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낯선 섬
모래 알갱이들이 옷을 마구 헤집으며 들어온다.
강렬한 햇살에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나는 눈을 찌푸리며 겨우 실눈을 떴다.
눈앞에는 에메랄드 빛 바다가 넓게 펼쳐져있다.
나는 더 많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고개를 뒤로 돌렸다.
초록과 갈색의 색파장이 나의 눈의 추체세포를 자극시켰다.
문득, 나는 깨달았다.
나는 생전 와본 적 없는 섬에 떨어진 것 이다.
아아, 왠지 다행인가 싶다.
그렇게 해보고 싶었던 일탈같은 느낌인건가...
막상 낯선 섬에 떨어져보니 책에서 읽었던 주인공이 느끼는 무력감과 상실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차라리 익숙했던 도심보다 더 나을 것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이 기억난다.
'외롭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의 무관심이 만든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관심을 줄 사람들조차도 없는 곳 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좀 더 움직이기위한 동력이 생긴 느낌이 난다.
일단 주변을 탐색해보기로 했다.
해변을 따라 나는 걸었다.
2장: 탐색
내가 만약 이곳에 놀러온 것이라면, 이만한 휴양지는 보기 드물 정도로 경치가 아름다웠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금색의 모래알갱이는 기대이상의 색체감을 보여주고있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고있노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는 계속 걸었다.
대충 섬을 한바퀴를 돌았더니 4시간을 훌쩍 넘었다.
나는 대충 계산을 하여 걸은 거리를 계산해보았다.
12km정도 될듯하다.
그리고 6km거리에 이 섬 말고도 다른 섬들로 갈 수 있는 길도 보였었다.
그 곳 해안은 수심이 얕았고 물고기들도 많이 서식하고 있던 것 같았다.
일단 거기서 식량을 확보하면서 나의 보금자리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해가 떨어지기까지 3시간남짓 시간이 남은 것 같았다.
집까진 아니더라도 쉴 곳을 만들려면 빠듯한 시간이었다.
나는 바다를 등지고 정글로 들어갔다.
3장: 동굴
얼마 가지 않아 깊지 않은 동굴을 발견했다.
보금자리로 쓰기엔 딱 좋은 아늑한 곳이다.
나는 불을 만들기 위해 불쏘시개와 마른 나뭇가지들을 모아왔다.
은근히 신경쓰이는건 이곳엔 벌레들이 많았다.
도심에선 볼수없던 형형색색의 벌레들은 딱 봐도 위협적이게 보였었다.
나뭇가지 밑에 벌레들이 있어 나뭇가지를 들쳐 낼 때에도 조심히 들쳐내야했었다.
2시간 정도가 지난 후, 나는 불을 피웠다.
그리고 야생동물들의 침입을 막기위한 최소한의 방어벽도 설치했다.
방어벽이라 해도 적당한 나무토막들을 쌓아둔 것일 뿐 이지만, 나에겐 큰 위안이 되었다.
나는 불 옆에 누웠다.
등은 차가웠지만 배는 따뜻했다.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고 있자니, 나는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았다.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들, 무참히 차여버린 나의 첫사랑, 부모님과의 불화와 갈등...
전부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 곳은 달랐다.
나 혼자만의 공간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나는 모닥불을 보며 눈이 스르륵 감겼다.
4장: 어둠 속에 공포
아직 달이 떠있는 한밤 중...
나는 지금 너무도 두렵다.
방금 전에 동굴 밖에서 낯선 동물의 소리가 들렸었다.
사람의 신음같은 '끄으윽...끄으윽...'거리는 신음소리.
때때로 어둠 속에서 보이는 붉은 점 2개가 동굴 앞을 지나갔다.
나는 불을 다시 피우려고 안간힘을 해도, 불은 다시 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나는 뜬 눈으로 어둠을 주시했다.
왜 사람의 눈은 어두운 곳에선 잘 안 보이게 만들어졌을까 원망하며 밤을 새버렸다.
5장: 식량
드디어 붉은색의 태양이 보이기 시작했다.
너무도 길었던 밤이었다.
태양이 이렇게 반가운 존재였다니...
나는 안도감을 느끼며, 밤에 채우지 못했던 잠을 다시 잤다.
기분 좋은 낮잠을 자고 나니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잠에서 깨 보니 공복이 나를 반긴다.
식량을 찾아야한다.
나는 무작정 정글을 걷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운 건 얼마 걷지않아 나는 파인애플을 발견했다.
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낯선 곳에서 눈에 익숙한 과일을 보니 너무 기뻤다.
파인애플을 빙그르르 돌려서 땄다.
그리고 주변에 날카로운 돌로 파인애플의 껍질을 까버렸다.
