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지난 주말.. 눈 내리는 아침.
첫눈 온다고 소리치며 신나게 뛰어나갔는데..
수분을 가득 머금은 습설이 쏟아지고 있네요.
"습설은 위험한데.." 혼잣말을 하며 짐을 챙깁니다.
"지맹이랑 신나게 지내다가 와~^^"
"걱정 마~ 지맹이는 신경 안 써도 돼~^^"
아내는 장모님 돌보기!
아빠는 딸아이 돌보기!
우리 서로 화이팅!!
"아빠~ 나 손등을 찔려버렸어.. 엉엉 ㅜㅜ"
아침부터 특수분장 한다며 이쑤시개와 딱풀로 이러고 놉니다.
집 앞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이쁘긴 하지만..
습설은 사양할래요...
아침을 준비하려는데 갑자기 햄버거가 먹고 싶답니다.
누가 보면 집에서 굶기는 줄 알겠네요.ㅋㅋ
눈길이라 조심조심 달려서 캠핑장에 도착합니다.
앗! 카라반 텐트가 무너졌네요.
저희 옆 옆 텐트도 습설의 무게를 못 이기고...ㅠㅠ
다행히 저희 텐트는 무사하네요...
안심하려던 찰나... 텐트 루프가 이상합니다.
한눈에 봐도 푹 꺼져 있는 것 같네요.
텐트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천정이 무너지기 직전입니다.
코베아 아웃백을 6년간 사용 중인데..
천정이 가라앉은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습설이 이렇게 무섭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텐트를 정리하는 동안 지맹인 눈사람을 만들었네요.
요상한 이 아이의 이름이 우유랍니다. 우유....
독특한 딸입니다.
아이스박스가 비좁으니..
알콜음료는 눈장고에 꽂아 줍니다.
앞집 캠퍼 친구네가 도착했네요.
이모랑 오랜만에 셀카 삼매경..ㅎㅎ
눈 쌓인 캠핑장을 지나....
유기농 체험장으로 고고고!
오늘은 날씨로 인해 수확 프로그램은 취소되고,
개구리 햄버거 만들기만 진행합니다.
친절대장 실장님의 요리 설명!
빵을 자르고, 잼을 바르고, 상추를 넣습니다.
햄, 치즈, 참치, 피클 등을 넣고 장식을 하면..
우스꽝스럽지만 맛있는 개구리 햄버거 완성!!
텐트로 돌아가는 길에.. 수상한 행동을...
"아빠! 거기 잠깐만 서 봐!" 하며 달려옵니다.
잡으러 오는데 도망가는 건 본능이죠.
뭉친 눈을 저한테 던지려다가 자기 얼굴에 뒤집어쓰네요.
아빠 골탕 먹이려다가 쌤통입니다.ㅋㅋㅋㅋ
캠핑장에서 한탄강으로 내려가는 강변길입니다.
전망대 공사가 끝났다고 해서 구경 가는 길입니다.
항상 '고래의 언덕'을 감상하는 장소인데..
멋진 데크를 만들었네요!!
"아빠~ 이쪽으로 와 봐~ 여기서 고래 잘 보여!"
"아빠~ 우리 고래 대머리 고래가 되겠어~"
"그리고 여기 엄청 높아! 무서워...ㅠㅠ"
"걱정 마 딸, 아빠가 있는데 뭐가 무서워."
앞집 이모와 셀카 타임~ 마!
새로 생긴 곳이니 기념 점프는 해 줘야죠^^
텐트로 돌아왔는데..
지맹이 휴대폰이 사라졌습니다.
분명 패딩 주머니에 넣어 놨는데..ㅠㅠ
체험장과 전망대, 매점, 잔디밭...
오늘 갔던 곳을 샅샅이 뒤집니다.
30분이 넘게 모조리 살폈는데 없는 걸 보니..
못 찾겠구나.. 하고 체념한 순간!
눈앞에서 '뭐시기 어쩌고저쩌고~' 소리가 들립니다.
사람들과 자동차가 다니는 통행로에 폰이 떨어져 있네요.
사람들 눈에도 안 띄고, 차가 밟지도 않았습니다.
계속 재생되고 있었던 동영상 덕분에 폰을 찾았습니다.
"폰아 미안해.. 이제 언니가 절대 안 잃어버릴게..ㅠㅠ"
너무너무 신난다며 오늘 일기를 쓴다네요.
텐트 안에서 춤추고 놀다 보니 벌써 해가 집니다.
취사장에서 특별 요리를 준비하고 있는데..
지맹이가 몰카를 찍었군요.
아빠가 요리사 같대요^^
컨디션이 안 좋다는 앞집 캠퍼 친구를 위해..
조금은 특별한 요리를 준비해 봅니다.
미지근한 물로 편백 찜기를 적셔주고요.
잘 씻은 숙주를 깔아 줍니다.
얇게 썬 소고기를 가지런히 깔고..
꼬마 송이버섯과 파를 뿌립니다.
편백 찜기 뚜껑은 도마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그 위에 고기를 또 깔아줍니다.
마구마구 겹치게 말입니다.
꼬마 송이버섯과 양파 한번 더!
아직 조리 전인데도 먹음직스럽네요.
자.. 다음은 2단...
역시 숙주를 먼저 깔아준 다음...
활 랍스터, 활 전복, 생굴을 올립니다.
