입니다.
면과 고명이 전부 준비되면, 모든 재료들을 주머니에 넣어서
유부 주머니 우동을 조합할 차례입니다.
주머니가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주머니의 한
4분의 3 정도만 차게 면과 고명을 넣어주면 됩니다.
주머니를 다 채웠으면 부추로 주머니 끝을 묶어주면 완성!
(*부추는 한 번 데쳐서 사용해야지 부드러운 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 데치고 생으로 써서 해보니까
뚝뚝 끊어지더군요)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유부 주머니 우동이 완성됐습니다.
도시락통으로는 집에 마땅한 게 없어
락앤락 통을 사용했는데, 뭐 이것도 가능하긴... 하죠?
무거워서 문제지 내구성으로 따지면 오히려
일반 도시락통보다 더 뛰어난 점도 있고요.
이제 다음으로는 국물을 만들 차례인데,
사실 시중에서 파는 가쓰오부시 장국 같은 경우엔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조미료라 그냥 맹물 끓여서 농도만 맞춰도
되긴 합니다.
그래도 그것만 하면 살짝 아쉬워서,
코인육수(물 500ml 기준으로 한 개 정도면 OK)를 넣어
즉석으로 멸치 국물을 만들었습니다.
코인육수가 다 녹고 멸치 국물이 만들어지면,
가쓰오부시 장국을 넣어서 간을 맞춰주면 끝. 참 쉽죠?
코인육수 자체가 어느 정도 간이 되어 있어서 장국은 그렇게
많이 넣지 않아도 되긴 합니다.
비율로 따지면 멸치육수 : 장국이 한
9(혹은 10) : 1 정도 되려나요.
이건 개인의 기호에 맞추면 됩니다.
끓인 국물을 보온병에 담아주면, 밖에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유부 주머니 우동 도시락 완성입니다.
한 손으로 들고 있는 사진이 필요하다길래
찍은 인증샷입니다.
이대로 들고 가는 건 아무래도 무리인지라 따로 가방에
넣어가든가 해야겠지만, 뭐 이건 따지고 보면
다른 도시락도 마찬가지겠죠?
다음으로는 밖에서 실제로 국물을 부어서 먹었을 때
어떤 식일지 찍어본 영상입니다.
(밖이 아니라 실내긴 하지만 이 부분은 관대하게 봐주세요)
(폰을 얼굴 가까이에 대고 찍어서 그런지 중간중간 숨소리가 들립니다. 이 부분은... 그냥 ASMR로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유부 주머니를 완성한 건 오후쯤인데,
사정이 있어서 바로 먹진 못하고 냉장고에 넣어둔 다음
국물을 끓여 먹은 시간은 밤 정도였습니다.
본의 아니게 만들고 몇 시간은 지나야지 먹게 되는
도시락의 환경을 재현하게 되었네요.
일단 맛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게 나와서 놀랐습니다.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면은 기름칠을 해준 덕분인지
달라붙지 않고 그렇게 불지도 않아서
식감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국물도 가쓰오부시 장국과 멸치 국물을 같이 써서 그런지
우리가 아는 우동 국물 맛에 살짝 깊이가 생긴 맛이었고,
유부도 기본적으로 조미된 유부라
달달한 맛을 더해주었습니다. 식감이 심심할 때
중간중간 들어와 주는 쫄깃한 닭고기는 덤이고요.
우동 한 개로는 양이 살짝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고명에 더해 적지 않은 양의 유부까지 먹게 되니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먹는 걸 상정하고 주머니 같은 경우엔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두어 상온이 되게 맞춰놨는데,
보온병에 넣은 육수를 붓고 먹으니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적당히 미지근한 온도가 되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어차피 최종적으로 국물을 부어서 먹는 요리니,
주머니만 전날에 미리 만들어두고 당일 아침에 국물만 끓여
보온병에 담으면 끝이라 준비도 간단할 거 같네요.
솔직히 아침에 일어나서 도시락 준비하는 게
얼마나 귀찮습니까.
으른양 여러분도 밖에서 우동 한 그릇 어떠신가요?
그러면 수녀님 및 으른양 여러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즐거운 나들이 되세요!
맛있겟따..
유부랑 우동 둘다 되게 좋아하는데....! 엄청 맛있을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