아아, 정말 맛있었다.
풍부한 과즙이 갈증까지 같이 해소되었다.
새콤달콤함은 나의 침샘을 계속 자극하였다.
그러다 문득, 주변을 둘러보았다.
파인애플이 딱봐도 족히 6개는 열려있었다.
나는 6개를 모두 따서 배낭에 넣고 다시 해안가로 나왔다.
오늘은 수심이 얕고 물고기가 많은 곳에 집을 지을 생각이다.
제6장: 진정한 나의 집
나는 가는길에 집을 만들 재료인 커다란 앞사귀와 그것을 엮을 덩쿨들을 챙겼다.
그리고 약 2시간만에 이 곳에 도착했다.
이 곳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나는 서둘러 집을 짓기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나 대충 바람을 막을 집을 완성했다.
거창하진 않았지만, 만족스러운 성과였다.
나는 긴 나뭇가지 하나를 줍고 끄트머리를 뾰족하게 갈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작살을 만들고 무릎까지오는 수심의 물가에 들어갔다.
너무 시원했다.
너무 시원해서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나는 작살을 들고 보이는 물고기마다 작살을 내리꽂았지만, 물고기는 생각보다 빨랐다.
약 2시간동안 그렇게 물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번번히 놓쳐버렸다.
해가 점점 지고있었다.
나는 불쏘시개와 마른장작을 가져와서 불을 지폈다.
그리고 다시 어둠이 찾아왔다.
제7장: 어둠은 공포
또 다시 들리기 시작한 울음소리...
이번엔 동물들의 날카로운 비명소리도 같이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졸음과 싸우며 나는 충혈된 눈으로 정글을 바라보았다.
오른손엔 작살을 꽉 붙잡고 언제든지 싸울 준비를 하고있었다.
'끄으윽...끄으윽...'거리는 울음소리는 멈추질 않았다,
오늘도 뜬 눈으로 기나긴 밤을 지새웠다.
제8장: 식량난
태양이 떠오른 후 나는 안도감에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곤 다시 일어난 후 파인애플을 꺼내 먹었다.
이대로라면 오늘부로 파인애플은 전부 없어질 것 이다.
무엇이든 찾아야했다.
무엇보다도 지금 너무 단백질이 먹고싶었다.
그러나 물고기들은 너무나 날렵했고, 나의 체력은 바닥이 나버렸다.
그렇게 오늘도 해가 져버렸고, 오늘은 아무 수확도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내일은 돌아다니며, 식량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다시 불을 피우며, 어둠을 맞이했다.
제9장: 어둠속에 빨간 점
또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100m거리밖에서도 보이는 저 어둠속에 빨간 점 2개는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무언가 나를 노리는게 틀림없었다.
나는 작살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오늘도 뜬 눈 으로 밤을 지새웠다.
제10장: 돼지
날이 다시 밝았다.
오늘은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
너무 배가 고팠다.
나는 햇빛이 나를 비추자마자 작살을 챙기고, 정글 숲으로 들어갔다.
날벌레들이 너무 많아 걷기 힘들었다.
1시간30분정도 지났을까, 정글이 끝나고 평원이 나타났다.
아아 정말 아름다웠다.
그러나 일단 나에겐 식량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감상은 나중으로 미룬 후 나는 식량을 찾으러 나섰다.
얼마 지나지않아, 나는 놀라운 관경을 목격했다.
돼지들이다.
열댓마리는 되보이는 야생돼지들이 보였다.
나는 망설이지않고 한마리의 야생돼지에게 작살을 내리 꽂았다.
야생돼지의 '뀌이익'거리는 귀에 거슬리는 비명소리조차 지금은 신경쓰이지 않았다.
나는 야생돼지의 목 뒤를 작살로 찌른 후 돼지를 어꺠에 걸쳐 매고, 나의 보금자리인 해안가로 갔다.
드디어 고기를 먹는단 생각에 힘든건 뒷전이였다.
나는 불을 피우고 돼지의 다리를 돌로 잘랐다.
그리곤 나뭇가지에 고기를 꿰어매고, 불에 구었다.
그 냄새는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당장이라도 고기를 뜯고 싶었지만, 나는 세균감염에 위험성을 잘 알고있었다.
20분이 지난후 고기를 한입 베어물었다.
아아... 천국이 따로없었다.
나는 정신없이 남은 고기를 먹어버렸다.
남은 돼지고기는 커다란 나뭇잎으로 싼 후 신선도를 유지시키기위해 모래속에 넣어두었다.
해가 지고 있다.
문득, 점점 어둠이 무서워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내일은 어둠을 두려워 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겠다.
