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나는 내 학년 수가 한 반에 다섯 명이 전부인 시골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래서 학교 주변엔 논이나 밭이 전부였음
근데 농촌인데 인구가 좀 있는 그런 마을이다보니
학교 주변에 작은 마트가 하나둘 생기고 곡식 창고나 작은 농협 지점이라던가 있었어
당시엔 뿌셔뿌셔가 지금과 달리 500 ~ 600원이었고
뿌셔뿌셔를 좋아했던 어린 나는 학교 끝나면
학교 앞에 있는 A 마트와 B 마트 중에 B 마트로 가서 자주 사먹었음. 학교 옆에 있는 농협에는 없더라고.
근데 한 번은 B 마트 맞은편에 마주보고 있는 A 마트는 어떨지 궁금한거야.
넓기는 B 마트가 그래도 좀 더 넓었는데 A 마트는 안에 어떻게 생겼는지, 뿌셔뿌셔도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들어가 봤는데 확실히 B 마트에 비해선 좀 좁았는데,
대신에 애들 좋아하는 간식거리 같은건 종류 다양하게 모아놓으셨더라고.
뿌셔뿌셔도 있었는데 B 마트에 비해선 100원인가 싼 가격이었고.
일단 들어갔으니 뭐라도 사야겠다는 생각에, 안 그래도 뿌셔뿌셔가 싸니까 그거 사서 마트를 나섰는데,
마침 맞은 편에서 그걸 보고 있던 B 마트 할머니가 나를 부르시더니 그러더라고.
'너 왜 저기 가서 과자 샀냐. 여기 와서 사면 되는데.'
'너 다음부터 여기 오지 마라.'
할머니 딴에는 그게 서운하셨나봐.
나중에 B 마트 할머니 가족인 형이랑 집에 가다가 그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니까
'농담이실거야.' 라며 웃어넘기긴 했는데...
그 때의 소심했던 나의 눈에는 할머니가 화난 것처럼 보여서
그걸 '농담'으로 받아들일 줄 몰랐고,
그 길로 무서워서 남 몰래 울먹이며 집에 갔던 나는
그 후로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두 번 다시는 B마트에 갈 수 없었다.
좀 크고 나서 몇 년 지나고 그 마을 다시 찾아갔을 때엔
A 마트는 잘 살아있는데 B 마트는 학교 앞 도로 개발 때문에
아예 건물 전체가 사라졌더라고.
아무튼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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