움직이는 생물들을 요리한다는 건..
저에겐 곤욕스러운 일입니다..ㅠㅠ
전복이 아주 신선해 보입니다.
해물찜 & 소고기찜 준비 완료입니다.
물을 올리고 강불로 찌기 시작합니다.
편백 찜이 완성되는 동안 갈비살을 굽습니다.
굽자마자 사라지는 이 현상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순삭?'
등심도 올리고..
남은 소고기도 올려서 파와 함께 굽습니다.
닭똥집 볶음이 별미로군요!
10여 분쯤 지나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옵니다.
30분이 지날 무렵.. 소고기찜의 뚜껑을 열어봅니다.
숙주와 버섯, 파, 소고기가 편백향과 잘 어우러졌네요.
아래칸 해물찜을 열어 봅니다.
와.. 이 냄새.. 기가 막힙니다..
오늘 술도 많이 안 갖고 왔는데.. 큰일이네요.
생각보다 살이 많은 랍스터.
조그만 녀석이 먹을게 많네요.
전복이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요?
어둠이 깊어집니다.
슬슬 먹방을 정리하고..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낮에 휴대폰 찾으로 다니면서 에너지를 너무 소비했나 봅니다.
누워서 얘기 좀 하다가 자고 싶었는데...
지맹이 말에 의하면..
"아빠~ 어젯밤에 눈 감고 10초 있다가 자더라?"
라네요....ㅎㅎㅎ
눈을 뜨니 정확히 7시입니다.
좀 일찍 자서 그런지 더 이상 잠이 오지 않네요.
텐트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아침 안개가 자욱합니다.
운치 있는 풍경이 텐트 바로 앞에 펼쳐지네요.
지맹이가 일어나길 기다렸다가 아침 산책을 합니다.
곧 한탄강에는 얼음이 얼겠네요.
사계절을 뚜렷하게 담고 있는 한탄강이 좋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안고 다닐 수 있을지...
아빠와 딸의 셀카 놀이...
스웩~ ㅋㅋㅋ
오늘은 몹시도 흐립니다.
미세먼지는 없지만 시커먼 하늘이 우울해 보입니다.
매점 새 식구 앵두와 인사를 하고..
아침을 먹습니다.
오늘은 새우볶음밥과 짜장.
빠질 수 없는 라면!
어제 남은 찜 고기를 볶으니 너무 맛있네요.
오늘은 할 일이 있어서 복귀를 조금 서두릅니다.
텐트 청소하고 정리정돈까지 뚝딱!!
"리락아.. 다음 주에 또 만나자. 텐트 잘 지켜줘^^"
집에 도착하니 먼저 온 아내가 TV를 보고 있네요.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고기를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소고기를 구워 자르지 않고 한 입에 넣는 모습을 보더니..
"나 소고기 저렇게 먹고 싶어졌어"
"오케이~ 정리하고 고기 먹으러 가자!"
두 여자를 데리고 고깃집으로 가서..
자르지 않고 소고기를 구워 먹고 휴일을 마무리했네요.
저는 딸아이와 둘이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기 때부터 둘만 다니는 경우가 잦다 보니..
가끔 동네에서 연세 드신 분들이 물어보십니다.
안쓰러운 얼굴로....
"아기 엄마 딴 데 살아요? 맨날 아빠랑만 다니네요?"
"아이고 아빠 혼자 딸 키운다고 욕보네~"
"아이가 엄마 없어도 잘 웃고 씩씩하네~"
그럴 때마다 일일이 엄마 있다고 대답하기도 그렇고..
그냥 예~~ 하면서 웃어넘깁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우리 딸도 엄마 있어요..ㅎㅎㅎ"
- 끝 -
사람들 오지랖도..ㅉㅉ 따님이랑 앞으로도 좋은데 많이 다니시면서 좋은 추억이 되면 좋겠네요ㅎㅎ
잘봤습니다
이분 손재주의 반만이라도 따라 가고 싶네요~전 저희 딸에게 음식 해주는것도 힘들던데 ㅜㅜ 허클베리님은 음식도 잘하시고 따님 헤어도 엄청 이쁘게 잘 묶으시고 대딘하십니디.
항상 기분좋은사진들을 들고오시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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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람들 오지랖도..ㅉㅉ 따님이랑 앞으로도 좋은데 많이 다니시면서 좋은 추억이 되면 좋겠네요ㅎㅎ
감사합니다. Ribbon 님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고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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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손재주의 반만이라도 따라 가고 싶네요~전 저희 딸에게 음식 해주는것도 힘들던데 ㅜㅜ 허클베리님은 음식도 잘하시고 따님 헤어도 엄청 이쁘게 잘 묶으시고 대딘하십니디.
사실 요리실력은 꽝이에요. 제가 하는건 그저 굽고, 찌고, 삶기만 하면 되는것들 뿐이에요ㅎㅎ
항상 기분좋은사진들을 들고오시는군요 ㅎㅎ
좋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슬레이어님이 좋은 시선으로 보시니 그런 것 같아요. 행복한 불금 되세요!
눈때문에 텐트장에 있는 텐트걱정하시느라 걱정되실꺼같네요
훨씬 더 많은 눈이 와도 걱정을 안했었는데.. 이번에는 너무나 무거운 습설이라 많은 텐트들이 무너졌네요. 습설엔 장사가 없더라고요 ㅜㅜ