제11장: 불의 중요성
어둠이 온 세상을 뒤덮어 버린지 3시간정도가 지났을까, 나는 너무도 두려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그와 대비되는 붉은 점은 점점 더 많아졌다.
불을 꺼뜨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나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욱 거세게 부는 바람에 남아있던 불씨마저 날아가버렸다.
나는 어둠속에서 정말 미치지 않게 마음을 다스리며 겨우 겨우 밤을 넘겼다.
이 곳 에서 나는 하나의 티끌같은 존재였다.
그 사실이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제12장: 역습
잠을 잔 후, 나는 결심했다.
함정을 팔 생각이다.
원래 인간이란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무지 때문에 공포가 생긴다고 말하지않았던가
내가 겁내던게 무엇인지 알고나면 오히려 비웃음이 나올지도 모른다.
나는 남아있는 돼지고기와 파인애플을 먹고 함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구덩이를 깊게 파서 아래엔 뾰족하게 만든 작살들을 박아놓고 구덩이 위는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가려놓았다.
그리고 먹다남은 돼지고기를 미끼로 가져다 놓았다.
그렇게 4개 정도 만드니 다시 햇살은 점점 어둡게 변해갔다.
밤이 기다려진다.
오늘은 돼지기름을 이용하여 횃불까지 만들어놓았다.
제13장: 어둠속의 빨간 점의 정체
어둠이 내린지 3시간째, 아무 소식이 없다.
원래 지금쯤이면 보였을 빨간 점 들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기다리다 지쳐서 그만 잠들어버렸다.
잠든지 얼마나 됐을까 외마디 비명소리에 나는 잠에서 일어났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나는 횃불을 들고 내가 만든 함정을 보러 갔다.
3번째 함정에 무엇인가 걸렸다.
나는 횃불을 아래로 비춰보았다.
...
나는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일단 무엇인지 나의 뇌는 판단이 서질 않았다.
횃불의 빛으로 판단한것은 외관상으론 인간같지만, 썩어버린듯한 초록색피부와 핏덩이들은 절대로 인간같지 않았다.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
너무나도 커서 입술을 뚫고 나온 뾰족한 송곳니들은 절대 인간이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나는 큰 오산을 했다.
적이 누군질 알면 덜 무서운거라는 생각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아버렸다.
이건... 생전 처음보는 동물이다...
구덩이 아래서 올라오는 냄새도 엄청나게 고약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한참을 서성거렸다.
이윽고, 해가 떴다.
제14장: 탈출
이 곳을 탈출하고싶다.
밤에 본 빨간점들만 해도 저 괴물은 혼자가 아니다.
족히 3마리는 이 섬에 서식하고있다.
그들에게 나는 한낱 고깃덩어리일 것 이다.
나는 옆에 있는 섬으로 건너가기로 마음먹었다.
최대한 배낭을 가볍게하고 해안을 건넜다.
무릎까지 밖에 오지않던 수심도 점점 더 깊어져 이젠 가슴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돌아가기엔 너무도 멀리왔다.
이제 더이상 걸을 수도 없어서, 수영을 하며 거리를 좁혀나갔다.
무엇보다도 무서운건 30m밖에서도 보이는 상어의 등지느러미다.
나는 그들이 나를 눈치채지 못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신속하게 건너갔다.
섬을 건너자 너무도 힘들고 지쳐버렸다.
해변가에 누워버린채로 30분정도를 가파른 숨을 내뱉고 있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두번째 섬을 탐색하러 갔다.
제15장: 치명상
정글안으로 들어간지 3시간째. 이 곳은 정말 미로같다.
아무리 걷고 걸어도 같은 곳만 3번째 돌고 있다.
나무에 표시까지 해가며 길을 찾는데도 결국 헛수고였다.
계속 걷고...또 걸었다...
너무 힘들었지만,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잡아먹힐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힘든 몸을 이끌고 계속 걸어 나갔다.
6시간째 걷고있다.
바뀐것이 없다.
나는 길을 잃었다.
무작정 한 방향으로 뛰기로 마음먹었다.
이것은 엄청난 판단미스였다.
가파른 절벽을 보지못한 채 나는 그대로 굴러떨어져버렸다.
다리와 팔엔 온갖 가시덤불에 긁혀 피가 나고 있었고, 다리는 움직이지 못할정도로 삔 것 같다.
최악의 상황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이 곳 에서 움직일수 없다면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아아...포기다...
너무도 힘들다.
온몸은 멍투성이에 잠은 제대로 자지도 못해서 피곤으로 찌들어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제16장: 납치
무언가가 나를 들어올렸다.
무언가가 나를 들고는 걷고있었다.
적어도 2마리 이상이다.
무언가가 갑자기 멈춰섰다.
그리곤 나를 땅바닥으로 내팽게쳤다.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제17장: 또 다른 문명
어두운 밤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모닥불 주변은 여러문양이 새겨진 기둥들이 있었고, 해골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보았다.
햇살에 피부가 타버린듯 흑갈색피부이 그들을 보았다.
그들은 뛰고있었다.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제자리에서 뛰고있었다.
나를 중심으로 빙그르르
사람들은 뛰고있었다.
아아... 나는 죽는 건가...
이렇게 식인종에게 잡아 먹혀 나의 인생은 끝나는건가...
나는 죽음이외에 사후세계를 믿지않았다.
그래서 더욱 허탈하게 느껴졌다.
죽으면 끝이다.
나의 정신은 없어지고, 나의 육체는 흙으로 돌아갈까...
아니지, 저들의 뱃속으로 들어가겠지...
나는 묶여있는 두 손을 보고 다시 한번 허탈감을 느꼈다.
그들은 의식이 끝난 듯 나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붉은 색의 액체를 나에게 부었다.
비릿한 냄새를 보아하니 피다.
그리곤 나를 들어서 넙쩍한 돌에 大자로 묶어두었다.
제18장: 제물
그들은 식인종이 아니였다.
그들이 먹는 것은 나와 같았다.
다만 그들의 신은 내가 생각하는 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두운 밤 피로 적셔진 나는 붉은색 점들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를 느꼈다.
울부짖는 울음소리는 나를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그들은 내가 보는 앞에서 나의 배를 가르고... 다리를 뜯어먹겠지...
죽기 싫다...
이렇게는 죽기 싫다...
나는 나를 묶은 줄이 느슨하길 바라며 있는 힘껏 힘을 주었으나 너무도 단단했다.
점점 더 가까워졌다.
빨간점들은 점점 커졌다.
나는 발버둥쳤다.
죽기 싫다.
죽기 싫어!
흐릿하게 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내 생각이 맞았다.
이렇게 죽는구나...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나를 베어물었다.
신경이 잘려나가는 느낌이 이런건가...
내가 먹히는 걸 내 눈으로 보고싶지 않다.
그들의 우두둑거리는 소리는 나를 미치게 만들기 충분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몸을 움직여보니 나는 묶여있던 줄로 부터 자유로움을 느꼈다.
묶여있던 팔이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들은 계속 나의 일부를 먹고 있었다.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 이유를 알아냈다.
묶여있던 나의 팔이 잘려나갔다.
4마리의 놈들이 나의 두 팔을 먹고있었고, 나머지 한놈은 나의 종아리를 베어 물고 있었다.
나는 정신을 곧두세웠다.
나는 몸을 일으켜 종아리를 베어문 녀석을 다른 발로 걷어찼다.
4마리는 팔을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너덜너덜해진 팔과 종아리를 이끌고 달렸다.
계속 달렸다.
어둠속을 달렸다.
한 놈이 쫓아오는게 느껴졌다.
나는 계속 달렸다.
여기서 붙잡히면 모든게 끝이라는 생각으로 달렸다.
햇살이 비추었고, 나는 해안가로 겨우 나왔다.
나는 해안가에 도착하자 안도감을 느꼈다.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팔과 한쪽다리는 이제 아무 상관이 없었다.
나는 살았다.
이렇게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제19장: 구조
얼마나 지났을까, 누워있던 나를 무엇인가가 다시 들어올렸다.
무엇인가가 다시 나를 들고뛰기시작했다.
다시 잡힌것인가...
나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은 것은 나의 눈이 그들을 보았을때다.
그들은 괴물을 믿는 추종자들이 아니였다.
그들은 나를 도와주고있었다.
지혈을 시키며, 붕대로 온몸을 묶어줬다.
나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들은 나의 손과 발을 억압하고 나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제20장: 끝
그들은 나에게 계속 말을 걸어왔다.
나는 그들의 말을 알 수 없었다.
나도 그들에게 무엇이라 중얼거렸지만, 그들도 마찬가지로 나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나는 2글자를 계속해서 입밖으로 내뱉었다.
"헬프,헬프..."
그들은 그 단어를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제서야 심각한 표정을 풀고 웃었다.
그리고 나를 들고는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아아 이제, 집으로 가는건가...
나는 웃음이 났다...
드디어 끝나는건가...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외전: 끝나지 않은 악몽
다시 눈을 뜬 것은 어두운 밤이였다.
나의 남아있던 다리마저 잘려나간채로 다시 붉은색의 넙쩍한 돌 위에 올려져있었다.
빨간점들이 점점 가까워져왔다.
그 날의 밤은 너무도 길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그 길었던 밤은 나의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마지막에 배신당해 죽임 당했나요?
조난류의 소설, 만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게 장편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